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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리브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조만간 새로운 슈퍼맨이 팬들 앞에 선보일 모양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슈퍼맨 프로젝트’가 주인공을 거의 확정지음에 따라 조만간 크랭크인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다. 행운의 주인공은 무명의 배우 브랜든 제임스 루스. 팀 버튼을 비롯하여 5명의 감독들이 거쳐간 뒤, 지난 여름 브라이언 싱어와 시나리오 작가 댄 해리스를 영입하면서 안정화에 접어든 <슈퍼맨 리턴즈>가 짐 카비젤, 조시 하트넷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선택한 얼굴이다.
해리스는 “유명배우들의 문제는 그들이 화면 속에서 슈퍼맨이 아니라 배우 자신으로 보인다는 것. 크리스토퍼 리브도 처음에는 무명이었다”며, 루스를 통해 원작에 구애받지 않는 ‘또 다른’ 슈퍼맨을 만들 것을 다짐했다.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루스는, 한꺼번에 몰려든 네티즌들로 인해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유명세를 치렀다.
브랜든 제임스 루스. 새로운 슈퍼맨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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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가 사상 최초로 중국 땅에 합작 영화사를 세운다. 중국 국영영화사인 차이나필름그룹, 최대의 민영 영화TV 제작사 헝뎬그룹, 그리고 워너브러더스의 운영 책임자는 지난 10월13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작 영화사 ‘워너차이나 HG코퍼레이션’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외국과의 합작 회사 설립을 법적으로 허용한 뒤 처음 이뤄진 일이다.
이 합작 영화사는 중국어로 만들어지는 극장용 영화와 TV용 영화, 애니메이션의 기획과 개발, 투자와 제작, 마케팅과 배급을 맡아 하게 된다. 극장용 영화의 제작규모는 150만달러에서 600만달러 사이, TV 영화의 제작 규모는 20만달러에서 30만달러 사이에서 정해진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프로젝트에는 펑샤오강, 지앙웬, 허핑 등의 차기작은 물론 애니메이션 작품과 장 구올리가 제작하는 TV시리즈도 포함돼 있다. 워너차이나필름은 오는 연말에 창립 작품 제작 발표를 갖고, 내년 초에 제작에 착수할 계획이다. 베이징
차이나필름, 헝뎬그룹과 합작. ‘워너차이나 HG코퍼레이션’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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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힘을 빌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완성했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던 멜 깁슨. 그가 다시 한번 하늘의 도움을 받기라도 한 것일까. 지난 10월18일 연예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올해 할리우드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뽑혔던 그가 다음날에는 할리우드영화페스티벌에서 할리우드 프로듀서상을 수상했다.이는 미국에서만 3억7천만달러, 전세계적으로는 6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대박을 터뜨린 <패션…>을 제작, 감독한 그의 상업적인 수완을 높이 평가한 결과. 사실 <패션…>은 제아무리 이 영화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이라도 무시할 수 없는, 박스오피스 성공작이었던 것이다.
깁슨을 그주의 표지인물로 내세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일면 이기적이고 위험해 보이는 그의 시도가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맺었다”고 밝혔으며, 한 관계자는 “스스로 지불한 2500만달러의 제작비를 가지고 고대 아르메니아어로 만든 이 영화가 거
멜 깁슨, 할리우드영화페스티벌에서 프로듀서상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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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대 강한섭 교수, 젊은영화비평집단의 포럼에서 밝혀"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해치는 가장 근본적 원인은 계속되는 정부의 투자과잉, 카드사와 연계한 극장료 할인 정책이다." 지난 22일 열린 젊은영화비평집단의 포럼에서 이색 주장이 나왔다. 정부의 영화진흥정책의 과잉과 극장료 할인이 지금의 영화계 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서울예대 강한섭 교수는 "한국영화계는 완전히 속았다. DJ정권 경제 정책과 영화 진흥정책은 쌍둥이 같다. 소위 '대박 마케팅' 때문에 지금 한국영화계의 거품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그는 "500억원이 움직이던 시장에 2000년 정부가 갑자기 1700억원의 영화진흥기금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은 대책없이 커졌다"면서 "정부는 돈이 너무 많아 문제인 산업에 국민세금으로 돈 벼락을 내린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화는 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아이디어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펀드가 조성한 돈은 엄청나기 때문에 스타급 연기자들의 몸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
“영화계 위기는 입장료 할인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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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독립제작 드라마 <슬픈 연가>가 기로에 섰다. 병역비리로 물의를 빚은 송승헌의 드라마 출연이 결국 무산됐기 때문이다. 내년 1월 <문화방송> 방영을 예정하고 있으나 여기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슬픈 연가>는 김종학프로덕션·포이보스·두손엔터테인먼트가 67억원을 들여 공동제작하는 대작 드라마다. 권상우와 김희선, 송승헌 등 대표적 청춘 스타들을 영입해 국내 방영은 물론 해외 한류 열풍을 겨냥해 지난달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홍보 영상물까지 촬영했다. 그러나 본격 촬영을 앞두고 송승헌의 도중 하차라는 거센 풍랑에 휩싸였다.
