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을 맞은 하리(김영은)와 두리(김채하) 남매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아빠를 달래가며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강림(신용우)은 떨어져 지내온 엄마를 만나러 간다. 그러나 달콤한 휴식도 잠시, 하리와 두리가 탄 비행기가 위험에 빠진다. 심해에 봉인되어 있던 괴수 요르문간드가 석유 시추로 인해 깨어나고, 그의 부하인 스큐트들이 비행기에 공격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하리와 두리가 신비(조현정), 금비(양정화)와 함께 비행기 날개에 불시착한 하늘도깨비 주비(김현지)를 구해준 사이, 스큐트들은 자유자재로 외형을 바꾸며 승객들을 교란하고 조종사들마저 골탕먹인다. 한편 하늘의 수호신 가루다에게 창공의 퇴마사로 선택받은 강림은 혼란의 현장에 등장해 요르문간드와 친구들의 양보할 수 없는 대결에 합류한다. 2014년 TV애니메이션으로 첫선을 보이고 2018년 첫 번째 극장판으로 관객을 만난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두 번째 극장판은 하늘도깨비와 요르문간드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들은 시리
<신비아파트 극장판 하늘도깨비 대 요르문간드> 기존 캐릭터들을 또 다른 모험으로 이끈다
-
택일(박정민)은 요즘 되는 일이 없다. 공부가 싫어 자퇴를 했더니 엄마(염정아)는 학원이라도 다니라고 닦달하고, 학원비를 빼돌려 중고나라에서 구입한 오토바이는 고물이라 어디에 되팔 수도 없다. 그런 상황에 배구선수 출신 엄마에게 또 맞아야 하는 현실에 울분이 터진 택일은 홧김에 집을 나간다. 만원으로 갈 수 있는 ‘아무 데’로 낙찰된 군산에서 만난 장풍반점은 배달부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고마운 곳이다. 마음씨 좋은 주인에, 가출 청소년도 그럭저럭 살 수 있게 해주는 중국집의 유일한 단점은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의 존재 그 자체다. 엄마보다 강력한 손맛을 자랑하는 그에게 시시때때로 맞으며 택일이 세상의 쓴맛을 알아가는 사이, 그의 단짝친구 상필(정해인)은 고리금융업체에 입사한다. 의외로 사채업자 세계가 폭력적이기만 한 것 같지 않고 풍족한 생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상필은 마치 어른이 된 것 같은 자신의 상태가 만족스럽다.
<시동>은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
<시동>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했다
-
평생 건설 현장에서 일해온 리키(크리스 히친)는 좀더 편안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원한다. 그가 이번에 택한 직업은 택배원이다. 임시 계약을 맺어 근무를 시작한 그는 명목상으로는 자기 회사의 사장님이다. 택배 기사가 되려면 우선 개인 차량이 필요한데, 회사가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하자니 대여비 지출이 너무 크고 중고 밴을 사자니 수리비 부담이 되레 비효율적일 것 같아 고민스럽다. 결국 리키는 직업 간병인인 아내 애비(데비 허니우드)의 차를 팔아 새 차 구입에 필요한 보증금을 마련하기로 한다. 그는 이제 매달 할부금을 갚기 위해 주 6일 매일 14시간씩 일해야하고, 자기 시간을 써서라도 환자를 성심껏 돌보려 하는 애비에겐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 집 저 집 이동해야 하는 수고가 추가된다.
기업간 경쟁 아래 엄청난 양의 노동과 위험부담을 홀로 떠안아야 하는 개인이 인간으로서, 가족의 일원으로서 점차 무력해지는 광경. 점점 보수화되고 있는 영국 사회에서 가시화되지 않는 노동계급의 현실을 꼬집는
<미안해요, 리키> 개인이 인간으로서, 가족의 일원으로서 점차 무력해지는 광경
-
<쥬만지: 새로운 세계>(2017)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속편 <쥬만지: 넥스트 레벨>은 새로운 캐릭터와 배경을 추가하면서 자연스레 규모를 키우는 속편의 법칙을 충실히 이행한다. <쥬만지: 새로운 세계>에서 비디오 게임 <쥬만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정글을 탐험했던 고교 동창 스펜서(알렉스 울프), 마사(모건 터너), 베서니(매디슨 아이스먼), 프리지(서더라이스 블레인)는 이제 대학생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네 친구들은 고향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는데, 약속 장소에 나오기로 한 스펜서가 나타나지 않는다. 스펜서의 집을 방문한 친구들은 스펜서가 게임 속으로 들어간 것을 알게 되고, 그를 구하러 ‘쥬만지’ 세계에 다시 접속한다. 문제는 게임기가 고장난 상태라 게임 캐릭터가 랜덤으로 선택된다는 것. 게다가 스펜서의 할아버지 에디(대니 드비토)와 에디의 친구 마일로(대니 글로버)까지 게임 속으로 입장했다는 것이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 속편의 법칙을 충실히 이행한다
-
-
2019년에는 한동안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유명 배우들이 박스오피스의 성공 또는 비평가의 찬사를 받았다. 대표적인 예로 브래드 피트가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애드 아스트라>로, 제니퍼 로페즈가 영화 <허슬러>로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들 외에도 흥행과 비평에서의 호평은 물론 이미지 변신까지 성공한 배우가 있다. 돌아온 탕아 샤이아 러버프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샤이아 러버프는 계속되는 루머와 이상행동, 출연작들의 흥행 성적 저조로 기억에서 잊힌 존재가 되고 있었다. 이런 러버프가 올해 출연한 <더 피넛 버터 팔콘>(로튼토마토 신선도 95%)과 <허니 보이>(로튼토마토 신선도 93%)는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깔끔하게 지우는 역할을 해주었다.
