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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터미네이터’가 ‘희망의 땅’ 캘리포니아를 접수했다. 배우 출신으론 1966년 로널드 레이건이 캘리포니아주 지사로 당선된 뒤 두번째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47년 미국에 이민간 아널드 슈워제네거(56)는 70년대 숱한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날린 뒤 최정상의 액션배우로, 이번엔 정치인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번에 철저하게 할리우드 방식으로 선거에 임했다. 주지사 출마선언을 8월6일 〈에이비시방송〉의 ‘제이 리노 투나잇쇼’에서 발표해 미국 전역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선거 초반 상한가를 치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자 9월 중순엔 역시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 아내와 함께 출연했다. 공정성 시비는 있었지만, 여성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이 토크쇼 출연과 맞물리며 그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신 후보들간의 텔레비전 토론엔 단 한차례만 응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도 최대한 선거전에 활용했다. 유세 때마다 “터미네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 지사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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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부산. <마이니치신문>을 포함해 대여섯 명의 일본 기자들이 모여 뭔가 의논하다가 지나가는 기자를 붙잡고 물었다. “배용준 인터뷰 어떻게 할 수 있어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열기는 대단했다. 들리는 바로는 일본 최대 방송국에서 배용준 단독 인터뷰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후문.극장가의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었다. 개봉날인 2일(목)부터 전국관객숫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고, 서울관객을 기준으로 한 주말 박스오피스에서도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한 할리우드 영화 <이탈리안 잡>과 블록버스터 는 <스캔들…>과 큰 차이로 2~3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스캔들’의 불씨를 꺼뜨릴 영화는 17일 개봉하는 <황산벌> 이전까진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이번주 개봉작 가운데도 맥스무비나 인터파크 등 주요사이트에서 <스캔들…>은 70%대의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그 뒤를 이
조선 남녀의 ‘스캔들’ 폭발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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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 <중화영웅>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홍콩 스타 정이건(36ㆍ鄭伊健)이 영화 <쌍웅>의 홍보를 위해 내한해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밤색 재킷과 흰 색 티셔츠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정이젠은 "우선 예쁘게 잘 지어진 공항이 인상적"이라며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나 기쁘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정이건은 회견 내내 웃는 얼굴로 농담을 섞어가며 질문에 대답했으며 기자들에게 한국의 영화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번 방한은 1999년 <중화영웅> 홍보차 처음 한국을 찾은 이후 네 번째. 그동안 '국내 신인그룹 ESP의 뮤직비디오와 삼성전자 애니콜의 중국판 CF 촬영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10일 개봉하는 <쌍웅> 살인 혐의로 수감중인 최면술사(여명ㆍ黎明)와 경찰 내부 관리의 사건을 수사하던 강력반 형사(정이건)가 힘을 합쳐 음모에 맞서 싸운다는 내