제작진 사이엔 불안감이 역력하다. 김종학 사장은 21일 오후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가 최초의 사전전작제 드라마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길 바라며, 외주제작시스템이 새로 정립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도, “<여명의 눈동자>와 <모래시계>를 만
병역비리 송승헌 출연 무산, <슬픈연가>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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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장정진(사진)씨 사망 사고로 물의를 빚은 KBS오락프로그램 <일요일은 101%>가 결국 폐지된다. KBS는 가을 개편에 맞춰 11월 7일부터 새 프로그램 <해피선데이>를 선보인다. 장씨는 <일요일은 101%>의 코너 '골목의 제왕' 녹화 도중 사고를 당해 결국 사망했다. <일요일은 101%>는 사고 직후 '골목의 제왕' 코너만 폐지하고 프로그램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KBS 국정감사에서 정연주 KBS 사장이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밝혔다. 신설되는 <해피선데이>는 정보전달 중심의 프로그램이다.(서울=연합뉴스)
KBS <일요일은 101%> 결국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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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크>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3주연속 정상을 지키던 <샤크>는 신작 <그러지>(The Grudge:원한)에 자리를 내줬다. <그러지>는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주온>을 미국에서 리메이크 한 작품. 제작사 소니픽쳐스는 일본판 원작 감독이었던 시미즈 타케시에게 그대로 메가폰을 쥐어주었다. 주연을 맡은 사라 미쉘 겔러는 <스쿠비-두>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인물로 TV 시리즈 <미녀 뱀파이어 해결사>에서 주인공을 맡았고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와 <스크림2>에도 출연했던 배우다. 미 전역 3,245개 극장에서 개봉한 <그러지>는 4천만불의 흥행수익을 올리며 시원한 스타트를 끊었다. 첫주 4천만불 흥행수익은 웬만한 블록버스터급 개봉영화 성적과 맞먹는 수준. <그러지>는 소재고갈에 시달리고 있는 할리우드의 리메이크 열풍속에서
<주온> 리메이크작, <그러지> 美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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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동안의 흥행 집계 결과가 요즘 중국의 각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9월 말부터 시작된 올해 흥행전은 전혀 다른 성격의 홍콩영화 두편이 각축을 벌이며 대륙 관객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돌리게 했다. 9월 말 개봉하여 국경절 기간까지 총 4300만인민폐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성룡의 <뉴 폴리스 스토리>(사진)는 모처럼 몸을 아끼지 않는 성룡의 액션연기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진지한 눈물연기에 힘입었는지 이번 흥행전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뉴 폴리스 스토리>가 세운 흥행기록은 중국에서 개봉한 홍콩영화로는 최고의 성적이다.
비교적 조용히 개봉했던 <뉴 폴리스 스토리>와는 달리 상하이와 베이징 등지에서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왕페이, 유가령, 장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시사회를 가지며 성황리에 개봉한 도 상영 10일 만에 3천만인민폐의 흥행성적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관객 중 처음으로 왕가위의 신작을 대면한
[베이징] 홍콩영화가 대륙인의 가슴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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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2일부터 11월4일까지, 하이퍼텍 나다에서 에릭 로메르 회고전 열려본명은 장-마리 모리스 쉐레지만 질베르 코르디에라는 필명을 썼다. 그는 1920년 혹은 23년에 태어났고, 다른 누벨바그 동료들에 비해 열살이나 나이가 많았다. 동료들이 데뷔작에서부터 비평적, 상업적 성공을 만끽하며 ‘새로운 물결’을 주도해나가던 시기에 훨씬 느리고 조심스럽게 에둘러가며 영화에 대한 사유와 사랑의 폭을 확장시켰던 사람, 영화에 가장 이질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들을 영화 속에서 묘사하고 싶어했던 사람, 그리하여 문학과 철학에 대한 깊은 지성적 사유를 영화의 존재론에 관한 정교한 해석과 함께 기어이 영상으로 옮겨오는 데 성공했던 사람, 장 뤽 고다르나 프랑수아 트뤼포만큼 각광을 받지는 못했지만 세월이 흘러 이제는 ‘최후의 누벨바그’로 불리는 노대가. ‘에릭 로메르’라는 예명으로 평론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던 사람이 바로 그다.오는 10월22일(금)부터 11월4일(목)까지 하이퍼텍 나다에서, 에릭 로메르
최후의 누벨바그가 만든 경쾌한 코미디, 에릭 로메르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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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의 연기엔 한석규만의 트레이드마크가 없다. 입이 벌어져 귀밑까지 올라가는 최민식의 웃음, 턱이 떨어져나갈 듯한 설경구의 절규같이 어느 순간에 불가항력처럼 드러나는, 그 배우만의 표정이 있다. 한석규에게선 그게 잘 찾아지지 않는다. 절제된 그의 연기는 희노애락의 감정선을 탈 때도 한석규의 체취를 남기지 않는다. 이건 그 자신의 말처럼 “배우가 저마다 달라 어느 게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단점을 비교해볼 순 있지 않을까.
