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을 위한 절대적 사랑> My Heart Can’ t Beat Unless You Tell It To
조나단 쿠아르타스 / 미국 / 90분 / 2020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 Wavve 온라인 상영
사람의 피가 필요한 세 남매의 이야기. 첫째 드와이트는 거리의 부랑자를 유인해 그를 살해하는 역할을 도맡고, 둘째 제시는 시신의 목을 그어 검붉은 피를 뽑아 그릇에 담는다. 막내 토마스는 형과 누나가 구한 피를 마신다. 토마스는 피를 마셔야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뱀파이어적 특성을 지녔지만, 전통적인 공식과 달리 몸이 약하디약하다. 이를테면 그는 살인을 저지를 신체적인 능력이 없는 뱀파이어다. 피를 조달하는 사람과 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는 세 남매의 괴이한 관계는 첫째 드와이트가 다른 삶을 꿈꾸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가족 외 다른 여성과 소통하기 시작한 드와이트는 살인에 점점 죄책감을 느끼고, 토마스에게 헌신적인 제시는 그런 오빠를 이해하지 못한다.
설상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조나단 쿠아르타스 감독, '동생을 위한 절대적 사랑'
-
<바르셀로나의 뱀파이어> The Barcelona Vampiress
루이스 다네스 / 스페인 / 106분 / 2020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 Wavve 온라인 상영
1912년 바르셀로나, 부유층 가문의 어린 딸 테레사가 실종되자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라발의 흡혈귀’로 악명 높은 엔리케타 마르티.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닌 베테랑 기자 세바스티아는 그를 취재하기 위해 매춘굴로 잠입한다. 영화는 모르핀에 중독된 저널리스트의 우울한 여정을 좇으며 상류층과 언론의 부패, 그 아래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생활을 풍자하는 완성도 높은 미스터리 범죄물이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뱀파이어>의 진가는 탄탄한 의미망이 아니라 이를 지배하는 대담한 미장센에서 본색을 드러낸다.
20세기 초 스페인의 계급사회가 품은 기이한 풍경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시각화한 <바르셀로나의 뱀파이어>는 대규모 스튜디오를 동원해 표현주의 영화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루이스 다네스 감독, '바르셀로나의 뱀파이어'
-
칸 크로아제 거리가 2년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개막 첫날부터 칸 크로아제 거리는 개막작인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신작 <아네트> 팀,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송강호, 스파이크 리 감독, 개막을 선언한 봉준호 감독 등 스타들로 전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개막 첫날 풍경을 사진으로 전한다.
조디 포스터
제7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배우 겸 감독 조디 포스터가 레드카드를 밟고 있다.
스파이크 리
<똑바로 살아라>, <정글피버>, <블랙클랜스맨>, <Da 5 블러드> 등을 연출한 스파이크 리 감독이 올해 칸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봉준호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2년 만에 칸 크로아제 거리를 찾은 봉준호 감독. 봉 감독은 이날(7월6일, 현지시각) 열린 개막식에 등장해 개막 선언을 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봉준호, 조디 포스터
봉준호, 송강호, 스파이크 리, 마리옹 꼬띠아르, 아담 드라이버... 칸영화제 개막 풍경
-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뒤로 수백년 동안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시네마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봉준호 감독) 7월6일(현지시각) 열린 개막식에 등장한 봉준호 감독의 개막 선언으로 제74회 칸국제영화제가 11일 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개막식이 열리기 전에 팔레 데 페스티벌에서 올해 황금종려상의 향방을 가늠하는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스파이크 리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배우 매기 질런홀, 멜라니 로랑, 송강호, 타하르 라힘, 싱어 송 라이터 밀레느 파머,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마티 디옵 감독,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이중에서 여성이 절반 이상인 다섯 명으로, 여성 심사위원의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의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간 인상적인 말들을 따로 모았다.
스파이크 리 감독
“장편 데뷔작인 <그녀는 그것을 좋아해>(1986)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의 개막 선언, 심사위원 송강호의 말… 칸국제영화제 기자회견 개최
-
-
<거래완료> Good Deal
조경호 / 한국 / 118분 / 2021년 / 코리안 판타스틱: 경쟁 / Wavve 온라인 상영
‘중고 거래’를 소재로 한 다섯개의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같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두산 베어스를 좋아하는 이모와 삼촌을 속이고 남몰래 LG 트윈스를 좋아하는 꼬마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에게 한정판 야구 잠바를 구입하려 하고, 수능을 30일 앞둔 재수생 남자와 고3 여자는 잠에 들었다 정해진 시간에 깰 수 있게 해주는 기계를 거래하며, 사형 집행 담당 교도관은 록밴드 멤버에게 기타를 구입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수감자는 죽기 전에 엔딩을 보지 못한 게임을 생각하며, 소설가의 꿈을 놓으려는 남자는 세계문학전집을 중고 거래에 내놓는다.
