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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으로 환생한 철없는 아버지와 학교 ‘쌈짱’인 아들의 화해를 그리는 <원탁의 천사>가 지난 3월12일 부산발 오사카행 크루즈에서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원탁의 천사>는 가수 이민우의 데뷔작이자 <자카르타> <피아노 치는 대통령> 조감독 출신 권성국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
크루즈 식당 내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원탁(이민우)과 하동훈(하동훈)이 막춤을 춘다. 배경음악은 설운도의 <상하이 트위스트>. 동훈은 사실 원탁의 아빠로, 천사의 실수 때문에 10대의 몸으로 환생해 아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둘의 흥겨운 춤에 원탁의 엄마(김보연)가 가세했다. 엄마와 춤추려는 원탁을 자꾸만 밀치는 동훈. 동훈에게 그녀는 친구 어머니가 아니라 마누라이기 때문이다. 다음 장면에서는 원탁의 엄마와 블루스를 추는 동훈에게 원탁의 아버지, 영규(임하룡)가 오버랩된다.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만들겠다는 권
천사가 추는 선상의 트위스트, <원탁의 천사>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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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내겐 나만의 여신이 없었다. 한참 영화에 빠져들기 시작하던 시절에 같은 또래의 아이들처럼 <주말의 영화>를 목을 빼고 기다리거나 용돈이 생기면 얼른 영화관으로 달려가곤 했던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꼭 특별히 내가 숭배하거나 사랑하는 어떤 스타를 보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예컨대 공책, 책받침, 책갈피 등등 온갖 학용품에 왕쭈셴(왕조현)이나 저우룬파(주윤발)의 얼굴이 넘쳐나던 시절에도 난 그저 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영화관을 찾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난 스타 따위에 연연하는 철부지가 아냐’라는 식의 건방진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고, 그저 그 매력적인 홍콩스타들도 <공자다정>같은 영화에선 어처구니없을 만큼 꼴사나운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던 데 불과하다.
전설적인 섹스심벌이자 세기의 스타로 알려져 있는 마릴린 먼로에 대해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내가 처음으로 본 먼로 주연의 영화는 빌리 와일더 감독의 &l
[스크린 속 나의연인] 마릴린 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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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괜찮아요?>는 남선호(41) 감독이 연출한, 감독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다.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10년을 버티다가 마침내 지망생 꼬리표를 뗀 상훈과 그에게 기꺼이 등골을 빼준 아내 민경, 그리고 민경네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눈물바다를 연상하기 쉽지만, 뜻밖에 <모두들, 괜찮아요?>는 ‘홈 코미디’다. 상상만 해도 진저리를 치게 되는 그 긴 시간과 사연을 영화로 옮기면서 눈물보다 웃음을 앞세운 속내가 궁금해진다.
남 감독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듯 “영화에서는 10년이지만 실제로는 14년 정도 된다”며 그 ‘진저리 쳐지는 시간’에 4년을 보탰다. 서울대에서 연극반 활동을 열심히 하다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해 경영학과 졸업장을 들고 사회로 나온 뒤, 극단 <한강>을 창단해 극작 및 연출활동을 하다가, 1993년 러시아로 영화 유학을 떠나기 전 ‘어느 무렵’께를 영화감독 지망생 인생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는 유권해석이다.
<모두들…>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 의 남선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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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몰아친 지난 3월12일 남양주종합촬영소에는 유난히 바람이 거셌다. 스튜디오라고 특별히 따뜻하지 않을 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자리잡은 제3스튜디오로 들어서는 순간, 후끈하다. 온풍의 힘이 아니라 끈끈한 밀도의 기운이다. 사형수 윤수(강동원)와 빈번한 자살 시도의 흔적이 증명하듯 생에 이렇다 할 애정이 없는 유정(이나영)이 세 번째로 만나는 교도소 ‘만남의 방’은 그 긴장감도 만만치 않은데다 공간 자체가 갑갑증을 일으킬 만큼 조밀하다. 마주 보고 있는 두 배우 뒤로 대여섯명의 스탭이 움직이면 꽉 차는 규모인데다, 카메라 두대는 들고찍기로 움직이고 있으니 엿볼 구멍조차 여의치 않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스탭들의 발이 차내는 먼지조차 숨막히는 밀도에 한몫한다.
