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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쓰레기를 버리고 가볍게 러닝을 한 뒤 가족을 위한 아침 식사를 차리고 출근하는 삶. 중년 남성 허치 맨셀(밥 오든커크)의 삶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 이를 지키기란 꽤나 어려운 일이다. 허치는 간발의 차로 쓰레기차를 놓치곤 하는데, 본의 아니게 몇번이나 놓치기를 반복한다. 그럴 때 눈치 빠른 아내가 “오늘도 쓰레기차를 놓쳤지?”라고 슬며시 짚으면 허치는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참을 수 없다.
흔히 평범하게 사는 게 속 편하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그 반대가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전직 FBI 요원인 허치의 경우 아슬아슬하게 평범한 삶을 유지하는 쪽보다 시원하게 액션 실력을 발휘하는 쪽이 훨씬 더 경쾌하고 즐겁다. 허치의 본능은 집에 침입한 2인조 좀도둑에 의해 불이 켜진다. 그리고 그 본능은 더 큰 폭력으로 허치를 이끄는데, 좀도둑이나 동네 불량배들과 싸우던 허치는 급기야 러시아 조직 폭력배와 맞붙기 시작한다.
할리우드영화들은 폭력과 액션 신의 쾌감을 선사
영화 '노바디' <고질라 VS. 콩>을 누르고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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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직간접적으로 실행한 혐의로 징계를 받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직원 4명이 업무 전면에 나서 논란이다. 지난 4월 1일 영진위 조직개편 결과, 이들은 정책사업본부와 기획예산팀, 국제교류팀, 영화문화팀의 본부장과 팀장에 배치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 이들은 영화계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것으로 판단되어 문체부로부터 징계 권고를 받은 뒤, 영진위 징계를 받았다. 이중 3인은 감봉 처분을 받았다. 관리직에서 팀원으로 강등됐던 이들은 이번 개편을 통해 3년 만에 관리직급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시네마달 블랙리스트 실행 사건과 영화상영등급분류 면제추천제도를 이용한 문제영화 상영 방해 사건 등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았다. 시네마달의 <빚> <명령불복종 교사> <투 윅스> <모래가 흐르는 강>은 정치적인 이유로 영진위 제작 지원 공모에서 배제됐고, 이명박 정
영화계 블랙리스트 실행한 영진위 직원 4인, 주요 보직 임명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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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강
한국계 미국인 배우 성강이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에 캐스팅되었다. 배우 성강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한 역으로 출연했으며, <오비완 케노비>는 디즈니+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유지태,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이원종, 박명훈, 김성오, 김지훈, 장윤주
넷플릭스 스페인 오리지널 시리즈를 리메이크하는 한국판 <종이의 집>(가제)에 배우 유지태,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이원종, 박명훈, 김성오, 김지훈, 장윤주 등이 캐스팅되었다.
박성웅, 오대환
배우 박성웅과 오대환이 <더 와일드>(가제, 제작 아센디오,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출연을 확정했다. <더 와일드>는 서로 다른 길을 택한 두 남자의 이야기로, 김봉한 감독이 연출한다. 4월 2일 크랭크인.
한국계 미국인 배우 성강이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에 캐스팅되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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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NEW)의 2021년 라인업
미디어그룹 뉴(NEW)의 영화사업부(대표 김재민)가 올해 라인업을 발표했다. <인질>(감독 필감성), <특송>(감독 박대민), <입술은 안돼요> (가제, 감독 조은지),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 <핸섬 가이즈>(감독 남동협), <마녀2>(감독 박훈정) 등 개봉을 앞둔 6편과 <밀수>(감독 류승완), <하이파이브>(가제, 감독 강형철), <정직한 후보2>(감독 장유정), <행복의 나라>(가제, 감독 추창민), <올빼미>(감독 안태진) 등 하반기 제작되는 5편을 합쳐 총 11편이다. 최근 콘텐츠 전략기획본부, 유통 전략기획본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한 김재민 대표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콘텐츠의 힘, 본질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비상 준비하는 국내 OTT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에 대응하기 위한 국
미디어그룹 뉴(NEW)의 영화사업부가 올해 라인업을 발표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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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이 창간 26주년을 맞았다. 목차 페이지를 펼친 독자들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외관상으로 새 단장을 했다. 극장 이외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영상 콘텐츠의 정보가 궁금하다면 신설된 홈 시네마 지면에 주목해주시길 바란다. 스탭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 코너는 ‘커리어’라는 지면으로 개편되었는데, 한국영화계의 다양한 직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창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첫 타자로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괴물> <암살> <아가씨> 등을 작업하며 한국영화의 독보적인 룩을 구현해온 류성희 미술감독을 모셨다. 이 모든 변화는 지난해 가을 수많은 정기구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설문 답변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애정 어린 답변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창간 특대호의 진정한 주인공은 ‘영화’다. 코로나19가 세계를 잠식하고 영화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
[장영엽 편집장] 영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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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업계의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한국의 감독이나 배우, 뮤지션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있으면, 기존에 만난 적이 없던 이들까지 추천 리스트에 올리고 미팅을 주선하곤 합니다. 그래서 ‘매치메이커’나 ‘영업사원’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하죠.”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최근 미국에 머물고 있다. 대중에게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총괄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그는 CJ ENM의 주요 사업과 콘텐츠 제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에서 그가 주력하고 있는 업무는 미국 시장을 통해 글로벌 관객과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를 기획하고, 음악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는 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현재 CJ가 해외에서 준비 중인 프로젝트만 해도 10편이 넘는다.
