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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는, 새로운 클래식의 등장이다. <마틴 에덴>은 로베르토 로셀리니, 베르나르도 베루톨루치 등 이탈리아 영화의 정수를 환기하는 동시에 확장을 꿈꾼다. 정규교육이라곤 받은 적 없은 선박 노동자 마틴(루카 마리넬리)은 어느 날 항구에서 상류층 자제를 구해주면서 그의 여동생 엘레나(제시카 크레시)와 사랑에 빠진다. 엘레나와 교류하며 자신의 무지에 수치심을 느끼기 시작한 마틴은 어느덧 학구열을 불태우며 자기 안의 작가적 소명을 따라간다.
극심한 가난과 함께 등단에 도전하는 주인공의 긴 세월이 20세기 초반의 격동과 비스듬히 동행하는 사이,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부딪히고 파시즘의 그림자가 어둡게 드리운다. 미국 작가 잭 런던이 1909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감독 피에트로 마르첼로가 미국 오클랜드의 이야기를 이탈리아 나폴리로 옮겼다.
20세기 초를 그리되 1970~80년대까지 흡수한 시대 초월적인 미
'마틴 에덴' 역사적인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는, 새로운 클래식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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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우미화)와 예원(이연)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동성 커플이다.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하는 예원과 달리 은수는 타인 앞에선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은수는 어느 날 교통사고로 인해 걸을 수 없게 되고, 동승했던 언니 은혜가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남은 조카 수민(김보민)과 생활하게 된다. 크고 작은 마찰을 빚은 끝에 은수와 예원, 수민은 서로의 빈자리를 단단히 채워주는 관계로 거듭난다.
세 사람은 함께 식사를 하고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등 소소한 기쁨을 누리며 현재와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지만, 현재의 법 체계에서는 가족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예원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셋이 함께 상황을 헤쳐나가길 바라고, 은수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담쟁이>는 한제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초청작이다. 영화는 은수와 예원, 수민을 통해 관객이 동성 커플에 대한 현 사회의 제도적 한계를 목
'담쟁이' 한제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초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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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카드회사의 하청 콜센터에서 현장 실습 중인 고등학생 준(윤찬영)은 채권 추심 업무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콜’을 받아 회유와 협박을 반복해야 하는 이곳은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통제받는 전쟁터 같은 곳이다.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고시원과 콜센터를 오가는 준의 유일한 낙은 사진을 찍는것이다. 언젠가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희망을 가슴 한구석에 품은 채 준은 애써 웃는 얼굴로 출근한다. 옥상에서 준과 우연히 마주친 콜센터의 센터장 세연(김호정)은 그런 준에게 몇 마디 조언을 건넨다. 그러나 삶이 녹록지 않은 것은 세연도 마찬가지다. 본사의 실적 압박과 갖은 횡포로 세연은 하루하루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심정으로 살고 있다. 인턴을 병행하며 취업 준비 중인 딸 미래(정하담)도 세연의 걱정거리다. 어느 저녁, 딸 미래와 다투던 세연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직접 연체금을 받으러 간 곳에서 울먹이며 전화한 준에게 세연은 모진 말을 쏟아낸다.
'젊은이의 양지' 비극적으로 얽힌 인물들의 이야기를 우리 사회의 참혹한 단면 속에서 그려왔던 신수원 감독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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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만 구원하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다.” 실제로도 일과 사랑의 균형을 중요시해 예원에게 몰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는 이연 배우. 은수(우미화)와 그의 조카 수민(김보민)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다리를 다친 은수를 온 힘을 다해 배려하는 예원의 행동이 자연스러운 데에는 전부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한제이 감독이 잠시 캐스팅을 고민했을 정도로 유독 앳된 얼굴을 지닌 배우이지만, 특유의 예리한 눈매와 솔직하고 단단한 답변들이 도리어 믿음을 준다. <담쟁이>의 예원이, 그런 예원을 닮은 이연 배우가 지금, 여기에 있었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담쟁이> 출연 제안을 받았다던데.
=맞다. 그렇게 감독님과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고 시나리오를 받았다. (웃음) 답이 있는 영화는 언제나 재미가 없는데 <담쟁이>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 좋았다. “문제점을 알았으니 이제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하지 않을까요?” 그 물음에 관객이 저마다의 답을
'담쟁이' 이연 - 연기가 치유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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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담보' 영업시간도 끝났으니 담보한테 가볼까?
