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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나 이념이 얼마나 부질없나 느낄 것”
이건 분명 송강호의 영화다. 본인은 즉흥성을줄였다지만 그의 손짓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에 관객들은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효자동 이발사>의 주인공은 우연히 대통령의 전속 이발사가 된 평범한 남자 성한모. 카메라는 1960년 3.15 부정선거부터 79년 12.12사태까지20여년간 세상에 휩쓸리는 이 이발사의 뒤를 좇는다.
국가가 하는 일은 항상 옳다는 순진함. 옆집 연탄가게 아저씨에게 쉽게 굴복하는 비겁함. 각하의 목에 면도칼 자국을 내 놓고 벌벌 떠는 소심함. 이 모든 것과 함께 무엇보다 자식에 대해서는 끔찍이도 아끼는 마음을 간직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은'효자동 이발사'에서 송강호를 통해 관객의 가슴을 후벼댄다.
26일 이 영화의 기자 시사회 직후 주변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강호는 높은 톤의웃음과 장난기 있는 눈빛에 때때로 차분해지는 목소리까지 영화 속의 모습과 별반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는
[인터뷰] <효자동 이발사>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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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의 김인식 감독이 연출하는 <얼굴없는 미녀>가 크랭크업을 눈앞에 두고 처음으로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지수(김혜수)와 석원(김태우)이 병원계단에 서서 대화하는 이 장면은 공들여 만든 양수리 세트장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지수와 석원에게 서로 다른 공간을 부여해 캐릭터를 설명하고 싶었다”는 것이 김인식 감독의 의도. 마른 나무와 전구가 가득 달린 조명, 밟을 때마다 빛이 들어오는 바닥은 죄의식을 품고 혼자 살아가는 석원의 정서를 대신한다.제목이 주는 느낌과 달리 <얼굴없는 미녀>는 한 여자의 영혼을 해부하는 심리스릴러다. 정신과 의사 석원은 아내가 자살한 뒤 병원을 그만두었다가 1년 만에 개인병원을 열고, 우연히 예전 환자였던 지수를 만난다. 지수는 자살을 시도했다가 남편 손에 이끌려 왔던 젊은 주부. 석원은 지수를 혼돈으로 몰고간 상처를 조금씩 치료하기 시작하지만, 동시에 점점 지수에게 집착하며 욕망에 휘둘리게 된다. 김인식 감독은 “관객이
내 영혼의 주인을 찾습니다, <얼굴없는 미녀>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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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채널 캐치온은 <섹스&시티>의 완결편인 여섯 번째 시리즈(시즌6)를 5월 3일부터 매주 월ㆍ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한다.
미국 뉴욕의 성공한 여성 4명의 로맨스를 그린 <섹스&시티>는 미국에서 HBO를 통해 1998년 첫 방영된 뒤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며 미국에서 지난 2월 22일 최종회를 맞았다.
2000년부터 3년 동안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 TV시리즈상을 차지했으며 주연 여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는 4회간 여우주연상을 독식해 왔다.
국내에서도 2000년 첫방송 후 성에 대한 솔직한 대사와 주인공들의 패션이 반향을 일으키며 인터넷 동호회의 회원수가 2만5천명을 넘기는 등 인기를 끌어왔다.
30분물 20회로 구성된 시즌6에서는 러시아 아티스트와 사랑에 빠진 캐리와 유방암에 걸린 사만다, 재혼을 결심하는 샬롯과 미란다 등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발레 스타 겸 영화 배우인 미하일 바르시니코프와 'X-파일'의 데이비
캐치온, ‘섹스&시티’ 마지막 시즌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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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면 닭을 일제히 던지는 거야, 일제히! 알았지”
평소 나긋나긋하던 것과 달리 촬영장에서 김상진(37) 감독의 목소리는 크고 단호했다. 집 마당에서 닭들이 차승원을 공격하고, 차승원은 이를 피해 집 안으로 도망쳐 들어온다.
화면 프레임 밖에서 여러 사람들이 닭을 들고 있다가 던져야 하는, 일품 많이 드는 장면이다. 600마리의 닭을 풀어놓았지만 동선이 제각각이어서 열차례 가까이 다시 찍었다. 거제도 옥포항, 바다에 붙은 산 꼭대기의 집 풍경은 그림 같은데 촬영장엔 닭털이 날리고 닭똥 냄새가 진동한다. “극중에서 차승원이 어릴 때 닭의 목 자르는 장면을 보고 그게 마음속에 공포의 이미지가 됐거든요. 그런 건 커서도 계속 가잖아요. 닭들이 공격해오는 이 장면이 그래서 중요한데 닭들이 말을 안 들어서 애 먹네요.”
김상진 감독의 7번째 영화 〈귀신이 산다〉는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다.
