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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장. 현장 스탭들이라면 다들 한번씩 몸을 뉘여봤을 곳이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이곳에서 하룻밤 지내려면 2만5천원. 그거면 만사 오케이다. 인원 수 상관없이 저렴한 가격이라 충무로가 돈가뭄에 허덕이는 요즘엔 제작사도 스탭들도 자주 이용한다. 하지만 잠자리가 그리 쾌적하지 않은데다, 스튜디오가 있는 서울종합촬영소(이하 종촬소)까지 이동해야 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그렇다면 종촬소 내엔 숙박시설이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지난해 10월, 70억원을 들여 만든 춘사관. 지하 1층과 지상 4층 건물로 총휴식실 42실에 19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림의 떡이다. 하룻밤 3인실(대개 2명이 사용하며, 추가 인원 입실은 불가능)에 4만원이다. 한달 이상 장기 투숙할 경우, 대폭 할인혜택이 주어지지만 한달 묵는 대가로 방 하나에 120만원을 지불하고 할인혜택을 받겠다는 이는 없다.얼마 전 촬영을 끝낸 한 스탭은 “고작해야 감독이나 배우 정도가 이곳에 묵는다”고 말한다.
춘사관에 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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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은 결코 멋있지 않았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 때문에편애의 예고. 난생 처음으로 감독의 얼굴이 궁금했던 적은 <택시 드라이버>를 보고 난 후였다. 하지만 실망이었다. 작은 키에다 짙은 눈썹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소심한데다 코믹하게까지 생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나에게 비타협적이면서도 고뇌 가득한 신사다. 왕가위가 그의 출세작인 <비열한 거리>에 나오는 빠의 장면에서 색채의 사용을 배웠다는 말은 중요하지 않다. <좋은 친구들>에 나오는 크레인 쇼트로 찍힌 지하 식당 통과 장면 따위도 마틴 스콜세즈를 설명하는 데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할리우드 장르 영화를 찍는 척하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집어넣는 감독이라는 말도 결정적인 찬사는 못된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고집불통 감독이라는 말도 헌사치고는 헐렁하다.삼각 편대. <갱스 오브 뉴욕>은 삼각 멜로물이자 복수극인 동시에 서사극이다. 암스테르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버
[이효인의 영화관람석]<갱스 오브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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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광화문 아트큐브 극장에서는 지난 10년동안 국내에서 만들어진 장단편 퀴어영화를 조망하는 영화제 파고다 극장의 유언을 개최한다. <로드 무비> <번지점프를 하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등 장편 개봉영화와 12개의 단편을 90년대 중반,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까지 연대기 별로 나누어 네편씩 상영한다. 15일에는 <슈거 힐> <굿로맨스>의 이송희일 감독 특별전과 함께 수수께끼, 동성애자와 한국영화이 기묘한 동거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02)797-5021.www.gondola21.com/pagoda한겨레문화센터에서 제18기 디지털 비디오저널리스트 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 원하는 참가자에게는 과정 중 또는 과정을 마친 후 VJ 프로그램 제작 방송프로덕션에서 한 달간 현장경험을 쌓을 기회도 제공한다. 3월 17일 개강. (02)3
영화단신-국내 장·단편 퀴어영화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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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성공이 뭐야, 아빠?문화혁명기, 하방당한 소년들 사이에 서양 클래식음악을 몰래 듣는 `지하조직'이 있었다. 첸카이거도 그 일원이었다. 반동으로 규정돼 금지됐던 서양 고전음악은, 모든 고통을 달래주는 위안이었다고 김형구 촬영감독과의 대담 때 첸카이거 감독은 말했다. 그 음악도 `옛날옛적에' 이미 해금되어, 중국 사회에서 성공으로 가는 한 간선도로가 된 상황에서 <투게더>는 시작한다.<투게더>는 삶에서 성공이란 도대체 뭐지, 라는 질문과 음악을 두 축으로 삼고 있는 영화다. 시골마을의 요리사 리우청(리우페이치)에게 `바이올린 신동' 샤오천(탕윤)은 인생의 전부다. 교육을 위해 아들과 손잡고 베이징으로 무작정 상경해서 좋은 선생을 찾아 헤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첫 선생은 샤오천의 경연대회에서 만난 지앙이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살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은자다. 리우청은 그러나 아들에게 명예와 돈을 안겨주고 싶다. 그래서 우연히 알게 된 스타
바이올린 신동의 방황...<투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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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런 감정을 느낄 줄 몰랐다. 단지 에스메랄다처럼 “삶을 돌아보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윤락녀 캐릭터를, 무엇보다 “여성이 이끌고 나가는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깜찍하고 발칙한” 발상의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출연하게 됐다. 배우 예지원, 아니 기호 4번 고은비 후보의 ‘국회의원 선거 출마기’다.
