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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씨네21>에는 강한 남성들의 기가 흐른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순전히 영화를 통해서 아시아적인 의협에 매료되었다는데, 그가 만든 <킬 빌>은 마치 젓가락을 들고 현란한 손놀림을 하는 서양인을 보는 듯이 익숙하고도 낯선 느낌을 준다. 더구나 한점의 망설임도 없이 잔혹한 복수의 풍경을 나열해가는 기세는, 이런 유의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마저도 그 과격한 오락의 장에 슬그머니 눌러앉힐 정도로 강하고 유려하다.기세로 말하자면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도 여기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아직 제대로 된 인사를 나누지 못한 사이임에도 나는 그의 풍모에 관한 매우 뚜렷한 기억 하나를 가지고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가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되었을 때의 일이다. 국내외 기자들이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박찬욱 감독은 오만함 일보 직전의 당당함과 얄미울 정도의 깔끔한 언변을 과시했다. 국제무대에 나선 인사들을 여러 차례 보아왔지만 드
신념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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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팬들에겐 행복한 주말이다. 9편에 이르는 21일의 개봉작은 국적, 장르, 연출 스타일 등 어느 면에서 봐도 다양하고, 절반 이상이 완성도도 높다.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두편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1편(사진)과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 두 영화 모두 ‘한 스타일 하는’ 데에 더해, 이야기 구조가 관습적이지 않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저런 사연 생략하고 바로 복수활극으로 치닫는 <킬빌>의 이야기는 너무 단순하고, <올드 보이>는 장르영화의 흔한 허구적 장치로 시작해 놓고는 뜬금없을 만큼 비장하고 진지한 사연을 들이민다. 두편 모두 관습적인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겐 어딘가 빈 듯한 느낌을 줄지도 모르지만, 영화광들에겐 거꾸로 원하는 것들이 넘쳐나는 영화가 될 것같다. <킬빌>에는 이소룡, 강다위, 일본 사무라이영화, 마카로니 웨스턴이 한데 어울리는 액션 버라이어티쇼가, <올드 보이>에는
킬빌·올드보이·노보…‘골라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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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확장판 감독 피터 잭슨/출연 일라이저 우드, 이안 매켈런, 리브 타일러/화면비율 2.35:1/오디오 영어 돌비디지털 5.1 EX, DTS ES 6.1<반지의 제왕> 시리즈 2편의 디브이디로 본편부터 극장판 영화 179분에 30분의 새로운 장면과 내용을 추가해, 거의 새로운 영화를 내놓았다. 총 4개의 디스크에, 감독, 작가, 디자인팀, 배우들의 음성해설, 3시간의 다큐멘타리와 1시간 가량의 부가영상물, 갤러리 등 서플도 방대하기 이를 데 없다. 스펙트럼.영웅 감독 장예모/ 출연 장만옥, 진도명, 양조위, 이연걸/ 화면비율 2.35:1/ 오디오 중국어 돌비디지털 5.1 EX, DTS ES 6.1장예모 감독이 한층 멋을 부려 만든, 진시황을 암살하러 간 자잭들의 이야기. 네명의 자객이 서로 다른 색으로 상징된다. 서플에서는 색상별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영상 페이지와 로케이션 장소 해설, 스태프와 출연진 인터뷰, 엔지 장면 등을 모았다. (주)엔터원.
[새 DVD]<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확장판>, <영웅>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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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잊었던 영화음악 열정 요동”<하류인생>의 촬영장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났다. 한국 록의 창시자인, 전설같은 신중현씨가 그 자리에 있었다. 신씨는 이 영화의 음악을 맡고 있었다.<하류인생>의 음악을 담당한 계기는.이태원 사장이 노래방에서 내 노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를 부르다가 내가 떠올랐고, 마침 사무실로 올라갔더니 임권택 감독이 <님은 먼 곳에>를 틀고 있었다고 했다. 한달쯤 전 둘이 찾아왔고 흔쾌히 승락했다.전에 임 감독 영화의 음악을 맡은 적이 있다는데.60년대 말에 한편 했는데 제목이 생각 안난다. 그땐 영화음악을 그리 중시하지 않았을 때이고. 70년대 초반까지 영화음악 여러 편 했었다. 75년에 <미인>에 출연하고 음악도 했다가, 그 이후로 활동이 금지됐으니까.(인터뷰 도중에 울린 신씨의 핸드폰 벨소리가 <미인>이었다.) 임 감독과 오랜만에 만났지만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잊고 있었던 영화음악에