<역도산> 이후 농담 반 진담 반 “울리는 영화를 찍겠다”는 송해성 감독의 얼굴은 마스크로 반쯤 감춰져 있지만 웃음기가 역력하다. 사형제를 진한 멜로로 공박하는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원작, 굵
극적 감성이 교차하는 사각의 방,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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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을 재미있게 봤다. 호평 못지 않게 비판적 시선도 만만치 않았다. ‘홍상수 식’이라는 아류 냄새와 가끔씩 툭툭 튀는 치기어린 감성, 기술적인 문제 등 영화의 완성도로만 따지면 <여교수…>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영화가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왜 좋았을까 생각하다가 문소리와의 인터뷰 중간에 무릎을 쳤다. “조은숙은 나름대로 발전하는 인간이지만 제 버릇, 개 못줘요. 사람이 원래 잘 안변하잖아요.” 논리와 분석을 넘어서 <여교수…>가 꽂혔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끝까지 그 성격, 그대로 간다. 스토킹을 하는 남자는 끝까지 자기 사랑의 순결성을 믿고, 조은숙은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는 와중에도 말도 안되는 시를 지으며 자기 도취에 빠진다. 이 영화에 나온 캐릭터들이 유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보통 사람도 잘 변하지 않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가 이 영화의 주제는 아니지만 캐
[팝콘&콜라] 사람이 어떻게 쉽게 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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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경쟁부문 상영작을 발표했다. 본선 경쟁부문 진출작은 장편 5편, 일반단편 38편, 학생단편 60편, TV 19편, 커미션드 28편, 인터넷 13편 등 총 6개 부문 163편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서유기>를 각색한 대만 장편 <파이어 볼>,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단편 <아빠가 필요해>(한국), TV 부문의 <뽀롱 뽀롱 뽀롱> 등이 있다(www.sicaf.org). 영화제 쪽은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클레이 애니메이션 등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의 작품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SICAF는 5월 24일부터 28일까지 용산 CGV에서 진행되며, ‘만화 애니메이션 전문 전시’, ‘만화 산업 마켓’ 등의 부대 행사는 대치동 서울 무역전시장에서 열린다.
제10회 SICAF 영화제, 본선 진출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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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오후, <카리스마 탈출기> 언론 시사회가 용산 CGV에서 열렸다. 고교생들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 이 영화는 2005년 9월 촬영을 끝냈으나 배급사가 정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뒤늦게나마 개봉을 가능케 한 일등 공신은 윤은혜. 최근 드라마 <궁>에서 발랄한 여고생 연기를 보이고 있는 그녀의 인기에 힘입어 <카리스마 탈출기>는 드라마 <궁>이 끝나는 시점에 개봉일을 정하게 됐다. 극중 선머슴 같은 여짱 한민주를 연기한 윤은혜는 "민주는 자신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며 "동료 배우들의 도움으로 영화를 재밌게 찍었다. 미숙하지만 귀엽게 봐달라"고 부탁했다.
성지 고등학교 옥상, 성지고 짱 백성기(이정)와 그 똘마니들이 정한수라는 이름에 부르르 몸을 떨고 있다. 커터 칼로 딱 7cm의 상흔을 남긴다는 싸움 짱 정한수. 문제는 이 인물이 성지고로 전학을 온다는 것이다. 정한수에 대한 소문은 성기 일당 뿐 아니라 온 학교를 공포로
안재모·윤은혜 주연의 <카리스마 탈출기> 언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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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국내 개봉한 <원초적 본능>은 강도 높은 정사신과 사이코 스릴러 특유의 심리 게임으로 관객을 열광케 했다. 말로는 부정하지만, 온몸으로 자신이 살인자라고 말하는 듯한 캐서린 트러멜의 치명적 유혹을 기억하는지. 14년만에 그녀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도 샤론 스톤의 몸을 빌어서다. 3월30일 전 세계 동시개봉하는 <원초적 본능2>는 과연 전편의 치명적 유혹을 능가할 수 있을까. 3월20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시사회는 그런 궁금증을 풀기 위한 자리였다.
