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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칸 국제영화제가 18일로 전체 12일간의 일정중 절반을 소화했다. 영화제 전반의 가장 큰 스타는 반부시 열풍을 이끈 마이클 무어 감독. 가는 곳마다, 하는 말마다 화제를 낳으며 기자를 비롯한 영화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그의 인기는 경쟁부문에 오른 영화 <화씨 9/11>이 17일 공식 상영과 함께 기자회견이 마련되면서 극으로 치달았다. 현지 데일리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점도 두번째로 높은 2.8점이었다.무어의 활약과 함께 거리를 뒤덮은 것은 현지 노동자들의 파업이었다. 개막 전부터 정부의 실업수당 삭감에 항의해 영화제를 방해할 것이라며 위협하던 비정규직 연기자와 예술 스태프들은 개막 직전에 영화제측과 타협한 끝에 한걸음 물러섰지만 거리에서 확성기를 든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결국 <올드보이>의 공식시사회가 열렸던 지난 15일에는 노조와 경찰 사이의 충돌이 발생했고 이과정에서 여러 명의 시위대와 이를 취재하던 기자들이 가벼운 부
[칸 2004] 칸영화제 중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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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 가문은 알고 보면 한 통속이고 결국 이 두 사람이 9.11 테러의 주범이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마이클 무어가 17일 낮(현지시각) 공식 기자회견에 얼굴을 드러냈다. 신작 <화씨 9/11>(Fahrenheit 9/11)은 부시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 일가를 포함한 사우디 명사들의 관계를 파헤쳐 9.11 전후 부시 대통령의 행동을 신랄하게 비판한 영화.마이클 무어는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보여준 특유의 ‘깐죽거림’과 함께 언뜻 터무니없어 보이는 음모론을 꽤나 설득력 있게 추적한다. 영화의 시작은 지난 2000년의 말 많았던 대선. 이후 감독은 석유 재벌인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아들 부시 대통령 그리고 오사마 빈 라덴 집안의 유착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영화는 사진을 통해 30여년 전 과거에 두 집안이 함께 어울렸던 모습을 보여주고 음모론을 쫒다가 9.11테러의 참상과 이라크 전쟁의 폐허를 번갈아 보여
[칸 2004] 칸의 이슈 메이커, 마이클 무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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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레멘타인>의 제작사인 펄스타픽쳐스(대표 이동준)는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할리우드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의 내한 계획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펄스타픽쳐스는 <클레멘타인>에 조연으로 출연한 스티븐 시걸이 3박4일의 일정으로 내한해 영화 홍보와 불우어린이돕기 행사 등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태국에서 진행중인 영화 촬영일정에 차질이 생겨 부득이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티븐 시걸이 <클레멘타인> 출연으로 받은 개런티는 총제작비 38억원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100만 달러. 스티븐 시걸은 내한계획을 취소하는 대신 흥행수익에 따라 받기로 한 러닝개런티 전액을 태권도 발전기금으로 희사하기로 했다.
이동준과 스티븐 시걸, 아역배우 은서우 등이 출연한 <클레멘타인>은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가족 멜로물로 21일 개봉된다.(서울=연합뉴스)
<클레멘타인> 출연 배우 스티븐 시걸 내한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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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일본 프로그램명 `겨울 소나타')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제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잡고있다. 지난해 4월 NHK 위성방송으로 처음 방영된 이후 여성팬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겨울 연가는 재방송을 거쳐 최근 다시 지상파에서 방영됨으로써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겨울 연가의 촬영지는 일본인 관광객의 인기 코스가 됐으며 일본에서 한국어 학습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겨울연가>에 대한 일본 팬들의 찬사는 한결같다. 한 여성 팬은 "남녀 주인공의 연기가 너무 좋다. 그들의 절제된 사랑 표현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다른 팬들은 "오로지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일본 드라마와는 달리 <겨울연가>는 자연스러운 전개가 돋보인다" "한국에 그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지난 해 11월 <겨울연가> 촬영지를 여행하고 돌아온 50대에서 70대의 여성 팬들
일본의 <겨울연가> 인기는 ‘사회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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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기자회견에서 쏟아진 질문들의 대부분은 심사위원장인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를 향한 것이었다. 특유의 정신없는 말투로 답변을 하는 그에게서는 가벼운 흥분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런 기분 탓인지 논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거리낌없이 수다로 풀어가다가 심사위원 중 한명인 영국 배우 틸다 스윈튼과 가벼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칸영화제는 당신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타란티노)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들에게 칸영화제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나의 첫 번째 꿈은 데뷔작을 가지고 칸에 오는 것이었는데 결국 <저수지의 개들>로 그 꿈을 이루었다. 두 번째 꿈은 황금종려상을 받는 것이었고 결국 그 꿈도 <펄프 픽션>으로 이루었다. 그리고 세 번째 꿈은 심사위원장이 되는 것이었는데. 결국 그 꿈도 이루어버렸다!(제리 샤츠버그) 음식, 술, 그리고 여자! 영화 관계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다.(틸다 스윈튼) 천국? 천국보다 더 나은 장소다. 영화를 사랑하는
[칸 2004] 정치, 취향은 No! 영화만이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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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아이들의 삶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도 모른다>의 기자회견은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주연인 5명의 아역배우들에게 집중적으로 사진세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도 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름을 소개하자 박수가 터져나왔던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일본 기자들이 절반 가까이 기자회견 장소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우들이 즉흥적이고 자발적으로 연기를 해낸 것 같다. 비전문 배우들과의 작업이 어려웠는가.