지난 8월 9일 뉴욕과 LA에서 한정 개봉한 뒤 확대 개봉한 <더 피넛 버터 팔콘>은 600만달러가량의 제작
[뉴욕] 샤이아 러버프, <더 피넛 버터 팔콘> <허니 보이>로 이미지 변신
-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크리스천 베일, 히스 레저, 에런 에크하트, 매기 질렌홀, 마이클 케인 / 제작연도 2008년
입대를 앞두고 갑자기 영화가 찍고 싶어졌다. 그냥 한번 해보고 싶었다. 무작정 동아리 선배의 DV 캠코더를 빌려 동네 친구들을 모았다. 막무가내로 촬영을 끝내고 나서야 카메라가 고장났다는 것을 알았고 영화는 결국 완성되지 못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되는 건 딱히 없었던 20대 초반, 허탈한 마음에 극장으로 향했다. 그때 본 영화가 <다크 나이트>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마지막 터널 신의 두근거림은 마음에 오래 남았다. 이런 영화를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스치듯 했던 것 같다. 복학 후,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 단편을 찍으며 연출부 생활을 했다. 그들과 마침 개봉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함께 보며 어렴풋이 감독을 꿈꿨다. 졸업이 닥쳐올 때까지도 여전히 되는 건 없었다. 우물 속 어린 브루스 웨인처럼 두려운 마음으로 포기
[내 인생의 영화] 심찬양 감독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
J.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점점 책을 읽지 않는 아동, 청소년이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전세계를 뒤덮었다. 10대를 주 독자층으로 하는 판타지 시리즈가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해리 포터> 신간은 출간일이 정해지면 뉴스로 보도되었다.
그 <해리 포터> 시리즈가 끝났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다. 일러스트 에디션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 전권이 다시 출간되고 있는데, 일러스트를 맡은 짐 케이는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수여하는 ‘케이트 그리너웨이 메달’의 수상자. 케이는 누구에게나 이름만으로 떠올릴 수 있는 영화 속 배역들의 이미지와 일러스트 에디션의 차별화를 위해 자신이 머릿속으로 떠올린 세 주인공 해리, 론, 헤르미온느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어린이들을 찾았다고 한다. 판타지의 무대가 되는 주요 건물들 역시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결과적으로는 책을 읽으며 크게 삽입된 일러스트를 함께
씨네21 추천도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일러스트 에디션)>
-
소설가 최제훈이 첫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 이후 9년 만에 단편소설 여덟편을 한데 묶었다. 그사이 장편소설 <나비잠> <천사의 사슬> 등을 발표해왔지만 최제훈의 <위험한 비유>는 <퀴르발 남작의 성>으로 주목받은 그의 새로운 단편집이라 눈길을 끌었다. <철수와 영희와 바다> <2054년, 교통사고> <마네킹> <미루의 초상화> <유령들> <마계 터널> <현장부재증명> 등 총 8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철수와 영희와 바다>. 이름 때문인지, 그 이름에도 불구하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철수와 영희는 연인 사이다. 둘은 바다에 있다. 바닷속 해조류를 보며 매생이굴국밥을 떠올리는 보통의 상상력을 가진 두 사람은 함께 있으나 생각은 제각각이다. 영희는 아니나 다를까 제대로 다이어트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생각을 하고 있으며, ‘철수와 헤어지지 않는
씨네21 추천도서 <위험한 비유>
-
16살, 리사는 납치되어 감금당한다. “4일차 되는 날 나는 바닥에 누운 채 그를 죽일 계획을 짠다. 내가 가진 도구들을 머릿속에서 목록으로 정리하고 있으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복수해 기억해>의 첫 두 문장은 낯설다. 감금되어 며칠이 지났는데, 그게 누구든 두려워할 만한데, 주인공은 납치범을 죽일 계획을 짜고는 ‘마음이 든든해진다’고 한다. 심지어 임신 중인 16살인데? 리사는 아동정신의학과에서 수많은 검사를 치른 뒤, 감정을 잘 느끼긴 하지만 딴생각이나 비생산적인 사고를 억제하는 데 특출나다는 말을 들었다. 소시오패스는 아니다. 감정을 이해할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는데, 느끼지 않기로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리사는 보통 때는 사랑을 꺼놓고 지낸다. 그리고 지금은 공포를 꺼놓고 탈출을 도모하려는 중이다.
