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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하러 왔어요오늘의 관객 송지연, 진승희 씨유아 교육을 전공하는 산소(02) 학번 송지연(21 왼쪽)씨와 진승희(21)씨는 숙제를 해치우러 영화제에 행차 중이다. 교양과목인 <영화의 이해> 교수님께서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을 보고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하셨기 때문. 그녀들 손에 얌전히 들려있는 <아랑국의 별들>은 몇 시간 뒤엔 리포트로 변해 교수님 손에 전해질 것이다. 그간 남포동 거리의 뜨거운 열기를 함께 느꼈을 지언정, 직접 영화를 보거나 해본 적이 없는 지연씨와 승희씨의 표정엔 묘한 긴장과 기대가 교차한다. 그래도 일년에 한번 있는 영화제에 숙제 명목으로나마 참가할 수 있어 그녀들에겐 좋은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숙제와 상관없이 보고 싶은 상영작은 폐막작인 <아카시아>. 공포영화는 별로 반기지 않는 그녀들이지만, 배우 심혜진의 연기력과 스토리가 영화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고. 함께 온 다른 세 명의 친구들과 재밌는 추억거리와 함께 높은 학점도
오늘의 관객/People in P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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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아시아 센터를”영화후반작업 업체 레인메이커 회장 밥 스카라벨리“부산에 아시아 센터를 만드는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규모나 품질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후반작업 업체 레인메이커의 밥 스카라벨리 회장이 10월6일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BIFCOM)를 찾았다. 갈수록 성장하는 한국과 아시아의 영화시장을 겨냥해 부산시, 부산영상위원회 등과 협의를 해온 그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스튜디오 등 기반시설이 필요한데 부산은 그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1달 안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힌 그는 “레인메이커가 부산에 들어온다면 가장 먼저 내세울 요소는 확실한 서비스이며, 최신 시설과 장비 또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합작 추진하고 싶다”‘클라우센&뵙케 프로덕션’제작자 야콥 클라우센독일에서 온 제작자 야콥 클라우센의 대표작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비욘드 사일런스>도 있다. 10년
[People 2] 영화후반작업 업체 회장 밥 스카라벨리/야콥 클라우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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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와 마법사> 감독 키엔체 노르부부탄의 라마승, 키엔체 노르부가 두번째 작품 <여행자와 마법사>로 부산을 찾았다. 단아한 승복 속에 이야기 보따리를 한아름 품고 있는 키엔체 노르부는 1998년 당시 히말라야산맥 동쪽에 있는 이 작은 나라에 불어닥친 월드컵 열풍을 코믹하게 담아낸 작품 <컵>으로 국내에 알려진 감독. <리틀 부다>를 찍기 위해 부탄을 찾은 베르나르도 베루톨루치를 도우면서 처음 영화와 인연을 맺은 그는 “베르톨루치를 만나기 전엔 영화를 만들 생각조차 못했다. 나에게 가능성과 동기부여를 해준 중요한 사람” 이라며 ‘영화의 스승’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갈수록 세상은 여러 매스미디어에 노출되어가고, 사람들은 막연히 다른 나라를 꿈꾼다. 미국은 모든 사람들이 좋은 나라, 행복한 인생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공간에서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닐까?” 마치 베갯머리에서 듣는 옛날이야기 같은 <
