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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반찬과 잘 어울리는 동치미 같은 배우 000입니다.” 심사위원석에 앉은 임필성 감독을 향해 오디션 참가자가 소리 높여 자기소개를 한다. 준비해온 자유연기를 펼쳐놓을 시간. 그는 길 위에서 기거하는 노숙인으로 분했다. 지하철에서 만난 노숙인을 보며 그의 말과 행동을 직접 구상했다고 하는데, 대사가 수준급이다. 여행작가 생활을 하기도 했던 그에게 연기는 지금 자신이 가장 열정을 쏟고 이루어야 할 목표다. “오늘 오디션 끝나자마자 단역 연기로 현장에 간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뉴스를 보고 발음을 연습하는 것과 단역 출연은 그에게 일상이다. 임필성 감독은 “기본기는 아직 부족하지만, 본인만의 톤과 개성이 충분히 있다”며 배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할 방법을 분석한다. 오늘 임필성 감독의 ‘심사’ 대상은 연기에 대한 지원자의 자질뿐만 아니라 프로필 사진의 적합성 여부, 오디션에서 어필할 방법 등 다양한 지점이다. 바텐더, 디자이너, 군 전역 후 지원한 참가자 등 연기 이전 그들이
임필성 감독의 '디렉터스픽' 메가폰코리아 오디션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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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하고 압도적인 것. 그와 반대로 소박하고 예쁜 것.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내 선택은 전자일 확률이 높다. 나는 확실히 스케일에 압도되는 걸 즐기는 유형인 것 같다. 잔잔하게 시작하다가 서서히 덩치를 불리고, 이내 몰아치듯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노래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 최근에도 이런 곡을 하나 만났다. 아니, 정확하게는 이런 곡의 영상에 쏙 반했다. 바로 멈퍼드 앤드 선스의 《Delta》 라이브다. 멈퍼드 앤드 선스는 국내와 해외의 인기 온도차가 극심한 걸로 유명하다. 해외에서는 몇만 관객이 꽉 들어차는 아레나형 공연장을 단숨에 매진시키는데 한국에서는 얼마 전 1천석 단위의 라이브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쳤다. 물론 이 공연, 전에 없이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멈퍼드 앤드 선스 역시 대만족하고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무대가 스펙터클할수록 그들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자, 이제 유튜브에 ‘Mumford & Sons 《Delta
[마감인간의 music] 멈퍼드 앤드 선스의 《Delta》 오투(O2) 아레나 공연, ‘진짜’ 소름 돋는 라이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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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는 10대의 끝무렵, 여자들의 사랑을 인정받지 못했던 두 소녀가 20여년이 훌쩍 지나 재회하는 이야기다. 윤희(김희애)와 준(나카무라 유코)의 유예된 사랑과 상처는, 이제 윤희의 딸 새봄(김소혜)의 성장과 함께 뜻밖의 복원 궤도에 오른다. 오타루의 설원과 담담한 편지 내레이션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한국과 일본을 잇는 중년 여성의 퀴어 멜로드라마이자 일상의 근심을 덜어내는 아스라한 겨울 여행기로서 구석구석 충만하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후 빠르게 개봉(11월 14일)까지 달려온 지금, 영화는 현재 4주째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 10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관객의 입소문에 힘입어 배급 상황의 악조건을 버텨내는 중인 <윤희에게>의 아름다움을 가능한 한 더 세심하게 들어보고 싶었고, 이에 화답한 임대형 감독이 부산, 광주, 대구 등 지방 순회 GV(관객과의 대화)가 한창인 와중에 <씨네21> 스튜디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 - 오타루에서 윤희가 코트를 입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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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타>는 어느 한적한 국도변,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작은 카센터에서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 부부가 벌이는 사기행각을 그린다. 도로 위에 못을 박아 카센터 앞을 지나는 자동차는 이곳을 들를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부부의 작전이다. 10년 전 <빵꾸>라는 제목으로 초고를 썼던 하윤재 감독에게 <카센타>는 “언제가 됐든 반드시 세상에 내놓겠다고 다짐한” 작품이었다. “김태성 촬영감독이 <빵꾸>는 신인감독의 연출력을 보여주기에 좋은 아이템이라며, 투자를 받지 못해도 우리끼리 소액 투자를 받아서 찍자고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알던 스탭들을 모으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장편/저예산영화 제작지원작으로, 경기콘텐츠진흥원 G-시네마 제작투자지원작으로 선정되며 제작에 급물살을 탄 <카센타>는 11월 27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는 중이다.
