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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마르케, 장 뤽 고다르, 아녜스 바르다, 클로드 샤브롤….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 50년대 말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프랑스 누벨바그를 떠올리게 된다. 경향으로서 그리 긴 생명력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거장이라 불리는 당시의 시네아스트들은 여전히 새로운 작품들을 가지고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나름대로 호평을 받은 몇몇 영화들을 제외하고는 최근의 프랑스영화 대부분은 흥행과 작품성에서 열악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조악한 싸구려 코미디물이나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면서도 헐리우드표에는 미치지 못하는 어정쩡한 영화들은 프랑스영화의 고갈된 창작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할리우드영화의 위세에 대항하는 소극적 저항으로까지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프랑스영화는 이제 끝났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주류영화에서 프랑스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면 프랑스영화는 다른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크리스 마르케
[파리] 거장들의 새로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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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시작된 5월, 초대형 오락영화 틈새에서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린 독립영화들이 눈길을 끈다. 존 힐리코트의 <프로포지션>과 데이비드 자콥슨의 <다운 인 더 밸리>, 데이비드 슬레이드의 <하드 캔디>, 리안 존슨의 <브릭>, 매튜 바니의 <드로윙 레스트레인트 나인> 등이 그 작품들.
<프로포지션>과 <다운 인 더 밸리>는 지난해 개봉된 <폭력의 역사> <세레니티> 등에 이어 서부영화의 맥을 잇고 있다. 1880년대 호주 아웃백을 배경으로 <프로포지션>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에 이어 정통 서부영화의 영향을 받은 수작으로 호평받고 있다. 가이 피어스, 존 허트, 에밀리 왓슨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 작품은 호주에 정착한 초기 영국 이민자와 원주민, 영국군, 그리고 아일랜드 출신 ‘아웃로’ 사이의 갈등
[뉴욕] 독립영화, 블록버스터들의 틈새로 파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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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맨해튼뿐만 아니라 뉴욕 전체의 행사로 자리잡고 있는 제5회 트라이베카필름페스티벌(TFF)에서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추모전부터 한국 자본이 투입되고 한인 프로듀서가 제작한 공포영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됐다.
4월25일에서 5월7일까지 열린 올해 TFF에서 한국 출품작은 아니지만, 한인이나 한국이 일부 참여한 작품으로는 지난 1월29일 타계한 백남준의 <추모전>(A Tribute to Nam June Paik)과 한인 코미디언 마거릿 조와 한국계 배우 랜델 덕 김이 출연한 <이스트 브로드웨이>, 배우 겸 코미디언 데이비드 정이 출연한 다큐멘터리 <에어 기타 네이션>, 캐시 유와 줄리언 장 졸킨, 밀튼 김이 제작을 맡고 한국의 미로비젼과 미국의 매버릭필름이 공동 투자한 호러 <샘의 호수>(Sam’s Lake) 등이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백남준에 대한 헌사’ 상영
영화제 관계자에 따르면 백남준 추모전은 그의 갑작스러운 타
[현지보고] 제5회 트라이베카필름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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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의 주요 스탭과 배우를 지난 5월6일 일본 오사카 스위소호텔 난카이에서 만났다. <주온> <그루지> 등의 공포영화 감독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시미즈 다카시, 현재 일본 호러영화 붐을 주도하고 있는 프로듀서 이치세 다카시게를 차례로 인터뷰할 수 있었다. 뒤에 열린 공동 기자회견장에는 여주인공 유카도 참석했다.