[People 1] “자기 공간에 행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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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의 창/ 타이, 일본/ 2003년/ 96분/ 감독 옥사이드 팡/ 오후 2시 부산 1관쌍둥이 동생 대니 팡과 함께 <방콕 데인저러스><디 아이> 등을 만들었던 옥사이드 팡의 영화. “새롭진 않지만 매끈한 이음새가 돋보이는 장르영화”라는 평가를 들었던 전작들처럼, 옥사이드 팡은 CF 감독 출신이라는 이력을 이번에도 십분 활용한다. 화려한 색감과 거친 질감의 과감한 대비로 문을 여는 이 영화는 슬로모션과 점프 컷으로 파동을 부여한 리듬을 타고 테크노 음악을 떠올리게 할만큼 빠르고 격하게 흘러간다. 네 인물 각각의 시점으로 재구성되는 마약 쟁탈전은 익숙하지만 진부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영화의 매무새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옥사이드 팡은 솜씨 좋은 테크니션이라는 호칭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듯 하다. 다량의 마약을 되찾기 위해 방콕 뒷골목에 위치한 헤븐이라는 허름한 호텔에 투숙하게 된 살인청부업자, 살인청부업자가 노리는 마약을 상대파 두목으로부터 건네받아 운반
[CineChoice 1] <4차원 입방체(The Tesse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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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시네마/ 영국, 네덜란드/ 2003년/ 123분/ 감독 피터 그리너웨이/ 오후 2시 부산3관아마도 이 영화의 이미지들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보기 위해서는 천개의 눈을 가져야 할 것이다. 총아홉개의 에피소드, 92개의 여행가방에 대한 내용을 ‘삼부작’으로 만들 예정인 <털시 루퍼의 여행가방> 시리즈 중 이 영화는 일단 세개의 에피소드를 먼저 선보인다. 영화의 주인공인 작가이자 프로젝트 기획자 털시 루퍼의 이야기는 1928년 우라늄 개발 시기에서 시작하여, 1989년 베를린 장벽 때까지 이어진다. 털시 루퍼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총 16곳의 감옥에 갇힌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그는 10살 때 웨일스 감옥에 갇히고, 유타에서 미국계 독일 가족들에게 갇히고, 2차 세계대전 중에 유럽의 안트워프역 호텔 목욕실에 갇힌다.그러나 이런 스토리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 영화가 DVD와 인터넷, 회화와 문자의 현란한 총집합으로 꾸밀 거대한 시리즈의 신호탄이라는 점이
[CineChoice 2] <털시 루퍼의 여행가방(The Tulse Luper Suitc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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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의 창/ 대만/ 2003년/ 82분/ 감독 차이밍량/ 오후 8시 메가박스 6관호금전의 무협영화 <용문객잔>을 틀고 있는 오래된 극장, 차이밍량은 유령이 나올 듯한 이 퇴락한 공간에 자기 영화의 주인공들을 소집해놓고 다시 한번 인간의 고독과 씨름한다. 너무 넓어서 텅빈 객석의 황량한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 이곳은 내일이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용문객잔>을 마지막으로 상영하는 밤, <용문객잔>에 출연했던 두 배우가 이제 노인이 되어 이곳을 찾고, 영사실 청년을 좋아하는 극장 매표소 여자는 청년에게 줄 호빵을 찐다. 다리를 절며 힘겹게 게단을 올라 영사실까지 찾아가는 여자, 그러나 청년은 없고 이날도 그녀의 마음은 청년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장식없는 느린 화면이 계속 이어지면서 스크린 속 인물들에 애정을 갖게 만드는 차이밍량 영화의 매력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영화로 그의 영화 가운데서도 가장 대사가 적은 작품이다. 차이밍량은 2001년작 <거
[CineChoice 1] <안녕,용문객잔(Goodbye, Dragon 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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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맞아 조용하던 베를린은 9월 들어서자마자 한층 분주해졌다. 중순부터는 가을 축제가 시작되고, 월초에는 1997년부터 시작된 베를린 ‘아시아태평양주간’ 행사 때문이다. 명실상부한 통일독일의 중심부로서의 위상을 되찾은 베를린은 ‘멀티컬처’, 즉 복합문화의 중심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1997년부터는 ‘아태주간’ 행사를 격년으로 치러오고 있다. 이름 그대로 아시아 전역과 호주, 뉴질랜드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문화권을 커버하는 전방위 행사다.
