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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2025) 이후 차기작 소식이 뜸했던 장동윤 배우가 영화 <누룩>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포스터 속 그의 이름 옆에 박힌 역할이 어색하다. ‘배우’ 대신 ‘각본·감독’이 쓰여 있다. 사실 장동윤은 오래전부터 서랍 속에 두 가지 시나리오를 보관해왔다. 배우로 출연하는 시나리오와 직접 쓴 시나리오다. <누룩>은 단편 <내 귀가 되어줘>(2023)에 이은 두 번째 연출작이자 첫 장편 연출작이다. 막걸리 양조장 집 딸인 여고생 다슬(김승윤)은 특별하다고 믿어온 누룩이 사라지자 그걸 찾아 나선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시름시름 앓기까지 하는 다슬을 보며 이상하다고 여기지만 누룩의 특별함을 확신하는 다슬은 찾기를 멈추지 않는다. 4월15일 개봉을 앞두고 장동윤 감독을 만났다. 수없이 시나리오를 고친 시간과 현장의 책임에 대해 말하는 그의 얼굴은 꽤 심각했으나 희열로 번뜩였다. 영화에 대해 말할수록 자신이 드러날 수밖에
[커버] 제맛이 날 때까지, 정성을 들여 - <누룩> 장동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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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
공개 2026년 4월2일
가수 BTS(방탄소년단)
연출 이한결(프로덕션 한바고)
3월21일 광화문에서 치러진 <BTS 컴백 라이브: ARIRANG>부터 정규 5집 《ARIRANG》까지, 최근 BTS 의 행보를 두고 “한국적인 것”에 대한 논의가 왕성하다. 여기엔 4월2일 공개된 수록곡 <2.0>의 뮤직비디오도 빼놓을 수 없겠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오마주한 것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뮤직비디오가 시작하면 BTS 멤버들은 <올드보이>의 상징적인 ‘장도리 신’ 구도를 재현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곳은 이우진(유지태)이 전갈 자세를 보여줬던 그의 펜트하우스다. <올드보이>의 신화를 빌렸지만, 적절한 오마주보다는 단순한 패러디에 그친 듯하다. <올드보이>를 비롯한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기의 작품이 해외에서 주목받았던 이유는 장르적 페티시즘과 스토리텔링의 유기성에 있었다. 오대수
[culture music video]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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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미컴 시절 ‘열혈 시리즈’로 불리며 국내 올드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열혈경파 쿠니오군>과 <더블 드래곤>의 창시자 기시모토 요시히사가 지난 4월2일 세상을 떠났다. ‘벨트 스크롤’이라 불리는 횡스크롤 액션 장르에 그의 게임이 남긴 유산은 물론 추억까지 지대하다. 성공한 게임의 개발자는 유명 작가나 영화감독 같은 명성을 얻는다. 익숙한 이름이 많아질수록 매년 부고 또한 적잖이 듣게 된다. 지난해엔 <콜 오브 듀티>를 만든 인피니티 워드의 공동 창립자였던 빈스 잠펠라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접했다. 액티비전을 떠나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이제 EA 임원으로 <배틀필드 6>를 성공적으로 론칭시킨 시점이었다. 현대 1인칭 슈터(FPS)의 기틀을 다지고 장르의 방향성을 이끌었던 그는 성탄을 며칠 앞둔 오후, 소유한 빨간색 슈퍼카를 몰고 나갔다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 미형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대전액션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
[culture game] 게임 개발자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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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24번째 장편영화 <비터 크리스마스>가 3월20일 스페인에서 개봉했다. <비터 크리스마스>를 소개하는 현지 언론이 비교의 대상으로 자주 호명한 영화는 <페인 앤 글로리>다. 영화감독이 등장하는 자기 고백적 드라마라는 점에서 두 영화는 얼핏 닮았다. 다만 이번 신작은 정서적 몰입감 대신 형식적 실험, 즉 메타 픽션적 유희에 더 무게를 싣는다. 현지 언론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호평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스페인 일간 <엘 문도>는 “창작의 동기에 대한 잔혹한 탐구를 통해 가장 심오하고, 냉혹하고, 복잡하며 심지어 가장 완전한 영화를 완성했다”라며 감독의 솔직한 성찰에 박수를 보냈다. 반면 또 다른 스페인 유력 일간 <엘 파이스>는 “감정의 폭풍조차 인위적으로 연출된 작품”이라며 미장센만 돋보일 뿐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비터 크리스마스>에는 두명의 감독이 등장한다. 먼저 20
