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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를 맞은 <씨네21> 영화평론상의 주인공이 나왔다. 영화 글쓰기의 호흡이 날로 짧아지고 지면을 통한 깊이 있는 사유를 만나기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영화 비평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있다. <씨네21> 영화평론상은 그 마음을 받아줄 소중한 분출구 중 하나다. 올해도 많은 지원자가 비평 지면의 문을 두드렸는데 특히 젊은 응모자들이 많았다는 게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마땅한 방법과 적절한 창구를 찾지 못했을 뿐 영화를 말하고자 하는 욕구가 언제나 수면 아래 들끓고 있다는 걸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올해 최우수상을 받은 박정원 수상자와 우수상의 조현나 수상자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의미에서 신인 평론가들이다. 이들의 참신한 시선과 용기 있는 도전이 비평의 새로운 물결이 되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해는 이들의 첫걸음을 축하하고 앞으로 이들이 어떤 글쓰기를 할지 자세히 들어보고자 예년보다 긴 인터뷰를 준비했다. <씨네21>을
[스페셜] 여전히 평론의 의미를 탐색하는 이들을 응원한다 ① ~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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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도 영상 콘텐츠로 돈을 버는 시대가 본격화 되고 있다.
영상으로 돈을 버는 것은 연기나 제작에 능력이 있어, 영화, 드라마 촬영을 하거나 제작자나 배급또는 제작 투자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돼야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존 영상 수익 시장과는 다른 온라인을 통한 OTT(over the top) 컨텐츠가 수익을 내면서 개인 크리에이터 및 중소 제작자들도 돈을 벌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영상 저작권을 일반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의 서비스가 2019년 5월부터 런칭되면서 참여자들이 늘고 있다. 무비다는 저작권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저작권 수입을 일반인들도 나눠 받을 수 있고 제작자에게는 양질의 컨텐츠 제작을 위한 제작비를 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무비다의 서비스가 런칭된 지 2달이 지난 지금 총 14개의 제작 프로젝트가 등록되었고 이미 4개의 프로젝트는 제작후원이 완료 되어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무비다의 가장 큰 특징은 플랫폼에서
‘컨텐츠로 재테크 한다’ 저작권 공유 서비스 본격 런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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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편의 영화와 함께하는 한여름 한강에서의 영화 같은 순간 ‘LIFEPLUS 시네마위크 2019’가 한창인 지난 8월 10일,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공원을 찾았다. 한낮의 열기가 식어갈 때쯤, <말아톤>(2005)의 초원이가 좋아하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활용한 ‘말아톤 세트’, 귀여운 고양이 모양의 주먹밥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세트’ 등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판매하는 먹을거리를 사온 관객이 삼삼오오 스크린 앞으로 모여들었다. 피크닉 매트 무료 대여에 성공한 이들은 튤립과 꼬마전구 등의 소품을 활용해 인증숏을 찍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리틀 포레스트>(2018) 상영에 앞서 첫 번째 영화 연계 프로그램인 소셜다이닝 행사가 열렸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영감을 얻은 제철 건강식 도시락을 선보인 김민영 ‘소녀방앗간’ 대표가 웰니스 스피커로 나섰다.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방황하던 영화 속 혜원(김태리)은 고향에서 제철 식재료로 요리를 하며 스
‘LIFEPLUS 시네마위크 2019’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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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빌>, <펄프 픽션>을 만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어쩌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하 <할리우드>) 개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타란티노는 "10편의 영화를 만들고 영화계를 은퇴하겠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횟수로 아홉 째에 해당하는 이번 신작 공개를 앞두고 팬들은 단 하나 남은 그의 영화를 아쉬움으로 붙들고 있는 상황.
그런데 타란티노 감독은 최근 "<할리우드>가 잘 되면 나머지 한 작품을 더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언급으로 다시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영화 <할리우드>를 보기 전에, 작중 배경으로 삼은 1969년의 할리우드에 대해 이해도를 높이는 영화를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에서 추천했다. 그중 여섯 편의 영화와 <할리우드>와의 연관성을 정리했다.
※ 본 기사는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개봉 전 관람해두면 좋을 영화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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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도 곧 막바지에 이르렀다. 어떤 영화들은 특정 도시를 아주 매력적으로 담아내면서 공간이 주는 개성을 적극 활용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이 나라로, 이 도시로 당장 떠나고 싶어질 것이다. 늦은 휴가라도 떠나볼 생각이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이 영화들이 힌트가 돼 줄지도 모른다.