매회마다 주제국을 선정해 일본, 중국 등을 거쳐 인도까지 이른 이 행사에서, 올해는 한국도 분주했다. 2년 뒤를 위한 예행연습 내지 전야제 차원에서다. 한마디로 2005년은 독일 땅에서 한국이 판치는 해다. 세계적인 프랑크푸르트 서적 박람회는 물론 2005년 ‘아태주간’ 주제국에도 한국이 선정되었다. 게다가 독일에서 개최될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붉은 악마’로 각인된 축구의 나라 한국을 상기시키려는 행사들이 줄을 이었다. 그렇게 곳곳
[베를린] 한국 애니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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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의 <애니싱 엘스> 고정팬 무시한 마케팅으로 최악의 흥행성적 올려할리우드에서 저명한 감독들의 이름을 숨기는 이상한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최근 미 전역에서 개봉된 우디 앨런이 연출한 <애니싱 엘스>(Anything Else)와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콜드 크릭 매너>(Cold Creek Manor)를 들 수 있다.<애니싱 엘스>는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로 알려진 제이슨 빅스와 <슬리피 할로우>의 크리스티나 리치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로맨틱코미디. 제작과 배급을 담당한 드림웍스는 <애니싱 엘스>를 기존 우디 앨런의 작품들처럼 마케팅을 하는 대신, 1천만달러를 투입해 <아메리칸 파이> 관객층(?)을 겨냥한 깜찍한 데이트용 영화로 포장했다. 이 때문에 우디 앨런은 연출과 각본, 조연까지 맡았지만 극장과 TV예고편은 물론 포스터, 잡지 광고, TV용 리뷰클립에서조차 그의 자취
[뉴욕] 참을 수 없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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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민들이 드디어 <코만도>를 볼 수 있게 됐다. 노르웨이영화위원회 회장 톰 롤랜드가 지금까지 상영금지에 묶여 있던 영화 300여편을 풀어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해금조치를 받은 영화는 <뉴 잭 시티> <하드 타겟> <프레데터2> <로보캅2> <이블데드2> <죽음의 땅> <리턴 오브 리빙 데드> 등. 노르웨이영화위원회가 상영을 금지한 마지막 영화는 1999년에 수입된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사진)이었지만, 2년 뒤인 2001년 반대여론 때문에 결정을 번복해야 했다. <감각의 제국>은 노골적인 섹스신과 사도-마조히즘 성향을 띤 마지막 살인장면이 문제가 됐었다.노르웨이는 포르노로 유명한 인접국가 스웨덴과 달리 매스미디어의 폭력과 섹스에 민감한 국가. 450만 국민 대부분이 경건한 루터교 신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드코어포르노는 영화와 비디오, DVD, TV
노르웨이, 폭력영화 해금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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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3 레볼루션> 11월5일 65개국에서 동시 개봉, 불법복제방지와 팬서비스가 목적<매트릭스> 3부작의 마지막 챕터인 <매트릭스3 레볼루션>이 오는 11월5일 전세계 65개국에서 정확히 같은 시각에 개봉된다. 지난 5월 <엑스맨2>가 58개국에서 같은 날 동시개봉한 예는 있지만, 마치 로켓을 발사하듯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개봉(zero hour 전략)하는 영화는 <매트릭스3 레볼루션>이 처음이다. 이는 LA 기준 11월5일 새벽 6시이며, 뉴욕에선 오전 9시이고, 런던에선 오후 2시이며, 모스크바에선 오후 5시, 도쿄에선 밤 11시가 된다.워너브러더스의 이같은 결정은 1부와 2부 개봉 당시 불거졌던 해적판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뜻에서 이뤄졌다. 이에 더해 프로듀서인 조엘 실버는 “워쇼스키 형제는 <매트릭스>의 마지막 퍼즐조각을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동시에 쥐어주고 싶어했다”며, 이번 결정이 불법복제에 대한
한날, 한시, 퍼즐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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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회원에게 배포하던 관행 금지하자 독립영화계 강한 반발미국영화협회(MPAA)가, 제작사와 배급사들이 오스카 투표 시즌에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관례적으로 배포해온 시사용 테이프 및 DVD 발송을 전격 금지해 파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월30일 발표된 ‘금지령’의 명분은 불법복제 근절. MPAA의 잭 발렌티 회장은 매년 약 3만2천개가 우송되는 오스카 경쟁작들의 비디오 카세트와 DVD가 바로 유통되는가 하면 아시아 지역으로 흘러들어가 해적판의 소스가 되고 있다며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개봉 규모가 작아 시사용 견본 외에는 아카데미 회원에게 접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비주류영화들은, MPAA의 결정을 생존권 위협으로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오스카 후보 지명과 수상 가능성이 기획과 캐스팅, 판권 수출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아트하우스영화의 특수성 때문이다.새로운 오스카 캠페인 규칙의 여파가 독립영화 일반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MPAA의 오스카 시사용 테이프 금지령