[마드리드] 완전한 영화 VS 인위적 영화 - 페드로 알모도바르 신작 <비터 크리스마스> 스페인 개봉… 현지 반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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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들> 시즌2
넷플릭스 | 연출 김주환 출연 우도환, 이상이, 정지훈 | 공개 4월3일
별점 ★★☆ | 20자평 - 남정네들의 들끓는 전우애에 금방이라도 질식할 것만 같다
불법 사채 조직을 무너뜨린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이 더 거대해진 판으로 돌아왔다. 챔피언의 꿈을 키우며 평범한 일상을 되찾은 두 사람 앞에 사설 파이트 클럽을 운영하는 백정(정지훈)이 나타나 은밀한 거래를 제안한다. 본능적으로 피비린내를 감지한 건우가 동업을 거절하자, 백정은 그의 주변인들을 하나둘 사냥하며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막다른 길에 내몰린 건우는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지옥 같은 링 위로 몸을 던진다. <사냥개 들>시즌2가 에피소드마다 펼쳐내는 맨몸 액션은 전작 못지않은 통쾌한 타격감으로 가득하다. 다만 주먹에 실려야 할 감정의 무게감은 다소 가볍게 느껴진다. 캐릭터마다의 입체적인 매력이 단순한 선악 구도로 매몰된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OTT리뷰] <사냥개들> 시즌2,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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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돌아왔다. 20년 만에 돌아왔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개봉을 기념해 지난 4월8일 주연배우 메릴 스트리프와 앤 해서웨이가 내한했다. 메릴 스트리프가 한국을 찾은 건 처음이고, 앤 해서웨이도 8년 만에 내한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메릴 스트리프는 “미란다처럼 존재감 강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정말 좋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그는 “전작이 아이폰 출시 전에 공개된 영화였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이 모든 걸 바꿨다.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미란다는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를 잘해나갈지 고민한다”라고 속편의 스토리를 귀띔했다. 극 중 캐릭터 앤디와 같은 22살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앤 해서웨이는 “당시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배우와 연기할 수 있었고, 모든 면에서 메릴 스트리프에게 영향을 받았다”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두 사람이 다시 뭉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4월29
[씨네스코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20년 만에 그녀들이 돌아왔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메릴 스트리프, 앤 해서웨이 내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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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찰스 멜턴), 애슐리(케일리 스페이니) 커플이 총지배인 조슈아(오스카 아이작)가 아내와 다투는 현장을 목격한다. 애슐리는 이를 이용해 이득을 볼 궁리를 한다. 한편 성형외과 전문의 김 박사(송강호)가 수술 중 실수를 저지르고, 그와 재혼한 컨트리클럽의 소유주 박 회장(윤여정)은 사고를 덮기 위해 분투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성난 사람들>시즌2에서 이성진 감독은 일터로 배경을 옮겨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다문화가정의 인물들, 재벌가, 상사와 부하직원간 계급 갈등을 첨예하게 그려낸다. 4월16일 공개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이성진 감독과 배우 찰스 멜턴이 함께했다.