영화 <유전> <미드소마>의 아리 애스터 감독이 제작을 맡고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지구를 지켜라> 영어 리메이크부터 <불한당> <수상한 그녀
[단독]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인터뷰 “내 역할은 ‘매치 메이커’ 할리우드 관계자 만나 한국 감독, 배우, 뮤지션과의 미팅 주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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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절에 다녀왔다. 법당 천장에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등 수십개가 가득 매달려 있었다. 나는 그것을 ‘기도’로 이해했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말이다. 아마 다양한 마음들이 있었을 것이다. 시험에 합격하게 해달라거나, 승진을 바라는 현실적인 마음들도 있었을 것이고, 피로한 하루하루를 제발 위로해 달라는 애원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 마음들은 부처님 앞에 평등하게 매달려 있었다. 뭐 하나 더 크고 작은 것 없이 나란히 똑같이.
새삼 그 말이 이해됐다. 신 앞에서는 누구든 평등하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 앞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자, 많이 배운 자와 적게 배운 자, 못난 자와 잘난 자의 구분이 없다고들 하지 않는가. 만일 신을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그 사람이 어떤 자격을 갖추고 있든 간에 모두와 똑같이 기다리고 인내해야 한다. 하긴, 그렇지 않았다면 종교가 어떻게 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었겠는가.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이 세상의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뱀과 용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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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거 내가 써봤는데 진짜 대박이야.’
직접 써보고 추천하는 것이 요즘 홍보의 대세인 것 같다. 소위 ‘내돈내산’이라는 것인데 사용기를 가장한 홍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그나마 다른 사용자의 경험이 좀더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물론 이런 형식의 정보도 업체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사용기를 올리는 사람들은 빠르게 새로운 것들을 도입하고 사용해보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새로운 것을 잘 시도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겁내기보다는 일단 시도해보는 그 용감함이 부럽다. 그래서 가끔은 용기를 내볼 때가 있다. 물론 그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나에게는 아직 더 많은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성공의 경험도 늘어 나겠지.
하지만 내게도 멋진 성공 사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청소 도구인 ‘손을 대지 않고도 물을 짜낼 수 있는 밀대걸레’다. 가볍고 걸레의 면적이 충분히 넓으면서 물을 적당히 머금어서 먼지를 잘 흡착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내돈내산 바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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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초반부에 사토코(아오이 유우)는 남편 유사쿠(다카하시 잇세이)에게 말한다. “당신은 언제나 나보다 멀리 보고 있어요.” 예사로운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꽤나 인상적인 부름이다. 이야기 내부의 단서들로 이 말의 표면적인 의미를 유추해보는 건 어렵지 않다. 유사쿠는 사토코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눈앞에 보이는 세계 바깥을 향해 시선을 둔다. ‘코즈모폴리턴’을 자처하는 사업가인 그는 만주에서 일본군의 생체실험 일지와 기록 필름을 목격했으며, 그 거대한 전쟁범죄의 증거가 담긴 필름을 밀반입한 뒤 미국으로 떠나 폭로할 계획을 세운다.
영화 절반이 지나갈 동안, 정확히 말하면 영화가 끝나는 순간에 도달할 때까지 사토코는 유사쿠의 심리적 궤적에 대해, ‘자신보다 멀리’ 보는 그의 시선이 정확히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한다. 이런 미묘한 시선의 불일치는 영화가 진행되면서, 필름에 새겨진 영상을 본 사토코가 급격한 심리적 변화와 결단을 감행해 유사쿠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스파이의 아내'는 어떻게 밀도 있는 실내극을 완성해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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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당신의 사월>을 만든 주현숙 감독은 사회적 참사로 구획 지어진 객관의 역사로부터 혼자 숨죽여 울던 사람들의 가장 개인적인 시선을 발굴해낸다. 사고 당일 쓰러져가던 배를 바라보던 어느 교사, 수험생 시절에 교실에서 소식을 들었던 청년, 해역에서 시신을 수습했던 진도 어민, 유가족 곁을 지킨 인권 활동가, 장시간 시위 중인 유가족들을 대접한 카페 사장 등 세월호 참사에 얽힌 거리와 각도가 제각각인 보통의 초상들이 등장해 비밀스러운 슬픔을 고백한다.
