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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세탁기는 번번이 말썽이다. 그럼에도 아영(김향기)은 세탁기에 돈 쓸 여유가 없어 버틸 때까지 버텨본다.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 유일한 가족인 아영은 아끼고 버텨서 자립해야 하는 생활에 익숙하다. 마침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던 때, 아영은 생후 6개월 된 아이 혁이를 키우는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된다. 술집에서 일하는 영채의 사정도 팍팍하긴 마찬가지. 아이를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려면 스스로 아이를 돌볼 수 없다. 영채의 사정을 잘 아는 술집 사장 미자(염혜란)가 도움을 주지만, 집에서도 가게에서도 영채의 마음은 무겁다.
<아이>는 필요에 의해 만나 부족함을 채워가는 관계로 발전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다. “돈 벌어올게”라며 현관문을 나서는 영채와, 아동학과 졸업반 학생으로서 자신의 전공을 살려 아이를 돌보는 영채는 사실 닮은 구석이 많은 인물이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살다가,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상
영화 '아이' 필요에 의해 만나 부족함을 채워가는 관계로 발전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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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은 크리스마스, 새해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어수선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네 커플, 9명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강력반에서 좌천돼 신변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형사 지호(김강우)는 이혼 4년차 싱글남이다. 일도, 연애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호는 이혼 소송 중인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의 신변보호를 맡게 된다. 어설픈 지호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효영의 서로에 대한 첫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며 점차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남자친구에게 청천벽력 같은 이별 통보를 받은 스키장 비정규직 직원 진아(이연희)는 모든 걸 내려놓고 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 아르헨티나로 훌쩍 떠나버린다. 진아는 그곳에서 와인 배달원으로 일하는 재헌(유연석)을 만난다. 까칠한 듯하면서도 다정한 재헌은 진아에게 다방면으로 도움을 준다. 어느 날, 진아는 재헌으로부터 그의 남다른 과거사에 대해 전해 듣는다.
여행사 대표 용찬(이동휘)은 중국인 여자 친구 야오린(천두링
영화 '새해전야' 새해를 앞두고 느끼는 설렘과 두려움의 감정을 담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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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movie weekly magazine Cine21 published in its special Lunar New Year edition (#1292) on January 30th a conversation between Parasite director Bong Joon-ho and Youn Yuh-jung of Minari, with Bong assuming the role of the interviewer. Although this meeting could only be held virtually through video call due to the pandemic, it started before sunrise and eventually ended after sunset.
A conversation between Bong, who won the Palme d’Or in Cannes in 2019 and 4 Oscars at the 2020 Academy Awar
Conversation between Minari star Youn Yuh-jung and Parasite director Bong Joo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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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8일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누아르》를 발매한 가수 유노윤호가 <씨네21>과 인터뷰했다. 배우 황정민, 이정현과 함께한 타이틀곡 <Thank U>의 뮤직비디오를 발표해 화제가 된 유노윤호는 뮤직비디오 촬영 뒷이야기는 물론 누아르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전체적인 앨범 제작기를 들려줬다.
누아르영화 주인공들이 “순정이 있으면서도 치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정서가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는 유노윤호는 <존 윅> <킬 빌> <올드보이> 등의 영화에서 참고한 스토리와 미장센에 대해 이야기했다. “《누아르》를 준비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다”는 유노윤호는 ‘열정맨’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속내와 더불어 이 앨범에 담긴 자신의 메시지에 대한 진중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한편 타이틀곡 <Thank U> 이외의 수록곡에도 각각의 장르를 부여해 뮤직 필름, 포스터 등을 공개한 유노윤호는 <씨네21>
새 앨범 ‘누아르’로 돌아온 유노윤호, <씨네21>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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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두편이 침체된 극장가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 1월 27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개봉 첫날 6만6천여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메가박스 상영관 중심으로 개봉된 이 영화는 일본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작품답게 개봉 첫날 상영관 대부분 오리지널 티켓이 동날 만큼 열성 관객이 몰렸다. 