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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시리즈를 성공시킨 덱스터스튜디오가 제작•투자하고 이해준•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한 <백두산>은 26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규모의 스펙터클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라는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도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백두산의 화산 폭발로 한반도가 최악의 상황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리준평은 작전 실행에 있어 중요한 정보를 가진 인물로 이병헌이 연기한다. 하정우가 연기한 조인창은 전역을 앞둔 폭탄 제거반 군인으로,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작전에 투입돼 북한의 리준평과 접선한다. 이병헌과 하정우는 <백두산>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두 배우를 만나 <백두산>에 합류하게 된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들었다.
[겨울 한국영화①] <백두산> 이병헌•하정우 – 뜨거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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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국영화 대전이 시작됐다. 마동석이라는 치트키를 앞세운 <시동>과 백두산 폭발을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 <백두산>이 12월 18일과 19일 관객을 만난다. 일주일 뒤엔 최민식, 한석규가 주연한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이야기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 개봉한다. 장르도, 이야기도 서로 다른 세편의 한국영화 개봉을 앞두고, <씨네21>은 우선 <백두산>과 <시동>의 매력을 살펴보았다. 배우 이병헌과 하정우에게 <백두산>의 작업에 대해 들었고, 이어 <시동>의 관전 포인트와 최정열 감독 인터뷰를 전한다. 허진호 감독의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주에 계속된다. <겨울왕국2>의 마법을 잠재울 한국영화는 과연 어떤 영화가 될까.
[스페셜] 겨울 한국영화 대전의 서막 ①~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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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성사된 역사적 첫 내한 공연이었지만 악조건이 많았다. 일단 악명 높은 고척돔의 사운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악기가 적을 때는 비교적 괜찮았지만 멤버 전원이 쏟아낼 때는 심하게 뭉개져 들렸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온 것도 문제였다. 나이 든 보노는 초반엔 컨디션 난조로, 후반엔 체력 저하로 힘들어했다. 전반적으로 훌륭했으나 때때로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관객 반응도 예상외로 뜨겁지 않았다. 스마트폰 촛불 파도가 장관이긴 했으나 한국 관객의 주특기인 열렬한 떼창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One>을 부를 땐 관객이 가사를 몰라 관객석을 향한 마이크가 민망해지기도 했다. 거장이지만 국내 히트 레퍼토리가 적은 단점이 뼈아프게 드러났다.
물론 좋은 순간들도 많았다. 디 에지는 ‘기타리스트’라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 않은 베테랑 연주를 선보였다. 반주 정도의 난이도였지만 피아노 연주도 깔끔하게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모습도 자랑했다. <Where the
[마감인간의 music] U2 내한 공연, 결국 우리는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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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를 설명할 단 한 문장이 허락된다면 이렇게밖에 답할 수 없다. 정성일은 누벨바그 시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와 지금 우리 앞에 떨어진 존재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영화를 사랑하는 세 단계가 있다고 했다. 영화를 보고, 글로 표현하고, 끝내 영화를 만들기. 정성일은 시간을 거슬러 이 고색창연한 명제를 직접 수행함으로써 자신의 애정과 영화의 가치를 증명한다. 모든 평론가에겐 각자의 감독이 있는데 정성일에겐 임권택이 있다. 그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임권택 감독을 말해왔다. 1987년 <한국영화연구1: 임권택>, 2003년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뿐 아니라 2012년부터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 <임권택X102>로 연재를 진행 중이다. 그런 정성일이 감독이 되어 임권택에 대한 영화를 찍겠다고 했을 때 떠오른 질문은 하나다. 당신 안에 더이상 임권택에 대해서 질문할 것이 남아 있는가. 정성일은 답한다. “임권택
<녹차의 중력> 정성일 감독 - 임권택이라는 중력, 영화로만 말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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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30분에 달하는 <아이리시맨>의 기나긴 상영시간에서, 주요 인물인 지미 호파(알 파치노)는 영화 시작 45분 뒤에야 등장한다. 그는 영화가 언급하는 것처럼 실제 미국의 역사에서 “1950년대의 엘비스보다 1960년대의 비틀스보다 유명하고 심지어 대통령만큼이나 유명한” 인물이었다. 호파는 일찍부터 노동운동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1932년 디트로이트의 트럭기사노조 299지부에 노동조직가로 초대받으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03년에 창설된 국제트럭기사노조(International Brotherhood of Teamster, 이하 IBT)는 1933년에 7만5천명의 노조원을 보유한 데 지나지 않았지만 호파가 이 노조에 들어와 맹활약하면서 1951년에는 100만명의 노조원을 거느리는 미국 최대 노조 중 하나가 되었다. ‘팀스터’란 일반적으로 트럭기사를 뜻하지만, IBT에는 일반 차량 기사뿐 아니라 창고업자와 그 밖의 운송 관련 노동자들까지 가입할 수 있었다.