“시즌1에서 고립된 두 인물이 끝내 함께 살고 싶은 상대를 발견했다면 시즌2에선 그 상대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그린다.”(이성진) “독립된 서사지만 시즌1의 정신을 자연스레 계승하는” <성난 사람들>시즌2에는 한국 상류층의 세계를 엿보며 감독이 매혹적이라고 생각한 한국의
[씨네스코프] 사랑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들 - <성난 사람들> 시즌2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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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이자 첫 장편애니메이션인 <앨리>(ALLY)의 스틸컷이 공개됐다. 영화 <잠>을 연출한 유재선 감독이 공동 작가로 참여하고, 한국을 비롯한 12개국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글로벌 프로젝트인 <앨리>는 인간 세상이 궁금한 심해어들의 우정과 용기를 담은 어드벤처물이다. 평온하던 심해 마을에 정체불명의 항공기가 추락하면서, 태양을 보고 싶어 하고 TV 출연을 꿈꾸는 아기돼지오징어 ‘앨리’가 예상치 못한 대모험에 휘말리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의 비주얼을 완성하기 위해 <인셉션>, <듄> 시리즈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스튜디오 디넥과 프랑스 제작사 파테 필름이 합류했다. 한편 <앨리>는 2027년 상반기 제작 완료를 목표로 월드와이드 개봉이 예정돼 있다.
제79회 칸영화제 공식 상영작 발표⋯ <호프> <군체> 초청받아
나홍진 감독의 <호프>와 연상호 감독의 <군체>
[국내뉴스] 봉준호 감독 <앨리>&제79회 칸영화제 <호프><군체>&이준익 감독 <아버지의 집밥>&넷플릭스 <각잡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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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9일 ‘2026년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 제안 기자회견이 열렸다. 영화산업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한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와 홀드백 정상화, 대형·중급 규모 펀드 조성 및 이를 위한 정부의 세제 혜택 정책” 등을 주장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국회가 영화계의 절박한 제안에 귀를 열어주기를 바란다”라는 기자회견 취지가 설명됐다. 봉준호·정지영·양우석·윤가은·임순례 감독,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등 45명이 정책 제안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독립영화협회·한국영화제작가협회·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13개 영화 단체와 영화인 581명이 정책 제안에 서명했다.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김승범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박경신 변호사, 박관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부대표, 양우석 감독,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황경선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발언자로 나섰다.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 요인으로는
[포커스]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정부 주도의 대형 펀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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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영화의 운명을 결정짓는 건 당도하는 장소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두 검사>를 보았을 땐 솔직히 별반 기억에 남지 않았다. 물론 전체주의가 인간을 집어삼키는 보편적 메커니즘을 우화로 승화시킨 훌륭한 영화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정제된 형식이 주는 거리감에 밀려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얼마 전 개봉한 <두 검사>를 (타의에 의해) 극장에서 다시 봤을 때, 전혀 다른 무언가로 다가왔다. 느리지만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연출, 침묵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연기, 규칙을 따른 자가 파멸에 이르는 결말까지. 무엇보다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닌 ‘지금 여기’에 대한 경고가 귓가를 때렸다.
<두 검사>는 인내의 영화다. 느리고, 엄격하고, 카타르시스를 허락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말에 이르러 의도적으로 관객을 좌절시킨다. 모든 숏을 고정된 카메라로 촬영하여 프레임 자체를 감옥으로 만들고, 아카데미 비율의 좁은 화면과 탈색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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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한국의 시대정신을 노골적으로 직격한 임필성 감독의 드라마 제목이다. 영화 <마담 뺑덕>(2014), <인류멸망보고서>(2012), <헨젤과 그레텔>(2007), <남극일기>(2005) 등으로 영화 팬에게 익숙한 감독인 그는 “영화광의 DNA를 쏟아부으며” 첫 드라마를 찍었다. 19년 만에 방송 드라마에 복귀한 배우 하정우와 더불어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이 주연으로, 카메오로 김남길, 박병은, 주지훈이 나선 그야말로 호화로운 군상극. 각양각색 인물이 저마다의 욕망으로 전력 질주하는 이 이야기의 끝엔 무엇이 있을지, 캐스팅 비하인드부터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까지 짚었다.
- 오랜만의 작품이자 첫 드라마 연출이다. 12화 드라마를 연출한 건 어떤 경험이었나.