[인터뷰] <하류인생> 음악맡은 신중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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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관에선 ‘니코라스 레이’ 감독, ‘제임스 띤, 나탈리-’ 주연의 <이유 없는 반항>이 상영중이었다. 입장료는 350환. 다음 영화로 구봉서가 주연한 김수용 감독의 데뷔작 <공처가>의 간판이 걸려 있다. 경기도 부천시 부천판타스틱 스튜디오의 <하류인생> 촬영장은 58년의 서울 명동을 연상케 하는 한 번화가를 재현해 놓았다. 텔레비전 드라마 <야인시대> 촬영 세트 바로 옆에 들어선 1500평 규모의 이 영화 세트는 <야인시대>의 그것보다 훨씬 정교했다. 건물 디자인은 물론 표면 벽돌, 길바닥 아스팔트의 질감까지도 예스러웠다. 양장점 ‘송옥’의 쇼윈도엔 50, 60년대풍 의상과 구두가, 약국엔 ‘에비오제’와 ‘푸로나민’이 진열돼 있다. ‘뮤직살롱 휘가로’와 ‘클럽 마이애미’의 전화번호 국번은 모두 ‘2’자 한자리다. 대물림된 향수. 미도관 건너편 골목의 ‘명동 통술’ 집에서 정종 한잔 하고 싶어진다.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임권택 감독 99번째 도전 <하류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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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일본에서 개봉될(한국은 내년 1월 9일) <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가 20일 도쿄에서 톰 크루즈를 비롯한 제작진 기자회견과 특별시사회를 마련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에드워드 즈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지만 무대는 메이지(明治) 천황이 바쿠후(幕府) 권력을 누르고 열도의 지배자로 나선 1870년대 일본. 서구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군대를 총포로 무장하고 사농공상(士農工商)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폐도령(廢刀令)을 내려 무사들이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을 금지하자 사무라이(侍)들은 거세게 반발한다. 영화 속에서도 사무라이들이 거리에서 그들의 상징과도 같은 촌마게(일본식 상투)를 잘리자 오열하는 대목이 나온다.
줄거리는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시작된다. 남북전쟁이 끝난 뒤 용기와 희생, 명예 등 군인의 덕목이 사라지자 미군 대위 네이든 알그렌은 실의에 빠져 술로 세월을 보낸다. 그런 그에게 일본 고위관료 오무라가 천황군
[새 영화]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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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제) 축소를 강행하지 않고 일단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사진)은 19일 오후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의 정지영.안성기 공동위원장 등 10여명의 영화인을 면담한 자리에서 당장 스크린쿼터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면담에 참석한 영화인들이 이날 전했다.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측은 이런 정부방침에 대한 영화계 의견을 수렴한 뒤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18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면담결과와 위원회의 입장 등을 발표한다.그러나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어제 영화계 대표들에게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게 아니라 당장 밀어붙이지는 않겠다는 취지의 얘기였다"면서 "계속 논의해야 할 과제라는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영화인들은 21일 서울 스카라 극장에서 비공개로 영화인 결의대회를 갖고 25일에는
정부, 스크린쿼터 일단 유지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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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41)가 20일 오후 일본 도쿄 롯본기의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1870년대 일본 메이지시대를 배경으로 신식 무기로 무장한 천황군과 무사들의 마지막 전쟁을 그린 영화. 톰 크루즈는 천황군을 조련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왔다가 검술과 무사정신에 매료되는 미군 대위 네이든 알그렌으로 등장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12월 5일, 우리나라에서는 내년 1월 9일 개봉되며 전날인 19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일본 기자들을 위해 시사회를 가진데 이어 이날 저녁 특별 시사회를 펼친다.
한국의 기자들도 워너 브라더스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 기자 시사회와 회견에 참석했다.