“망할
영화 <아이리시맨>과 역사 속 국제트럭기사노조, 마피아, 그리고 미국 대통령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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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비틀린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질문했던 <애국자게임>(2000) 이후 19년 만에 속편이 나왔다. <애국자게임2: 지록위마>는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과, 그 발단이 된 2013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을 기억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집약한 다큐멘터리다. 2015년에 한국과 일본의 성노동자, 매춘부 출신의 위안부 피해자를 다루면서 여성주의 화두 안에서도 자주 소외되고 금기시되는 주제를 끄집어낸 바 있는 경순 감독이 이번엔 진영을 막론하고 우리 내부에 자리잡은 검열 본능과 분노, 피해의식을 꼬집는다. 경순 감독은 그 어떤 구호에도 쉽사리 안주하지 않는다. 헌정 사상 최초로 헌법재판소가 정당의 해산 판결을 내린 5년 전의 사건은, 그리하여 굵직한 사건과 이슈의 외피를 뚫고 수많은 개인의 체험까지 내밀히 당도한다.
-2013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내가 이 주
<애국자게임2: 지록위마> 경순 감독 -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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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잘 아는 분야이기도 하고 다뤄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신아가·이상철 감독의 신작 <속물들>은 불법 비자금과 횡령 등 부패한 미술계 일각의 부조리를 배경으로 인간 군상의 속물근성을 그린다. 사회고발적인 일면은 물론이고 인간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는 만큼 자칫 무겁고 심각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는 소재였다. 하지만 정작 <속물들>을 보고 있자면 시종일관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마주하기 힘든 인간의 비겁하고 지질한 일면이 일종의 희극처럼 우리의 삶을 풍자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소재를 고른 이유를 묻자 본인들에겐 그게 “친숙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는 현답이 돌아왔다. 실체가 없는 불특정 다수의 취향을 맞춰 계산하는 대신 자신들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들을 재미있게 만드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감독이라고 부른다. 2011년 <밍크코트>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신아가·이상철 감독은 두 번째 작품에서 좀더 선명하게
<속물들> 신아가·이상철 감독 - 선을 넘은 사람들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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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학교(총장 황준성)는 예술창작학부 영화예술전공(지도교수 최익환) 정인혁 학생(16학번)이 연출한 영화 ‘틴더시대 사랑’이 영화 ‘설국열차’와 ‘기생충’의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 필름(The Jokers Films)(대표 마뉴엘 시셰, Manuel Chiche)와 해외 배급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틴더시대 사랑’은 정인혁 학생이 2019년 연출한 작품으로, 고등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는 한 여학생이 학교에서 자살을 시도하다 벌어지는 이야기를 판타지와 코미디로 풀어낸 영화다.
조커스 필름(The Jokers Films) 대표인 마뉴엘 시셰(Manuel Chiche)는 “‘틴더시대 사랑’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감각이 유럽 영화제와 시장이 찾고 있는 바로 그 작품이다. 2020년 상반기부터 각종 영화제 및 여러 채널에 소개하고 판매 및 배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숭실대 예술창작학부 영화예술전공은 올해 한태의 학생의 장편다큐멘터리 <웰컴투X-월드>
숭실대 영화예술전공 학생 작품, ‘기생충' 프랑스 배급사 The Jokers Films과 배급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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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는 어쩜 이리도 빨리 저무는지. 2019년의 결산을 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는 사실이 반갑기도 하면서 동시에 허탈하다. 올해 한국 영화계는 <극한직업>과 <기생충> 2편의 천만 영화를 기록했다. 특히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쾌거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프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말할 수밖에 없는 기쁜 소식이다. 더불어 올해도 새삼스럽게 확인된 한 가지. 흥행 입소문을 탄 영화는 끝을 모르는 흥행 레이스를 달리는 한편, 그 대열에 질문조차 받지 못한 어떤 영화는 엉겁결에 낙오되기 십상이다. 영화의 만듦새와는 달리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한 한국 영화 다섯 편을 추렸다.
언더독
1월 16일 개봉
관객 수ㅣ195,565명
손익분기점ㅣ약 120만 명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희망. 오성윤 감독과 이춘백 애니메이션 감독이 함께 만든 제작사 오돌또기 스튜디오는 역대 국내 극장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등극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든 주역이다.
2019년 과소평가된 한국 영화 개봉작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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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은 하나의 고유한 과제를 수행하는 글이다. 짧은 글임에도 칼럼은 세상사와 사람살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그 의견은 “진리값” 혹은 최소한 진리에 가까운 근사값의 산출을 목표로 한다. 칼럼은 참됨을 찾아가는 짧은 여정이다.