= 모든 경험이 새로웠다. 매일매일 시간에 쫓기니 직관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있고, 배우와 현장에서 조율해야 할 일도 생긴다. 열
[인터뷰] “영혼까지 털어서 캐스팅했다”,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임필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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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의 색은 빛이 어떤 표면에 닿아야 드러난다. 모든 색은 단 세 가지 색으로부터 만들어진다. 하지만 색을 구성하는 삼원색은 빛과 물체에서 서로 다른 체계를 따른다. 빛을 구성하는 삼원색과 물체를 표현하는 색료의 삼원색은 다르다. 빛은 RGB 삼원색으로 구성되고, 셋을 더하면 투명한 화이트(흰빛)가 된다. 색이 더해질수록 밝아지기 때문에 빛의 가산법이라고 한다. 색료는 CMY 삼원색으로 구성되고, 셋을 더하면 블랙(검은색)이 된다. 색이 더해질수록 어두워지기 때문에 색료의 감산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영화는 빛의 가산법으로 작동한다. 빛을 더해 공간을 채우고 인물을 드러낸다. 그러나 <파리, 텍사스>는 그 반대로 나아간다. 이 영화에서 색을 본다는 것은, 빛이 온전히 주어지지 않는 순간이다. 빛에서 무언가 빠져나간 자리에 색이 생긴다. 도시의 빛들은 하나로 모인 빛이 아니라, 서로 분리된 채 존재하는 색들이다. 네온사인의 블루와 레드, 형광등의 그린, 거리 가로등의 엘로
[박홍열의 촬영미학] 결여의 색, 충만한 사막, 박홍열 촬영감독의 <파리, 텍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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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영화를 길지 않은 시기에 자주 접한다. 2024년 <노 베어스>, 2025년 <신성한 나무의 씨앗>과 <그저 사고였을 뿐>에 이어 이번 <두 검사>까지. 인권을 중시하고 예술은 응당 핍박받는 쪽에 서서 헌신해야 한다는 기치를 내세운 여러 유명 영화제가 특별히 주목한 일도 닮았다. 물론 앞선 세 작품은 이란의 엄혹한 상황을 그리고 <두 검사>는 스탈린의 대숙청 공포 기간을 다뤄 배경이 다르다. 하지만 억압적 구조 아래 고통을 겪는 존재의 구도는 같다. 표면적으로는 현실을 고발하고 반성을 유도해 각성을 노린다는 점에서 일종의 장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두 검사> 마지막, 검사 코르녜프(알렉산드르 쿠즈네초프)가 자신의 패착을 깨닫고 절망스러운 눈빛을 비추며 얇게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고선 더 말해야 할 게 있다고 느낀다.
젊음은 정의에 쉬이 현혹되는가
영화 말미 시스템 설계자로 위장한 비밀경찰국 요원은
[비평] 견뎌야 하는 절망, 김성찬 평론가의 <두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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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과거로 갔을까. 에머럴드 피넬은 에밀리 브론테의 고전소설 <폭풍의 언덕>의 배경인 19세기로 향했고, 클로이 자오는 <햄넷>에서 셰익스피어의 실제 삶에 바탕을 둔 픽션에 기대 17세기 전후를 그린다. 매기 질런홀의 <브라이드!>는 메리 셸리가 19세기 초에 집필한 고딕소설 <프랑켄슈타인>에 기반을 둔 픽션 1930년대를 배경으로 펼치며, 린 램지의 <다이 마이 러브>는 특정 시대를 명명하진 않지만 4:3의 화면비와 필름의 질감, 초원의 이미지 등 필름 영화 시기의 공기를 구현한다. 몇몇은 원작에서 비롯된 설정이니 시대적 배경의 세세한 당위를 따질 일은 아니다. 이들 영화는 시대를 정밀하게 묘사하려는 욕망이 없다. 다만 무언가를 발굴하기 위해 다른 시간대를 활용한다. 요약하자면 과거는 여성 신체에 대한 제약과 구속을 강화하는 배경이지만, 에너지가 돌출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네편의 영화 속 주인공은 모두 결혼 혹은 출산이
[비평] 괴물 옆에서: 동시대 미국 여성영화의 어떤 기류, 김소희 평론가의 <브라이드!> <다이 마이 러브> <폭풍의 언덕> <햄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