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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문제가 생기면 관련한 책부터 찾는 사람들이 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위로를 받기 위해, 계속 살아가기 위해. 룰루 밀러는 한 사람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고, 그에 대한 각종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 스탠퍼드대학 초대 총장이었던 그는 19세기에 활동한 생물학자(분류학자)다. 그와 그의 학생을 포함한 스탭들이 발견해서 직접 이름 붙인 물고기의 수는 당시 인류에 알려진 어류 중 거의 5분의 1에 달했다. 그런 그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1906년 4월18일 오전 5시12분, 리히터 규모 7.9로 추정되는 큰 지진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강타해 그가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어류 표본이 든 수백개의 유리병들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그는 실망하지 않고 물고기 하나를 집어들고 바늘에 실을 꿰어 물고기의 목살에 이름표를 꿰매기 시작했다. 무용한 일 아닌가? 하지만 룰루 밀러는 조던이 결국 그 모든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의 비밀을 알려주기에 적합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삶이라는 실타래 풀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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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66>
감독 빈센트 갈로 | 왓챠
5년의 복역을 마치고 막 출소한 빌리 브라운은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이들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이를 간다. 다만 그전에 부모에게 그동안 뵙지 못한 이유를 해명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를 연기해줄 여자가 필요하다. 당연히 아는 여자라곤 없는 그는 댄스 연습실에서 나오는 라일라를 무작정 차로 끌고 와 동행한다. 이 미련하고 난폭한 남자의 속사정을 이해한 라일라는 꽤 정성껏 그의 아내를 연기해준다. 구질구질하고 변변찮은 인간은 어떻게 ‘평범한 남자’가 될까, 를 그리는 초고속 성장담이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아는 여자>
감독 장진 |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빙
빌리 브라운 못지않게 동치성도 아둔한 남자다. 물론 그에게는 지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애인에게는 이별 통보를, 병원에서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왕년에는 잘나갔지만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2군 외야수인 처지도 스스로 딱하다. 이제 아무것도 뵈
초고속 성장담이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버팔로 66'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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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은 방송사 시상식과 ‘올해 최고의 프로그램’ 투표 시즌이다. 그런데 사실 요즘 내가 가장 기꺼이, 구석구석 재방송까지 찾아보는 프로그램은 KBS1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다. 방문하는 공간과 주민들을 존중하며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가 이 프로그램의 특별함이다. “테레비서 많이 봤다”라며 반기는 노인부터 대뜸 “사딸라!”를 외치는 어린이, 가게 앞에서 채소를 다듬다 “여긴 어쩐 일이셔?”라며 일어나 손을 내미는 식당 주인까지, 김영철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거리의 예능이었던 시절 유재석만큼이나 어딜 가든 환영받는 스타다. 골목에서 마주하는 풍경마다 새삼스럽게 감탄하고 누구에게든 편안히 말을 붙이는 그는 농촌에 가면 도리깨질을, 산촌에 가면 시래기 말리기를 도우며 사람들과 섞여든다. 어떤 음식을 먹든 정성 들인 덕담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대단히 멋지거나 세련된 명소가 아니더라도 그곳을 운영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정중함은 60대 후반 남성에게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사람들 사이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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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달라!” 영화계 관계자 49인이 12월21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극장 영업시간 제한 해제와 다각도의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영화산업 생존권 보장’이라고 쓴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르고 ‘극장 영업시간 제한 즉시 해제’, ‘정부가 주도하여 영화 개봉 지원’이라고 쓴 손팻말을 든 채 영화산업의 피해를 호소했다.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 회장은 “현재 영화산업은 궤멸 직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미노식 붕괴는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밤 10시로 극장 영업을 제한한다면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을 고려할 때 오후 7시가 마지막 회차가 된다. 이는 퇴근 후 영화 한편 볼 자유를 제한하고 극장주를 또 한번 사지로 내모는 심각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2년 동안의 피해를 보상할 손실보상안을 만들고 인건비 지원, 경영
영화산업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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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방영을 개시한 <설강화>라는 드라마가 있다. 1987년을 배경으로 남파 간첩과 여대생의 사랑을 다루었다고 한다. 방영 전부터 말이 많았다. 올해 초 유출된 초기 시나리오에 대학생인 여자주인공이 남파 간첩인 남자주인공을 운동권인 줄 알고 보호해준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JTBC를 비롯한 제작 관계자들은 시나리오의 일부가 왜곡되어 악소문을 탔을 뿐, 민주화 투쟁을 폄훼하거나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를 미화한 작품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막상 방송이 시작되자, 주인공은 정말 운동권으로 오해받은 남파 간첩이었다. 이 간첩-운동권 설정은 민주화를 억압했던 독재자와 그를 추종하는 극우 세력의 주장이다.
