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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 9월13일 누벨바그의 거장 장뤽 고다르가 91세로 별세했다. ‘영화사는 고다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현대영화는 고다르와 함께 문을 열었고, 그의 죽음과 함께 20세기의 영화도 문을 닫았다. 그런만큼 그동안 고다르의 죽음을 추모하며 그동안 몇 차례의 기획전이 열렸다. 올해 고다르를 기리는 마지막 인사로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이 2022년의 끝자락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문화협동조합 ‘씨네포크’에서 준비한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은 오는 12월7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롯데시네마 광복점, 대구 롯데시네마 동성로점, 서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차례로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다르의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를 비롯해 1960년대 누벨바그 시기의 걸작들과 1970년대 정치적 시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화를 추구한 1980년대 작품들, 고다르의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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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1993), <피와 뼈>(2004) 등 재일동포 사회를 그린 문제작으로 주목받았던 재일동포 영화감독 최양일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73. 일본 아사히신문은 최 감독이 방광암으로 투병하다 도쿄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최양일 감독은 <10층의 모기>(1983), <피와 뼈> 등으로 평단의 지지를 받는 한편, 강아지를 소재로 한 서정적인 영화 <퀼>(2004)로 높은 흥행기록을 세우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 양쪽에서 일본 영화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 영화인이다.
1949년 일본 재일 조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최 감독은 총련계인 조선학교 졸업 뒤 도쿄종합사진전문학교를 다니다가 중퇴하고 영화계에 투신했다. 일본 영화 뉴웨이브의 대표 감독으로 꼽히는 오시마 나기사의 대표작인 <감각의 제국> 조감독을 거쳤으며 오시마의 유작인 <고하토&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재일동포 최양일 감독 별세…향년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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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 개봉한, 동독 패션계를 그린 영화 <이제는 없는 나라에서>(In einem Land, das es nicht mehr gibt)가 화제다. 감독인 엘룬 괴테의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특히 주목받았다. 1966년생인 엘룬 괴테 감독은 동독에서 길거리 캐스팅돼 동독 유일의 패션 잡지의 모델로 일한 경력이 있다. 영화 속 배경은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몇달 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앞둔 18살의 수지는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수지는 가방 안에 금서였던 <1984>를 넣고, 당시 유행이지만 금지되었던 평화 상징 문양을 재킷 소매에 꿰매 다니다가 경찰에 적발된다. 대학 진학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수지는 강제 취직된 공장에서 고된 일상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길에 우연히 한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잡히면서 수지의 운명은 극적으로 바뀐다. 이 우연을 통해 동독의 유일한 패션 매거진
[베를린] 자유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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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수장 밥 아이거가 돌아왔다. 디즈니는 11월11일(현지 시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11월21일, 2년10개월 만에 아이거가 다시 CEO로 복귀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15년간 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71살의 CEO가 2년간 한시적으로 복귀한다는 성명이었다.
디즈니는 모든 회사들이 꿈꾸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미디어 공룡이다. 누구나 탐내는 방송, 영화, 리조트 및 굿즈 사업을 기반으로 2019년 출범한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넷플릭스와 비슷한 규모의 구독자를 거느리게 되었다. 최대의 미디어 공룡 중 하나가 디즈니+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보유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2021년 3월 이후 하락 추세다. 또 하나의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난 분기만 2조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스트리밍 전쟁 중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넷플릭스도 막대한 손실을 거쳐 지금의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밥 아이거의 복귀와 디즈니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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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이어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50회 국제 에미상 시상식에서도 한국 콘텐츠가 활약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공로상을 받고, KBS2 드라마 <연모>가 한국 드라마 최초로 텔레노벨라 부문에서 수상한 것. 세계 3대 방송상으로 꼽히는 국제 에미상은 미국을 제외한 나라의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공로상은 방송산업 부문에서 전세계적으로 크게 기여한 이에게 수여된다. 미국 국제TV예술과학아카데미(IATAS)는 이미경 부회장을 “25년 이상 한류를 이끌어온 선봉장으로, 한국 문화와 미디어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 올해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 남우주연상 수상작 <브로커>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고 2020년부터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모두
K콘텐츠, 국제 에미상에서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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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아바타: 물의 길>이 13년 만에 베일을 벗는다. 판도라 세계의 열대우림 속에서 시각적 쾌감을 선사했던 2009년의 <아바타> 후속작으로, 이번에는 광활한 바다로 배경을 옮겼다. 부부가 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와 네이티리(조이 살다나)가 생존을 위한 긴 여정에 나서고 이들이 길 위에서 겪는 모험과 전투가 주된 이야기다. 바다에 사는 멧케이나족이 새롭게 등장해 터전을 떠나 이방인이 된 나비족과 교감한다. 샘 워딩턴, 조이 살다나, 시고니 위버 등 전작의 배우들과 함께 케이트 윈슬렛이 클리프 커티스와 멧케이나족으로 등장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개봉되는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술력으로 판도라의 바다와 확장된 세계관을 스크린에 펼쳐낼 예정이다. 솔로 심해 잠수 세계 신기록 보유자이자 <내셔널지오그래픽> 상주 탐험가로 바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수중 세계를 어떻게 구현했을지도 기대를 모은다. 기후변화, 자연, 지속 가능성과
[Coming soon] '아바타: 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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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 월드>라는 타이틀이 야심차다. 제목은 어떻게 지었나. 제목에 걸맞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부담은 없었나.
