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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의 모습이 내가 본 기키 기린의 마지막이었다. 그때 포토콜을 지나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는 그녀를 본 후, 돌아와서도 문득문득 그녀의 안부가 걱정됐다. <어느 가족>(2018)에서 하츠에의 늙은 모습을 좀더 자연스럽게 하고자 틀니에 가발까지 착용했다고 하는데, 칸에서 직접 본 모습은 역할보다 한층 더 지치고 힘들어 보였다. 2004년 유방암 발병 후 양쪽 유방을 적출한 뒤 2012년 척추, 콩팥 등 20곳으로 암이 전이되어 전신암 판정을 받았지만, 항암치료 후 2014년에는 다행히 완치를 선언하기도 했었는데 지난 8월 지인의 집 계단에서 굴러 왼쪽 대퇴골 골절로 그만 병세가 악화됐다. 수술 후 사위이자 배우인 모토키 마사히로가 “무사히 위기를 넘기셨다”고 전했지만, 노령의 몸이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한 듯하다. 기키 기린은 지난 9월 15일 오전 2시45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택에서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살. 별세 소식을 듣고야 어
[기키 기린 추모] <걸어도 걸어도> <앙: 단팥 인생 이야기> <어느 가족>의 기키 기린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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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적폐를 재생산하려는 것이라면 더이상 적폐 청산 팔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연루된 공무원들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려고 하자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에 참여했던 민간위원들은 9월 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발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이행계획(<씨네21> 1173호 국내뉴스 ‘검증 과정의 객관성까지 잡자’를 참조할 것)을 전면 재검토할 것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문체부가 진상조사위가 권고한 처벌 내용과 크게 차이나는 이행계획을 제시하면서 타당한 근거와 합리적인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블랙리스트 범죄의 피해자들에 대한 어떠한 배려와 존중도 없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주장한 것은 크게 세 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연루된 공무원 솜방망이 처벌… 문화예술계 거센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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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오브 프레이>가 하락세를 걷고 있는 DC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유일한 생존자(?)인 할리퀸(마고 로비). 그녀가 중심이 되는 <버즈 오브 프레이>가 점점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9월2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저니 스몰렛이 <버즈 오브 프레이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는 <다이하드 : 굿 데이 투 다이>, <클로버필드 10번지> 등에 출연했으며 저니 스몰렛은 드라마 <트루 블러드> 등에 출연한 배우다. <버즈 오브 프레이>에서 그들은 각각 할리퀸과 함께 팀을 이루는 블랙 카나리, 헌트리스 역을 맡았다.
‘버즈 오브 프레이’는 DC 코믹스에서 처음 등장한 여성 히어로 팀이다. 배트걸, 블랙 카나리, 헌트리스로 구성된 팀이며 이후 포이즌 아이비, 스탈링 등이 합류했다. 할리퀸과 함께 ‘수
DC의 기대작 <버즈 오브 프레이>는 어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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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삼파전, 승리는 <안시성>이 차지했다. <안시성>이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대규모의 전투신 덕분이다. 스토리, 고증 등에서 부족하다는 평이 있지만, "화려한 전투신만큼은 눈을 사로잡는다"는 의견엔 대부분 동의한다. 그렇다면, <안시성> 외에 화려한 전투신을 자랑하는 한국영화는 어떤 작품이 있었을까?
<태극기 휘날리며>
감독: 강제규 / 출연: 장동건, 원빈, 이은주, 공형진 / 개봉 2004년
한국영화에서 전투신은 사극보다는 주로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등장했다. 그중 가장 처음 대규모 전투신을 선보인 영화는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다. 형제의 드라마를 담은 작품이지만, 그 배경이 되는 한국전쟁도 현실감 넘치게 재현했다.
전쟁장면 가운데 가장 처음 등장한 낙동강 전투는 공포 그 자체였다. 북한군의 기습으로 발발한 전투에서 적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빗발치는
거대한 스케일, 화려한 디테일 자랑했던 한국영화 속 전투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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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의 승리로 끝난 추석 영화 대전. 현대극인 <협상>, 제임스 완 사단의 호러영화 <더 넌> 등 다양한 장르가 경합했지만 올해는 "추석에는 사극, 혹은 가족 오락영화가 흥행한다"는 공식이 맞아 떨어졌다. 그렇다면 과연 추석에는 어떤 영화들이 흥행했을까.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10년간 추석 극장가의 영화 스코어에 대해 알아봤다.
