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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케이티 더글러스)이 살고 있는 ‘베스탈리스’ 시설은 여성의 덕목으로 청결과 인내를 가르친다. 세면부터 수면까지의 모든 일상을 통제하는 이곳은 우수한 학생에게 좋은 가정으로 입양될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에 학생들은 의심 없이 복종한다. 결국 모든 가르침과 규칙을 충실히 이행해 입양을 눈앞에 둔 비비안은 소피아(셀리나 마틴)와 마주치게 되고, 상황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스릴러와 SF의 구성을 갖춘 <레벨16>은 공상과학적 상상 속에서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비상식적인 상황을 그려낸다. 상상임에도 일견 현실과 닮은 듯한 영화의 전개는 후반부에 이르러 다소 힘을 잃는 듯 보이지만, 비비안이 내린 최후의 선택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 '레벨16' 여성의 덕목으로 청결과 인내를 가르치는 시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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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중일전쟁 당시 중국군 제524연대는 일본군으로부터 상하이 조계를 보호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상하이 조계는 외국인과 부유한 중국인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공격이 금지된 외교 구역이다. 조계 건너편의 창고에 배치된 524연대는 나흘 밤낮으로 일본군과 격전을 벌인다. <800>은 이름 없는 중국 혁명군 800명이 이 창고를 최후의 방어선으로 삼아 필사의 사투를 벌였던 실화를 소재로 한 전쟁 블록버스터다.
물량 공세를 퍼부은 대규모 전투 신은 박진감이 넘치고 고증에 충실해 생생하다. 약 20만㎡의 대규모 세트로 상하이를 실감나게 구현했다. 다만 전쟁에서 인권보다 애국심을 더 강조하는 영화의 메시지는 불편함을 안긴다. 지난 중추절과 국경절이 겹친 황금연휴에 개봉해 31억3천위안을 벌어들이며 코로나19로 침체된 중국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영화 '800' 일본군에 맞서 나흘 밤낮으로 싸운 중국 혁명군 800명의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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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평과 실업으로 신음하는 한물간 브로드웨이 스타들이 졸업 무도회를 박탈당한 10대 레즈비언을 도우며 재기를 꿈꾸는 이야기인 <더 프롬>은 달콤한 노래와 춤, 귀여운 위트로 무장해 마음의 빗장을 부드럽게 열어젖힌다. 초반부의 매력도를 높이는 건 쇼 비즈니스로부터 수혈받은 거창한 나르시시즘을 자랑하는 네명의 브로드웨이 멤버들- 디디(메릴 스트립), 배리(제임스 코든), 앤지(니콜 키드먼), 트렌트(앤드루 라넬스)- 이다.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스타’ 이미지를 꿈꾸며 미국 러스트 벨트의 인디애나주로 향한 그들은 적대적인 학생-학부모들에게 평등과 자유의 가치를 전하려 애쓰지만, 일말의 불순한 의도 탓인지 도움은커녕 골칫덩이로 전락해버린다. 한편 동급생 연인과 그저 남들처럼 프롬파티에 가고 싶은 소녀 엠마(조 엘런 펠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싸움을 지속해나가면서, 화려하지만 엉성한 네명의 동료들과 차츰 우정도 쌓는다.
트럼프 시대와 작별을 고하며 할리우드가 보내는 상쾌한
영화 '더 프롬' 메릴 스트립과 니콜 키드먼, 졸업 파티에 가고 싶은 레즈비언 여학생을 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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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서영화)와 홍주(양흥주) 부부는 30년 만에 춘천을 찾는다. 유람선을 타고 청평사에 갔다 왔다가 어디선가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은주는 들렀던 매표소와 식당으로 돌아가지만 어디서도 휴대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배가 끊겨 청평사 근처에서 숙박을 할 수밖에 없게 된 부부는 늦은 식사를 하러 간 식당에서 30년 전에 이곳에 온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린다. 인테리어도 바뀌지 않은 이 식당엔 젊은 남자(우지현)와 여자(이상희)도 있다.