돈 홀 부담이라고 표현하진 않겠지만, <피노키오> <덤보>와 같은 디즈니의 유산들과 함께 놓여야 하기 때문에 만드는 매 순간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스트레인지 월드>가 다른 영화의 제목으로 쓰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솔직히 더 놀랐다. 그래서 오히려 더 완벽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통해 제목에 합당한 이야기와 비주얼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인지 월드>라는 제목이 영화를 잘 요약해주는 것 같다.스토리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나.
퀴 응우옌 솔직히 말하면 감독인 돈에게 아버지와 어떤 사이였는지 자주 물었다. 돈의 아버지는 서처처럼 농부였다. 그래서 돈에게 농부의 아들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 여러 질문을 던졌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영화
[인터뷰] ‘스트레인지 월드’ 돈 홀 감독, 퀴 응우옌 작가 겸 공동 감독, “제목 그 자체가 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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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개봉예정작들 대부분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상치 못한 긴 휴식 뒤에야 공개됐다.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지만 디즈니는 달랐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과 픽사의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디즈니+에서 공개되어 호평받았고, 지난해 이맘때 영화관에서 독점적으로 개봉한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애니메이션 명가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호평을 받으며 흥행까지 거머쥐었다. 그리고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61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스트레인지 월드>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 공식적인 연말을 알리는 추수감사절 전날인 11월23일로 개봉일을 정했는데, 이는 <겨울왕국> 시리즈와 <코코> <엔칸토: 마법의 세계> 등 이전 흥행작들이 개봉한 날이다. 3대가 주인공인 가족영화이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어드벤처 장르의 SF애니메이션이라는, 여러 겹의 장르를 두른 <
[L.A.] 상상조차 불가한 낯선 세계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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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개봉 첫주 매표 수입으로 약 1억8천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스튜디오와 영화관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연말 극장가의 흥행 분위기를 제대로 띄웠다. <버라이어티>와 <할리우드 리포터> 등이 전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개봉 첫주 흥행 수입은 2022년 개봉 성적으로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1억8700만달러)의 뒤를 잇는 2위이며, 이전까지 북미 박스오피스 11월 개봉 성적으로 1위를 지켜온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2013년, 개봉 첫주 수입 1억5800만달러)를 누르고 11월 개봉작 중 역대 최고 개봉 수입을 기록했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동시 개봉한 해외 55개 시장에서 개봉 첫주 거둬들인 수입은 약 1억5천만달러로, 글로벌 개봉 수입은 3억3천만달러에 달한다. 해외 시장 중 개봉 첫주에 강세를 보인 지역은 유럽으로 영국, 프랑스가 각각 150
[L.A.] 악조건 속에서도 흥행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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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주연의 크리스마스 시즌 영화라는 점에서 로맨틱 코미디 혹은 휴먼 드라마를 연상케 하지만 <크리스마스 캐럴>의 실상은 정반대에 가깝다. 쌍둥이 동생 월우의 죽음 이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박진영)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가 이 영화의 정체다. <야차>로 액션 연기에 본격 도전하고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로 감정의 스펙트럼을 입증한 배우 박진영이 1인2역으로 쌍둥이 형제를 연기하면서 낯설고 서늘한 얼굴로 돌아왔다. 신선한 조합의 앙상블도 관전 포인트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프랑스여자>의 김영민이 죽은 월우를 담당했던 상담교사 조순우를,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김동휘가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시신으로 발견된 월우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 손환을, 드라마 <SKY 캐슬>의 송건희가 소년원 패거리의 우두머리 자훈을 연기한다.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Coming soon] '크리스마스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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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해외 영화제에서 봄볕 같은 수상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고 있다. 