우디 앨런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스페인 / 바르셀로나
영화 속 자극적인 한 부분만을 떼어내 만든 한국판 제목이 우스꽝스럽지만, 원제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다. 서로 다른 사랑의 태도를 가진 비키(레베카 홀)와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는 친구 사이다. 이 두 사람이 생경한 도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가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뉴요커 우디 앨런은 뉴욕에 관한 영화 말고는 만들 생각이 없어 보였으나, 이 즈음부터는 유럽으로 눈길을 돌려 색다른 도시의 매력을 한껏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작열하는 태양과 가우디의 건축물이 눈길을 사
훌쩍 떠나고 싶어질지도 모르는, 도시에 대한 예찬을 담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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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0일 프랑스에서 개봉한 뤽 베송 감독의 <아나>는 개봉 3주 동안 겨우 56만 9천명의 관객을 모았다. <아나>를 배급하는 파테는 전국적으로 818개관 동시 상영 전략을 폈지만, 개봉 둘쨋주부터 첫쨋주와 비교해 관객수가 40%나 줄었다. 이는 프랑스에서 개봉한 뤽 베송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문제는 프랑스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2억달러)를 들여 제작한 뤽 베송 사단의 전작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2017)가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참패하면서 뤽 베송 감독의 회사 유로파코프가 올해 5월 법원에서 6개월간 백업 명령을 받은 상황이라는 것. 사태가 이렇다 보니 <아나>는 뤽 베송에게는 마지막 부활의 기회였던 셈. 사실 <아나>는 지난 5월 북미 2114관에서 5주간 상영해 76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최근 감독을 둘러싼 여배우 성 추
[파리] 프랑스에서 역대 저조한 성적 낸 <아나>, 유로파코프의 미래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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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이크 피기스 /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엘리자베스 슈 / 제작연도 1999년
내 인생의 영화라니….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 너무 많이 썼을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딱히 다른 표현으로 바꾸기에는 재주가 부족한지 썩 좋은 문장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시, 내 인생의 영화라니…. 그럼 어린 시절로 돌아가봐야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런 얘기도 많이들 했을까 싶어 역시 부끄러워서 다 커서 겪은 영화들을 떠올려보았다. 음….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영화는 불필요한 설명을 하는 대신 바로 벤(니콜라스 케이지)과 세라(엘리자베스 슈)의 안타까울 만큼 망가진 현재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아마도 괜찮았을 과거의 모습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음을 명확히 알려준다.
단 한번! 각자의 시간에 있던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순간. ‘둘이서 이 시련을 극복할 거야’라는 아름다운 엔딩을 순진하게도 잠깐 상상해봤지만 술을 그만 마시라는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내 인생의 영화] 박주영 감독의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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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일하거나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서 매번 놀라게 되는 일이 있다. 밥만 먹었을 뿐인데 하루가 다 가다니, 생산적인 일은 하나도 못했는데! 그리고 점심 먹자마자 꼭 하는 말이 있다. “저녁에 뭐 먹지?” 밖에서 밥을 사 먹는 사람에게도 다음 끼니 결정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고민일 것이다. 배우 염정아·윤세아·박소담이 출연하는 tvN <삼시세끼-산촌 편> 역시 그렇게 세끼를 먹고 치우고 또 해먹고 치우는 예능이다. 남자끼리 몇번 했던 프로그램의 새 시즌을 여자들이 맡았으니 ‘이제야?’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반가운 마음이 앞질러 나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요리에) 노력은 해봤는데 맛이 없대. 그래도 우리 셋 중 내가 제일 나은 거 같은데?” 기혼 유자녀 여성 연예인이 흠잡을 데 없는 직업인이면서 ‘살림꾼’이길 기대하는 한국 사회의 통념이 있거나 말거나, 딱히 민망해하지 않고 씩씩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염정아는 독특한 생활감을 가진 사람이다. 비록 닭 깃털은 무서워하
[TVIEW] <삼시세끼-산촌 편>, 맛이 없으면 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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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5일 개봉한 <암전>. 중저음이 매력적인 배우 서예지와 대세 배우 진선규가 호흡을 맞춘 공포영화다. 졸업작품을 준비 중인 영화과 학생 미정(서예지)이 잔혹함으로 상영이 금지됐던 단편영화를 추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진선규는 금지된 영화를 제작했던 감독 재현을 연기했다.