헌법 제1조를 아시나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를 처음엔 대사로 줄줄 외웠죠. 하지만 영화속 합동유세때 실제 장애인, 노숙자분들 등 1500여명의 보조출연자들이 추운 날씨 아랑곳 않고 고은비를 환호하는 데 정말 감동받았어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왜 이들은 1조의 권리를 누리지 못할까. 고은비가 그랬듯이.”
선거를 치르며 고은비가 점차 못가진 자, 소외된 자의 상징이 되어간 만큼 예씨는 소중한 감정을 배우게 된 듯 했다. 영화의 대부분 촬영은 전주에 있는 실제 윤락가
[인터뷰] 매춘여성 국회의원 ‘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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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개봉작들의 관객 동원 수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동갑내기…>가 5주 연속 주말극장가 흥행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동갑내기…>는 지난 8-9일 주말 전주보다 4만여 명 줄어든 6만3천9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전국 누계는 419만248명으로 개봉 29일째인 7일 4백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개봉 22일만에 4백만 고지를 밟은 <친구>보다 1주일 늦은 편. 배급ㆍ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이달 하순께 전국 5백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2위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갱스 오브 뉴욕>으로 서울 관객 4만7천여명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 2위를 지켰지만 역시 2주 연속 3위를 유지하고 있는 <국화꽃 향기>(4만3천여명)와의 관객차는 지난 주 1만3천여명에서 4천여명으로 줄었다.지난 주말 개봉한 영화 중에서는 잭 니콜슨의 열연이
<동갑내기 과외하기> 전국 4백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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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은 영화제 조직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조속히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포럼신사고' 주최로 10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 부지선정 관련 공청회에서 패널들은 대체로 영화제 조직위원회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데 의견 을 모았다.이날 공청회에서 김동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개최시기 확정 등 영화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용관 건립은 필수적이며 전용관의 입지조건은 상영관 뿐만아니라 숙박 등의 부대시설과 주변 경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그동안 영화제가 열렸던 부산 중구 지역 주민들은 시청과 법원이 옮겨간 뒤 남포동이 크게 위축됐는데 전용관마저 해운대에 들어서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발했다.또 이들은 남포동에는 충분한 상영관이 확보돼 있고 극장가에도 수십억원이 투입된 영화제광장(PIFF광장)이 조성돼 있기 때문에 전용관은 한국은행 부산지점 부지에 들어서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중구 주민은 최근 부산시
영화제 전용관 조직위 의견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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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시카고>가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 9회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시카고>의 주연 여배우 르네 젤위거는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데 이어 SAG상까지 독식했으며 함께 출연한 캐서린 제타 존스는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또 최우수 앙상블 캐스트상도 이 영화에 돌아갔다.SAG상은 매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앞서 열리는 미국 영화계 주요 행사중 하나로 골든 글로브상과 함께 아카데미상의 향방을 가늠하는 방향타. 시카고는 아카데미 13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한편 SAG 남우주연상 및 조연상은 각각 <갱스 오브 뉴욕>에서 악당으로 열연한 대니얼 데이 루이스와 <캣치 미 이프 유 캔>의 크리스토퍼 월큰에게 돌아갔다.TV 드라마 부문에서는 갱드라마 <소프라노스>의 제임스 간돌피니와 에디 팔코가 연기상을, 장의사 가족의 삶을 다룬 HBO의 <식스 핏 언더&
<시카고> 미국영화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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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보수적이기로 악명높은 말레이시아 영화심의위원회가 영화 <디 아워스>(사진) 상영을 금지했다. 여성끼리의 키스장면이 문제가 된 것이다. 니콜 키드먼과 메릴 스트립, 줄리언 무어가 출연한 <디 아워스>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매개로 각기 다른 시대를 사는 세 여자의 하루를 담은 영화. 말레이시아 영화인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심의위원회가 시대에 뒤처졌다고 비난하고 있다. 프로듀서 도미니크 히는 “관객은 특정한 장면이 아니라 영화 전체를 보기 위해 극장에 간다. 이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론가 프랜시스 다스 역시 “심의위원들은 말레이시아 영화관객이 성숙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심의위원장 샤리 모하마드 누어는 “우리는 모든 영화를 최대한 적게 삭제하려고 노력하지만, 심의는 매우 주관적인 문제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변명했다.말레이시아 영화심의위원회가 빈축을 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데