-10년 전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들른 카센터 주인과 나눈 대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카센타> 하윤재 감독 - 사람들은 사소한 계기로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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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매거진, 방송 광고 등 여러 매체에서 뷰티 모델로 풍성한 커리어를 쌓아온 김아현이 배우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이상덕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영화로운 나날>에서 그녀는 가난한 배우 영화(조현철)의 연인 아현을 연기한다. 젊은 커플은 서로의 커리어를, 공과금을, 그리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면서 꽤 혹독한 겨울을 보낸다. 모델로 보여준 화려한 외양을 내려놓고 제 나이 또래의 일상을 살아가는 배우 김아현의 모습이 유독 신선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그녀 특유의 말갛고 무심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왜 진작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았는지 의아해지고 만다.
-뷰티 모델로서 특히 10~2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원래 모델을 꿈꿨나.
=고등학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회사를 다녔는데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패션잡지 <쎄씨> 기자님이 기획 화보에 참여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오셨다. 그때 현장에서 “대단한 애가 나타났다”고 해주셨다. 그 뒤로 삽시간에 거의 모든
<영화로운 나날> 김아현 -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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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관장님은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도서관 자랑을 하셨다. 이 말은 경상도 사투리로 읽어야 하니 독자 여러분의 상상을 부탁드린다. “여기가 지방이라 어르신들이 많아요. 도서관을 잘 안 오시는 거예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노래교실을 만들었는데, 어르신들이 노래교실만 듣고 집에 가셨었거든요. 제가 여기 관장을 하게 되면서, 어르신들한테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도록 권유를 많이 했어요. 책도 빌려보시게 하고요. 책이 어렵거나 글자가 작으면 동화책이라도 읽으시라고 빌려드렸어요. 인문학 강좌도 많이 열었고요. 그렇게 해서 어르신들이 도서관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실 수 있게 도와드렸거든요. 처음에는 이게 별일 아닌 것 같아도, 저희가 3년 정도 하다보니까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내가 하기로 한 강연에는 정말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꽤 많이 참석하셨다. 그중에는 관장님이 말씀하신 할머니도 계셨다. 원래는 하루 종일 화가 난 표정으로 직원들에게 그렇게 모나게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그러
손을 잡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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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현실을 수선하기.” <아이리시맨>을 보다가 문득 로베르 브레송의 저 유명한 문구가 뇌리를 스쳤다.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동안 영화에 매몰됐다가 잠시나마 영화 바깥으로 의식이 빠져나간 건 늙은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니로)이 딸에게 냉혹한 현실을 전해 듣는 장면 때문이었다. 평생을 마피아의 히트맨으로 일했던 프랭크는 말년에 요양원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 영화 내내 두려움에 찬 시선으로 바라봤던 둘째딸 페기(안나 파킨)가 이제 자신을 만나주지도 않자 프랭크는 답답한 마음에 다른 자식에게 하소연을 하러 간다. 그때 또 다른 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자신들은 아버지한테 혼날까 평생을 두려움에 떨면서 살았다고. 그걸 여태껏 몰랐냐고.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 순간 나는 내가 이 영화에, 그리고 프랭크라는 인물에 완전히 몰입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프랭크의 시점에서 전개되던 영화는 페기의 순진무구한, 혹은 아버지를 두려워하는 시선을 잠깐씩 보여주는 게 전부다