시미즈 다카시는 이토 준지의 공포만화 <토미에>를 바탕으로 한 <토미에 리버스>로 장편 데뷔하여 주목받은 뒤, <주온>과 <주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그루지>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감독이다. 프로듀서인 이치세 다카시게는 <링> 시리즈와 <주온> 등을 제작해온 프로듀서다. 2004년에 ‘제이 호러 시어터’라는 프로젝트를 발표, 시미즈 다카시를 비롯하여 나카다 히데오, 쓰루다 노리오, 마사유키 오키아이, 다카야시 히로시, 구로사와 기요시 등 6명의 감독과 함께 작
[현지보고]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환생> 오사카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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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후반작업도 편집도 끝나지 않은 지난 2월, LA의 소니 스튜디오에서 30분짜리 클립 묶음과 조연을 맡은 두명의 배우를 만났다.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두 주연배우가 홍보를 위해 모습을 드러내기에는 아직 때가 이른 시점이기는 했다. 어떤 점에서, 마뉴엘 아링가고사 주교 역을 맡은 앨프리드 몰리나나 사일러스 역을 맡은 폴 베타니가 전해주는 현장 소식이 맛보기의 재미와 감질남을 부채질하기에는 딱 알맞았다. 30분짜리 클립은 할리우드의 장기인,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한 ‘가장 실감나는 허구’ 만들기가 빛을 발한다. 루브르 박물관 같은 까다로운 장소에서 촬영이 쉽지 않아 그랜드 갤러리 대부분을 세트로 지었다지만, 그림 표면의 텍스처까지 신경 써 모사하는 지경이니 흠잡기가 쉽지 않다. 폴 베타니가 “인간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사일러스를 보면서 무의식으로 원작과 스크린 이미지를 비교하던 것을 그만둔다. 사일러스의 무시무시한 흰 몸이 주는 생생한 즉물감, 이미지의 힘은 구체적이다.
[현지보고] LA에서 만난 <다빈치 코드> 앨프리드 몰리나, 폴 베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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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주주들이 월트 디즈니의 픽사 인수를 승인했다. <뉴욕타임스> 등 각종 외신은 지난 5월5일 픽사가 특별 주주총회를 열고 디즈니의 인수를 승인했다고 7일자를 통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픽사 스튜디오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이자 픽사 지분 7%를 보유한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 주식 보유에서 개인 최대주주로 올랐다.
합병 이후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되며, 픽사 주주들은 픽사 주식 1주당 디즈니 주식 2.3주를 받는다. 픽사의 주요 직원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및 테마파크 사업부에서 기존의 업무를 유지하게 될 예정이다. 디즈니는 픽사 스튜디오의 기존 애니메이션들의 속편에 대한 권리를 모두 갖게 됐다.
양사의 인수·합병 계약은 지난 1월26일 74억달러 규모로 이미 합의되었다. 이번 인수·합병의 완전한 성사로 디즈니는 지난 10년간 부진했던 애니메이션 사업부 회생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픽사 인수
픽사, 디즈니에 인수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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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의 합법화가 첫 발걸음을 뗐다. 워너브러더스가 P2P 파일공유 서비스 비트토렌토(BitTorrent)를 통해 극장용 영화와 TV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배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여름부터 개시될 예정인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의 가격은 TV쇼 에피소드당 1달러 미만이며 영화는 DVD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가격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들은 신작 영화가 DVD로 출시되는 것과 동시에 비트토렌토를 통해 대여하거나 구입할 수 있으며, 다운로드한 파일을 DVD로 굽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DVD로 복제한 영화는 일반적 DVD 플레이어가 아니라 영화를 다운로드한 해당 컴퓨터로만 감상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비트토렌토는 전세계 1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는 P2P 프로그램으로, 그간 해적판의 본거지 중 하나로 간주되어 할리우드의 끊임없는 항의에 시달려왔다. 커다란 파일을 자잘한 데이터로 쪼개어 여러 곳에 전송하는 비트토렌토의 ‘파일 스와밍’(File Swarming) 기
워너브러더스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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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 상영해도 문제없다.” 5월16일 서울중앙법원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다빈치 코드>의 배급사인 소니픽쳐스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다빈치 코드>는 댄 브라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예수가 막달레나 마리아와 결혼했다는 설정 때문에 논쟁이 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다빈치 코드>가 그리스도의 신성과 성경·진리를 훼손하고 모욕했으며, 이로 인해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달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바 있다.
재판부는 “<다빈치 코드>는 소설 원작이 이미 2004년 7월 국내에 번역 출판되어 약 260만부가 팔렸으며, 일반인들은 영화의 내용이 이미 사실이 아닌 허구라는 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 영화를 보고 종교적 신념이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관념이 변형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다빈치 코드&g
<다빈치 코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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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감독의 <팔월의 일요일들>이 8월14일부터 열리는 제60회 에딘버러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팔월의 일요일들>은 , <돼지 꿈> 등의 단편을 만들었던 이진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 ‘팔월의 일요일들’이란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된 바 있다.
