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 참 세상일도….”
마을 갔던 아버지가 언제 돌아왔는지,
“윤 초시 댁도 말이 아니야, 그 많던 전답을 다 팔아버리고, 대대로 살아오던 집마저 남의 손에 넘기더니, 또 악상까지 당하는 걸 보면….”
마당에서 고추를 손질하던 어머니가,
“증손(曾孫)이라곤 계집애 그애 하나뿐이었지요?”
“그렇지, 사내 애 둘 있던 건 어려서 잃어버리고….”
“어쩌면 그렇게 자식복이 없을까.”
“글쎄 말이지. 이번 앤 꽤 여러 날 앓는 걸 약도 변변히 못 써봤다더군. 지금 같아서 윤 초시네도 대가 끊긴 셈이지.… 그런데 참, 이번 계집앤 어린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글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아?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던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달라고….”
티없이 맑고 순수한 소년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황순원 소설 <소나기>의 종결부이다.
장진 감독의 <소나기는 그쳤나요?>는 여름방학 동안 서울에서 온 소녀와 짧지만 지독한 사랑을 경험한
소년의 슬픔은 그쳤나요, <소나기는 그쳤나요?> 촬영현장
-
이탈리아의 영화전문잡지 <CIAK>와 <컬트픽션> 그리고 35mm 영화전문 인터넷 사이트가 김기덕 감독의 <빈 집>과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대해 나란히 평을 실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20년의 역사를 지닌 젊은 감각의 영화전문지 <CIAK>는 베니스영화제 결산 기사에서 김기덕의 <빈 집>에 “첫눈에 반했다”고 말하고 있다. 별 관심을 끌지 못하던 이 영화는 첫 공개와 함께 관객을 “완전히 기습했고, 첫눈에 반하게 만들었다”고 쓰고 있다. 또 김기덕 감독을 “99년 <섬>으로 베니스에 이미 쇼크를 주었을 뿐 아니라 베를린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은 새로운 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가 제대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고도 전했다.
한편 컬트영화 전문잡지 <컬트픽션>은 <올드보이>를 두면에 걸쳐서 대대적으로
[로마] 이탈리아가 반했다
-
“네 공포를 정복하라. 그러면 나는 너의 죽음을 정복한다고 약속하겠노라.”
기원전 4세기경 전세계를 호령했던 이 사자후의 주인공은 바로 소국 마케도니아에서 출발해 그리스에서 페르시아, 인도와 이집트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만들었던 알렉산더 대왕이다. 20살에 왕위에 올라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영면할 때까지 그의 삶과 꿈, 위업과 인간적 면모, 도전과 좌절을 다루는 <알렉산더>는 1억7천만달러의 천문학적 제작비, 2년이라는 제작기간, 여러 나라에서 참여한 2천여명의 스탭, 5천여벌의 의상 등 일단 규모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서사극 <알렉산더>가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궁금증은 바로 감독인 올리버 스톤에 관한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알렉산더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왔던 그는 수십년간 이 서양 고대사의 최고 영웅을 영화화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그가 수많은 후보를 물리치고 이 거함의 선장이 된 것도 1990년부터 구체적인 준비를 해온 덕분이었
고대 최고 영웅, 그 굴곡의 생애, 해외신작 <알렉산더>
-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J CGV가 10월16일로 누적관객 수 1억명을 돌파한다. 이번 기록은 1998년 강변점(사진)을 연 이후 7년 동안 1400편의 영화가 160만여회 상영된 끝에 세워진 것. 연도별 관객 수는 98년 230만명에서 지난해에는 2560만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GV는 관객 1억 돌파를 기념, 18일 <이프 온리> 무료상영회를 여는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CGV 관객 1억 돌파
-
-
구 서울역사에 시네마테크가 들어선다. 아트선재센터와의 계약 만료로 인해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서울아트시네마가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서울역사로 이관할 계획이다. 영진위와 철도청은 사실상 철도 업무를 고속철도 역사에 모두 넘겨준 구 서울역사 내에 70, 100, 150석 규모의 3개 상영관을 신설하기로 했다. 철도청이 구 서울역사의 법적 관리기관인 문화재위원회에 10월15일 이에 관련한 심의를 심청했고 다음주에 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다.
서울아트시네마 구 서울역사에 자리
-
서울 대학로의 동숭씨네마텍이 10월11일부터 극장영업을 중단했다. 동숭씨네마텍은 2003년 8월 1관을 한양레퍼토리에 매각한 이후 단관(235석)으로 운영되어왔으나, 수익성 저조로 폐관하게 됐다. 동숭씨네마텍 2관 공간은 콘서트, 연극 공연장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공사를 거쳐 오는 12월 초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동숭씨네마텍 극장영업 중단
-
80년대 인기TV시리즈 <A특공대>(사진)가 영화로 부활할 예정이다. 한니발, 멋쟁이, 머독, BA 등 특공대원들의 활약을 그릴 이 영화는 폭스사에서 제작되고, <007 골든 아이> <007 네버 다이> 등의 각본을 쓴 브루스 페어스타인이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로 계약했다. 영화에서는 좀더 무게감 있게 최근의 사회문제를 다루며, <다이 하드>나 <리쎌 웨폰>과 비슷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제작자가 밝혔다.
< A특공대 > 영화로 부활
-
미국 영화업계가 최고법원에 P2P(개인간 파일공유기술)회사를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재심 요청했다. 이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영화협회의 주장은 냅스터나 그록스터 같은 P2P업체가 이용자들에게 영화불법복제를 조장한다는 것. 그러나 지난 8월 법원은 P2P회사가 가입자들의 저작권 침해에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어서 이번 소송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P2P업체들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피소
-
<샤프트> <패스트 & 퓨리어스2>(사진) 감독 존 싱글턴이 파라마운트 영화 <네 형제들>을 연출한다. 네명의 형제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마크 월버그가 출연 협상 중이다. 최근 싱글턴 감독은 비디오 게임 <피어 & 리스펙트>도 영화화하기로 했고, 마크 월버그는 <이탈리안 잡2> <블랙 달리아> 등에 캐스팅된 상태다.
