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매서워진 날씨. 귤을 까먹으며 하기 좋은 일 중 하나인 책읽기에 빠져보자. 소설부터 소설에 대한 소설까지, 얇은 책부터 두꺼운 책까지, 고르게 컬렉션했다.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11월의 책
-
“이 나라에는 사회적 균열이 있습니다.” 1995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 후보가, 대선 토론회에서 엘리트 파리지앵들의 삶에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하류층 프랑스인들의 상황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같은 해, 파리 근교 게토에 사는 3명의 이민자 청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마티외 카소비츠의 <증오>가 큰 호응을 얻기도 했으니, 비단 그만의 우려는 아니었을 거다. 이로부터 정확히 10년이 지난 2005년, 시라크 대통령은 1만대에 가까운 자동차와 300여개의 건물이 불타고, 3천여명이 체포된 파리 외곽 소요 사태로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2018년, 파리 낭만의 상징인 샹젤리제 거리는 ‘노란 조끼’ 시위 중 전쟁터로 변했다. 노란 조끼 운동은 마크롱 정부의 유류세 인상과 부자세 감면 발표를 계기로 불붙은 대중운동으로, 프랑스 내의 계급적 불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장기간 계속된 강도 높은 시위에 프랑스는 노란 조끼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로 나
[파리] 프랑스의 일그러진 캐리커처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사무실에선 어디로 눈길을 돌려도 디즈니의 친근한 캐릭터들과 눈을 맞출 수 있다. 미키 마우스와 인어공주, 백설공주 등 디즈니 프린세스들, <토이 스토리>의 친구들과 <스타워즈>의 R2D2까지 세대와 취향을 가로지르며 사랑받아온 캐릭터들이 손님을 반긴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출시 2년째 되는 날인 11월12일, 한국에서도 디즈니+가 출시됐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기존 디즈니의 핵심 브랜드가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는 물론 디즈니+만의 독점 콘텐츠까지 OTT 서비스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즈니+ 한국 출시를 앞두고, 김소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DTC(Direct-to-Consumer) 사업부 총괄 상무를 만났다. 디즈니+만의 경쟁력과 디즈니+가 제작할 한국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디즈니라는 브랜드에 대한 김소연 상무의 높은 자신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김소연 상무는 2
"콘텐츠의 확장성이 강점, 한국 창작 생태계의 판 키우겠다"
-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은퇴한 뒤 다음 캡틴은 누가 이어받을 것인가. 이건 단순히 다음 히어로로 누가 등장하느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자신의 방패를 샘 윌슨/팔콘(앤서니 매키)에게 물려주었지만 캡틴의 자리는 좀더 특별하다. 캡틴 아메리카를 캡틴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슈퍼 솔저로서의 그의 능력이나 비브라늄 방패가 아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내내 캡틴 아메리카가 스스로 증명한 불굴의 투지와 정신력, 올바름에 대한 신념과 그가 거쳐왔던 크고 작은 시련이야말로 캡틴을 캡틴으로 만들어주는 힘이다. 다시 말해 캡틴은 하나의 히어로 이상의 상징적 존재이고, 그 왕좌를 이어받기 위해선 부단한 담금질 과정이 필요하다. <팔콘과 윈터 솔져>는 캡틴 아메리카가 남긴 유산을 둘러싼 크고 작은 사건들을 따라간다.