한달에 한번, 매번 다른 사안과 주제에 대해 참된 의견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문득 한없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칼럼을 시작할 때는 가볍게 생각하곤 했다. 재밌게 써보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마음으로 써보자. 독자들과 수다 떠는 마음으로 써보자. 문제는 쓸거리가 없다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쓸거리는 늘 차고 넘쳤다. 수많은 칼럼들이 수많은 사건들에 대해 갑론을박한다. 상이한 세계관과 문체로 작성되지만 칼럼은 대체로 동일한 규칙을 따른다. 의미 있는 사건에 대한 참된 의견의 제시. 나 또한 그러한 규칙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모두들 같은 사건을 이야기하는데, 나마저 거기 동참해야 하나 싶어 침묵하다가도, 때로는 떠밀리는 마음으
당분간 의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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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기억의 진실에 관한 영화였다면,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그저 평범한 영화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매력은, 실제와 허구가 뒤엉키며 존재하는 기억의 논리가 영화의 존재 방식이자 우리가 사는 세상의 리얼리티와 맞물린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연기자가 ‘가짜 눈물’의 힘을 빌려 슬픔을 연기한다면 그 슬픔은 진실인가, 거짓인가? 그리고 그 가짜 눈물에 속아 눈물을 흘리는 관객의 감정은 진실인가, 거짓인가? 진실과 허구 사이를 끊임없이 진자운동해야 하는 영화의 운명.
파비안느가 리허설 장면에서 얼어붙은 이유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인 ‘카트린 드뇌브’가 자신과 유사한 입장의 파비안느를 연기할 때, 우리는 어디까지가 카트린 드뇌브이고 어디까지가 파비안느인지 확신할 수 없다. 실제의 배우와 가상의 인물이 혼재되며 구현된 형상을 만나는 것, 그럼으로써 영화 그 자체를 경험하게 하는 것, 그것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카트린 드뇌브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영화의 진실을 보여주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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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플랫은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는다. 언젠가부터 걸을 때 오른발이 끌리는 느낌이 들었다는 닐은 아들 오스카의 첫 크리스마스에는 지팡이 없이 거동하기가 어려워지고, 아들의 돌잔치에서는 호흡이 쉽지 않은 상태에 다다른다. 음성인식시스템을 활용해 투병 중인 하루하루를 써내려가던 블로그에 아들을 향한 편지를 작성하고, 추억 박스를 기획해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물건들을 남긴다. 그는 절망의 상황에서도 낙천적이며, 생의 곳곳에서 유머를 잃지 않는다. <아이 엠 브리딩>은 닐 플랫의 루게릭병 진단 이후의 삶을 기록하는 동시에 발병 이전의 삶을 기억한다. 닐의 목소리, 아내 루이즈를 비롯한 주변인들의 이야기, 과거 영상 등을 통해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삶의 순간순간을 복기한다. 자신의 이야기가 퍼져나가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루게릭병의 치료법 연구 등을 위한 기금이 늘어날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던 닐과 가족들은 먼저 연락을 취해온 두 감독을 집으로 초대
<아이 엠 브리딩>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삶의 순간순간을 복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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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의 시에서 제목을 따온 <기억할 만한 지나침>은 한 생명의 눈동자를 비춘 영상과 시를 읊는 음성으로 영화의 시작과 끝을 여닫는다. 영화 자체가 한편의 흑백 영상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화면은 대상을 바꿔가며 오래도록 하나의 풍경 혹은 생명이 가만히 있거나, 흔들리거나, 흘러가버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그러던 카메라가 따라가는 한 사람은 시인 김(이헌주). 동전을 세고 있는 남편을 향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돼?”라고 소리치는 그는 영상시가 쓰이는 중간중간 계속해서 타인과의 만남에 던져진다. 그가 함께 일했던 교사, 탈락한 공모전을 주최했던 출판사 직원, 밀린 월세를 받으러 온 집주인과 말을 섞는 장면은 번번이 그가 얼마나 고립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늘 통보와 독촉을 받는 쪽이 되어버리고 만다. 유일하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상대는 말없이 사라져버린 남편을 찾다 우연히 만난 강아지 흰돌(몽돌). 저수지에 버려졌던 흰돌을 씻겨주고 먹여줬지만
<기억할 만한 지나침> 지금껏 무엇으로 버텨왔는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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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둔 겨울, 산타 마을의 요정들이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으로 쓰러진다.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줘야 할 선물이 산더미인데 일꾼 요정들이 쓰러지자 산타 마을은 초비상이 걸린다. 이에 산타클로스(알랭 샤바)는 유일한 치료제인 비타민C를 구하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내려간다.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산타는 인간 세상에서는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거칠고 어색한 행동으로 소동을 일으키다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착하고 친절한 토마스(피오 마르마이), 아멜리(골쉬프테 파라하니) 부부의 도움을 받게 된다. 크리스마스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산타는 9만2천개의 비타민C를 구해 무사 귀환할 수 있을까?
<산타 앤 컴퍼니>는 가족 코미디와 프랑스식 조크의 양극단을 적절히 오가는 영화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타깃으로 만든 해피엔딩 영화지만, 군데군데 현실을 비튼 유머와 풍자가 깃들어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 산타클로스의 모습이다. 인간 세상을 떠도는
<산타 앤 컴퍼니> 산타는 9만2천개의 비타민C를 구해 무사 귀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