제집 마련하는 게 꿈이었던 필기(차승원)가 고생 끝에 집을 구했는데, 거기에 귀신 연화(장서희
귀신이 귀여워요‥코미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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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꿈의 공장’ 지브리 스튜디오의 창립 작품이었던 〈천공의 성 라퓨타〉(1986)가 4월30일 개봉한다. 하야오 감독이 푸른 창공과 하늘을 배경으로 힘차게 포물선을 그리는 비행의 아름다움을 남다르게 사랑했다는 건 이제까지의 작품들이 보여준 사실. 〈…라퓨타〉에서 감독은 아예 하늘에 떠있는 전설의 성을 소재로 자신이 열광했고, 〈붉은 돼지〉같은 〈…라퓨타〉 이후의 애니메이션들에서 관객을 매료시켰던 하늘과 비행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공중에 떠 있는 섬 라퓨타’에서 가져온 모티브로 축조된 라퓨타는 오랜 옛날 만들어졌던 고도의 문명도시. 이제는 전설로만 전해지고 있는 라퓨타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던 소년 타즈는 우연히 하늘에서 떨어지는 소녀 시타를 구해내고, 시타를 통해 라퓨타가 실재함을 알게 된다. 그러나 시타의 목에 걸려있던 비행석을 빼앗으려는 군대와 악당 도라일행에게 시타와 타즈는 목숨을 위협받으며 추격을 당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천공의 성 라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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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교복을 입었지만 껄렁한 폼의 조한선. 촬영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인사하느라 정신없다. 모든 것이 신기한 신입생의 마음이 저러지 않을까. 손에 든 시나리오는 찾아 읽기 편하게 색색의 갈피로 꾸며져 있다. 그에 비해 강동원은 느긋해 보인다.영화가 처음인 조한선과 달리 강동원은 <그녀를 믿지 마세요>로 이미 신고식을 치러선지 여유롭다. 손거울 보며 머리를 만지작거리던 강동원은 “모델 일을 같이 시작해 형제나 다름없다”는 조한선이 나타나자 다가가 장난을 청한다. 서울 강남 단대부고 앞 언덕길에서 이뤄진 <늑대의 유혹> 촬영현장.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단역 출연을 자청한 50여명의 학생들은 휴대폰에 강동원, 조한선 젊은 두 남자의 얼굴을 담아넣느라 바쁘다. 귀여니의 동명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 <늑대의 유혹> 촬영현장은 팬들을 몰고다니는 이들 두 남자 때문에 언제나 북적인다. 김태균 감독 또한 그러한 분위기가 싫지 않은 눈
온라인 쌈짱들, 영화도 짱먹을까, <늑대의 유혹>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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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컷, 그 제목부터 물어보자. 상처 안에 무엇이 있는 걸까 혹은 무엇이 상처를 만들고 있는 걸까. 수잔나 무어의 동명의 스릴러 소설이 바탕이 되었는데, 소설처럼 영화는 열정적인 관객과 적대적인 그들을 동시에 생성시키는 것 같다. 영화의 제목 <인 더 컷>은 영화 크레디트 타이틀에서 스케이트 날이 잘라낸 빙판 조각을 의미하지만, 좀더 은유적으로는 상처, 혹은 외상 속에 웅크리고 있는 피로 물든 그 무엇이다.
제인 캠피온의 영화는 포스트 911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미 대량 파괴가 일어난 뉴욕의 디스토피아적 거리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연쇄 토막 살인이 일어나는 스릴러의 배경으로 완벽할 만큼 음산하다. 골목에 쌓인 검은 색 쓰레기 봉투는 갑자기 무엇이 터져 나올 듯 하나하나가 의심스러워 보인다. 촬영 감독 디온 비브의 빛의 강한 대비와 골목들을 강조한 누아르적 화면과 대담한 커팅은 뉴욕이라는 도시를 공포의 민속지로 바꾼다.
불가능한 욕망의 구조속으로
[비평릴레이] <인 더 컷> -김소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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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많은 영화인들이 국제 영화계의 변덕스러운 연인 칸을 떠올리는 계절이다. 특히나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사진)와 함께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5월 중순 칸 경쟁부문에서 상영될 예정인 만큼 홍 감독도 그럴 것이다.
1975년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호금전 감독의 <협녀>와 80년대 초 경쟁부문에 올랐던 리노 브로카 감독의 필리핀영화 몇편을 제외하고, 지난 30년간 칸 공식부문(즉 경쟁부문과 비경쟁 섹션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는 동아시아영화의 새로운 흐름들을 인정하는 데는 뒤처진 편이었다. 2000년 <춘향뎐>으로 임권택 감독은 칸 경쟁부문에서 ‘인정한’ 첫 한국 감독이 되긴 했지만, 칸이 한국영화에 좀더 젊고 현대 중심의 인재가 서구영화로 도배된 라인업에 같이 설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모두 프랑스 사람들인 칸의 작품선정자들은 동아시아영화에 대해선 아주 특수한 취향을 지녔다. 동양의 신비로움을
[외신기자클럽] 칸, 한국의 젊은 피를 인정하다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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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대표하는 영화사들이 줄줄이 파산을 신고하거나 선고받고 있다. 지난 4월4일, 예수 수난 금요일을 하루 앞두고 독일 제2의 영화사인 ‘제나토’(Senator)가 베를린 법원에 파산신고를 했다. 지난해 <굿바이 레닌>(사진)과 <베른의 기적>으로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고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누적된 채무 1억7천만유로 앞에 무너져버린 것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1주일 뒤 판권보유 면에서 독일 최대였던 ‘키노벨트’(영화세상)의 사장이 뮌헨 재판정에 섰다. 2001년 파산한 키노벨트 사장은 부실경영과 사기, 회계조작 등 소송 15건에 연루되어 있다.