2008년
추석: 9월14일
2008년 추석 시즌 극장가는 9월 첫째 주 개봉한 <맘마미아!>, <신기전>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다퉜다. 밝은 분위기로 '가족애'를 그린 <맘마미아!>도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 좋은 영화겠지만, 추석 연휴 관객들은 한복 입은 국내 배우들을 더 많이 찾았다. 조선의 신무기, '신기전'으로 명나라 군대를 격퇴하는 액션 장면과 애국심 고취시키는 메시지도 한몫했다.
그러나 연휴가 끝나는 동시에, 상황은 역전됐다. 2위에 머물던 <맘마
어떤 영화들이 흥행했을까? 지난 10년간의 추석 영화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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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이 인질극을 소재의 영화 <협상>으로 돌아왔다. 팽팽한 설전을 그린 <협상>에서 그녀는 범죄조직의 민태구(현빈)로부터 인질들을 구하려는 협상가 하채윤을 맡았다.
이제 손예진에게 ‘멜로 퀸’이라는 수식어는 너무 좁은 의미인 듯하다.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외출> 등의 영화로 사랑에 대한 웬만한 감정은 다 겪어봤을 그녀지만, 최근 손예진은 멜로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해적, 엄마, 조선의 옹주 등 멜로영화 이외 인상 깊었던 그녀의 영화 속 얼굴들을 모아봤다.
<무방비 도시>
감독: 이상기 / 출연 김명민, 손예진, 김혜숙 / 개봉: 2007년
<무방비 도시>는 멜로장르에서 벗어나려는 손예진의 첫 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영화다. 그녀가 연기한 백장미는 외모, 거짓말, 아픈 과거까지, 팜므파탈이 갖춰할 조건을 다 갖춘 인물이다.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그녀의 눈웃음이 무섭다!? 멜로의 달달함이 빠진 손예진의 영화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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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꾼>으로 관객을 찾았던 현빈이 <협상>으로 1년 만에 극장가에 복귀했다. 그간 볼 수 없었던 그의 악한 얼굴을 담은 영화라는 점이 눈에 띈다. 아직도 현빈의 필모그래피에서 드라마 <시크릿 가든>, <내이름은 김삼순> 속 로맨티시스트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라면 주목해보시길. 늘 로맨스와 함께라면 환상의 시너지를 빚었던 현빈이지만, 최근의 그는 로맨스를 벗어나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해왔다. 백마 탄 왕자님은 졸업한 지 오래, 로맨스를 벗어난 현빈의 얼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민규
돌려차기, 2004
<돌려차기>는 현빈의 스크린 데뷔작(2002년 <샤워>라는 작품이 있었으나 개봉하지 않았다)이다. 바른 생활 대학생을 연기했던 <논스톱 4>, 안타까운 이가 있으면 도와주고야 마는 성격의 경호원을 연기한 <아일랜드> 등 데뷔 초 현빈은 주로 반듯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돌려차
언제 적 백마 탄 왕자님? 로맨스를 벗어난 현빈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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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팬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듯하다. 어쩌면 톰 히들스턴의 로키를 다시 볼 수도 있겠다. 9월1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디즈니가 준비 중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레이’의 콘텐츠로 MCU 히어로들의 드라마가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TV 시리즈는 “아직 단독 영화가 없었던 MCU 히어로들과 함께 로키, 스칼렛 위치가 중심이 될 것이다. 톰 히들스턴, 엘리자베스 올슨이 그대로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버라이어티>에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 플레이의 MCU 드라마는 영화만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지점은 마블 스튜디오 수장 케빈 파이기가 직접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블 스튜디오, 디즈니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현재 마블 코믹스 원작 TV 시리즈로는 넷플릭스의 <아이언 피스트>, <루크 케이지>, ABC사의 <에이전트 오브 쉴드> 등이 있다. 그러나
로키·스칼렛 위치 영입하는 ‘디즈니 플레이’, 넷플릭스 앞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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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는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로 여겨진다. 여기에는 로스앤젤레스가 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의 탄생지라는 배경도 있지만, 로스앤젤레스는 할리우드 외에도 독립영화제, 오랜 역사를 간직한 극장 등 영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다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도시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미국독립영화협회(Film Independent)가 주관하는 ‘LA 영화제(LA Film Festival)’가 매년 개최된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이하는 ‘LA 영화제’는 다양한 독립 영화, 방송 프로그램 및 단편 작품을 조명하는 자리로, 이 행사를 위해 매년 로스앤젤레스 및 전 세계의 제작사, 업계 전문가 및 유수의 제작자들이 한데 모인다. 특히, 올해의 ‘LA 영화제’에는 한국 영화 <소공녀(감독 전고운)>가 초청돼 많은 국내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올해의 행사는 9월 20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다.