누구를 위한 금지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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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남포동과 해운대에서 243편의 영화 선보일 예정제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2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이제 안정기에 접어든 이 ‘바다의 영화제’는 훈기는 느껴지지만 과열되지 않고, 북적거리지만 요란스럽지 않게 9일간 항해의 시작을 알렸다.3년 만에 야외에서 5천여명의 관객이 객석을 촘촘히 메운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진 이번 행사는 그 사이 건설된 광안대교의 불빛과 함께 익숙하면서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오후 6시45분 역대 부산국제영화제 하이라이트가 대형 화면을 통해 보여지면서 뜨거워지기 시작한 분위기는 오후 7시 국내외 게스트들이 입장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심사위원장인 얀 트로엘 감독을 비롯, 자파르 파나히, 첸상치, 신상옥, 최은희, 임권택, 이장호, 이창동, 김지운, 앙드레 김, 윤정희, 박상민, 이병헌, 조인성, 박해일 등 국내외의 화려한 게스트들이 속속 입장하자 객석은 환호의 물결로 바뀌었다. 개막작인 <도플갱
[PIFF2003] 바다의 영화제, 출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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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모든 대사에 한국어가 사용되고, 일본어 자막을 곁들인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 닛칸(日刊) 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영화 전체의 대사에 한국어가 사용되는 <호텔 비너스>라는 영화가 내년 봄 개봉을 목표로 지난 주 크랭크 인에 들어갔다. 특히 이 영화에는 지난 6월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 방일 때 `일본 국민과의 대화' TV 프로그램에서 보조 사회자를 맡았던 구사나기 쓰요시(사진)(28)가 주인공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구사나기는 일본 정상의 남성 5인조 그룹인 `스마프(SMAP)'의 핵심 멤버로, 후지 TV의 심야 한국어 방송 `초난강(구사나기 쓰요시의 한국어 발음)'을 진행했으며, 이번 촬영되는 영화에서도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한다.
구사나기는 "내가 원했던 한국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며 "한국과 일본의 교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日서 한국어 대사-일본어 자막 영화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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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가을개편에서 타 방송사의 ‘출발! 비디오여행’(MBC), ‘접속! 무비월드’(SBS) 등과 유사한 영화정보 프로그램을 신설할 방침이어서 중복에 따른 방송3사의 전파낭비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KBS 2TV는 이달 말 단행할 가을개편에서 개봉 영화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영화매거진(가제)’을 신설한다는 방침 아래 7일까지 외주제작사의 제안서를 공모받고 있다.방송시간은 토요일 오전 11시 50분부터 50분간 예정으로, 일요일 낮 12시 10분 에 방송하는 ‘출발! 비디오여행’과 ‘접속! 무비월드’를 비켜간다. 예전에 KBS 2TV가 ‘영화 그리고 팝콘’을 내보냈다가 중단한 바 있어 이번 ‘영화매거진’은 영화정보 프로그램의 부활인 셈이다.이는 영화관람이 중요한 문화 양식인 시대에 시청자들의 욕구를 수용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기존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영방송으로서 영화정보 프로그램의 부활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
KBS ‘영화매거진’ 부활, 전파낭비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