존 싱글턴+마크 월버그=신작 <네 형제들>
-
애니메이션 <샤크>의 흥행질주가 무섭다. 개봉 3주차를 맞이한 <샤크>는 2천2백만불을 보태 이번주에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3주연속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미 박스오피스 3주연속 1위는 지난 봄 개봉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이후 처음으로 근 반년만이다. 흥행누계는 벌써 1억불을 돌파해 1억천8백만불에 달한다. 지난 11일 '컬럼버스데이'를 맞이해 상당수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가면서 흥행은 더 탄력이 붙었다. 게다가 새로 개봉한 <팀 아메리카:세계경찰>과 <쉘 위 댄스?>도 1위 자리를 위협할만큼 대작이 아니었다는 호재도 작용했다. 스크린수도 3,948개로 2주전 개봉당시의 4,016개와 거의 비슷한 수준. <슈렉2>의 대성공 이후 <샤크>까지 대박을 내자 드림웍스는 잔치분위기다. 이에 따라 조만간 있을 예정인 IPO(기업공개) 작업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 고등학교 풋볼 팀의 일화를
드림웍스 경사났네, <샤크> 美 흥행 3주연속 1위
-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외국의 저명한 평론가들을 초청해 9회까지의 영화제를 돌이켜보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자리를 갖겠다" 15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장에서 영화제를 9년째 이끌고 있는 김동호(金東虎.67)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9일동안 정신없는 일정을 모두 소화한 탓에 다소 지친 모습이었지만 특유의 온화한 웃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내년 10회 영화제를 앞두고 국내외 평론가들로부터 진지한 평가를 받겠다는 자신감과 함께 가장 시급한 문제중 하나인 재정문제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올해 영화제를 평가하자면.
=올해는 63개국에서 262편의 영화가 초청돼 규모면에서 최대였으며 내용적으로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생각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국내 평론가들은 물론 외국의 저명한 평론가를 초청해 부산영화제를 냉정하게 평가받겠다.
-해마다 영화제가 남포동과 해운대로 분산 개최돼 집중력이 떨어진다.
=전용관이 들어서는 영상센터 건립이 시급하다. 해운대에 영상
김동호 집행위원장 “냉정하게 평가받겠다”
-
씨네큐브, 앙겔로풀로스 감독 특별전
씨네큐브는 16일부터 22일까지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대표작 11편을 상영하는 앙겔로풀로스(사진) 감독 특별전을 상영한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회고전에 초청됐던 12편 가운데 <안개 속의 풍경>을 제외한 모든 영화를 상영하며 18일 오후 6시30분에는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한다. (02)747-7785.
하이퍼텍 나다, 에릭 로메르 회고전
하이퍼텍 나다는 시네마테크 부산과 광주극장에 이어 22일부터 11월4일까지 프랑스 감독 에릭 로메르 회고전을 개최한다. <도덕 이야기>, <계절 이야기>, <희극과 격언>등 하나의 주제 아래 연작으로 만들었던 로메르의 대표작 17편을 상영한다. (02)766-3390.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반국가보안법 문화주간 개최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15일부터 23일까지 아주 타당한 자유를 위한 반국가보안법 문화주간을 연다. 최진욱, 김기수 등 미술가들의 참여하는 ‘시
[영화가 단신] 씨네큐브, 앙겔로풀로스 감독 특별전 外
-
MBC와 SBS가 최근 뉴스보도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전면전이 펼쳐지고 있다. 피 말리는 시청률 전쟁은 시청자의 기호와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데다 일선 제작현장에는 엄청난 부담감을, 인기 연예인은 출연을 두고 양 방송사의 눈치를봐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등 폐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을개편과 맞물려 두 방송사의 편성이 일부 변경되는 과정에서 유사 프로그램들이 같은 요일에 배치되면서 피할수 없는 승부가 펼쳐지는 상황이다. 특히 각사의 간판 프로그램은 방송시간대까지 겹쳐 자존심을 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먼저 수요일에는 각사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목요일 밤 방송되던 SBS <생방송 한밤의 TV연예>가 수요일 오후 9시대로 옮기면서 이날 오후 11시 방송되던 MBC <섹션TV 연예통신>과 맞붙었다. 목요일에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같은 날 편성됐다. MBC <코미디 하우스>가 토요일에서 목요일 오후 7시대로
MBC-SBS, 예능 프로그램도 전면전
-
부산국제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섹션의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뉴커런츠상) 수상작으로 이윤기 감독의 <여자, 정혜>(사진)가 선정됐다고 심사위원단이 15일 낮 발표했다. 내년 봄에 국내에서 선보일 <여자, 정혜>는 여자가 사랑의 아픔을 딛고 다시 사랑을 만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영화로 김지수가 여주인공 역을 맡았다. <여자, 정혜>의 제작사 LJ필름은 부상으로 1만달러(약1천145만원)의 상금을 받는다.한편 오유황 감독의 <안식처>(Sanctuary)는 특별언급(Special mention)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영화 <안식처>는 소외되고 무기력한 현대의 말레이시아 인들의 일상을 포착해낸 영화다. 올해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는 심사위원장인 세르게이 라브렌티에프 러시아 소치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각각 홍콩과 태국 감독인 프루트 챈,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독일의 디토 친차체 감독, 한국의 영화학자 김소영씨 등이 참여
<여자, 정혜>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