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영화등급 심의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한 다큐멘터리가 NC-17등급을 받았다고 <가디언>이 12월8일 전했다. <이 영화는 아직 등급이 매겨지지 않았다>(This Film Is Not Yet Rated)는 제목의 이 영화는 미국영화협회(MPAA)가 관장하는 등급분류의 허점을 폭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더욱 아이러니하다.
NC-17등급은 17세 이하 관람불가 등급으로, 극장 배급은 물론, 비디오 배급도 크게 제한을 받게 된다. 상업적인 면에서 거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것. NC-17등급을 받은 이유는, 그동안 심의위원회 때문에 상영되지 못했던 영화들의 문제적 장면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논쟁적인 다큐멘터리의 감독 커비 딕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를 통해 30년간 비밀에 부쳐졌던 검열제도의 실상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의 바램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것을 계기로 미국내에서 등급제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다큐
美등급제도 비판한 다큐멘터리, NC-17등급 받아
-
이번 주말에는 그 다음 주에 개봉되는 <태풍>과 <킹콩>이라는 초대형 태풍을 피해 부지런히 한 주 앞서 극장을 잡은 작은 영화가 무려 9편이나 개봉된다. 편수가 많은 만큼 장르와 내용이 아주 다양해서 선택의 폭은 넓다. 하지만, 사전 예매율로 보면 여전히 관객들은 새로운 개봉작보다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 <광식이 동생 광태>를 선호하고 있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은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70% 내외의 압도적인 예매율을 보이며 1위를 예고했고, <광식이 동생 광태>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주에 새로 개봉하는 영화 가운데서는 <프라임 러브>가 4-6% 사이의 사전 예매율을 기록하며 겨우 명함을 내밀고 있다.
우마 서먼과 메릴 스트립이라는 두 걸출한 여배우가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 <프라임 러브>는 37살의 이혼녀가 23살의 남자와 사랑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자기 카운슬러의 아들이더라 내용.
[주말극장가] 작은 영화 9편 개봉, 다양한 장르와 내용
-
해적 영화 촬영현장에 해적, 아니 도적이 떴다.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의 속편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을 촬영하고 있는 바하마 제도에서 배우들의 숙소에 한달 동안 무려 4차례나 도둑이 들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일부 배우들이 촬영지를 떠나가는 등 촬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도적이 가져간 물품은 노트북과 여권을 비롯해 출연료로 지급된 수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으로 11월11일 네 번째 도난 사건으로 2만달러가량의 손실이 발생하자, 두 배우가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가기에 이르렀다. 제작진은 이것이 특정배우를 노린 범죄였는지에 대해선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로, 바하마 경찰과 영상위원회를 동원,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다시 도난 사건이 재발하면, 촬영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은 바하마 촬영 내내 현지인들과 잡음을 빚는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도미니카의 캐리비안
[What's Up] 해적 잡는 도적
-
나는 서른을 3주 앞둔 77년생이다. 독이 한창 오른 음력 8월 뱀띠라 손녀딸 ‘시집 못갈까’ 우려한 할머니 덕에 호적상으로는 78년생이다. 77년생이나 78년생이나, 뱀이나 말이나 드세기야 오십보 오십일보지만, “내일 모레 서른인 애가 왜 그러니”라는 핀잔에 “대한민국은 법치 국가거든, 민증 까, 나 스물 여덟이야”할 때만큼은 78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가 철딱서니 없이 흐뭇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부쩍 줄어든 주량과 퍼질러지는 몸매를 보며 생물학적으로 코 앞에 닥친 ‘서른’을 불안해 하는 것은 사실이다.
스물 아홉이 서른된다고 인생이 순식간에 나빠지거나 혹은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서른이 되면, 그래서 삼십대가 되면 왠지 인생의 ‘선택지’가 줄어들 것 같은,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내가 입을 수 있는 옷도, 그리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남자도 줄어들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나도 모르게 슬쩍 똬리를 트는 건 어쩔 수 없다. 30살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어느 누구도
[팝콘&콜라] 연하 사랑한 언니들 보니 심통나네
-
-
성장기 내내 홍콩 영화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고 생각한다.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이나 장궈룽(장국영)의 영화를 거의 다 골라 보았다. 단순히 동양적인 매력을 넘어 서양적 세련미를 덧대는 그들이 나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멜로나 무협 영화에 온통 마음이 가있던 내게 코미디 배우가 들어올 여백은 사실 없었다.
그러다가 만났다. 저우싱츠(주성치). 뉴욕에서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생활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한국인으로서 최초의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단원이란 수식어로 벅찰 정도의 기대와 절정을 맛보다가 십자인대 파열이란 부상을 입어 발레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사투를 벌여야 했던 시절이었다. 혹독하고 끔찍했던 순간이었다.