개봉 2주차인 2월 3일부터 CGV 아이맥스관과 4DX관으로 확장 상영하기로 결정나 흥행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은 개봉 첫주 40만8천여명을 불러모았고, 개봉 8일 만에 50만명(1월 28일 오전 현재 기준)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23일 개봉한 영화 <원더 우먼 1984>의 개봉 첫주 30만3천명보다 10만여명 많은 관객수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극장을 찾은 하루 관객수가 1만명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소울' 흥행 선전하며 극장가에 숨통 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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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를 배경으로 다룬 독립영화 두편이 1월 28일 나란히 극장 개봉한다. 하나는 송전탑에 올라간 노동자를 그려낸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이고, 또 하나는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거리 투쟁, 해외 입양, 실향민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독립 영화인의 현실과 고민을 펼쳐낸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이다. 두 영화를 각각 연출한 이태겸, 이인의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켄 로치 감독의 <미안해요, 리키>에서 주인공 리키는 살기 위해 살인적인 노동의 조건을 감수한다. 굳이 해외영화의 사례를 빌리지 않더라도 고용 불안과 위험의 외주화와 각종 차별에 시달리며 부당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태겸 감독의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도 한국 사회의 부당하고 기이한 노동 현실을 압축하듯 담아낸다. 애초 제목은 <파견: 나는 나
[인터뷰]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이태겸 감독 - 여성 파견 노동자의 눈에 담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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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를 배경으로 다룬 독립영화 두편이 1월 28일 나란히 극장 개봉한다. 하나는 송전탑에 올라간 노동자를 그려낸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이고, 또 하나는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거리 투쟁, 해외 입양, 실향민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독립 영화인의 현실과 고민을 펼쳐낸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이다. 두 영화를 각각 연출한 이태겸, 이인의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관계에 있어서 초보라는 말일까, 아니면 관계에도 가나다 같은 순서가 있다는 뜻일까. 1월 28일 극장 개봉하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수수께끼 같은 제목으로 관객의 눈길을 끈다. 이인의 감독에 따르면, 관계의 가나다는 인간관계의 순서를 뜻한다. ‘가나다라마바사’처럼, 사람과 사람의 만남도 순서대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사회 이슈를 처음 알게 되는 사람들, 타인에 불과했던 이들이 서로를 처음 알게 되는 순간,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
[인터뷰]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이인의 감독 - 다큐멘터리 덕분에 관계가 시작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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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필름, CJ ENM
<공조>(2016)의 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에 배우 현빈, 유해진, 임윤아, 다니엘 헤니, 진선규가 캐스팅됐다. 전작에 이어 출연하는 현빈은 북한 엘리트 형사 철령으로 분하고, 유해진은 남한 형사 진태를 연기한다. <히말라야>의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용필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정가네 목장>(가제)이 지난 1월 22일 크랭크인했다. <정가네 목장>은 30년간 말 한마디 섞지 않고 소 키우며 남보다 못한 사이로 사는 형제 만수(류승룡)와 병수(박해준)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다. 연출을 맡은 김지현 감독은 드라마 <퐁당퐁당 LOVE>를 연출했다.
뉴 아이디, 삼성전자
NEW의 디지털 플랫폼 사업 계열사 뉴 아이디가 삼성전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2월 27일부터 실시간 OTT인 FAST의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규 론칭한 채널은 영화 큐레이션, 뮤직비디오, 푸드, 자동차
'공조2: 인터내셔날'에 배우 현빈, 유해진, 임윤아, 다니엘 헤니, 진선규가 캐스팅됐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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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국내 6개 OTT 플랫폼 사업자(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구글)의 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하여 7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 (중략) OTT 소비자 이익이 실질적으로 확보되고 피해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온라인 플랫폼 분야 불공정 약관 감시를 강화하고 필요시 소비자 피해 빈발 분야에 대하여는 표준약관 제정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1월 27일자 보도자료 ‘넷플릭스 해지했는데 환불이 안된다고요? 앞으로는 가능합니다’ 중에서)
공정위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6개 OTT 사업자들의 이용 약관 실태를 점검했고, 해지 및 환불 등과 관련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공정위가 지적한 불공정 약관 조항은 크게 7개다. 서비스를 중도 해지할 때 환불하지 않는 조항(넷플릭스, 시즌, 왓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위약금 조항(웨이브, 티빙, 시즌), 청약 철회권
[김성훈의 뉴스타래]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6개 OTT 사업자들의 이용 약관 실태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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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만났다.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화상으로 이루어진 만남이지만, 봉준호 감독이 묻고 윤여정 배우가 대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대화는 해가 떠 있을 때 시작해 해가 저물어서야 끝이 났다.