미 공군 파라레스큐 출신인 샘 윌슨은 레드윙 슈츠를 착용하고 히어로 팔콘으로 활약 중이다. 샘은 스티브 로
캡틴의 자격, 히어로의 증명
-
-
로키(톰 히들스턴)는 매번 죽었다. 정확히는 죽은 척해왔다. 이 사랑스러운 거짓말쟁이는 매번 죽음을 위장하여 퇴장한 뒤 커튼 뒤에서 음모를 꾸미다 들키면 천연덕스럽게 돌아왔다. 하지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에게 목을 졸려 살해됐을 때 사람들은 충격 속에서도 더이상 장난의 신을 만날 수 없으리라는 잔혹한 진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타노스는 선언한다. “이번엔 못 살아날 거다.” 그렇게 우리는 가슴 아픈 이별과 함께 로키를 떠나보냈다. 그런 줄 알았더니 장난의 신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면서 또 한번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 앞에 돌아왔다. 바로 시간 여행을 통해서 말이다. 이제 무슨 억지냐고 따지고 싶다가도 바로 그 ‘로키’라면 납득이 간다. 총괄 제작자 스티븐 브루사드는 “타노스로 인한 죽음과 희생을 무효화하고 싶지 않았다. ‘농담이야, 없던 일로 해’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찾아낸 우회로가 바로 ‘TVA’(Time Variance Auth
로키 네버 다이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제일 강한 존재는 누구일까. 유치하지만 다들 궁금해할, 누구나 한번쯤은 순위를 매겨봤을 질문. 심지어 설정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줄 세워보고 싶은 마음은 슈퍼히어로영화에 허락된 즐거움이자 어쩌면 본질이기도 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중 타노스와의 마지막 결투, 단독으로 타노스를 압도하고 제압 직전까지 갔던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마블 스튜디오 사장 케빈 파이기가 공식적으로 밝히기를 완다는 인피니티 건틀렛 없는 타노스보다 강한 존재, 어쩌면 MCU에서 가장 강력한 히어로다. 하지만 원작 코믹스에서 ‘스칼렛 위치’라는 히어로 네임으로 ‘현실 조작’이라는 절대적인 능력을 선보였던 완다의 힘은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다소 하향 조정됐던 것이 사실이다. <완다비전>은 원작의 스칼렛 위치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최상의 선물이 될 시리즈다. 완다가 어떻게 스칼렛 위
스칼렛 위치가 온다
-
드디어 그날이 왔다. 11월12일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가 한국에서 공식 출시됐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기업이다. 전세계 1억16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디즈니+는 1만6천 회차 이상의 영화 및 TV프로그램을 구비하고 있으며 이미 61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완다비전> <로키> <팔콘과 윈터 솔져>와 <스타워즈>시리즈 <만달로리안> 등 대표적인 오리지널 시리즈가 오직 디즈니+를 통해서 공개된다. <씨네21>에서는 디즈니+ 상륙과 함께 독점 콘텐츠인 <완다비전> <로키> <팔콘과 윈터 솔져>를 미리 살펴봤다. 김소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DTC 사업부 총괄 상무의 인터뷰도 함께 전한다. 향후 디즈니+가 한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지 방향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스
디즈니+, 마블 히어로와 함께 한국 출격!
-
에드거 라이트표 공포영화가 온다. 꿈속에서 실제 과거를 보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앨리(토마신 맥켄지)는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런던 소호에 도착한다. 앨리는 매일 밤 잠자리에서 1960년대 소호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매혹적인 여가수 샌디(애니아 테일러조이)의 환영을 보며 앞으로 샌디에게 성공적인 삶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샌디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1960년대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된 앨리는 샌디를 살해한 범인이 자신과 같은 현재에 살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에드거 라이트가 <베이비 드라이버>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연출은 물론 각본까지 책임졌다. 소호의 네온사인을 닮아 원색이 도드라지는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의 화려한 영상은 한국영화 <아가씨> <신세계> <박쥐> <친절한 금자씨>를 촬영한 정정훈 촬영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Coming soon] 에드거 라이트표 공포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
-
우도환, 이상이, 김새론, 허준호, 박성웅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제작 스튜디오N, 공동제작 씨앗필름·세븐오식스)에 배우 우도환, 이상이, 김새론, 허준호, 박성웅이 캐스팅되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사냥개들>은 사채업의 세계에 발을 들인 세 젊은이가 거대한 세력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각본과 연출은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이 맡는다. 우도환은 복싱 유망주였지만 어머니의 빚을 갚기 위해 사채업에 뛰어든 주인공 건우를 연기한다.