이 밖에도, 영화팬이라면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양한 예술영
제24회 LA 영화제, 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를 더욱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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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어느 가족>으로 여름 극장가를 찾았던 키키 키린이 9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일본의 국민 배우로 칭송받는 그녀는 지난 2004년 유방암을 진단받은 후 14년간 암과 싸우며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눈여겨본 관객들이라면 그녀의 얼굴을 잊을 수 없을 터. 18세에 1961년 극단 분가쿠좌에 입단하며 연기를 시작한 키키 키린은 1962년 드라마 <일곱 명의 손자>를 통해 카메라 앞에 서기 시작했고, 1974년 TBS 드라마 <데리우치 간타로 일가>에서 간타로(고바야시 아세)의 어머니를 연기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당시 노모 역할을 맡은 그녀의 나이는 33세. 아들 역을 맡았던 고바야시 아세보다 10살 어린 나이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태풍이 지나가고>를 발표했던 지난 2016년 “영화의 몇몇 장면에서 키키 키린은 정말 내 어머니
최근 생을 마감한 키키 키린, 놓쳐선 안 될 그녀의 연기를 담은 영화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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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First Man
감독 데이미언 셔젤 / 출연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제이슨 클라크, 카일 챈들러 / 수입·배급 UPI코리아 / 개봉 10월 18일
인간이 처음 달 위를 걸은 지도 벌써 반세기가 되어간다. <퍼스트맨>은 여전히 음모론이 제기되곤 하는 이 매력적인 역사적 사건을 구심점으로 삼았다.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SF 드라마이자 <라라랜드>(2016)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라이언 고슬링이 재결합했고,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후한 평가를 얻는 등 기대감을 자아내는 수식들은 이미 충분하다. 원작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의 일생>(First Man: The Life of Neil A. Armstrong)을 바탕으로 <스포트라이트>(2015), <더 포스트>(2017) 등을 쓴 조시 싱어가 각본을 맡았다. “아폴로 11호 임무에 대한 포괄적인 시
[Coming Soon] <퍼스트맨>,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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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47> Black 47
감독 랜스 댈리 / 출연 휴고 위빙, 배리 케오간, 제임스 프레체빌, 스티븐 레아
1845년부터 약 7년간 감자 대기근에 시달렸던 아일랜드. 수확한 감자도 영국에 빼앗기며 국가 전체가 식량난으로 위기에 빠진다. 굶주림, 이민으로 급격한 인구 감소가 시작된 1847년, 영화는 영국 군대에 속해 있던 아일랜드 군인이 탈영해 자국의 위기를 바라보는 과정을 담았다. 영국인에 의해 가족을 잃은 남자의 복수극이기도 한 <블랙 47>은 당대의 분위기를 옮겨와 황폐한 풍경을 인물의 내면과 일치시킨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8.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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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THE FAVOURITE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 출연 에마 스톤, 레이첼 바이스, 올리비아 콜먼, 니콜라스 홀트, 마크 게티스
<송곳니>(2009), <더 랍스터>(2015), <킬링 디어>(2017) 등 독특한 배경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파격적인 실험을 보여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18세기 초 영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정서적으로 유약한 앤 여왕(올리비아 콜먼)이 왕위를 차지하고, 그의 가까운 친구 사라(레이첼 바이스)가 대신 나라를 다스린다. 하지만 사라의 사촌 애비게일(에마 스톤)이 앤의 새로운 하인이 되며 부쩍 사이가 가까워지자 사라와 애비게일은 라이벌 관계가 된다. 말버러 공작 부인 사라의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가 18세기 영국 왕실에 어떻게 이식될지 주목할 것.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북미 11월 23일 개봉예정이다.
[WHAT'S UP] <더 페이버릿>, 말버러 공작 부인 사라의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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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베리가 감독으로 데뷔한다. 그녀가 제작은 물론 출연까지 하는 연출 데뷔작 <브루즈드>(Bruised)는 격투기 액션 드라마로, 실패한 격투기 파이터 재키 저스티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할리 베리가 현재 촬영 중인 <존 윅> 3편의 제작진이 액션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 다른 성장을 예고하는 그녀와 달리, <더 프레데터>의 셰인 블랙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지인이자 성범죄 전력이 있는 스티븐 슈트리겔을 출연시켰다가 삭제해 논란을 빚었다. “친구를 도울 마음에 그랬다”고 변명한 감독에게 그와 함께 해당 장면을 촬영까지 했던 배우 올리비아 문이 공식적으로 항의하며 관련 홍보 일정을 일체 중단했다. 그러자 동료배우들이 오히려 올리비아 문을 탓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감독과 배우가 구설에 오른 상태다.
[UP&DOWN] 할리 베리 감독 데뷔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