2019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4관왕까지, <기생충>으로 한국영화 역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 준비에 여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씨네21>이 마련한 윤여정과의 대담 자리에 기꺼이 응했다. 평소 김기영 감독의 팬임을 공공연히 밝혀온 봉준호 감독은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영화 데뷔한 배우 윤여정에게 여쭤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며 가벼운 질문부터 “궁극의 질문”까지 강약을 조절하며 대화를 이끌었다. 윤여정은 봉준호 감독이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만들었던 신인 시절에 가졌던 첫 만남을 기억하며 “세계적인 감독”의 과거를 생생히 들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과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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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코로나19로 영화 팬들은 올해도 기다림을 배워야 할 예정이다. 2021년 초입부터 북미 블록버스터들의 개봉 연기 소식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3월 개봉을 알렸던 디즈니·폭스의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8월 21일로 개봉을 변경했다. <킹스맨>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비밀리에 운영되는 독립정보기관 킹스맨의 탄생을 그리는 프리퀄로, 배우 레이프 파인스가 새롭게 등장한다.
배우 존 크래신스키의 감독 데뷔작으로 호평을 얻은 파라마운트의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속편 <콰이어트 플레이스2> 공개를 4월에서 9월 17일로 연기했다. 전편에 이어 소리에 극도로 민감한 괴수들이 가득 찬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며 에밀리 블런트의 상대역으로 킬리언 머피가 합류했다. 거듭된 개봉 일정 변경 끝에 4월에 안착했던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이번엔 10월 8일로 더욱 과감하게 개봉을 연기했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콰이어트 플레이스2'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 줄줄이 개봉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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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지하철 가판대나 역사 편의점에서 <씨네21>을 구입한다는 독자들의 후기를 많이 받는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는 기분을 만끽할 때 덩달아 생각나는 잡지라는 의미인 것 같아서,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힘이 난다. 실은 영화 주간지를 만드는 입장에서 독자들이 언제 어디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잡지를 읽을지가 늘 궁금하다.
최근에는 공식 SNS 계정 또는 <씨네21>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독자들의 반응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고요하고 차분하게 <씨네21>의 콘텐츠를 즐기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올해 설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책을 접하는 경로도 예년과 많이 달라졌을 거라 짐작한다. 언제 어디서 <씨네21>을 마주하든, 이번 설 합본호가 독자 여러분에게 막간의 즐거움과 활력이 되길 바란다.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기획한 설 독자 선물 이벤트(90쪽 참조
[장영엽 편집장] 마스터와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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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만 휘두르는데 불이 나가고 폭발을 한다고? 아니 이게 이 정도로 대단한 작품인가?” <귀멸의 칼날>(이하 <귀멸>)의 열풍을 실감할 수 있는 건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호응이 아니다. 평소엔 애니메이션을 즐겨보지 않는 이들의 볼멘소리야말로 진정한 성공의 척도다. 일본 커뮤니티의 몇몇 관람후기에는 <귀멸>을 본 뒤 악평을 남기는 이들에 대해 오랜 팬들의 성토 글이 종종 올라온다. 팬들은 이들이 <귀멸>을 제대로 모르면서 함부로 말한다고 분노한다. 평소엔 이런 종류의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을 사람들에게까지 번져나간 기세를 통해 알 수 있듯 <귀멸>은 한편의 콘텐츠를 넘어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속사정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팬의 시선보다는 덩달아 유행에 동참한 이들의 불만족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귀멸의 칼날>의 매력
<귀멸>은 다이쇼 시대(1912~26년)를 배경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스페셜] 매력과 의문 -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일본 내수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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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8일 일본 오리콘 발표에 의하면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총 2644만 관객 동원, 수익 361억엔으로 일본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금까지 1위였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316억8천만엔을 19년 만에 뛰어넘은 기록으로 현재도 실시간으로 경신되는 중이다(표2 참조).
이 작품의 바탕이 된 원작 만화 <귀멸의 칼날>은 2016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됐다. 다소 고전적이면서도 탄탄한 서사와 등장인물은 호평받았지만 도깨비의 잔혹한 식인 묘사와 팔다리가 마구 잘려나가는 과격한 액션, 인기 캐릭터조차 가차 없이 죽이는 작품 분위기는 ‘주류’작으로 올라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듯 괜찮은 작품이긴 하지만 결국 비주류로 끝날 것 같았던 만화 <귀멸의 칼날>은 유포테이블(Ufotable)에서 제작한 동명의 26부작 TV애니메이션으로
[스페셜] '귀멸의 칼날'은 어떻게 코로나19를 만나 지브리를 꺾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