<아이리시맨>에서 <겨울왕국2>까지, 2019년 시네마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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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과 함께 누군가의 기억, 꿈 혹은 상상인지 분명치 않은 살인 장면이 펼쳐진다. 뒤이어 경찰 대연(안내상)이 정호(이시언)를 찾아와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지난 밤 정호와 별거 중인 아내 미영(왕지혜)이 살해당했다는 것. 어젯밤 어디서 무얼 했냐는 대연의 물음을 추궁으로 느끼고 불쾌함을 표한 것도 잠시, 정호는 자신의 손과 셔츠에 묻어 있는 핏자국에 당황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다. 그러나 친구와 술자리를 가졌던 것 외에 어제 일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정호. 그는 영문도 모른 채 도망다니는 신세가 되고 만다. 2010년 연재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아내를 죽였다>는 아내를 살해한 용의자가 된 남자가 기억의 퍼즐을 맞춰나가며 하룻밤의 타임라인을 다시 쓰는 이야기다. 그를 쫓는 경찰은 사건이 있기 전 부부가 어떻게 생활을 유지해왔는가에 초점을 맞춰 수사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이에 관객은 심리적 거리를 두고 궁지에 몰린 주인공을 지켜볼 수밖에 없고, 그를 포함
<아내를 죽였다> 용의자가 된 남자가 기억의 퍼즐을 맞춰나가며 하룻밤의 타임라인을 다시 쓰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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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에서 제일 가는 선장, 데이비드 그리어(게리 올드먼)는 99년도 독일산 레스몬드가 경매에 나오자 홀린 듯이 선박의 실물을 보러 간다. 딸과 같은 이름, ‘매리’(Mary)라고 불리는 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그는 무언가에 씐 사람처럼 차까지 팔아가며 배를 구입한다. 아내 사라(에밀리 모티머)는 세이렌 흉상이 달린 50년 된 고물배에 집착하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 사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매리호를 구입한 데이비드는 가족과 그를 따르는 선원들을 태워 항해에 나선다. 승선 이후에도 데이비드는 위험한 항로를 택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간다. 한편 이번 항해에는 딸 린제이(스테파니 스콧)의 남자친구 토미(오언 티그)도 함께다. 토미가 칼로 자해를 하다 데이비드를 죽이려고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배에 탄 사람들은 혼돈에 빠져든다. 매리호에 탑승한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기이한 증상을 보인다.
세이렌 신화와 세간에 떠도는 배에 얽힌 미스터리를 활용한 공포영화다. 매리호에
<매리> 세이렌 신화와 세간에 떠도는 배에 얽힌 미스터리를 활용한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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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어>는 영국 정보부 출신의 작가 니콜라스 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미스터리 스릴러다. 2009년 영국 런던, 남편을 잃은 지 몇 해가 지난 베티(헬렌 미렌)는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를 사귀고 싶다. 은퇴한 군인 로이(이언 매켈런)는 새로운 로맨스를 원한다. 모니터 앞에 앉은 두 사람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몇몇 항목을 선택하며 각자의 프로필을 완성한다. 음주를 즐기지 않는다는 베티의 손에는 와인잔이 들려 있고, 흡연을 하지 않는다는 로이의 입에는 담배가 물려 있다. 채팅을 하던 두 사람이 결국 만남을 가진다. 프로필에 약간의 거짓을 보탰다는 사실을 순순히 털어놓은 베티와 로이는 서로가 잘 맞는다는 것을 단번에 깨닫고, 만남의 횟수를 늘려간다. 몇번의 데이트 이후, 베티는 자신의 집으로 로이를 들인다. 다리를 다친(척하는) 로이가 내심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베티의 손자 스티븐(러셀 토비)은 이 모든 상황이 못마땅하다. 영화는 베티와 로이의 과거와 현재를
<굿 라이어> 두 사람이 가진 비밀을 파헤치며 진실을 밝히는 구조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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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개봉해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레드콤플렉스를 진단한 다큐멘터리 <애국자게임>이 ‘지록위마’라는 부제와 함께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이 시대에 제기해야 하는 질문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애국자게임2: 지록위마>를 시작했다”라는 경순 감독은 20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에 다시 카메라를 들이댔다. 이석기 내란음모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2013년의 논란이 2014년의 정당 해산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안팎에서 경험한 이들의 인터뷰로 채워져 있다. ‘뒷담화’, ‘광장’, ‘지록위마’라는 테마의 3부 구성 아래 언론인, 인권활동가, 전 통진당 의원, 변호사 그리고 구속된 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카메라를 등지고 앉은 감독을 바라보며, 또는 그들끼리 둘러앉아 못다 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영화는 이들의 발언 중 나온 ‘찜찜함’, ‘거부감’, ‘자기검열’ 같은 키워드들로부터 다음의 논의를 이끌어내고, 각종 뉴