90년대 후반 한국영화의 명실공히 ‘넘버 원’ 스타였던 한석규보다 한발 늦게 부상해 지금 톱이 된 최민식, 설경구, 송강호의 연기는 한석규와 비교하면 확실히 과잉이 있다. 가끔씩 드라마 밖으로 튀어나갈 것같은 위태로운 순간을 맞는다. 다시 드라마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그 잠깐 동안에 관객은 극중 인물을 떠나 배우를 보게 되는데 그게 나름의 묘미를 준다.(드라마 밖으로 나가버려 느끼해지거나 겉도는 경우가 더 가끔씩 있기도 하다.) 이
<주홍글씨>로 돌아온 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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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은 10월23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제17회 도쿄국제영화제에 일본 문화청의 초청으로 참석, 강연을 할 예정이다. 김위원장의 강연 주제는 “국내 및 해외 영화 제작에 있어서의 영화제의 역할” (“The role of film festivals to domestic and international film productions”). 강연은 문화청 필름주간 프로그램이 주최하는 심포지움을 통해 이뤄지며 김위원장은 세계 각국에서 온 영화 제작자들과 프로그래머,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일본 문화청은 영화 프로모션 등을 포함한 문화홍보와 국제 문화교류를 담당하고 있는 일본중앙 정부기관으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10월23일부터 27일까지 도쿄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
김동호 집행위원장, 도쿄영화제에서 강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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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에 가장 쉽게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이 '패스트푸드'를 주제로 한 영화와 공연을 관람한 후 단체토론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제1회 서울환경영화제는 23일(토) 오후 1시,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청소년 160여명을 초대해 모건 스펄록 감독의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를 상영한 후 극단 '기막힌 놀이터'가 공연하는 '패스트푸드'를 연이어 소개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소개된 <슈퍼 사이즈 미>는 미국의 모건 스펄록 감독이 30일간 대표적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의 수퍼 사이즈 메뉴만 먹으면서 '자신의 몸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기록한 反 패스트푸드 다큐멘터리 영화. 30일 이후 그의 몸무게는 11.3kg 증가했으며, 혈당 및 콜레스테롤 급상승, 고혈압 및 지방간 등의 증상을 보였다. 극단 '기막히 놀이터'가 공연하는 '패스트푸드'는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 사람들을 각종 마임과 브라질 전통 무술 등을 통해 풍자하는 마임극이다.
주최측은 "너무나 쉽
서울환경영화제, 청소년 대상으로 <슈퍼 사이즈 미> 및 '패스트푸드' 공연 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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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동 냉면 골목에 가면 한참을 줄 서 기다렸다가 냉면 먹기 바쁘게 일어서야 한다. 명동의 유명 칼국수집도 마찬가지다. 장사 잘 되는 맛난 집에 가면 손님 쪽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미 번창했고 지금도 번창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도 마찬가지다.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고선 영화 보기가 힘들다.
99년, 2000년만 해도 기자에게 발급되는 프레스 ID카드를 지니고 가면 표를 끊지 않아고 객석이 빈 경우에 한해 영화 시작하고 5분 가량 지나 극장 안으로 들여보내 줬었다. 올해는 어림도 없었다. 표 없으면 프레스 ID카드 할애비라도 못 들어간다. ID카드용으로 별도로 수량을 정해놓고 표를 발급하는데, 상영 하루 전날부터 표를 끊을 수 있다. ID카드 발급량이 늘어나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그날 상영작은 물론, 다음날 상영작도 매진돼 버린다. 돈주고 사는 일반 표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힘들게 표를 끊은 영화를 상영시작 시간 12분 정도 늦게 갔더니 안 들여보내줬다. 이미 들어가
[팝콘&콜라] 영화제 규모보다 개성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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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일찍이 푸쉬킨은 그렇게 말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 철수와 영희가 함께 극장을 찾아 개봉영화를 보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었다. 일상은 전쟁에 가까웠다. 어언 수 년 만에, 단 둘이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그들은 다소 흥분했다. “자기야, 우리 무슨 영화 볼까? 니콜 키드만 나오는 거 볼까?” 영희가 소녀처럼 재잘거렸다. <스탭포드 와이프>? 제목에 ‘와이프’ 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게 어째 좀 꺼림칙했지만 별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철수는 기꺼이 표를 끊었다. “니콜 키드만은 이혼하고 나서 더 멋있어진 것 같아. 지질한 결혼생활보다는 아무래도 혼자가 편하겠지?” 영희가 슬쩍 그의 동의를 구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으나, 후환이 두려워 철수는 짐짓 못 들은 척 했다.
“아아, 누가 나 좀 스텝포드 마을에 안 데려가 주나?” 영화가 끝난 뒤, 영희가 긴 탄식을 섞어 말했다. 철수는 의아
[정이현의 해석남녀] <스텝포드 와이프>의 조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