법정 변호사인 어머니와 해군 특수부대 출신 물리학자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리사는 부유한 미국인 가정의 딸이고, 전도유망한 과학적 재능을 가진 우등생이다.
씨네21 추천도서 <복수해 기억해>
-
“왜 나는 저기가 아니고 여기 이런 환경에 살고 있을까?”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본, 그리고 세상 경험이 쌓일수록 대답하기 어렵다는 데 난처했던 경험이 있는 질문일 것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테오도르 준 박에게도 어느 날 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사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단계에서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로 질문의 방향을 옮기면서 의사가 되려던 청년은 스님이 되었다.
한국의 전통적인 참선을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쓰인 책. 저자 테오도르 준 박은 미국에서 나고 자라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학사를, 뉴욕대에서 심리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한국에 와 송담 스님의 제자로 1990년에 인천 용화사에서 출가했다. 어떻게 승려가 되었는지, 참선의 기본은 무엇인지, 참선의 치유력은 무엇인지, 참선 수행을 통해 개인적 위기와 변화의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은 무엇인지, 나아가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여는 데 참선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씨네21 추천도서 <참선1, 2>
-
위대한 영화. 미국의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위대한 영화를 선정해 정리한 비평집의 제목은, 영화가 위대하다는 고백처럼도 들린다. 로저 에버트의 아내이자 웹사이트 발행인인 채즈 에버트의 말에 따르면 “영화의 첫 1세기 동안 탄생한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두루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에서 출발하라”.
로저 에버트에 대해서 알든 모르든, 좋아하든 아니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4권의 책 목차를 보고 그중 몇 편의 글을 읽으며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영화사에서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걸작들(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과 장 르누아르의 <게임의 규칙> 같은 영화들 말이다)은 말할 것도 없이 이 책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겠으나, 영화 팬으로서 더 눈길을 두는 글은 줄스 다신의 <리피피>, 노먼 주이슨의 <문스트럭>,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컨버세이션>, 존 바담의 <토요일 밤의 열기>, 롭 라이너의 <
씨네21 추천도서 <위대한 영화 1, 2, 3, 4>
-
이 시집의 맨 마지막 두 문장을 당신은 사랑하게 될 것이다.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 이 시집을 묶으며 자주 한 생각이었다.” 이 시집의 1부 제목은 ‘이것은 영화가 아니지만’인데, 2019년 5월부터 11월까지 메일링 서비스로 발행된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에 발표한 연재물의 제목이었다. 투병하는 친구의 병원비를 모으기 위해 30명의 창작자(뮤지션, 일러스트레이터, 포토그래퍼, 시인 등)들이 돌아가며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렸다. 그것 말고도 이 시집의 탄생에 얽힌 사랑의 사연은 여럿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사람이, 이야기가 책 말미 ‘시인의 말’에 실렸다. ‘아무에게나’라고 하지만, 사랑할 무언가를(혹은 누군가를) 찾는다는 일은 노력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며 운에만 맡길 일도 아니다. 잘 사랑하는 사람이 잘 사랑받는 것 아닐까. 아, 이건 창작자들에만 해당되는 말일지도. 황인찬의 이번 시집이 좋다는 말이다. “그 여름과 그 바다가 완전히 끝나버렸는데도
씨네21 추천도서 <사랑을 위한 되풀이>
-
12월의 서가는 묵직합니다. 밤이 길고, 생각은 많은 계절.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시기에 사유와 즐거움을 고루 잡는 책들을 골랐습니다. <사랑을 위한 되풀이>는 바다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들 것이고, <참선>은 명상과 참선에의 유혹을, <복수해 기억해>는 영화로 보고 싶다는 갈증을, <위험한 비유>는 현실이 이상한 세계로 바뀌는 느낌을 줄 것이고, <위대한 영화>는 하염없이 영화를 보는 밤과 낮을 꿈꾸게, 일러스트 에디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시리즈 첫권을 새로 읽는 흥분을 되돌려줄 것입니다. 자, 당신은 어느 책부터 읽겠습니까.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12월의 책
-
커다란 눈망울로 말을 거는 듯한 배우, 유다인이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속내를 감춘 여러 인물들의 신경전을 그린 <속물들>을 통해서다. 여러 작품을 통해 부드럽고 따듯한, 혹은 올곧고 당찬 이미지를 쌓은 유다인. 이번 영화에서 그녀는 성공을 위해 표절을 일삼고, 애인을 두고 바람까지 피우는 화가 선우정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어울리지 않을 듯한 옷이라 예상했을 수 있지만 사람이라면 공감되는 이기심을 천연덕스럽게 담아냈다. <속물들> 개봉과 함께 단편, 독립, 상업 등을 오가며 경력을 쌓아온 유다인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선배, 나 열나는 것 같아
유다인은 2005년 SBS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후 여러 드라마, 영화(단편 제외)에서 단역과 조연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그녀가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각인된 시점은 2008년 캔커피 브랜드 ‘레쓰비’의 TV CF ‘거짓말’에 출연하며
커다란 눈망울로 말을 거는 듯한 배우, 유다인의 발자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