시속 180km로 달리는 스포츠카 안에서 약혼자 프랭스와 정사를 나누다 캐서린(샤론 스톤)은 자동차 사고를 당한다. 캐서린은 구조됐지만 프랭스는 이 사고로 즉사한다. 프랭스가 물에 빠지기 전 약물 과잉으로 이미 죽어 있었음을 안 형사는 캐서린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재판에 앞서 정신감정을 받게 된 캐서린은 정신과 의사 마이클 글라스(데이비드 모리시)를 만난다. 다음 소설의 주인공으로 마이클을 간택한 캐서린
그녀가 돌아왔다, <원초적 본능2> 언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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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중과 정경호가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로 나선다. <광식이 동생 광태>에 함께 출연한 바 있는 이들은 3월 27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민병록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전주영화제는 미래가 촉망되는 배우를 엄선해 홍보대사로 위촉해왔다.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두 배우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예년과 달리 두 명의 홍보대사를 선정한 배경을 밝혔다. 4월 27일부터 5월5일까지 열리는 전주영화제에서 이들은 야외상영 무대인사와 관객과의 대화 그리고 일일 자원봉사자 체험등의 활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아중과 정경호,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로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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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싸이더스 FNH 제작)이 3월20일 과천 경마공원에서 7개월 동안의 촬영을 모두 끝냈다. 최고의 기수를 꿈꾸는 소녀 시은(임수정)이 혼신의 힘을 다해 천둥이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 촬영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9월2일부터 시작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고. 임수정은 물론이고 이환경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그동안 말이 안통하는 말 천둥이를 달래느라 200일 넘는 촬영기간 동안 여러차례 곤욕을 치뤄야 했다. 여름 개봉 예정.
임수정 주연 <각설탕>, 촬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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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왕의 남자' 이준기가 스크린쿼터를 놓고 대화를 나눈다. 노무현 대통령은 3월23일 오후 1시부터 네이트, 다음, 야후, 엠파스, 파란 등 5개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양극화, 함께 풀어갑시다'라는 주제로 국민과 인터넷 대화를 가질 예정. 이준기는 영화계를 대표하는 패널로 나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해 따져 물을 계획이다.
이준기, 노무현 대통령과 맞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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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김하늘 커플이 3월 넷째 주말 박스오피스를 호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영화 예매 사이트에 따르면, 3월22일 현재 <청춘만화>(3월23일 개봉)는 50%를 넘나드는 압도적 예매율로 <오만과 편견>(3월24일 개봉), <무인 곽원갑>(3월23일 개봉),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3월16일 개봉) 등을 제치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제작사인 팝콘필름은 "최근 개봉한 영화들이 한정된 관객층의 영화가 대부분이었던 것에 비해 <청춘만화>는 12세 관람가 등급으로 고른 연령대의 관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3월22일 18시 현재)
맥스무비
1위 청춘만화(47.73%)
2위 오만과 편견(17.72%)
3위 무인 곽원갑(7.35%)
4위 브이 포 벤데타(6.75%)
5위 스윙걸즈(4.85%)
티켓링크
1위 청춘만화(63.3%)
2위 오만과 편견(11.6%)
3위 무인 곽원갑(4.7%)
4위 여교수
권상우·김하늘 주연 <청춘만화>, 예매 선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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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를 비난하는 해외 영화인들의 서한이 날아드는 가운데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는 3월22일 "한국은 왜 멕시코의 전철을 밟으려 하는가"라는 멕시코 감독 마리아 노바로의 편지를 공개했다. 마리아 노바로는 1991년 <로라>로 베를린영화제 영 포럼 부문에서 수상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선댄스, 하바나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영예를 거머쥐었다. 지난 2월 개최된 멕시코 국제영화제에 영화 <프락치>를 출품한 황철민 감독을 통해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사실을 전해들은 마리아 노바로 감독은 3월14일 서신을 통해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이후 멕시코 영화계는 몰락을 맞았다"며 "한국이 왜 멕시코 영화계의 전철을 밟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래는 마리아 노바로 감독의 서신 전문이다.
황 선생님, 늦은 답신 사과드립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병원에 며칠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답신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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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감독, 스크린쿼터 지지 서한 보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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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독일 헤센주의 소도시 로텐부르크가 발칵 뒤집혔다. 아르민 마이베스라는 30대 남자가 희대의 살인극을 벌였기 때문이다.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던 마이베스는 채팅에서 만난 상대를 살해하고 그 인육을 먹어 ‘로텐부르크의 식인살인마’라는 별명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현재 재심을 받고 있는 마이베스는 채팅 파트너가 죽여달라고 부탁했고, 자신은 그의 부탁을 들어주었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남성은 자신의 성기를 잘라 마이베스와 함께 먹은 뒤 살해당했고, 그가 사망한 뒤에도 마이베스는 그의 인육을 먹었다고 한다.
독일 제나토어 영화사는 미국의 애틀랜틱 스트림라인과 함께 <로텐부르크>(마틴 바이츠 감독)를 제작해 3월9일 독일 내 개봉예정이었다. 영화 포스터의 선전문구는 ‘리얼 호러 필름’. 마이베스는 바로 이 수식어 ‘리얼’을 꼬투리 삼아 상영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3월 초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은 식인살인마라 할지라도 인권은 예술 표현의
[베를린] <로텐부르크> 등 범인에 대한 언론의 재조명으로 주목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