[정훈이 만화] '담보' 영업시간도 끝났으니 담보한테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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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로 찍고 8K로 보는 초고화질의 연인이 <언택트>에서 이별하고 또 재회한다. 삼성전자 8K 영화로 기획된 <언택트>는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김고은, 김주헌이 주연한 팬데믹 시대의 사랑 이야기다. 유학 후 귀국한 성현(김주헌)이 자가격리 중에 헤어진 여자친구 수진(김고은)의 브이로그를 보게 되면서 두 사람의 추억이 소환된다. “유례없는 비대면 시대를 처음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일하고 사랑하고 소통하고 있는지 다뤘다. 특히 IT기반 디바이스들에 대해 낙관하면서, 만나지 않아도 마음을 나눌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관점을 제안해보고 싶었다.”(김지운 감독)
이처럼 새로운 소통법을 향한 긍정적 소망이 그대로 녹아든 <언택트>에서 배우 김고은은 삼겹살 먹방, 요가 체험, 캠핑 중계에 열심인 밀레니얼 세대의 브이로거로 분해 특유의 말갛고 털털한 매력을 뽐낸다. 안타깝게 헤어졌던 상대를 조용히 지켜보는 배우 김주헌의
8K로 찍고 8K로 보는 삼성 단편영화 '언택트'의 김지운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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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기술이 발달하기 전의 편지를 쓰는 목적을 크게 둘로 나누면 이렇다. 일과 사랑, 사랑과 일. 사랑에는 부모, 자식,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연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모두 포함되는 법이고, 일이라고 했을 때는 최초 발상부터 진척 상황, 곤란을 겪거나 좌초하는 일까지를 아우르게 되니, 알려진 인물(특히 창작자)이 남긴 편지들은 그래서 귀한 기록이 된다.
플로베르의 서한집에서는 <보바리 부인>을 얼마나 공들여 쓰고 고쳤는지에 대한 생생한 고백을 만날 수 있다. 아서 코넌 도일 서한집에서는 <바스커빌 가문의 개>의 발상을 얻고 취재를 위해 여행을 다녀온 경위를 알 수 있다. 동시에, 편지들은 훌륭한 작품 뒤의 인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니, 서한집이 작가 사후에 편찬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번에 나란히 출간된 <나쓰메 소세키 서한집>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은 일본을 대표하는 두 작가들이 쓴 편지글을 모은 책들이다.
두 작가가 쓴 작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나쓰메 소세키 서한집>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 친애하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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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지 않을까?” <소리도 없이> 최문석 프로듀서는 시장에서 달걀을 팔던 두 남자가 폐공장에서 시체 처리를 하는 시나리오를 읽고 익숙한 직업인들의 얼굴을 다시 봤다. 선악에 대한 판단 대신 근면 성실하게 맡은 바를 해내는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의 기묘한 행보를 독특한 비주얼로 표현한 각본에 매료된 최문석 프로듀서는 “인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을 벌이기 때문에 이들을 자연스러운 무대 위에 올리고 싶었다”고 한다.
유괴 사건 이후의 주무대인 태인의 집을 오픈 세트로 만들어 특히 욕심을 냈다. 물론 촬영 시점과 예산을 고려하되 스토리가 가진 힘을 살리기 위해서도 애썼다. 계절적 배경을 겨울에서 여름으로 옮겼고, 인물의 전사를 설명하는 신을 과감히 삭제했으며, 끝없는 폭우를 피해 야외 주차장 신을 지하에서 촬영했다. 그는 “취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신인” 홍의정 감독과 함께했기에 영화를 더 멋진 방향으로 다듬을 수
'소리도 없이' 최문석 프로듀서 -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영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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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홍의정 감독이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를 의도적으로 인용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다리를 저는 창복(유재명)과 어수룩하고 무기력한 태인(유아인)을 보자마자 이청준이 내가 태어날 무렵에 쓴 소설을 떠올렸다. 이청준이 은유적으로 쓴 제목을 그들은 육체에 그대로 뒤집어쓴 채로 스크린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청준의 인물이 지식인으로서 과거의 정신적 상처를 고도의 지적인 행위를 빌려 드러내고 치유하려고 애쓰는 것과 비교해, 과거의 역사를 육체 위로 새겨둔 창복과 태인은 현실의 굴레 아래 사는 노동자다. 홍의정이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데뷔작에서 눈길을 준 대상은 수십 년 전, 혹은 현재의 지식인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 매일 매일 살려고 버티는 하층민이다.