그 시절 빼놓을 수 없는 취미 생활이 일주일에 한 번씩 32가의 한인 타운에서 우리 비디오를 빌려 보는 것이었다. 거의 3년 동안 단골로 드나든 탓에, 내 취향들을 잘 알고 있던 비디오 가게 주인이 난데없이 <소림축구>를 권했다. 속는 셈치고 보라며 서비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소림축구>의 주성치
-
스타큽 캐스팅 실패로 투자유치 난항
제작사 태흥도 손놔 충무로 힘보태야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이 촬영 시작 직전에 제작자가 손을 떼면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이 사태는 ‘스타 배우들의 출연 거부→투자유치 실패→영화 제작 지연’이라는 관행적 악순환 구조가 임권택이라는 국가 대표급 감독의 영화에까지 적용되는 충무로의 야박함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영화인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89년 <아제아제 바라아제>부터 2004년 <하류인생>까지 임권택 감독의 영화 11편을 제작해 임 감독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감독-제작자 파트너’로 꼽혀 온 태흥영화사 이태원 사장은 지난 3일 임 감독 이하 <천년학>의 스태프들에게 이 영화의 제작에서 손을 떼겠다고 최후 통보를 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천년학>은 5일을 전후해 첫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이 사장의 통보로 일정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임권택 100번째 영화 ‘천년학’ 날개 접나
-
영화 <형사>가 제2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에서 작품상ㆍ감독상(이명세)ㆍ촬영상(황기석)을 받았다. 영화평론가협회(회장 양윤모)는 7일 올해 수상자와 작품을 뽑아 발표했다.
여자 연기자상은 전도연(<너는 내 운명>), 남자 연기자상은 이병헌(<달콤한 인생>)에게 돌아갔다. <사랑니>의 정유미가 여자 신인상, <용서받지 못한 자>의 하정우가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오로라 공주>의 방은진은 신인 감독상을 가져갔다.
이밖에 수상자는 △각본상-이원재(<혈의 누>) △음악상-달파란, 장영규(<달콤한 인생>) △기술상-신재호(<혈의 누>) △특별공로상-김종원(영화평론가협회 창립멤버), 변인식(영화평론가협회 창립멤버)이다. 시상식은 오는 12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영화평론가가 선택한 2005년 영화 <형사>
-
한국, 중국, 홍콩, 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5개국이 참여하고 있고, 16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규모의 시대극 <묵공>이 베이징 근처 이시엔 지방에서 ‘전국시대’를 재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유성어> <자소> 등 드라마성 강한 영화로 소개되었던 홍콩의 중견 감독 장즈량과 갈수록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유덕화가 합심하여 제작하는 <묵공>은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 최근 붐처럼 일고 있는 아시아영화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다국적 프로젝트를 잇는 대작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웅>을 필두로 중국에서 제작되는 대작영화에는 이제 어김없이 중국 국적 이외의 스탲과 배우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비단 이러한 움직임이 중국 영화계만의 현실은 아니겠지만 외견상 보자면 중국 영화계가 아시아영화 생존의 대안처럼 논의되고 있는 영화 네트워크 형성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제작형
[베이징] 진정한 다국적 프로젝트는 가능한가
-
영화가 직접 말하도록 하라? 해를 더해가며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아카데미상 홍보 전쟁의 와중에 올해 강력한 작품상 후보이자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뮌헨>(Munich)이 초유의 침묵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사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A 위클리>는 12월31일 개봉을 앞둔 <뮌헨>과 관련해 포스터와 예고편을 제외하고는 정킷, 심지어 감독의 공식 인터뷰 등 어떤 홍보 활동도 펴지 않을 것임을 스필버그 감독이 직접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기본 스토리 외에 아무것도 알려진 바가 없는 이 영화가 제작 기간 내내 그리고 상영이 임박해서까지 초특급 보안을 펼치는 이유가 호기심 증폭을 위한 마케팅 전술이라든지, 오직 작품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식의 순수한 동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은 영화의 민감한 소재가 불러일으킨 그간의 논쟁 속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뮌헨>은 조지 조너스의 <복수>(Veng
[LA] 스필버그의 <뮌헨>, 영화 소재 둘러싼 논쟁에 침묵으로 일관
-
일본배우 와타나베 켄(46)이 12월7일 배우 미나미 카호(41)와 결혼식을 올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톰 크루즈의 상대역으로 출연해 2004년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랐던 와타나베 켄은 일본 영화배우 미나미 카호와 혼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뉴욕에 머물고 있는 이 커플은 “그동안 거친 인생역정을 헤쳐온 끝에 이제 평온과 행운을 찾았다”며 “서로 아낌없이 격려하면서 남은 생을 함께 보내겠다.”고 결혼의 기쁨을 표현했다. 이들은 도쿄에서 결혼피로연을 할 예정이다.
올해 <배트맨 비긴즈>와 <게이샤의 추억>에 출연한 와타나베 켄은 연초 두 자녀를 사이에 둔 전부인과 이혼했다. <게이샤의 추억>는 한국에서 2006년 1월경 개봉한다.
