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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은 유독 ‘기분’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극중 인물이 그려내는 마음의 풍경에 주목하는 감독다운 습관이다. 그의 영화는 대상과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중요한 건 이들의 가장 큰 걸림돌이 일상에 균열을 내는 타인이나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라는 점이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0여년에 걸친 동갑내기 두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을 조명한 <유열의 음악앨범> 또한 이러한 ‘정지우 월드’의 궤적을 따른다. 라디오에서 자신의 사연이 소개되고, 사연에서 언급된 대상이 그 방송을 들을 확률만큼이나 희박한 ‘기적’이 두 사람의 사랑을 돕지만 서로의 마음속 그늘이 자꾸만 그들을 갈라서게 한다. 두 남녀가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속 이야기는 핑클, 루시드폴, 토이, 신승훈 등 90년대를 풍미한 대중가요 가사를 통해 전달된다. 그러니까 이건 유행가를 닮은 사랑 이야기다. 어디에나 있을 법하지만 누구와도 같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해피엔드
<유열의 음악앨범> 정지우 감독, "각자의 문제로 관계가 흔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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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레지나 홀)는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듣는다. 앤드루 부잘스키의 <그녀들을 도와줘>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것은 리사의 눈과 귀에 들어오는 화면 안팎의 물질성이다. 그것들은 끊임없이 걸음을 옮기며 바깥의 변화를 예민하게 수용하는 리사의 신체적 반응을 빌려 프레임 내부로 침입해 들어온다. 영화의 도입부는 이런 성질을 선제적으로 제시한다. 리사는 혼자 눈물을 닦고 있는데, 그 행위는 제대로 완수되지 못한 채 밖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메이시(헤일리 루 리처드슨)의 등장으로 중단되고 만다. 이는 징후적인 신호였다. 금고를 노린 침입자의 소리가 들려오고, 신입 직원들과 온갖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영화는 ‘더블 웨머’라는 이름의 작은 스포츠바가 얼마나 많은 것을 지탱하고 있는지, 그러면서 얼마나 다종적인 질료들이 관계를 이루고 모순을 만들어내는지를 폭로하며 그것이 부서지는 과정을 해부학적으로 관측한다.
<그녀들을 도와줘>의 모럴은 영화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들로 단일한 논리
<그녀들을 도와줘>, 앤드루 부잘스키의 무질서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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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워>는 우리가 알고 있던 에디슨(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천재 발명가 이미지를 뒤집는다. 쇼맨십에 능한 그는 다분히 사업가적인 면모가 출충했다. 반면 진짜 천재는 에디슨의 강력한 라이벌 테슬라(니콜라스 홀트)였다. 두 사람은 각각 직류와 교류 전기 사용을 주장하며 영화의 제목과 같은 전류 전쟁(War of the currents)을 벌였다. 이렇게 인류의 삶을 바꾼 발명을 둘러싼 흥미로운 역사의 한 단락이 명배우들의 연기로 탄생했다. <커런트 워>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니콜라스 홀트, 마이클 섀넌 등이 출연한다. 네 배우의 조합을 기대하는 팬들을 위해, 그들 각각이 남긴 숨은 대표작들을 짚어 봤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 에디슨의 모습은 어떨까. 천재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만큼 지금까지 그의 배역은 특별했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 탐정 셜록 홈즈, 스티븐 호킹 박사, 수학자 앨런 튜링과 시간을 지배하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니콜라스 홀트, 마이클 섀넌까지, <커런트 워> 주연 배우들의 이 작품도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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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일." 국내 개봉도 하기 전에 전세계 영화제를 돌며 무려 25개의 상을 수상한 <벌새>의 배우 박지후의 지난 1년은 그런 시간이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당시 1천여석을 채운 관객 앞에 섰을 때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극장 조명과 카메라 하나하나까지도 기억하려고 계속 눈을 마주쳤다.” 트라이베카필름페스티벌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대해 “10대인 나에게 너무 과분한 상”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신인이지만, 박지후는 그를 본 관계자들이 “앞으로 더 잘될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매력의 소유자다. <벌새>로 시작한 날갯짓이 어디까지 가닿을지, 사뭇 궁금해지는 신인을 만났다.