[인터뷰] 영화 <쌍웅>의 정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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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부산 수영만의 부산시네마테크에서는 10일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식을 장식할 <아카시아>(제작 다다필름ㆍ아름다운영화사)가 기자들에게 미리 선보였다.<여고괴담>과 <비밀>의 박기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카시아>는 아카시아 나무를 소재로 입양과 모성의 문제를 공포와 추리라는 두 축으로 엮어낸 작품. 베테랑 여배우 심혜진과 연극배우 출신의 김진근이 주연을 맡았다.시사회에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감독의 연출 의도와 영화적 장치를 묻는 질문이 많이 나왔으며 배우의 작품 선택 이유 대한 궁금증도 쏟아졌다. 박기형 감독은 "한국영화뿐 아니라 아시아 영화 전체에 큰 힘이 되고 있는 부산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초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주최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심혜진은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여서 떨린다"면서 마치 신인으로 돌아온 것처럼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김진근은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영화로 모든 배우들이 소망하는 자리에 앉
부산영화제 폐막작 <아카시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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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감독 가이 매딘“나는 거짓말을 많이 하기로 소문난 감독입니다” 가이 매딘은 7일날 있었던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의 첫 상영에 앞서 관객들을 향해 그렇게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완전히 농담은 아닐 것이다. 그의 영화는 거친 흑백과 극단의 컬러와 번지는 화면으로 본다는 것의 황홀을 가져다주며 관객을 몽유병자로 만들어 버린다. 가이 매딘은 훌륭한 이야기꾼이기 때문에 거짓말쟁이인 것이다. 장난기 넘치는 덩치 큰 개구쟁이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가이 매딘은 진지했고 섬세했다. 하지만 가려서 들으실 것. 이야기꾼은 이야기를 잘하는 법이다.은행출납계원, 페인트공이라는 평범한 직업에서 영화감독으로 인생의 항로를 바꾸게 된 계기는 나로서 페인트공이라는 직업은 삶에 대한 게으른 접근이었다. 나는 표면적인 것들만 손보는 것이었지, 구조적인 문제를 손보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허물어진 집이 있으면 한 몇 년 동안만 보기 좋게 만들 뿐이었다
[Interview 2] “사람은 망각하기 때문에 살수 있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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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식올해 처음 제정된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에 모흐센 바흐말바프 감독(사진)이 선정됐다. 8일 저녁 7시 그랜드 호텔 볼룸에서 거행된 시상식에는 수장자인 모흐센 감독과 딸 하나, <오사마>의 감독 세디그 바르막과 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가 나란히 수상대에 섰다. 시상식이 있기 전 감독의 생애를 담은 짤막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됐으며, 이후 김동호 위원장이 나와 지난 한 해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의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으로서 모흐센 감독을 선정하게 된 개요를 설명했다. 모흐센 감독은 “무엇보다 배우 마리나에게 감사한다. 그는 이 영화에 출연하기 전, 영화를 단 한번도 본 적 없으나, 지금은 영화 제작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 미래엔 이 자리에 그가 섰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국내외 기자 40여명과 뉴커런츠 심사위원단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파로허저드 시 낭송회10월8일 오전11시 메가박스10관에서 포루흐 파로
PIFF 2003 단신들(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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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세미나 ‘법과 영화’,제한상영 등급 문제 등 주제발표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한국영화의 이슈들을 검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0월8일 오후 3시 해운대 메가박스 10관에서 열린 학술세미나 ‘법과 영화’는 표현의 자유 훼손, 저작권 침해 등의 최근 사례를 살피고, 이에 대한 합리적 해결방안을 도출하자는 취지의 행사였다. 영산대학교가 주최하고 영화제 조직위가 후원한 이 세미나에는 200여명이 넘는 이들이 몰렸고, 열띤 논의는 예정시간을 넘겨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첫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한위수 헌법재판소 부장판사는 제한상영관이 없는 현실에서 심의기구가 제한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성인전용관을 운영하는 사례를 참고할 때 “제한상영 등급이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홍승기 변호사는 “제한상영 등급의 경우 광고와 비디오 물 출시 금지 등의 규제는 지나치다”고, 임순례 감독은 “성인물은 대부분