<팔월의 일요일들>, 에딘버러국제영화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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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화된 관계와 반응에 길든 이들은 상식이 통하지 않을 때 사정없이 무기력해진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홍보 카피로 내세워 도시인의 알량한 불안을 여지없이 이용하는 영화 <구타유발자들>이 지난 5월15일 기자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젊은 제자 인정(차예련)을 벤츠에 태워 서울 외곽으로 빠져나온 음대 교수 영선(이병준)은 인적이 드문 강가에서 모종의 작업을 시도하다 심상찮은 이들과 맞닥뜨린다. 군대에서 심한 구타를 당해 청각과 지능에 문제가 생긴 오근(오달수), 순박한 얼굴 밑에 짐승 같은 폭력성을 감춘 봉연(이문식), 나사가 풀린 표정으로 일관하다 봉연의 말이라면 무조건 듣고보는 고교 퇴학생 홍배(정경호)와 원룡(신현탁)으로 구성된 동네 토박이들은 덜 익은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들이켜면서 자신보다 약한 고등학생 현재(김시후)에게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다. 결정적으로 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자신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늘어놓는 외지인
<구타유발자들>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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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그룹 SS501이 애니메이션 <샤크베이트>로 목소리 연기에 도전했다. <샤크베이트>는 부모를 잃은 꼬마 물고기 ‘파이’이 점성술사 이모 ‘펄’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 그룹의 막내 김형준이 주인공 ‘파이’ 역을 맡았다. 이 밖에도 개그맨 박명수가 악당 상어 역을 연기했다. 한미 합작 애니메이션인 <샤크베이트>는 7월6일 개봉할 예정이다.
SS501, <샤크베이트>로 목소리 연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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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의 기묘한 매력을 맛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5월24일과 25일 이틀간, 한국외대 대학원 소극장에서 열리는 제8회 볼리우드영화제를 찾으면 된다. 상영작은 <이끄발>과 <살람 나마스뗴떼>. 나게쉬 꾸꾸누루 감독이 연출한 <이끄발>은 크리켓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귀벙어리 소년의 이야기. 꿈을 향해 돌진하는 한 인간의 의지를 담았다. 호주 멜버른시의 아름다운 바다와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살람 나마스떼>는 시따하트 라즈아난드 감독이 연출한 작품. 호주에 사는 인도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렸다. <이끄발>과 <살람 나마스떼>는 24일과 25일 오후 6시 각각 1회씩 상영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5월24, 25일, 제8회 볼리우드 영화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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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토고의 2006 월드컵 예선전이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제4회 한국영화제가 열린다. 기간은 6월2일부터 9일까지. 한국영화제 송영구 조직위원장은 “한국영화의 위상을 알리고 나아가 한국과 독일간의 활발한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이번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성재, 최민수 주연의 <홀리데이>가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태풍>, <마법사들>, <혈의 누>, <분홍신> 등 총 1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 밖에도 “한국영화 산업과 향후 전망”에 관한 세미나와 ‘2002 한국 월드컵 사진전’이 영화제 기간 중 진행될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영화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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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3>가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배급사인 UIP의 집계에 따르면, 개봉 2주차를 맞은 <미션 임파서블3>은 5월13, 14일 주말 이틀간 서울관객 24만5천명을 추가하며 전국 누계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개봉 3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던 <킹콩> 보다도 빠른 성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미션 임파서블3>는 관객 점유율에서도 지난주보다 4.3% 높은 50.3%를 기록했다. 2위와 3위는 지난 주와 동일하다. 지난주 2위를 차지했던 <맨발의 기봉이>는 주말 이틀간 서울관객 7만6천명을 추가하며 전국 누계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3위의 <사생결단>은 전국누계 관객 190만명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주에 개봉했던 영화 중에서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선전이 돋보인다. 서울 4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서울 관객
<미션 임파서블3>, 전국 300만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