<계속된다-미등록 이주 노동자 기록되다>(2004)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가난뱅이의 역습>(2012)에서 소외된 청춘의 희망을 살피는 등 언제나 낮은 자리에 카메라를 위치시켰던 다큐멘터리스트 주현숙 감독. 세월호 7주기를 앞둔 어느 날, 그를 만나 여전한 슬픔의 자리를 더듬어보았다.
-<당신의 사월>은 지금은 해체된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4
'당신의 사월' 주현숙 감독 - 위계 없는 공동의 슬픔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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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현장과 상업영화 현장 사이를 오갔던 이수정 감독이 잔잔한 한편의 시 같은 다큐멘터리로 돌아왔다. <시 읽는 시간>은 보통의 다섯 사람들을 통해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에서 쉼표를 찍고 시를 읽으며 호흡을 가다듬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고찰하는 다큐멘터리다.
이수정 감독은 기실 충무로에서 오랫동안 거론됐던 인물이다. 대학 시절 영화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고, 후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공부하면서 <미술관 옆 동물원>의 제작실장 역할을 했다. 그는 또한 밝은 눈으로 강형철 감독의 <과속스캔들>의 초기 기획 개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한국영화사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꼽히는 이정하 영화평론가의 절필 사건을 아내 입장에서 가까이 지켜본 인물이기도 하다.
-그동안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다큐 작업을 많이 해왔는데, <시 읽는 시간>은 어떻게 탄생했나.
=20대 중후반에 민족영화연구소에서 영화운동을 하면서 독립다큐멘터
'시 읽는 시간' 이수정 감독 - 시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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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의 역할을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같은 장면을 두고 음악이 없는 버전과 있는 버전을 비교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같은 장면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곡을 조합함으로써 해석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체감케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바다에서 수영을 한다’는 똑같은 행위를 눈으로 보고 있어도 단조 선율이 빠르고 짧게 진행되는 걸 들으면 위협이 다가옴을 예상하는 반면 잔잔한 피아노의 아르페지오를 들으면 안심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관객에게 의도된 감정을 제시하고 스토리를 예고하는 일을 영화음악의 존재 이유라 알고 있었다. 작곡가별로 조성, 편곡, 테마의 활용법에 있어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 역할에서 벗어나는 영화음악은 잘 없으며, 오히려 더 적확하게 기능하기 위해 음악을 쪼개고 쪼개는 게 요즘의 추세다. 짧은 단위의 곡이 점점 많아져 이제는 마흔 트랙 이상이 담긴 음반도 등장하고 있으니까.
<미나리>의 O.S.
[Music] 숨 쉬듯 아름답게 - <미나리> O.S.T 에밀 모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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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곳>엔 소설가 창석(연우진)이 카페에서 만난 미영(이지은), 편집자 유진(윤혜리), 사진가 성하(김상호), 바텐더 주은(이주영)과 나눈 이야기가 차분히 담겨 있다. “이전 작업에서 다음 작업이 시작되는 것 같다”는 김종관 감독의 말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감독의 전작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두 사람의 대화란 점에서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이, 죽음과 상실 등의 주제를 다룬 면에서 <밤을 걷다> <달이 지는 밤>이 떠오른다. 하지만 창석을 중심으로 에피소드들을 연결하고, 쌓인 이야기들이 창석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주목하는 <아무도 없는 곳>은, 김종관 감독의 전작과 분명한 차이를 지닌 작품이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를 통해 소개됐던 <아무도 없는 곳>이, 극중 배경과 같은 이른 봄을 맞아 관객과 마주할 채비를 마쳤다. ‘대화’란 틀 속에서 꾸준히 시도하고 모험하며
[인터뷰] '아무도 없는 곳' 김종관 감독 - 그 공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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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연우진)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지 못한다. 그의 걸음이 닿는 곳마다, 자기 이야기를 묵혀둔 사람들이 있다. 약속된 재회와 우연한 발견으로 각각 창석을 마주한 세 여자와 한 남자는 한 모금에 한마디씩 속사정을 풀어놓는다. 캐묻거나 반문하지 않는 창석의 태도가 이들의 입을 열고, 그들에게 자극받은 창석도 어딘가에 짐을 내려놓고 싶어진다.
배우 연우진은 “다시 무언가를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작가를 연기하기 위해 시나리오의 여백을 탐색했다. 넉넉한 대화 상대가 되기 위해 빈틈을 넓힌 그는 김종관 감독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고민을 반추해가며 영화 속으로 들어갔다.
-창석은 미영(이지은), 유진(윤혜리), 성하(김상호), 주은(이주영)을 차례로 만난다. 실제 촬영 중 첫 대화 상대는 누구였나.
=영화의 순서대로 이지은 배우와 첫 촬영을 했다. 대본 리딩을 하면서 이지은 배우와 처음 만났는데, 리딩 때 임팩트가
[인터뷰] '아무도 없는 곳' 연우진 - 여백을 연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