이냐키 고도이, 마켄유, 에밀리 러드, 제이콥 로메로 깁슨, 타즈 스카일러
만화 <원피스>가 실사 넷플릭스 시리즈로 재탄생한다. 루피 역에는 배우 이냐키 고도이가 캐스팅되었다. 조로, 나미, 우솝, 상디 역에는 각각 배우 마켄유, 에밀리 러드, 제이콥 로메로 깁슨, 타즈 스카일러가 출연한다. 작가이자 쇼러너는 <로스트> <X파일>의 스티븐 마에다로, 총괄프로듀서 중 한명으로도
우도환, 이상이, 김새론, 허준호, 박성웅의 '사냥개들' 外
-
최민식 배우와 송해성 감독이 11월18일 <파이란> 개봉 20주년 기념 관객과의 대화(GV) 에 참석한다. 2001년 4월에 개봉한 <파이란>은 삼류 건달 강재(최민식)에게 아내 파이란(장백지)의 부고가 전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올해 20주년을 맞아 재개봉한다. <파이란>은 청룡영화상(감독상, 남우주연상), 대종상(감독상)을 받고,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남우주연상)과 도빌아시아영화제(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관객상)의 선택을 받았다. GV 이벤트는 11월18일 오후 7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다.
'파이란' 개봉 20주년 GV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VR콘텐츠 전시 <디지털 노벰버>(Digital November)를 열고 에이블 페라라와 차이밍량 감독의 미완성 작품을 바탕으로 한 클레망 드니 감독의 VR 다큐멘터리를 공개한다. <잊혀진 작품: 버즈 오브 프레이>는 에이블 페라라 감독이 미완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미싱 픽처스: 차이밍량>에서는 60대 차이밍량 감독이 극장에 앉아 그 시절에 본 영화를 추억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11월19일부터 12월2일까지 두 작품을 포함한 4편의 VR영화를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에서 무료 전시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VR영화 무료 전시
-
<자산어보>가 11월10일 열린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설경구), 각본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거머쥐며 4관왕에 올랐다. <모가디슈>는 감독상과 남우조연상(허준호), 촬영상, 음악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문소리(<세자매), 여우조연상은 김선영(<세자매>)에게 돌아갔으며, 신인감독상은 <소리도 없이>의 홍의정 감독이 받았다. 신인여우상과 신인남우상은 각각 공승연(<혼자 사는 사람들>)과 이홍내(<메이드 인 루프탑>)에게 돌아갔다.
'자산어보' '모가디슈' 영평상에서 각각 4관왕 차지
-
실내 스튜디오 제작 열기가 뜨겁다. 시각효과(VFX) 및 콘텐츠 전문 기업 덱스터스튜디오는 첫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선보인다. 지난 11월11일 덱스터스튜디오는 미국 버추얼 프로덕션 엔지니어링의 선두주자인 럭스마키나사와 협업해 경기도 파주에 제1호 버추얼 스튜디오 D1을 론칭했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스튜디오 VP 본부 등의 전담 부서를 마련해 D1에서 자체 콘텐츠 기획·제작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근 김용화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도경수가 주연한 <더 문>이 D1에서 촬영을 마쳤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또한 버추얼 스튜디오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VA STUDIO HANAM)에 일반 스튜디오와 아트센터를 증설해 약 4천평 규모의 아시아 최대 ‘멀티 스튜디오’를 11월 내 완공한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2019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부산 촬영소 건립이 예정보다 지연되는 가운데, 새 촬영소는 대형 실내 스튜디오 중심이
시공간 제약 없는 대형 실내 스튜디오 제작 열풍
-
이번호 표지는 웨스 앤더슨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다. 프랑스에 위치한 어느 주간지의 제작 과정을 ‘보이는 영화’로 완성한 이 작품을 소개하기에 <씨네21>보다 더 잘 어울리는 매체가 있을까 싶다. 편집장의 관점에서는 다소 오싹한 대목도 있었는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잡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편집장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편집부를 진두지휘하던 그는 자신이 만들던 잡지 ‘프렌치 디스패치’의 부고 지면 주인공이 되어, 편집장과의 한때를 회고하는 기자들의 문장으로 기록된다. 평생 잡지 마감만 하다가 인생을 마감했다고 생각하면 좀 억울할 것 같기도 하지만, 가장 아꼈던 필자들이 전력을 다해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잡지를 만들어준다면 주간지의 편집장에게 그보다 더한 선물은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김현수, 임수연, 조현나, 남선우 기자가 참여한 기획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 웨스 앤더슨은 잡지 <뉴요커>의 열렬한 팬이었다. 시도 때도 없
[장영엽 편집장] 잡지를 만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