회색 정장의 노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톰 크루즈는 함께 단상에 오른 일본의 동료 배우들과 반갑게 악수한뒤, "대단한 힘을 지닌 일본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것을 행운으
[인터뷰] <라스트 사무라이>의 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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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의 정지영, 안성기(사진)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스크린쿼터제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20일 "두 위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영화인이 3시간여동안 대통령을 면담했고, 대통령 발언의 해석에 대해 영화인 사이의 의견을 현재 조율중"이라고 밝혔다.위원회는 21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18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면담 결과를 발표하고 위원회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한ㆍ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 영상위원회와 부산등 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 영화인협회,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영화감독협회, 영화배우협회, 대학영화학과 교수협의회, 영화평론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으로 구성돼 있다.영화인들은 2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스카라 극장에서 비공개로 영화인 결의대회를 가진 후
영화인들,스크린쿼터관련 대통령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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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애니메이션 시대의 개척자지난 10월 중순 외신들은 일제히 로버트 드 니로의 암 진단 소식을 타전했다. 아카데미상에 무려 6번이나 노미네이트되고 주연상 한번, 조연상 한번을 수상한 대배우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은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암 이외에는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없고 암도 수술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대변인이 밝혔다고는 하지만, 그 뉴스를 접한 대부분의 영화팬들은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자신의 연기 폭을 넓혀가고 있는 대배우에게 암이란 부당해 보였기 때문이다. 혹시나 그가 건강상의 이유로 더이상 영화에 출연하지 못하게 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궁극적으로 영화 관객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명했던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그러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이제 로버트 드 니로도 은막 뒤로 사라져 자연인으로 돌아갈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 이들도 상당수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그런 의견
<록키와 불윙클>의 제작자 제이 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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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선택과 자발적 열정의 산물
이 영화의 영어제목은 ‘If you were me(당신이 나라면)’이다. 이 조심스러운 가정법은 이 영화가 견지하고 있는 조심스러운 태도이자 화법이다. 6인의 감독들은 저마다의 재치로 지루할 틈 없는 영화들을 엮어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소중함이 단지 그 종합선물세트 같은 풍요로움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저마다의 진심으로 이 시대에 마땅히 물어져야 할 질문들을 던진다. 그 진심은, 때로는 유쾌하고 경쾌한 표정 속에, 때로는 가학적이고 위악적인 몸짓 속에, 그리고 또 때로는 초현실적인 모호한 표정 속에 담겨 있다. 그런데 묘한 것은 그것이 각각을 따로 볼 때보다 서로서로를 뒤섞어 볼 때 더 잘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두번 이상 볼 필요가 있다. 한번은 짧고 경쾌하게, 또 한번은 길고 묵직하게. 아마도 이 영화는 이후에 여러 부문의 기록을 가질 듯싶다. 그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옴니버스영화라는 타이틀은 쉽사리 깨지지 않
가장 성공적인 옴니버스 영화,<여섯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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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스 셰로의 <정사>는 유럽의 예술영화가 과감한 성적 표현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가장 최근의 사례라 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이 낡은 장삿거리에 대한 어떤 향수와 다소의 교활함마저 내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처럼 장소 불명의 빈 아파트에서 한쌍의 낯선 남녀가 관계를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백주대낮, 문을 열어 여자를 발견하자마자 남자는 “동의하나요?”라고 묻고, 여자는 망설이지만 남자는 결심한 듯 그녀를 안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은 옷 밖으로 허물어져나와 남부 런던의 어딘가의 후줄근한 침대방 바닥을 뒹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첫 장면부터 영화의 끝까지 <정사>는 베르톨루치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시종일관 베껴대는데, 그 수준이 가히 싸구려 모작이나 한심한 되풀이의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우스꽝스러울 만치 화려한 안토니오니의 <욕망>(Blow Up)과 의도적으로
한심한 되풀이,파트리스 셰로의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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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패배에 굴하지 않는 신념이여!주말 내내 비가 내렸다. 11월에 내리는 비는 참 난감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시간에, 저 홀로 내린다. 천식 발작처럼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스스로의 무게 때문에 내리는 비, 내려서 잠시 자신을 증거하고 다만 잊혀지기 위해 내리는 비. 끝내 소리가 되어 울리지 못한 깊은 탄식처럼 11월의 비는 어떤 절실함을 마음에 묻고 사람들 사이로 사라진다. 사람들은 11월을 비로 기억하지 않는다.(November rain)를 듣다가 그 슬픔에 감염돼 하루종일 파업했다. 세상에는 대단하지만 아무것도 안 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의 대단한 사연은 언제나 11월의 비처럼 스쳐간다. 우리는 대단한 사람들의 별것도 아닌 이야기에 너무 오래 속아왔다.세계 최장기수 김선명의 전기적 영화 <선택>을 보고 우울했다. 단지 그가 세계 최장기수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넬슨 만델라는 27년을 감옥에 있다가 출옥해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건달,<선택>의 낮은 속삭임에 귀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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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본 영화의 한 장면에서 처음 그것을 보았다. 초원의 맑은 하늘 위에 갑자기 몰려든 검은 비구름. 귀를 찢을 듯한 굉음이 울리고 곧 그것은 하늘을 덮고, 태양을 가리고, 익어 고개를 숙인- 드넓은 논의 이삭들 위로 작은 폭탄처럼 쏟아져내렸다. 저게 뭐예요? 저것은, 메뚜기란다. 대수롭잖게 아버지가 얘기했지만, 메뚜기, 하면 ‘폴짝폴짝’을 떠올리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그것은 꽤나 큰 충격이었다. 메뚜기라니.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 건가? 종말인가? 어린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는데, 아아, 아버지… 지금 팝콘을 먹을 때가 아니잖아요!결국 나는 메뚜기를 두려워하는 이상한 소년이 되었다. 뭐? 뱀보다 메뚜기가 더 무섭다고? 으응, 아마도 그런 것 같아. 김밥을 먹으며 친구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김밥을 먹으며, 나는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가을 소풍장소의 메뚜기들을 경계하고는 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메뚜기떼의 습격이 있은 그 영화의 제목은 끝끝내 기억나지 않고, 나는 지
메뚜기도 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