-14살 소녀 은희는 어떤 아이일까.
=처음에는 은희가 불쌍하다고 느꼈다. 부모님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쓸쓸함과 외로움이 가슴 한구석에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평범한 아이인 것 같다.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은 나도, 내 친구들도 다 느끼는 감정이다. 당차게
<벌새> 박지후 - 소녀,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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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밤>은 전작인 <카일리 블루스>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던데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카일리 블루스>를 찍고 나서 기억과 꿈에 더 깊은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지구 최후의 밤>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
-<카일리 블루스>와 <지구 최후의 밤>, 두 영화는 동전의 양면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같은 지역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뒤섞인)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져 판타지 같은 순간을 만들어내고, 긴 롱테이크까지 말이다. <지구 최후의 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카일리 블루스>가 어떤 영향을 끼쳤나.
=<카일리 블루스>는 꿈같은 느낌이지만, 꿈이 아닌 시간에 관한 영화다. <지구 최후의 밤>은 꿈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전작에 이어 이 영화 또한 당신의 고향이기도 한 카이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데.
=카이리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지구 최후의 밤> 비간 감독 - 꿈속으로 빠져드는 체험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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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간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시나리오의 어떤 점에 매료됐나.
=그가 나를 캐스팅하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설렜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오랜만에 만나는 진솔한 사랑 이야기에 깊이 매료되었고, 영화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호기심이 생겼다. 출연 제안을 받자마자 전작 <카일리 블루스>(2015)도 챙겨보았는데 감독님 자신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당신이 맡은 완치원은 뤄홍우(황각)의 과거 기억 속 미스터리로 남은 여성인데, 완치원을 어떤 여성으로 이해했나.
=그녀는 평범함을 갈망하는 여인이다. 그리고 감독님 내면세계의 영혼이기도 하다.
-완치원이 어떤 여성인지, 과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단서들이 몇 있는데.
=촬영 전 감독님은 영화에서 보여지지 않는 단서들을 비밀처럼 마음에 품고 있는 캐릭터로 연기할 것을 주문했다. 완치원은 운명에 끌려가는 여인이다. 고통에 떠밀려 살아가면서도 늘 자유롭다.
<지구 최후의 밤> 배우 탕웨이 - 미스터리한 인물을 붙잡아가는 흥미로운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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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 조용히 개봉해 영화를 좀 본다는 관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여전히 극장에 걸려 있는 영화가 있다. 2018년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영화 <지구 최후의 밤>이다. 이 영화는 장편 데뷔작 <카일리 블루스>로 2015년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과 신인작품상(특별언급)을 수상해 혜성처럼 등장한, 29살 비간 감독의 신작이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꿈처럼 신비롭고 기묘한 이 영화를 소개한다. 더불어 영화를 연출한 비간 감독, 이 영화에서 주인공 완치원을 연기한 배우 탕웨이와 서면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특히 비간 감독과의 인터뷰를 주선하고 그에게 질문지와 답변지를 전달해준 탕웨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낯선 감독 이름만큼이나 스타일이 생소하다. 가파른 계곡과 수많은 동굴, 강 등 이야기의 무대인 카이리의 자연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시골 마을인데 최근 중국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무려 60여분에 이르는 롱테
기묘하고 매혹적인 영화 <지구 최후의 밤>리뷰 - 비간 감독과 배우 탕웨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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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한 대학에서 일주일에 두번 시간강사로 일했다. 학생들과 치열하게 토론하는 수업이라서 꽤 긴장하며 수업에 임했다. 봄기운이 가득했던 3월, 장미 넝쿨이 만발한 담을 따라 걷던 5월의 출근길은 행복했다. 햇볕이 공격적으로 따가워질 즈음, 내 근무환경도 따가워졌다. 조교는 종강을 앞두고 시간강사 해촉문서를 보내왔다. 내가 아닌,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편에. ‘기한 내에 수업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학교에 감사 나온다’라는 경고와 함께. 이 예정된 ‘해촉’이 왜 그렇게까지 냉담하고 무례해야 했는지 아직도 영문을 모른다. 하지만 ‘냉담’과 ‘무례’가 ‘위법’은 아니므로, 나는 이 일을 그저 내 마음의 법정에 고발했다.