실제로 독재시대의 많은 민주화 투사들은 간첩이라는 누명을 썼다. 독재정권은 시민 탄압에 북괴 간첩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씌웠다. 조금이라도 민주주의의 목소리를 낸 사람들은 물론이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는 목적의식 없이 평범하게 생활하다 무심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역사를 기록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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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전시를 관람했다. 토드 헤인스가 <캐롤>을 연출하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던 아티스트 사울 레이터의 사진들을 좀더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창문, 거울, 쇼윈도 너머로 그가 포착한 뉴욕의 사람과 풍경들을 보니 호기심 많은 내향형 아티스트의 설렘이 보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전시장에서 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사울 레이터: 인 노 그레이트 허리> 또한 만날 수 있었다. 사울 레이터 예술 세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무작정 카메라를 챙겨 들고 뉴욕으로 떠난 영국 출신 촬영감독 토마스 리치가 만난 사울 레이터는 작품만큼이나 흥미로운 캐릭터였다. 55년째 같은 동네에 살며 사람과 사물과 풍경을 찍는 그는 그저 “남의 집 창문이나 찍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소개한다. 자신은 어떤 예술적 운동이나 사조에 동참한 적이 없으며, 세상에 알려지는 걸 바란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돌림노래처럼 반복하는 말
[장영엽 편집장] 노 그레이트 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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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각종 공연과 이벤트 일정이 취소되는 등 뉴욕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다시 셧다운을 하게 되나’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 감염에 대한 우려는 수주 동안 뉴스에 보도돼왔으나 지난 12월17일 발표된 뉴욕주의 확진자 수가 2만1천명을 넘어서면서 피부로 느껴지게 된 것. 특히 확진자 중 절반가량이 뉴욕시에서 나왔다. 이같은 확진자의 급증 추세는 계속되고 있으며, 20일에 발표된 확진자 수는 2만3400명에 이른다. 이는 1주일 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수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이 취소됐던 라디오 시티 뮤직홀의 <크리스마스 스펙터클>은 지난 7주간 100회 이상의 공연을 해왔으나, 공연 관계자 중 확진자가 계속 나오자 17일 오전 11시 공연부터 나머지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공지했다. 이 밖에도 프리뷰 중이었던 마이클 잭슨에 관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MJ 더 뮤지컬>
[뉴욕]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뉴욕 극장가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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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성초이가 쓴 JTBC 드라마 <구경이>는 복잡하고 ‘의심스러운’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 여성들의 실제를 거침없는 태도로 발설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재학 시절부터 감독, 배우, 작가 등으로 종횡무진하며 창작의 영감을 수다 떨던 오랜 친구 두 사람이 메신저 채팅방. <구경이>는 두 작가가 지난 몇 년간 서로에게 방언을 쏟아내게 만들었던 분노와 좌절,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의 경험을 총합한 결과물이다. 거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비극 속에서 존재의 이유를 찾는 인간의 슬픔이, 성별에 근거한 온갖 범죄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성의 고통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한판을 하거나 모여서 피자 한판을 뜯음으로써 살아 있기로 하는 생의 끈질김이 있다. 나쁜 놈들을 죽이는 것이 삶의 유일한 기쁨처럼 보이는 젊은 여자 송이경(김혜준)과 그를 잡으려는 중년의 히키코모리 탐정 구경이(이영애)의 긴 사투는 그런 부조리 위에서 춤추듯 흘러간다. 탐정 이영애와 살
<구경이> 성초이 작가, 구경이는 정답을 주는 게 아니라 정답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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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씨네21> 한국영화 베스트 설문 결과에는 몇 가지 눈에 띄는 점들이 있었다. 홍상수 감독의 <당신얼굴 앞에서>와 <인트로덕션>이 각각 1, 2위에 올랐고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상업영화는 <모가디슈>가 유일하다는 점이 특히 그러했다. 이에 ‘올해의 영화 결산’ 기획 기사에 참여한 송경원, 임수연, 김소미, 조현나, 남선우 기자가 모여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한국영화계의 변화와 흐름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홍상수 감독과 독립영화, 상업영화의 부진, 극장의 존재 의미,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이 한국영화계에 미친 영향 등 네개의 질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답과 고민이 오갔다.
질문1.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또다시 ‘한국영화 베스트 1위’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의 뒤를 이을 시네아스트는 없는 것인가.