먼저 배우 이정은이 영화 <오마주>로 제15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즈(APSA)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특히 올해는 APSA 사상 처음으로 성별에 관계없이 최우수배우상 후보 5명을 선발한 후 이정은이 최종 수상자로 올랐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잊힌 존재였던 한국 최초 여성감독의 이야기를 전한 <오마주>의 메시지와 더불어 수상의 영예가 더 빛을 발한다. 이번 시상식에서 청소년·다큐·애니메이션 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 참가한 신수원 감독은 이정은 배우를 대신해 수상했다. 신수원 감독은 “예상치 못한 노미네이트에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이정은 배우를 호명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정은씨에게 대리 수상 소식을 전하니 ‘괜찮아요, 우리는 도플갱어니까’ 하고 답하더라”라며 기쁨의 웃음을 보였다. 이어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
가을에 들려온 봄볕 같은 수상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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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김성훈, 배동미, 남선우 기자와 이유채 객원기자가 ‘어느 신인 작가의 고백: 2022 한국 신인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의 불공정 계약 현황에 대한 보도’로 2022년 10월 민주언론실천상을 수상했다.
11월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2022년 10월 민주언론실천상’ 시상식을 열어 경인일보 ‘SPL 노동자 사망 사고’, 씨네21 ‘어느 신인 작가의 고백’, 매일신문 ‘대구 시월, 봉인된 역사를 풀다’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어느 신인 작가의 고백’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2년 언론진흥기금 지원을 받은 기획기사로, 한국의 신인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가 각본 계약 시 처하는 불합리한 처우를 알리고, 그 대안으로서 할리우드의 각본 계약 시스템을 취재한 기사다. 보도물은 텍스트, 그래픽, 영상 등이 접목된 인터랙티브 형식의 웹페이지로 구현되었다.
언론노조는 “신인 영화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겪는 불공정 계약 현실을 밝혀 한국 영화·드라마
씨네21 보도 ‘어느 신인 작가의 고백’, 2022년 10월 민주언론실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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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v, U+tv, Wavve와 함께하는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이번 백일장은 2022 영화 온라인 합법유통 촉진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화 합법유통플랫폼 Btv, U+tv, Wavve가 후원한 행사로, 전국의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제 청소년기에서 성인으로 조금씩 다가서는 나에게는 아주 진지하게 해답을 구해야 할 질문이다. 인간은 누구나나 자유를 꿈꾼다. 자유가 없으면 죽음을 달라는 선인들의 명언이 회자될 정도로 자유는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람의 기본 바탕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과연 자유만이 최고의 가치일까? 자유만 자신에게 주어진다면 인간은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일까? 나에게 그 질문에 답을 준 영화가 바로 있다. 그 영화가 바로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1994년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l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 고등부 대상작 홍성준 학생의 ‘쇼생크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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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v, U+tv, Wavve와 함께하는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이번 백일장은 2022 영화 온라인 합법유통 촉진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화 합법유통플랫폼 Btv, U+tv, Wavve가 후원한 행사로, 전국의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미나리를 처음 본 날은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을 보고 며칠 뒤였다. 한창 한국 영화붐이 일어날 때쯤 골든 글로브 외국어 상을 받았다고 뉴스에 한창 시끌시끌해 아무 생각 없이 저녁 시간대로 미나리라는 영화를 예매했다. 특이했던 이름에 난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터라 팔짱을 끼고는 비교적 비판적인 태도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 내 눈에는 눈물이 흘러있었다. 나는 평소에 영화를 보며 잘 울지 않는 편이지만, 이상하게 영화 미나리는 나에게 친숙하고도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때의 여운을 잊지 못한 채 나는 집으로 가 평론가들의 평론과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을 넘기며 헤어 나오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 중등부 대상작 양지훈 학생의 ‘미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