절대 연인 사이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청평사의 정취를 즐기다가 돌아갈 배를 놓친다. 잠을 설치던 홍주는 우연히 옛사랑 해란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게 되고, 젊은 여자는 남자에게 애인과 헤어졌다고 고백한다. 은주의 잃어버린 휴대폰을 시작으로, <겨울밤에>의 인물들은 무언가 놓쳐버린 것들을 찾아 헤맨다. 이들이 청평사에서 경험하는 겨울밤은 마치 무의식을 부유하듯 모호한 시공간으로 묘사돼 과거와
영화 '겨울밤에' 30년 만에 춘천 찾은 중년 부부... 잃어버린 건 휴대폰 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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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대학생 영석(남주혁)은 길에 쓰러진 한 여자를 돕는다. 고장난 휠체어와 여자를 리어카에 태워 집까지 데려다준 영석에게 여자는 밥을 먹고 가라 권하고, 영석은 얼떨결에 밥을 얻어먹게 된다. 여자의 이름은 조제(한지민). 폐지 줍는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조제는 헌책에 파묻힌 채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런 조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 영석은 종종 조제를 찾아와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 조제 또한 영석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설레는 시간도 잠시, 낯선 감정에 마음이 저릿해진 조제가 뒷걸음질을 치고, 조제의 닫힌 문 앞에서 영석 또한 발걸음을 돌린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겨울이 되고 영석은 다시 조제의 집에 찾아간다. 조제와 영석의 재회는 서로를 기다렸다는 듯 자연스럽고, 두 사람은 전보다 더 깊은 애정을 나누게 되지만, 보통의 연인이 그러하듯 이들 또한 점차 사랑의 끝을 감지해간다.
<조제>는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 <
영화 '조제' 변모하는 사랑의 형태를 그려낸 영화... 원작과의 차이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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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이버대학교는 코로나19 시대에 굳건히 학과 수업을 이어갔다. 많은 대학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비대면 수업, 사이버 강의를 고심하는 사이 서울사이버대학교는 사이버대학으로서 쌓아온 그동안의 노하우를 발휘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문화예술경영학과는 예술경영 분야에서 20~30년 경력을 가진 교수진들이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모든 강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오프라인으로 학생들이 실제 공연장을 찾아가 무대감독과 조명감독을 만나고 백스테이지를 탐방할 수 있는 특강을 열고 있다. 미래의 문화예술 기획자, 극장 운영자, 문화예술행정가를 양성하는 학과다운 온오프라인의 융합이다. 문화예술대학 이의신 학장(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은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내용으로 강의를 구성한다. 다양한 문화예술기관과 인턴십을 체결해 취업 분야에서도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최초의 사이버대학교인 서울사이버대학교는 전국 8개 지역에 캠퍼스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뷰티디자인학과] ‘현장 중심’을 최우선 가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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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배우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 영화를 만날 때가 있다. 정말 오랜만에 그런 영화를 만났다. 앞으로 나에마 리치가 어떤 연기자가 될진 알 수 없지만, <안티고네>에서 그녀의 연기는 압도적이다. 쉽게 잊지 못할 눈빛을 가졌다.
‘이미’와 ‘아직’ 사이
<안티고네>를 보며 가졌던 첫 번째 의문은 왜 작품의 제목을 <안티고네>로 내걸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안티고네>는 영화의 주요 사건 대부분을 현대적으로 각색했기에 독자적인 영화로 성립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소피 데라스페 감독은 영화의 제목과 인물 이름까지 모두 원작에서 가져와 그리스 신화(또는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만들려 한다. 내게 이러한 시도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안티고네’가 지금 이 시대에 반드시 되살아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소피 데라스페는 관객이 이 영화를 통해 단지 안티고네를 연상하는
영화 <안티고네>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소환해야 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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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아이의 활시위에 힘이 실리고 있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될 마블 드라마 <호크아이>에 플로렌스 퓨, 헤일리 스타인펠드 등이 추가 캐스팅됐다. 지난 2019년 4월 제작 확정이 된 <호크아이>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와 연계된 드라마로, 영화 속에서 호크아이를 연기한 제레미 레너가 그대로 출연한다. 호크아이의 과거사와 후계자인 케이트 비숍을 양성하는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다.
<호크아이>의 핵심 캐릭터인 케이트 비숍은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맡았다. 이미 2020년 1월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케이트 비숍 역을 맡는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당시 헤일리는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했었다. 그러나 12월3일, <호크아이> 뉴욕 촬영 현장에서 헤일리 스타인펠드의 모습이 포착되며 그의 출연이 확인됐다.
그리고 하루 뒤인 12월4일,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플로렌스
마블 드라마 <호크아이>, 블랙위도우 세계관 공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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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의 스핀오프 드라마 <하우스 오브 더 드래곤>의 윤곽이 드러났다. 전례 없는 인기를 누렸으나 결말에 이르러 혹평을 받기도 했던 <왕좌의 게임>의 스핀오프 드라마에 새롭게 등장할 용의 디자인을 워너 미디어가 12월4일 공개했다. 사진 속 CG로 구현된 용은 짙은 붉은색과 검은색이 섞인 외관을 자랑한다. 용의 이름과 주인이 될 인물은 알려지지 않았다.