보람있고 훌륭한 시간들이었다. 시나리오는 준비되어 있었지만 로케이션 장소에 도착해서 연기해야 할 상황을 글로써가 아니라 말을 통해 설명해주었다. 그 상황을 여러 번 반복시키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자발성이 나오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현실과 픽션이 잘 구별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었다. 시게루(작은아들)가 집에서 도망가는 장면을 찍고 난 뒤 둘은 정말로 화가 났다. 히에이(작은아들 역)는 유야(큰아들 역)와 차를 같이 타지도
[칸 2004] <아무도 모른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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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했던 장르적 세공력을 뽐내다
송일곤 감독의 <거미숲>이 칸에서 처음 공개됐다. 개막 이틀째인 5월13일 열린 마켓 시사는 미처 자리를 못 잡은 바이어들로 다소 어수선한 와중에 시작됐다. 보통 초반 20분 안에 구매 가능성을 판단하는 마켓 시사의 관례에 비추어보면, 2시간 가까운 상영 동안 중간에 자리를 뜬 바이어가 서너명에 불과했다는 것이 <거미숲>의 흡입력을 방증해주었다. 데뷔작 <꽃섬>으로 예술영화에 대한 자의식을 강하게 드러냈던 송일곤 감독은 미스터리드라마 <거미숲>에서 예상치 못했던 장르적 세공력을 뽐냈다.
짙은 어둠이 드리운 숲속, 덩그러니 놓인 별장으로 민(감우성)이 다가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끔찍한 광경이 펼쳐진다. 중년의 남자가 반라 상태로 난자당해 숨져 있고 젊은 여인이 피를 흘리며 가쁘게 숨을 내쉰다. “무서워!…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저기 거미가….” 이해할 수 없는 짧은 말을 끝으로 그녀는 숨을 거둔다
[칸 2004] 마켓에서 첫 상영된 <거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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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르 쿠스투리차는 제목 그대로 삶이 기적이기를 바라는 판타지를 예의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풀어간다. 신나게 쿵짝거리는 음악에도 불구하고 따분함이 느껴진다면 그건 소재나 캐릭터가 익숙하게 재연되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움은 보스니아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장면을 가미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펼친다는 점이다. 그 비극을 과감한 해피엔딩으로 돌려놓은 자신감이 놀랍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를 넘나드는 철도를 연결하는 것이 꿈인 루카. 신경질적인 뮤지컬 배우 아내와 축구선수가 꿈인 장성한 아들과 함께 사는 철로변의 아름다운 집에 갑작스럽게 전쟁이 다가온다. 떠나버린 아내와 징집된 아들을 기다리면서 살아가는 그에게 이슬람 간호사가 잡혀오고 운명처럼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위기는 아내가 돌아오면서 다시 시작된다.
영화 속의 정치학에 대해서 묻고 싶다. <언더그라운드>는 논란이 됐던 영화인데….
누가 논란이 된 영화라고 말했나?
어떤 평론가들이.
아하. 어떤(비웃듯이) 평론가들이? 영화는
[칸 2004] <삶은 기적이다>의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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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5월이면 칸의 리비에라 해안과 크로와젯 거리는 더할 나위 없이 밝고 강렬한 햇살로 반짝거리게 마련이다. 올해로 57회를 맞는 칸영화제는 짙은 먹구름과 함께 시작됐다. 개막 일주일 전부터 파리의 하늘은 차갑게 뿌려대는 빗줄기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개막날인 5월12일, 그 겨울빛 먹구름은 칸으로 이어졌고, 거꾸로 파리는 화창하게 갰다. 칸에 드리운 그림자는 날씨뿐이 아니었다. 개막 전날 <리베라시옹> 1면 톱 제목은 ‘비정규직, 기수를 칸으로’, 소제목은 ‘칸영화제, 황색 신호등 켜지다’였다. 지난해 아비뇽연극제 개최를 무산시켰고, 지난 4월에는 몰리에르시상식을 무산시켰던 공연예술 분야 비정규직 노조가 일찌감치 칸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칸영화제 점령위원회 창립 선언문’까지 내놨다.
비정규직 노조와 함께 개막식을 열다
개막식에서 공연예술분야 비정규직 대표들이 등에 ‘협상’이라는 글자를 붙이고 시위입장하고 있다.