미나미 카호는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데뷔작<오픈 하우스>와 공포영화<감염> 등에 출연한 중견 배우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이자 영화감
<게이샤의 추억> 와타나베 켄, 일본배우와 결혼
-
무술연기의 대가 이연걸(42)이 현재 촬영중인 영화<두려움 없는>(Fearless)가 자신의 마지막 액션영화라고 공언했다. <AP통신>의 12월6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연걸은 중국 푸단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이번 영화를 끝으로 무술영화가 아닌 좀더 철학적이고 가족 중심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려움 없는>은 중국의 전설적인 쿵푸 마스터 ‘곽원갑’에 대한 영화다. 곽원갑의 이야기는 이소룡의 대표작인 <정무문>의 원안이기도 하다.
이연걸은 30대 중반부터 영적인 문제에 심취하기 시작하면서 “강한 신체를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강인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전에 불문에 귀의하여 지금은 영화 활동과 불교 수행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연걸이 현재 출연 협상 중인 할리우드 영화만 무려 20편에 달해 이 중에 과연 액션영화가 아닌 작품을 할지는 의문이다. 또 연예계를 은퇴하고 스님이
이연걸, “더 이상 무술영화 안하겠다”
-
“무협영화보다는 훨씬 편했다”
주인공 사유리 역의 장쯔이 인터뷰
샛노란 티셔츠와 남색 스커트, 티셔츠 색과 맞춘 발레 슈즈 차림의 장쯔이는 아직도 소녀처럼 보였다. 감독 롭 마셜은 10대 중반에서 30대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았다 했는데, 천진하다가도 프로의 노회한 처세를 드러내던 장쯔이는, 그의 기대를 충족해주었을 듯했다. 다소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던 그녀는 취재진이 들어서자 곧바로 환하게 웃으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기운찬 인사를 건넸다.
-게이샤는 고도로 양식화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많은 훈련이 필요했을 텐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나.
=게이샤가 되기 위해 샤미센 연주에서 기모노 입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두달 동안 준비했다. 우리는 그걸 게이샤 신병 훈련소(Boot Camp)라고 불렀다. 걷는 법을 배울 때는 무릎 사이에 종이를 끼우고 걷거나 머리 위에 사케 잔을 얹고 균형잡는 연습도 했고. 부채 두개로 곡예에 가까운 춤을 선보이거나 축제에서 솔로 댄
[현지보고] 도쿄에서 만난 롭 마셜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 [2]
-
게이샤는 정제된 기예와 은밀한 성적 자극으로 빚어진 존재다. 스스로 예술가라고 자부하는 게이샤는 춤과 노래와 샤미센 연주의 대가를 받는 듯하지만, 남자와 처음 동침하는 의식 ‘미즈아지’를 치르면서 자신의 처녀성을 경매에 부치기도 한다. 게류카이(花柳界), 다시 말해 꽃과 버드나무의 세계의, 비밀스러운 거주민. 새하얀 가루분으로 얼굴을 가린 게이샤는 고도의 양식미를 지닌 살아 있는 인형이자 베일 같은 화장을 벗겨내고 싶은 성적인 동경의 대상이었고 전통 기예의 정점에 선 장인이었다. 아서 골든의 베스트셀러 <게이샤의 추억>은 이름난 게이샤였던 이와사키 미네코(<게이샤, A Life>의 저자) 등의 도움을 받아 폐쇄적인 게이샤 저택 오키야의 진면목을 되살린 소설이다. 홍보를 위해 도쿄에 찾아온 감독 롭 마셜과 장쯔이 등의 배우들은 모두 <게이샤의 추억>이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라고 입을 모았지만, 사유리가 게이샤가 아니었다면, 그녀의 일생이 수백만부의 판매고를
[현지보고] 도쿄에서 만난 롭 마셜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 [1]
-
영화제를 45년 만에 개혁하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바로 이 문제가 올해 그리스의 가장 오래된 행사이자 유럽 연중 스케줄에서 마지막 중요한 영화제인 데살로니키국제영화제 새 집행위원장 데스피나 무자키가 직면한 것이었다.
무척 호감이 가는 40대 후반의 정력 넘치는 여성인 무자키는 1989년 시네그램이라는 제작사를 세웠고, 국제 공동제작뿐만 아니라 <터치 오브 스파이스>(A Touch of Spice)나 <브라이즈>(Brides) 같은 상업적 성공을 거둔 양질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수많은 자회사들을 통해 자국 업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됐다. 90년대 후반 그녀는 2002년 그리스 제작자협회의 회장으로 가기 전까지 국가지원기관인 그리스영화센터의 부회장으로 있었다.
2004년 봄, 그리스 정권은 좌파에서 우파로의 교체가 있었고, 13년 동안 영화제를 이끌었던 데살로니키 집행위원장 미셸 데모플로스는 거의 1년 뒤쯤 해임됐다. 그는 영화제를 국내 행사에서 국제
[외신기자클럽] 좋은 영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어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