드라마 <하우스 오브 더 드래곤>은 <왕좌의 게임> 시점으로부터 약 300년 전 이야기를 그린다. 조지 R.R. 마틴의 소설 <불과 피>를 원작으로, 웨스테로스 대륙을 정복한 타르가르옌 가문의 통치기를 담는다. 웨스테로스 대륙을 정복한 아에곤 1세의 후손들이 얽히고설킨 권력 투쟁을 벌이는 과정이 담길 예정이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는 원작자인 조지 R.R.마틴이 각본과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다. 그와 함께 <허큘리스>, <
<왕좌의 게임>이 스핀오프로 돌아온다... 300년 전 용 가문의 이야기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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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댄싱 본능을 주체할 수 없어서 말이야
[정훈이 만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댄싱 본능을 주체할 수 없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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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 배우연구소 소장의 액톨로지 시리즈 1권 <배우 이병헌>이 출간되었다. 지금까지 배우 이병헌의 커리어를 총망라한 책이다. 이병헌과의 인터뷰는 물론, 그와 협업한 업계(방송, 광고, 영화 등) 관계자들과의 폭넓은 인터뷰가 이 책을 만들었다.
연기한 주요 캐릭터에 대한 분석은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송강호, 전도연 배우와의 협업이나 김지운, 이주영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비롯한 사람들이 그간의 이병헌을 말한다면, ‘Analysis’ 페이지는 이병헌을 둘러싼 거의 모든 숫자 정보를 망라한다. 박스오피스 성적, 출연한 드라마의 TV 시청률, 광고 이미지 등에 대한 분석글이 이어진다. 백은하 배우연구자가 진행한 긴 인터뷰는 이병헌 배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귀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은하배우연구소는 2019년부터 다음 세대 배우들을 매해 선정하는 ‘넥스트 액터’ 시리즈를 시작해 박정민, 고아성 배우에 대한 책을 펴내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배우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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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1, 2>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지음 / 이룸북 펴냄
<트라우마 사전>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지음 / 윌북 펴냄
최근 출판계에서 중요해 보이는 흐름 하나는 작법서 출간이다. 글쓰기 책의 인기야 꾸준했지만, 단순히 글쓰기가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 OTT 시리즈 등의 스토리를 위한 작법서 말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위한 작법서는 강조하는 포인트가 아예 다르다. 문장보다 캐릭터가 압도적인 중요도로 언급되며, 작법서라고는 하지만 많은 경우 설정집, 자료집, 키워드 모음집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책의 제목과 부제들만 살펴봐도 이런 경향은 쉽게 알 수 있다. 낸시 크레스의 <넷플릭스처럼 쓴다: SF·판타지·공포·서스펜스>, 댄 코볼트의 <장르 작가를 위한 과학 가이드: 과학적 진실성을 갖춘 SF, 판타지, 기타 장르소설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보라. 안젤라 애커만과 베카 푸글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1, 2> <트라우마 사전>, 생생한 캐릭터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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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조제>가 언론에 공개됐다. 잘 알려진 대로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한국판 리메이크작이다. 츠마부키 사토시와 이케와키 치즈루 주연의 원작 영화가 나온 지 17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밀레니얼 세대 관객에게도 인생 영화로 회자될 만큼 즐겨 찾는 영화라서 자연스레 김종관 감독의 <조제>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게다가 한지민, 남주혁이란 스타 캐스팅이 힘을 더했으니 대중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개봉하던 해에 극중 츠네오와 비슷한 또래였던 씨네21 남자 기자 셋이 영화를 보자마자 짧은 감상평을 남겼다.
김성훈 기자
원작의 설정과 전개를 가져오되, 한국 사회의 청춘과 풍경 그리고 공간에 김종관 감독의 인장을 입혀 그려낸 영화다. 낯선 사람에 대한 설레임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공간을 통해 드러내는 방식은 <최악의 하루> <페르
80년대생 남자 기자 셋이 본 <조제>, 원작과 이렇게 다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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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BH엔터테인먼트, 콘텐츠지음
넷플릭스가 <종이의 집>(제목 미정, 제작 BH엔터테인먼트, 콘텐츠지음)한국판 리메이크를 확정했다. 드라마 <손 the guest> <보이스>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연출을, 드라마 <나 홀로 그대>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대본을 맡는다.
쇼박스, 홍필름, 팀고릴라컨텐츠그룹,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임진순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마동석, 정경호, 오나라, 오연서가 출연하는 <압구정 리포트>(제작 홍필름, 팀고릴라컨텐츠그룹, 비에이엔터테인먼트·배급 쇼박스)가 지난 11월 20일 크랭크업했다. <압구정 리포트>는 서울 강남 일대의 성형 비즈니스 전성기를 다룬 영화로, 마동석이 오지랖 넓은 압구정 토박이 대국을, 정경호가 까칠한 성형외과 의사 지우를 연기했다.
사나이픽처스
사나이픽처스가 사무실을 이전했다. 새 주소는 서울 중구 동호로20길 4
넷플릭스가 <종이의 집>한국판 리메이크를 확정했다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