우리의 인생은 각자의 아픈 이유를 안고 굴러가지만 그 과정엔 모두 의미가 있고 언젠가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일도 일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낙관과 선의가 가득하다. 전석호, 태인호, 조성하, 이원종,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조경호 감독, '거래완료'
-
<댄스스트리트> The Way We Keep Dancing
애덤 사우핑 웡 / 홍콩, 중국 / 129분 / 2020년 / 월드 판타스틱 블루 / Wavve 온라인 상영
<댄스스트리트>는 홍콩의 구도심 ‘구룡지구’의 도시재생사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예술가들의 연합되고 창의적인 노력을 감각적으로 담아낸 영화다. 2013년작 <광무파>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애덤 사우핑 웡의 후속작으로, 이번에는 춤이 아니라 예술가들에 집중한다. 댄서 데이브와 래퍼 헤요, 유튜버 앨런, 그리고 대중적인 스타로 커가는 하나를 중심으로 각 인물들이 자신의 환경을 구하기 위해 연합하는 모습을 담는다.
전반적인 이야기 진행은 느슨한 편이지만 시각적 흐름만큼은 팽팽하고 활기차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영화 한가운데에 삽입되는 뉴욕 사우스 브롱크스의 힙합 신은 아름다우며, 사운드 디자인 역시 훌륭하다. 홍콩의 길거리에서 들리는 산업화의 망치 소리가 랩으로 바뀌는 시작부의 배경음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애덤 사우핑 웡 감독, '댄스스트리트'
-
<빌어먹을> Bloody Hell
알리스터 그리어슨 / 호주, 미국 / 94분 / 2020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 Wavve 온라인 상영
무장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을 죽게 했다는 이유로 교도소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온 렉스(벤 오툴). 사회에 돌아온 그를 맞이하는 건 세상의 지나친 관심이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다크 나이트인가 조커인가, 라며 논쟁한다. 렉스는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않는 평범한 삶을 찾아 핀란드로 향하는데, 도착하자마자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한다. 눈을 떠보니 그는 지하실에 갇혀 있다. 그리고 신체 부위 중 한곳이 절단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인육, 납치, 피 튀기는 살육전 등 <빌어먹을>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편치 않을 수도 있다. 알리스터 그리어슨 감독의 선택은 렉스에게 분열된 자아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끊임없이 수다를 늘어놓는 두 번째 자아의 얘기를 듣다보면 어느샌가 그의 승리를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알리스터 그리어슨 감독, '빌어먹을'
-
<에빈의 끝에서> At the End of Evin
모하마드 토라브베이기, 메흐디 토라브베이기 / 이란 / 80분 / 2021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 Wavve 온라인 상영
이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테헤란에 온 지 1년 남짓 된 아멘은 현재 성전환 수술을 준비 중이다. 수술비를 마련하려 그가 비밀스럽게 만나는 인물은 중년 남성 나세르로, 그는 자신의 딸 아니와 목소리가 닮았다는 이유로 아멘에게 그녀의 대역을 부탁한다. 만일 아멘이 할머니의 집을 물려받는 데 성공하면 아멘의 수술비를 주겠다는 조건이다. 하지만 이후 이 거래에 큰 비밀이 숨겨져 있음이 밝혀진다.
<에빈의 끝에서>의 진행 과정은 다소 실험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카메라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오직 주인공의 시선에서만 모든 사건을 관찰한다. 이 과정에서 감독은 성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 과연 살인죄와 맞먹을 정도로 중대한 잘못인지, 그 선택의 무게를 질문하도록 유도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모하마드 토라브베이기, 메흐디 토라브베이기 감독 - '에빈의 끝에서'
-
<말을 잃은 사람들> The Voiceless
파스칼 라바테 / 프랑스 / 86분 / 2020년 / 월드 판타스틱 블루 / Wavve 온라인 상영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쓰레기만으로 인간다운 삶을 지속할 수 있는가. 파스칼 라바테 감독이 그려낸 가상공간에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가는 한 공동체가 있다. 온갖 버려진 물건들로 가득찬 동굴에서 삶을 이어가는 그들은, 아주 사소한 것에 아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기뻐하고 밤이 되면 또다시 다른 물건들을 찾아 나선다. 문제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법 테두리 밖에 있다는 것. 보통 사람들의 눈에 그들의 수거 행위는 절도로 보일 뿐이고, 그렇게 그들은 삶의 터전인 쓰레기를 잃게 될 처지에 놓인다.