이후 일은, 현재 강사법 통과와 함께 많은 시간강사들이 겪은 그대로다. 강사 공채 마감을 불과 하루 혹은 몇 시간 앞두고 교수에게 ‘친히’ 전화가 온다. 다음 학기 강사 공채에 지원하라고 권유한다. ‘공채’인데 이런 전화가 왜 오는지 의아하지만 ‘난 내정자인가?
고작 이 정도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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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 되어서야 비로소 삶의 감각을 찾는 여자.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생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여자. 말갛다 못해 텅 비어버린 얼굴을 지닌 여자. 누구의 얼굴과도 닮았고 누구와도 다른 이 여자의 이름은 혜정(한해인)이다. <밤의 문이 열린다>는 유령처럼 살아가던 혜정이 의문의 사건으로 코마상태에 빠진 후, 극중 인물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진짜 유령이 되어 도심 외곽을 배회하는 밤의 시간을 담는다. 그리고 혜정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밤으로부터 하루하루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혜정의 삶을 생의 활기로 이끈다. 오래된 비유처럼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것 같지 않고 옆에 있어도 존재하는 것 같지 않은 유령처럼 살아가던 혜정이, 텅 빈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는 순간까지 영화는 끈질기게 그녀의 시간을 되돌려놓는다.
환상의 작동
이 밤의 시간들은 잔잔한 흐느낌을 머금고 있다. 간혹 명상에 잠긴 듯 고요하기까지 하다. 그러니 <밤의 문이 열린다>를 세상 도처에 있는
<밤의 문이 열린다>, 다층의 결을 지나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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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음악인들의 꿈은 풀타임 뮤지션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그저 음원을 팔고 공연 수익을 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를 원한다. 윤도현 밴드의 스탭 출신이 모여 결성한 '로큰롤 라디오'는 EBS <스페이스 공감>의 '올해의 헬로 루키',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등을 받고 SXSW, CMJ 등 굵직한 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이력이 있다. 그런 그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장차 자식이 음악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웨이스티드 쟈니스'는 SM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과 계약했지만 돈도 받지 않고 해외 공연을 다니는 처지다. 큰마음을 먹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TOP밴드>에 출연했지만 형편은 달라지지 않는다. 나름 마니아 팬층을 구축한 ‘더 루스터스’는 영화 중반 해체 소식을 알리는데, 멤버의 군 입대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뒤늦은 고백이 씁쓸하다. 이들은 인디의 미래에 대해 그리 낙관적이지 않고, 음악이 아무리 좋다 한들 수익을 낼 수 없는 산업구조에 불만
<불빛 아래서> 비정규직 음악인들의 꿈은 풀타임 뮤지션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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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가 뛰노는 무시무시한 바닷속을 마치 밀실처럼 사용해 서스펜스를 만들어냈던 여름 호러영화 <47미터>의 속편이 돌아왔다. 전편은 케이지에 갇혀 심해 47m 아래에 갇혀버린 두 자매의 사투를 그린 영화였다. 이번에는 인원수도 늘어나고 공간도 확장됐다. 대신 상어의 숫자도 늘어나고 잔인한 묘사 수위도 더 끔찍해졌다. 물에 잠긴 고대 마야의 수중도시 '시발바'를 찾아 동굴 다이빙에 나선 미아(소피 넬리스)와 친구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고는 미로 같은 해저 동굴 속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오랜 시간 굶주려 있던 눈이 먼 상어에게 이들이 발각되면서 목숨을 걸고 바다를 빠져나가려 노력하지만 깊고 어두운 물속에서 이들의 움직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상어의 위협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조류의 움직임은 이들을 더욱 깊고 깊은 심해 속에 고립시키고 만다. 깊은 심해에서 식인상어와 벌이는 가망 없는 싸움을 다뤘던 전편은 단조로운 화면 구성을 호러영화 특징을 강조한 편집의 힘으로
<47미터 2> 식인상어와 벌이는 가망 없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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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노(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는 불륜 관계의 라우라(미리암 레오네)와 함께 있다가 의문의 습격을 받아 정신을 잃는다. 잠시 뒤 호텔 방에서 깨어난 그는 밀실에서 라우라의 시체를 마주한다.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몰린 아드리노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승률 100%의 변호사를 선임한다. 변호사는 아드리노의 방으로 찾아와 재판을 위한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아드리노는 매번 진술할 때마다 말을 조금씩 바꾸는데 변호사는 그 속의 사소한 모순들을 계속 발견해낸다. 변호사는 자신에게 모든 진실을 이야기해주어야 재판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아드리노를 설득하고 숨겨진 진실이 아드리노의 입을 통해 서서히 드러난다.