그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H5B5와 배급전문사 헬콘 메디아가 올해 들어 문을 닫았고, 2월에는 영화 <루터>의 성공으로 국제적 인지도를 높인 베를린의 독립영화사 ‘오트필름’까지 파산위기에 처했다. RTL엔터테인먼트 등 굴지의 영화사들도 수천만유로에 달하는 빚더미 앞에서 생존을 위한 사
[베를린] 독일영화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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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나쁜 교육>으로 막을 올리고, 어윈 윙클러의 <디-러블리>로 막을 내릴 제57회 칸영화제의 주요 부문 초청작들이 공개되었다. 지난해의 최종 라인업에서 제외되었던 왕가위와 에미르 쿠스투리차의 신작이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초로 경쟁부문에 선정된 타이영화 <트로피칼 말라디>를 비롯해 6편의 아시아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해 아시아영화의 약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종적으로 경쟁부문에 호명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한국은 최초로 2편의 작품을 경쟁부문에 올리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칸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2편의 애니메이션(<이노센스> <슈렉2>)이 경쟁부문에 선정된 것도 주목할 만한 일.
‘칸 패밀리’로 불리는 작가들의 작품들도 여전히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가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된 올해의 칸영화제는 새롭고 신
[칸 2004] 한층 젊어진 칸 초청작 라인업, 개막작은 알모도바르의 <나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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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의 순항으로 독립영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과연 한국의 독립영화는 어디서 수익을 올리는 걸까? 인디스토리가 한해 동안 배급한 영화들의 수익 윈도를 보면, 극장비율은 1%에도 못 미친다. KBS <독립영화관>과 EBS가 주고객인 TV가 60%로 주요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활발한 예술전용관 사업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계가 독립영화전용관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에 수긍이 가는 지점이다.
[그래픽뉴스] 독립영화 TV가 밥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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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등 지상파 방송3사는 다음달 1일, 3일부터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한다. 방송 3사 모두 오락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3일부터 새단장하는 한국방송에서는 예능전문 엠시선발 과정을 6주간 프로그램으로 만든 <엠시 서바이벌>(K2 토 밤 10시)이 눈길을 끈다. 1~5주간 본선 진출자 10여명의 장기자랑과 엠시자질 검증을 거쳐 매주 1명씩 시청자들의 전화투표로 탈락시키고 마지막 6주째 최고의 엠시 대상을 선발한다. 또 <일요일은 101%>의 한 꼭지였던 <열린 취업 꿈의 피라미드>가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독립됐다(K2 일 오전 10시50분). 이에 따라 <일요일은 101%>은 오락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가 경험한 기발한 사건이나 감동적 사연을 당사자 가족들이 직접 연기하는 <대단한 가족>(K2 토 저녁 7시)과 20대 청춘 드라마 <알게 될거야>(K2
[TV] “점잖은척 그만하자” 오락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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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채널 캐치온은 미국의 정치드라마 <웨스트윙>(The West Wing)의 전편을 5월 3일부터 앙코르 방영한다.
<웨스트윙>의 첫번째 시리즈(시즌1)부터 시즌4까지 국내에서 방영된 총90회 분량이 매주 월~목요일 오후 8시 30분에 5개월에 걸쳐 연속 방영될 예정이다.
이 시리즈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전날인 3월 11일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언급해 더욱 화제가 됐으며 이후 드라마 시청 점유율이 올랐다는 후문이다.
백악관 비서실 간부들의 근무지를 일컫는 <웨스트윙>은 미국 NBC에서 1999년 방영 이후 시즌5가 방송중이며 4년 연속 에미상 최우수TV 시리즈상을 수상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캐치온, <웨스트윙> 전편 재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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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 이틀째를 맞은 24일 덕진예술회관에서는 봉준호(35)의 <인플루엔자>(사진), 유릭와이(38)의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이시이 소고(47)의 <경심>(鏡心) 등 한국ㆍ홍콩ㆍ일본 감독의 중편을 모은 `디지털 삼인삼색'이 선보였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와 이날 밤 전주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의 내용을 간추려 싣는다.소감을 말해달라.▲봉준호 = 영화 내용이 폭력적이어서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촬영을 마친 뒤 한방치료를 받아야 했던 노인도 계셨다. 영화가 끝나면 키스했던 기억 등 아름다운 추억이 남는데 우리 영화에서는 몸에 상처만 남았다고 말하더라. 배우들에게 감사한다.▲유릭와이 =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해준 전주영화제에 감사한다. 시간적 제약은 있었지만 전달하려는 아이디어는 담을 수 있었다. 무성영화에 대한 헌사(오마주)를 바치고 싶었다. 오늘날 통용되는 영화 문법은 다 그때 만들어졌다. 무
[전주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감독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