그래픽노블 작가로 오랜 커리어를 쌓은 라바테 감독의 <말을 잃은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 제목처럼 대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영화의 메시지를 한층 부각시키는 장치이며, 오히려 할 말이 많아지는 건 영화를 본 우리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파스칼 라바테 감독, '말을 잃은 사람들'
-
<죄의 근원> Violation
매들린 심스 페우어, 더스티 맨치넬리 / 캐나다 / 107분 / 2020년 / 금지구역
미리엄(매들린 심스 페우어)은 남편과 함께 고향에 있는 여동생 그레타(안나 맥과이어)의 집을 방문한다. 그러나 두 커플의 분위기는 상반된다. 틈만 나면 애정행각을 벌이는 그레타 커플과 달리 미리엄의 남편은 미적지근하고, 미리엄과 동생과의 관계도 오랜 사연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고가는 일상적인 대화 속에 왠지 모를 긴장감이 맴도는 가운데, 미리엄과 동생의 남편 사이에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만다. 영화는 미리엄의 복수를 먼저 보여준 뒤, 다시 사건이 벌어진 그날로 되돌아가 카메라를 할 수 있는 최대까지 줌인한다.
매들린 심스 페우어와 더스티 맨치넬리의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진 <죄의 근원>의 독특한 측면은 영화가 복수 행위보다 주인공이 복수를 수습하는 뒷과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손쉽게 복수를 말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매들린 심스 페우어, 더스티 맨치넬리 감독 - '죄의 근원'
-
<제이콥의 아내> Jakob’s Wife
트래비스 스티븐스 / 미국 / 98분 / 2021년 월드 판타스틱 레드 / Wavve 온라인 상영
목사의 아내가 뱀파이어가 된다면, 아내는 남편의 목덜미를 물 수 있을까. 반대로 남편은 아내를 처치할 수 있을까. <제이콥의 아내>는 뱀파이어 장르물에 작은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결혼 생활 30년 동안 움츠린 채 살아온 앤은 뜻하지 않게 뱀파이어가 된다. 목사인 남편 제이콥에게 이 사실을 숨긴 앤은 뱀파이어로서의 삶을 즐기기 시작하는데, 정육점에서 동물의 피를 구해와 와인잔에 담아 마시며 춤을 추고, 월등해진 신체적 능력으로 거실 내 소파를 척척 옮기기까지 한다.
극의 초반, 의기소침했던 앤은 피를 마시면 마실수록 점점 더 생기를 띠게 된다. 그에게 뱀파이어는 어쩌면 저주가 아닌, 축복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편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는 법. 얼마 지나지 않아 제이콥이 아내의 정체를 알아채는 순간이 온다.
상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트래비스 스티븐스 감독, '제이콥의 아내'
-
<공동주택 66> Tenement 66
래 레드 / 필리핀 / 84분 / 2021년 / 부천 초이스: 장편 / Wavve 온라인 상영
이제 막 감옥에서 풀려난 10대 소년 태반은 다시는 지긋지긋한 범죄와 엮이지 않으리라 마음먹는다. 형 토니와 사촌 론론과 함께 살게 된 공동주택 66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기를 기대해보지만, 그가 만난 어른들의 세계는 이기적이고 악의에 가득차 있다. 태반을 먼저 찾아온 소녀 레아는 최근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늙은 여자는 난도라는 노인이 살해한 것이라고, 자신이 직접 목격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이 건물에 있는 흉악범들은 점점 태반과 론론, 레아 세 청소년의 목숨까지 위협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건이 벌어지는 공동주택 66은 복도를 걷다 보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잊게 되는,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도 사라져도 이상할 것 없는 괴이한 구조를 띠고 있다. 장소가 곧 장르적 텐션을 뒷받침하면서 돈이 꼭 ‘더 나은 삶’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래 레드 감독, '공동주택 66'
-
봉준호 감독이 칸 크로아제 거리를 다시 찾는다. 봉준호 감독이 7월 6일(프랑스 현지 시각) 열리는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 특별 게스트 중 한명으로 참석해 개막을 선언한다. 봉준호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건 지난 2019년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2년 만이다.
칸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계의 주요 인물이자 칸의 위대한 친구인 그는 칸을 찾은 관객들에게 무엇이 감독인 그에게 영향을 끼쳤는지, 영화에 대한 그의 뜨거운 열정과 그의 예술적인 실천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깜짝 소식을 알렸다.
봉준호 감독, 칸국제영화제 개막 선언한다
-
<디너 인 아메리카> Dinner in America
애덤 카터 레마이어 / 미국 / 108분 / 2020년 / 월드 판타스틱 블루 / Wavve 온라인 상영
마약과 방화, 기물 파손 등으로 경찰에 쫓기게 된 사이먼이 우연히 10대 소녀 패티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실 사이먼은 ‘존 큐 퍼블릭’이란 가명으로 펑크밴드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인데, 공연 때 늘 두건을 쓰기 때문에 패티는 사이먼을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상대방의 장점을 알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이후 패티가 사이먼의 정체를 깨닫고 자신 역시 숨겨진 재능을 드러내면서, 이들의 하모니는 최상이 된다.
<디너 인 아메리카>는 90년대의 복고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깔끔한 코미디 드라마다. 정반대의 분위기에서 자란 두 사람이 서로의 단점을 메우는 과정이 다소 형식적으로 그려지지만, 우울하고 외로운 정서만큼은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한마디로 관객의 마음을 끄는 안티로맨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애덤 카터 레마이어 감독, '디너 인 아메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