스페인의 오리올 파울로 감독이 연출하여 호평을 받은 <인비저블 게스트>(2017)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 영화의 이야기가 워낙 탄탄했을뿐 아니라 반전에 이르는 과정이 중요한 영화였던 만큼 스테파노 모디니 감독의 목적은 원작을 최대한 옮기는 데 맞춰져 있다. 바르셀로
<인비저블 위트니스> 숨겨진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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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 동키(최원형)는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긍정적인 당나귀다. 세탁소에서 일하는 현실과 왕이 되고 싶은 이상 간의 괴리는 크지만 동키의 꿈꾸기는 멈추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동키의 꿈이 현실이 될 기회가 찾아온다. 정글의 왕국 아자드 시티에 민주주의의 열망이 싹튼다. 아자드 시티의 동물들은 대대로 힘센 사자들이 왕관을 써온 왕실을 향해 '왕실은 각성하라', '우리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압박한다. 듀크 왕(변종필)은 SNS와 셀카에 빠진 철없는 래리 왕자에게 왕의 자리를 물려주려다 결국 선거를 통해 왕을 선출하기로 한다.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허수아비 후보를 내세워 래리 왕자를 당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자신이 허수아비 후보인 줄도 모르고 선거에 나갔던 동키는 말도 안 되게 선거에서 승리해 왕이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신하인 여우 나타샤(김희진)가 짠 검은 계략대로 돌아간 일이다.
라이언 킹을 밀어내고 왕이 된 동키 킹의 이야기인
<동키 킹> 꿈이 현실이 될 기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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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적게는 19번, 많게는 90번 날갯짓하는 새, 꿀벌보다 더 부지런하다고 알려진 몸집이 자그마한 새, 벌새. 1994년, 뉴스에서 김일성 사망소식이 나오고, 성수대교가 붕괴한 참상의 해를 지나쳐온 중학교 2학년 은희(박지후)의 모든 감각은 작은 벌새처럼 그렇게 열려 있다. 만날 다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하는 부모님의 사이가 이상하고, 민감한 수험생 오빠의 폭력이 버겁고, 집안의 골칫거리인 언니의 ‘비행’이 못마땅하다. 성가신 일로 가득한 집을 나서면, 그래도 단짝 친구와 남자친구, 은희를 좋아하는 후배가 있다. 문밖에 그렇게 은희를 설레게, 슬프게, 화나게 하는 관계들이 존재한다.
한문 학원에 새로 온 김영지 선생님(김새벽)은 이렇게 다양한 ‘징후’로 가득한 은희의 세계에 예고없이 등장한 ‘항해사’다. "나쁜 일이 닥쳐도 기쁜 일이 함께한다"고 알려주는 영지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해결되지 않았던 은희의 질문에 조곤조곤 화답하는 존재다. ‘서울대만이 정답’이라며 다그치는
<벌새> 나쁜 일이 닥쳐도 기쁜 일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