<애국자게임2: 지록위마> 지금의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의 광장에 어떤 생각으로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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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명줄을 쥐고 흔드는 악마의 장난인가, 아니면 지능적인 해커의 실수인가. 영화 <카운트다운>은 우연히 자신의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은 사람들이 하나둘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건을 다룬 공포영화다. 간호사로 일하는 퀸 해리스(엘리자베스 라일)는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재미삼아 다운로드받았다가 충격적인 경험을 한다.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가 자살을 했는데 그는 해당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로 소문났던 사람이기 때문. 겨우 이틀 정도 남았다는 기분 나쁜 안내를 잊고 살고 싶으나 말 안 듣는 동생 조던(탈리타 베이트먼), 성추행을 일삼는 파렴치한 직장 상사 설리번(피터 파시넬리) 등 절로 수명을 줄어드게 만드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일상을 점점 꼬이게 만든다. 영화는 병원에서 일하는 퀸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같은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맷(조던 캘러웨이)과 함께 애플리케이션 저주의 실체를 파헤치는 고군분투를 다룬다. 관객을 깜짝
<카운트다운>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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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펠레와 함께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손을 뻗은 채로 골을 넣어 ‘신의 손’ 논란을 일으킨 주인공. 마라도나 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사실이지만, 1984년부터 1991년까지 7시즌 동안 이탈리아 축구의 변방 나폴리를 유럽 축구의 최정상으로 올려놓은 그의 업적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가 이끈 이탈리아 남부의 가난한 구단 나폴리는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 등 이탈리아 북부의 명문 구단들을 제치고 세리에A에서 2회, 코파이탈리아에서 1회, UEFA컵에서 1회 우승했다. 이 기간, 그는 고국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 결승전에 두번 올라 한번 우승했다. <디에고>는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을 생생하게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나폴리에 스쿠데토(리그 우승)를 달아주는 훈훈한 사연만큼이나 나폴리의 신(마라도나)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그는 카모라(나폴리 마피
<디에고>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을 생생하게 조명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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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2016)을 만든 이상덕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전작이 작가의 달뜬 배회를 담았다면 <영화로운 나날>은 일거리를 얻지 못해 우울한 배우 영화(조현철)의 방랑기를 따라간다. 좀처럼 좋은 배역이 들어오지 않는데다 스스로 연기에 자신감을 잃은 배우 영화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모종의 슬럼프를 겪고 있다. 동거하는 연인 아현(김아현)과 보내는 시간만이 유일한 위로가 되어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둘의 연애사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어느새 비좁아진 마음과 자기검열, 생계의 어려움 등으로 지친 주인공을 일깨우기 위해 <영화로운 나날>은 판타지적인 설정을 불러들인다. 영화가 마주치는 친구, 가족 혹은 낯선 타인들이 그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면서 영화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배우의 숙명을 간절히 바랐던 영화가 자기 일상에서 다른 인물이 되어 살아가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영화로운 나날>은 비로소 느슨한 성장의 결말로 나아간다.
<영화로운 나날> 영화가 자기 일상에서 다른 인물이 되어 살아가는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