금지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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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극장가에서 흥행수위를 달린 영화들이 대부분 ‘가족’영화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02년 미국 흥행순위 20위 안에 성인용 영화에 해당하는 R등급 영화가 단 한편도 들어 있지 않았던 것. 이는 지난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더욱더 화제가 되고 있다. 흥행의 주요 코드로 알려져 있는 섹스와 폭력이, 적어도 지난 한해 동안은 환영받지 못했다는 얘기다.이는 북미의 극장 관계자들이 집결하는 행사인 올해 쇼웨스트(ShoWest)에서 미국 극장운영협회(NTOA)가 발표한 내용. “이러한 박스오피스의 결과는 영화의 스토리와 등급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가족영화는 흥행하지만 R등급 영화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R등급 영화 중 최고의 흥행작은 에미넴 주연의 로, 전체 순위 21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 단위의 관객이 점차로 늘어나고 있으며, 또한 관객의 연령대가 점차로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같은 자리에서 미국
미 극장가의 흥미로운 변화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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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메말라가는 충무로 자본시장이 해갈의 출구를 찾을 것인가? 15개 벤처캐피털로 구성된 ‘영상투자자협의회’(이하 영투협)의 행보가 돈가뭄에 시달리는 업계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영투협이 한국영화 투자를 위한 투자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주최하기로 했기 때문. 지난 3월3일 <태극기 휘날리며>(사진) 투자설명회는 그 첫 행사였다. 15개 전 회원사가 자리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는 강제규 감독이 제작 관계자들과 함께 직접 참석해 촬영현장을 담은 비디오 화면을 소개했고, 전쟁영화의 특수성과 수익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에 답변했다.정준홍 영투협 회장(IMM창투 이사)은 “솔직히 설명회 전까지만 해도 나나 다른 투자자들이나 이 영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시원한 답을 들으며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이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영투협은 3월19일 곽경택 감독의 <똥개>를 비롯한 3개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갖는
충무로 금융위기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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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홍련> 설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김지운 감독의 가족 괴담 <장화, 홍련>(제작 마술피리, 영화사 봄)이 3월3일 새벽 전남 보성의 귀신 들린 집 세트에서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 2002년 10월21일 크랭크인한 <장화, 홍련>은 5월까지 후반작업을 진행하고 여름 극장가에 선보일 예정이다.
<장화, 홍련>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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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5일 이탈리아는 사랑하는 배우를 잃었다. 알베르토 소르디. 이탈리아의 국민배우인 알베르토 소르디는 오랜 투병 끝에 로마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2살. 25일 이탈리아 매스컴은 일제히 그의 사망 소식을 알렸고, 이탈리아 국민들은 추모식이 진행되는 로마 시청 앞 광장에 모여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탈리아영화의 상징적 인물일 뿐 아니라 서민들의 친근한 벗이었던 그를 잃은 이탈리아의 슬픔은 깊고 컸다. 60년 이상의 배우 경력, 200여편이 넘는 출연작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듯, 그는 쉴새없이 웃음과 감동을 주며 국민배우로 사랑받았다. 80살 생일에는 로마 시민들의 추대로 일일 로마 시장이라는 선물을 받기도 했다.
1920년 로마에서 오페라 연주자인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사인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난 알베르토 소르디는 어릴 적부터 연극과 노래 등에 재능을 보였지만, 심한 로마 사투리 때문에 밀라노 연극학교에서 중도 하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1930년대 말 앤서니
[로마] 이탈리아 국민 배우 알베르토 소르디(Alberto Sordi)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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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3월 중순으로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도는 가운데, 할리우드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3월3일 전미영화배우조합(SAG)은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논의 중에 반전 영화인들의 블랙리스트가 작성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협박이 있었다며 제2의 매카시 선풍을 경계했다.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공격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영화계 인사로는 숀 펜(사진), 마이크 파렐, 마틴 신, 수잔 서랜던, 에드워드 노튼, 대니 글로버, 롭 라이너, 페넬로페 크루즈, 재닌 가로팔로, 우디 해럴슨, 알렉 볼드윈 등이 있다. 협박성 발언을 한 단체나 개인이 지목되지는 않았다.SAG는 “최근 토의에서 일부 인사가 ‘용납할 수 없는’ 견해를 표현하는 유명인은 일할 권리를 박탈시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런 충격적인 현상은 역사의 교훈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공식적인 우려를 표했다. 이날 SAG의 성명은 국제연극인동맹의 동조 성명과 함께 발표됐다. 서부시나리오작
이라크 공격 앞두고 술렁이는 할리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