“문화, 건강, 교육 등 공적 재산을 축소
[칸 2004 ] 아버지를 거부하는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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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한국 문화산업의 성장률은 연평균 21.1%로 평균 경제성장률 6.1%에 비해 3.5배의 고도성장을 나타냈다. 같은 시기 세계 문화산업의 연평균 성장률 7.2%에 비해도 그 속도가 두드러진다. 2003년 한국 문화산업의 시장규모는 39조2천억원인데, 출판과 방송의 비중이 가장 크고 광고, 게임, 캐릭터, 영화가 그뒤를 따른다. 영화는 1조2천억원의 시장으로 5조원의 경제효과를 발생시켜 규모에 비해 윈도효과가 탁월하다. 참고로 세계 문화시장의 규모는 1150조원 수준.
[그래픽뉴스] 한국 산업의 미래는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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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벤디 유니버설과 NBC가 지난 5월12일 장기간 끌어온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2003년 10월 합의된 조건에 따라 NBC의 모회사 제너럴 일렉트릭(이하 GE)은 비벤디 유니버설에 현금 34억달러를 지급하고 비벤디의 부채 17억달러도 떠맡았다. 합작 그룹 지분의 20%는 비벤디가 나머지는 GE가 소유한다. 이번 합병으로 비벤디는 유니버설 인수 이후 시달려온 부채 부담을 덜고, 메이저 방송사 중 유일하게 제작사를 거느린 미디어 그룹 멤버가 아니었던 NBC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얻었다.
디즈니와 바이어콤의 합병과 유사한 이번 합작으로 탄생한 시장 5위 규모의 미디어 그룹 안에는, 유니버설 영화 및 TV 스튜디오, NBC, 텔레문도 네트워크와 CNBC, USA 네트워크, Sci Fi 채널, 브라보, 유니버설 테마파크의 일부 지분이 포함된다. 그룹의 CEO로 NBC 회장이자 GE의 부사장인 로버트 라이트가 임명된 가운데, 비벤디 출신의 유일한 간부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장 론 메이어는
비벤디 유니버설과 NBC, 지난 12일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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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에로영화를 보러갔다60~80년대 한국 ‘에로틱’영화 13편을 통해본 사회사“배꼽 이하의 겹침은 불허한다!” 1980년대까지 한국영화의 베드신은 상반신 연기에 불과했다. 웃통이라고 하지만 남녀배우들의 얼굴을 번갈아 클로즈업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검열의 가위는 번듯한 하체가 조금이라도 보일라치면 흥분해서 잘라내기 바빴고, 가슴 또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을 용납치 않았다. 그걸 아는 감독과 제작자들도 거기에 길들여져갔다. 오직 땀으로 범벅된 손바닥과 꼼지락대는 발가락만이 자유로운 연기를 허락받았던 시절이었다. 5월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 동안 서울 서초동 소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상영되는 13편의 에로영화들에는 그러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깊고 깊은 그곳에-한국영화 속의 에로티시즘’이란 행사명에 이끌려 영화를 봤다간 “저게 무슨 에로영화냐”고 코웃음을 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봉 당시에는 소재와 표현을 두고 적잖은 파장과 논쟁이 일
옛날 에로영화를 보러갔다, 한국 ‘에로틱 ’영화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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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라크 전쟁, 2.나쁜 경제…5.이것들 모두’ 부시의 행동 중 잘못된 것은?이 질문은 지난 13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57회 칸영화제의 본부 건물 주변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발견된 낙서다. '볼 일'을 보던 사람들은 펜을 집어들어 원하는 항목에 체크를 했고 물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답은 5번이었다. 제57회 칸영화제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안티 부시'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부시를 조롱거리로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감독은 <화씨9/11>(Fahrenheit 9/11)로 경쟁부문을 찾은 마이클 무어.베스트셀러『멍청한 백인들』의 저자이면서 전작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2002년 칸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는 감독은 2003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창피한 줄 알아라"고 비난을 퍼부으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다큐멘터리 <화씨 9/11>에서도 부시 대통령에 대한 감독 특유의 빈정거림이
[칸 2004] 칸영화제 反 부시 열풍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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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트로이(Troy)>는 올여름 영화시장을 강타하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이 영화는 청동기 후기의 역사적 고증 면에서는 어떤 등급을 받을 수 있을까. 미국의 NBC방송은 14일 독일계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트로이>가 히트를 치고 있는 가운데, `트로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각종 역사 다큐멘터리 등이 앞다퉈 방영되고 있는 현상을 전하면서 이같은 의문을 제기했다.NBC 방송은 할리우드판 트로이 전쟁은 원작격인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Iliad)'를 마구 손질함으로써, 영화적 상상력을 키우는데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고고학계의 전문지 `아키올로지 매거진(Archaeology Magazine)'은 영화가 그리고 있는 기원전 1천200년경은 마치 `연대기적으로 열차의 충돌한 잔해'처럼 보인다며 비판했다. 영화의 무대가 된 시기는 고고학자들이 추정하는 트로이전쟁 발발시기이지만, 당시 시대상황과 영화
<트로이> 역사고증 얼마나 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