2017년 <범죄도시>를 통해 단번에 스타덤에 오른 진선규. <암전>은 그의 첫 공포영화다. 여러 작품들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던 진선규는 <암전>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재현을 연기, 전작들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자랑했다. <암전> 개봉과 함께, 충무로 대세 배우 진선규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연극배우
진선규는 학창시절 체육교사를 꿈꿨다. 그러나 입시의 끝자락인 고등학교 3학년, 진로를 배우로 변경했다. 그렇게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 진학해 연기를 배웠다. 졸업 후에는 한예종 동문들과 함께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를 설립, 연극판에서
순수한 미소부터 살벌한 카리스마까지, 대세 배우 진선규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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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 아스트라>Ad Astra
제작 플랜B / 감독 제임스 그레이 / 출연 브래드 피트, 토미 리 존스, 리브 타일러, 루스 네가, 도널드 서덜런드 /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 개봉 9월 예정
브래드 피트가 우주비행사가 되어 우주로 향한다. 아버지를 보며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운 미 육군 소령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 로이의 영웅이었던 아버지는 우주의 지적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된다. 로이는 실종된 아버지를 찾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밀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태양계 가장 끝까지 탐사하는 임무를 맡는다. <애드 아스트라>는 <잃어버린 도시Z>(2016), <이민자>(2013), <투 러버스>(2008) 등을 만든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첫 번째 SF영화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선택한 촬영감독은 <덩케르크>(2017),
[Coming Soon] <애드 아스트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태양계 끝까지 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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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마사제’인가 싶다가도, 그를 연기하는 배우가 배성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변신>의 중수는 타인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 직업이 타인에게 고통을 줬다는 죄책감 때문에 귀농을 택한, 직업을 제외하면 보통의 평범한 남자다. 그는 형 강구(성동일)의 집에서 악마가 가족의 얼굴로 변신해 서로를 헐뜯는 기이한 사건이 벌어지자 이들을 지키기 위해 다시 사제복을 입는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2010)의 징글징글한 악역부터 드라마 <라이브>에서 연상의 전 부인을 향한 순애보를 뽐낸 오양촌까지, 극단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매번 현실감을 잃지 않는 배성우는 정서적 요소가 강한 오컬트영화 <변신>이 가진 결정적 승부수다.
-드라마 <라이브>를 한창 찍고 있을 때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고.
=원래 제작사 대표와 친분이 있어서 일찌감치 제안을 받았다. 시나리오가 신선하고 재미있었지만 드라마 촬영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바로 결정을 못하겠
<변신> 배성우 - 장르가 아니라 인물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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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튀어나와서 놀라게 하는 호러가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양면적인 모습을 들추면서 공포를 건드린다." 배우 장영남이 표현한 <변신>의 매력은 정확했다. 빙의가 아닌, 직접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악마의 대사는 가족들의 신뢰를 뒤흔들 만큼 교묘하고 음습하다. 장영남은 눈앞의 가족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믿을 수 없는 극한상황 속에서도 자녀를 지키려는 모성을 지닌 명주를 연기했다. “과하게 표현하지 않고 평범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했다”는 배우의 말 속에는 누군가의 엄마 혹은 아내이기 전에 한 사람의 중년 여성인 캐릭터를 향한 단단한 존중이 서려 있었다.
-<헨젤과 그레텔>(2007), <불신지옥>(2009) 이후 오랜만에 공포영화에 출연했다. 호러영화에 성동일, 배성우 배우를 캐스팅한 것이 새롭다면, 장영남 배우는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실제론 아닌데 사람들은 내가 호러영화를 많이 찍은 줄 안다. 약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있다
<변신> 장영남 - 늘 새로운 자극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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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메이크업 해야 하나? 영화도 맨얼굴로 찍는데.” 성동일 배우가 있는 현장은 언제나 분위기를 풀어주는 그의 가벼운 농담으로 문을 연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촬영하자는 농담 섞인 격려겠지만 가만히 곱씹어보면 그 안에 연기에 대한 철학과 무게가 느껴진다. <변신>에서 생애 처음 공포연기를 선보이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연기를 안 하는 게 가장 잘하는 것”이라 말했다. “사람이 무서운 게 아니고 상황이 무서운 거다. 거기다 대고 과장된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 진짜 같은 공포,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두려움은 그렇게 완성됐다. “연기를 즐긴다기보다는 배우라는 직업과 현장을 즐긴다”는 성동일 배우에게 이번 ‘연기 변신’에 대해 물었다.
-공포영화는 처음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전달받았을 때는 고사했다. 당시 윤제균 감독의 <귀환>을 준비 중이었는데 제작이 뒤로 밀리면서 공백이 생겼다. 김홍선 감독이 그걸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웃음) 직접 집에 찾아와서 배
<변신> 성동일 - 연기를 안 하는 게 가장 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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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이 예상치 못한 변화를 보일 때 충격이 가장 큰 법이다. 김홍선 감독의 <변신>은 평범한 가족에 숨어든 악마로 인해 벌어지는 파국을 따라가는 영화다.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 마지막까지 내 편이라 생각했던 가족이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낼 때 덮쳐오는 공포의 밀도는 여느 오컬트영화와 사뭇 다르다. 성동일·장영남·배성우는 가족 드라마라고 해도 무방한 이번 영화에서 숨 쉴 틈 없는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장르영화 특유의 과장된 상상이 바로 우리 이웃집 일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건 이들의 사실적인 연기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시에 이들에게 호러 연기는 하나의 도전이기도 했다. 세 베테랑 배우에게 설레고 긴장되는 연기 변신의 과정에 대해 물었다.
<변신> 성동일·장영남·배성우 - 장르를 말이 되게 하는 배우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