창복과 태인은 범죄자이면서 노동자다. <소리도 없이>에서 범죄는 분업화돼 실행된다. 머리를 짜 기획하는 자가 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가 있으며, 성과의
'소리도 없이'의 선택 없는 결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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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매커너헤이, 휴 그랜트 주연의 <젠틀맨>이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인디영화 중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2위는 러셀 크로 주연의 <언힌지드>, 3위는 <그레텔과 헨젤>, 4위는 공포영화 <더 보이2: 돌아온 브람스>, 5위는 애니아 테일러조이 주연의 <엠마>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어벤져스>의 배우들이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기금모금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스칼렛 요한슨,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조이 살다나, 조 루소·앤서니 루소 감독 등이 참여했다. 이날 화상 모임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악당 타노스에 빗대기도 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과 제이크 질렌홀이 요 네스뵈의 소설 <아들>을 <HBO>에서 시리즈물로 함께 만든다
<에너미> <프리즈너스> 이후 오랜만의 협업이다. 원작은 범죄로 오염된 오
드니 빌뇌브 감독과 제이크 질렌홀이 요 네스뵈의 소설 <아들>을 'HBO'에서 시리즈물로 함께 만든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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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일영화상
부일영화상 수상 결과가 공개됐다. 최우수작품상은 <벌새>, 최우수감독상은 <유열의 음악앨범>의 정지우 감독, 여우주연상은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 남우주연상은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 여우조연상은 <반도>의 이레, 남우조연상은 <남산의 부장들>의 이희준, 각본상은 <벌새>, 신인감독상은 <작은 빛>의 조민재 감독에게 돌아갔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유오성, 장혁 주연의 <강릉>이 10월 19일 크랭크인했다. 유오성이 최대 리조트 사업의 핵심 인물 오 회장의 신임을 받는 길석을, 장혁이 강릉 최대의 리조트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민석을 연기한다.
BH엔터테인먼트
진구가 <내겐 너무 소중한 너>(가제)에 캐스팅됐다. 평생 외톨이로 살아온 이벤트 대행사 대표 재식(진구)이 시청각 장애를 가진 아이와 한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시청각 장애인 지원법
부일영화상 수상 결과가 공개됐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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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심은경 주연의 <동백정원>이 선정됐다
11월 5일부터 7일까지 CGV강릉,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2회 강릉국제영화제는 개막작 <동백정원>을 포함해 14개국에서 출품한 25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서울독립영화제2020 페스티벌 초이스 38편이 공개됐다
본선 경쟁, 새로운 선택 부문을 발표한 데 이어 10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장편 16편, 단편 22편의 화제작 리스트를 공개했다. 서울독립영화제2020은 11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9일간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개최된다.
<남산의 부장들>이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 한국영화 대표로 출품된다
10월 21일 영화진흥위원회는 <남매의 여름밤>과 두편을 놓고 경합을 벌인 끝에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을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남산의 부장들'이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 한국영화 대표로 출품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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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높은 매출 이익을, 극장 체인인 AMC는 자금난으로 인한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우선 넷플릭스는 지난 10월 20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이 64억4천만달러(약 7조3300억원)라고 밝혔다. 기존 월가의 기대 수준인 63억8천만달러보다 높은 금액이다. 넷플릭스측은 또 3분기 동안 유료 가입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220만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신규 유료 가입자 증가세가 지난 1분기에 비해 둔화됐으나, 넷플릭스측은 지난 1, 2분기에 워낙 많은 유료 가입자를 모았기 때문에 일종의 정체기를 맞은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OTT 수요가 늘면서 넷플릭스의 지난 1분기 유료 가입자 수는 1500만명에 달했다. 2분기 유료 가입자 역시 1천만명이었다.
세계 최대 극장 체인인 AMC는 같은 날인 20일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라고 발표했다. AMC의 애덤
넷플릭스 3분기 매출액 64억4천만달러 기록, AMC는 경영난 타개 위해 유상증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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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관람객이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계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OTT)을 중심으로 한 지각변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기대작들이 잇따라 넷플릭스를 통한 공개로 방향타를 돌린 가운데, 240억원 규모의 한국 최초 에스에프(SF)대작으로 화제를 모은 <승리호>까지 넷플릭스행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겨레> 10월 21일자 ‘<콜> 이어 <승리호>도?… 한국영화 기대작, 넷플릭스로 진로를 돌려라’ 중)
메리크리스마스와 넷플릭스가 아직 “협의 중”이지만 <승리호>가 넷플릭스로 갈수 있다는 소식은 영화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240억원 규모의 대작이 극장 개봉을 포기할 수 있다는 건, 침체된 극장에서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니 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고 볼 수 있다. <콜>(감독 이충현) 또한 지난 3월 극장 개봉을 시도했다가 코
[김성훈의 뉴스타래] 한국에서 넷플릭스의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