송경원 올해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두편이 한국영화 리스트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두편이 개봉된 해에 두편이 다
BEST Of 2021: 송경원, 임수연, 김소미, 조현나, 남선우 기자의 올해의 한국영화 결산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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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올해 해외영화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을 불러모았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좀더 다채로운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접촉면이 넓어진 부분도 있다. 올해 1위를 차지한 <퍼스트 카우>는 북미보다 상당히 뒤늦게 개봉되었지만 오래 기다린 만큼 기대를 충족시켜주었다는 반응이다. 특히 극장이란 공간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슬로 시네마적인 특성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2위 <스파이의 아내>도 유사한 맥락이다. 구로사와 기요시 특유의 서스펜스 위에 한계까지 높인 화면의 밀도가 우아하게 관객을 잠식했다는 평이다. 3위의 <그린 나이트>는 스크린의 자리가 점차 희미해져가는 시대에 시네마의 지표와 같은 장면들을 제공한다. 그야말로 극장의 존재 가치를 다시금 환기시킨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4위 <피닉스> 역시 최근 극장가의 분위기를 반영하는데, 작품이 좋다면 제작 시기와 무관하게 극장에 걸린다는 점에서 일말의 가능성을 제공했다. 5위 &l
BEST OF 2021: 올해의 해외영화 총평, 6위부터 10위까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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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퍼스트 카우>
“역사의 모래 속에 묻힌 사람의 자리를 발굴하는 서부극”(김소희)인 <퍼스트 카우>는 “뉴 웨스턴의 최전선에서, 미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쓴 기념비적인 작품”(남선우)이다. 2019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국내에 공개되기 전부터 비평적 찬사가 이어졌고 마침내 도착하여 예정된 경탄을 안긴다. <퍼스트 카우>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지지를 받았다. 첫 번째는 영화가 품고 있는 온기, 인간과 우정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 “애정 가득한 무심함이라는 형용모순이 켈리 라이카트의 세계에서는 실제로 벌어진다”(김성찬), “우정과 존중, 집안일과 빵 굽기, 말없는 소와 잠든 친구에게 건네는 몇 마디 말로도 역사가 생성된다”(김소미), “소박하지만 삶에 꼭 필요한 것들, 이를테면 우연히 맺은 우정과 기름진 빵을 주재료로 삼아 아메리칸드림의 자본주의를 해부하는 솜씨가 섬세하기 그지없다. 어떤 뼈아픈 진실을 드러내건 간에 켈리 라이카트는 늘 영화에 인
BEST OF 2021: 해외영화 BES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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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여자배우
문소리 <세자매>
“문소리가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는 말을 굳이 또 해야 할까, 떡볶이는 맛있다 같은 것인데.”(임수연) 그렇긴 하지만 또 하긴 해야겠다. 언젠가부터 존재 자체로 스크린에 핍진성을 더하는 독보적인 미장센이 된 배우, 문소리에게 연기에 대한 찬사는 그리 새롭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기구한 세 자매 중 그나마 번듯이 사는 둘째로 분해 김선영과 장윤주 사이에서 앙상블의 기둥을 받치고, 카메라 밖에서는 현장의 큰언니를 자처한 문소리가 남긴 <세자매>의 성취는 올해 다시금 호명되어야 마땅하다. 가히 “냉철히 끓어오르다 열렬히 삭혀버리는 연기의 마스터”(남선우)라 할 만하다. 게다가 문소리는 <세자매>로 올해의 제작자 투표에서도 2위를 기록하면서 “문소리가 감응하는 시나리오, 지금의 그가 존재하기를 선택한 자리들”(임수연)에 한국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증명했다. <리틀 포레스트> <배심원들&g
BEST OF 2021: 올해의 여자배우, 남자배우, 감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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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사라졌다. 이렇게 심경 고백을 해도 좋을 만큼 2021년 한국영화의 풍경은 쓸쓸하다. 단지 물리적으로 개봉 편수가 줄어든 것뿐만이 아니다. 극장으로 관객을 모아줄 상업영화들은 여러 이유로 개봉을 연기했고, 눈에 띄는 신작도 없었다. 베스트10선에 대중상업영화가 <모가디슈> 한편밖에 없다는 점이 한국영화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홍상수 감독은 시류에 상관없이 꾸준히 존재 증명을 해나가고 있다. 올해의 영화 1, 2위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나란히 꼽힌 건 홍상수 감독에게 비약적인 변화가 찾아와서가 아니다. 차라리 홍상수를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이 후퇴했기 때문이라 보는 편이 타당하다. 그런 점에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가 3위에 꼽힌 건 고무적이다. 한국영화에서 쉽게 시도하기 힘든 로케이션 등 외적인 요소도 충분하지만 감독 류승완의 원숙미와 절제가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킨 점 역시 미덥다. 4위를 차지한
BEST OF 2021: 올해의 한국영화 총평, 6위부터 10위까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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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당신얼굴 앞에서>
홍상수 감독은 올해 두편의 영화를 극장에 걸었고, 나란히 1, 2위에 뽑혔다. 왜 또 홍상수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은 간단하다. 홍상수이기 때문에 뽑힌 게 아니다. 좋은 영화 두편을 뽑고 보니 그저 홍상수 감독의 영화였을 뿐이다. 영화산업이 급격한 변화와 부침을 겪고 있는 와중에 오직 홍상수만이 초연하게 자신의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홍상수는 자신만의 길과 시간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뚜벅뚜벅 나아가는 중이다. 아니, 정확히는 현재를 산다. 그는 한번도 비슷한 영화를 만든 적이 없다. 홍상수의 영화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대한 반응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이후 그의 영화 언저리에 죽음에 대한 실루엣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근작인 <당신얼굴 앞에서>에서 홍상수는 또 한 차례 자신의 현재를 증명했다. <당신얼굴 앞에서>는 “유쾌하고 우울하며, 기이
BEST OF 2021: 한국영화 BEST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