영화도 찍고 법도 지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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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감독 정두홍-<옹박> 배우 토니 자 대담“아니…. 이게 뭐야!” 한국을 대표하는 무술감독 정두홍은 최근 한 불법복제 VCD를 보고 흥분에 휩싸였다. 그 영화는 바로 타이의 프라차야 핀카엡 감독이 만든 <옹박>이다. ‘NO 와이어, NO CG’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신인 액션배우 토니 자의 원맨쇼라 할 만하다. 그는 이 영화에서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공중을 붕붕 날아다니고, 원숭이처럼 나무를 자유자재로 타며, 무시무시하게 빠른 연속 발차기를 보여준다. 스피드, 파워, 유연성이라는 3박자를 한 몸에 갖춘 배우가 와이어와 CG의 몫까지 담당하며 아주 새롭고 진기한 액션을 펼치는 것이다. 바로 그 문제의 주인공 토니 자가 10월8일 <옹박> 상영에 맞춰 자비를 들여 부산영화제에 찾아왔다. 정두홍 감독이 그와의 만남을 자청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정두홍: 나는 당신의 액션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이지 반세기에 한명 나올까 말까한 사람이다. 한 마디로
[Special] “스타가 된 것보다 무에타이를 알린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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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스트 37인이 꼽은가장 흥미로운 한국영화 <바람난 가족>해외 게스트들이 가장 흥미있게 본 한국 영화는 <바람난 가족>과 <살인의 추억>으로 조사됐다. 외신 기자와 PPP 관련 게스트, 감독 서른 일곱명에게 던진 “영화제 기간 가장 흥미있었던 한국 영화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위와 같은 대답이 나왔다.<바람난 가족>을 꼽은 게스트는 도빌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제롬 라세르, 영국 일간지 <더 인디펜던트>의 로저 클락, <더 재팬 타임즈>의 필립 브레조, 다큐멘터리 감독 나이젤 사비오사, 독일 시네마테크 라이프치히 매니저 마크 지그문트 등 모두 21명. <살인의 추억>을 꼽은 16명의 게스트는 <만경대 학생 소년 궁전>의 유니 호카넨 감독, 이탈리아의 한국 영화 전문 웹사이트 ‘cinemacoreano’의 기자 데이빗 카짜로, 로이터 통신사의 에드워드 데이비스, 주한 프랑스 대사관 멀티미디어 담당관
흥미로운 영화?<바람난 가족> BEST!(+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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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시네마/ 오스트리아/ 2003년/ 113분감독 미카엘 하네케/ 밤 8시 메가박스6관프랑스 언론이 분석한 올해 칸영화제 상영작의 경향 중 하나는 ‘자의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모호한 열린 결말의 영화들’이었다. <늑대의 시간>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던 것을 두고 ‘열쇠는 내게 없다’며 물러선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퉁명스런 답이 힌트가 된 것이다. 인간의 어둡고 은밀한 욕망과 야만성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관객을 충격에 빠뜨리곤 했던 미카엘 하네케(<퍼니 게임><피아니스트>)는 이번엔 그 인간들이 모여 일궈낸 역사와 미래로 눈을 돌렸다.<늑대의 시간>은 모호한 시공간 속에서 탈출을 기도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주말 여행을 떠난 안나의 가족은 별장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느닷없는 총격에 남편을 잃은 안나는 아이들과 필사의 탈출을 벌이지만, 가도 가도 숲은 끝나지 않는다. 안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 역시 탈출을 모색하고
[CineChoice 3] <늑대의 시간(Le Temps du L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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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이란/ 2002년/70분/ 감독 마지드 마지디오후 2시 메가박스 2관<천국의 아이들>을 만들었던 마지드 마지디의 장편 다큐멘터리. 극단의 시대, 굶주린 희망에 관한 보고서라 할만하다. 2000년 겨울, 아프가니스탄 국경은 아수라(阿修羅)에 다름 아니다. 20년 동안 전쟁이 끊이지 않은 이곳은 난민들로 넘쳐난다. 심지어 수용소에서마저 밀려나 황량한 사막으로 내쫒긴 이들도 있다. 카메라는 사막으로 생존 유랑을 떠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기나긴 행렬을 따라간다. 한조각 빵을 구하기 위해 아침부터 포화를 뚫고 인근 도시 헤라트로 향하고, 싸늘한 사막에서 먼지투성이 모포 한장에 몸을 묻어야 하는 이들의 낮과 밤은 그야말로 ‘생지옥’이다. 소련의 침탈과 미국의 폭격과 탈레반 정권의 폭정이 불러온 참화는 눈뜨고 보기 힘들다.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이가 냉정하게 열기를 거둬버린 사막에 호소라도 하듯 본능적으로, 필사적으로 두발을 비벼대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굶주림과
[CineChoice 2] [무지개를 기다리며:아프가니스탄과 영화]<맨발로 헤라트까지(Barefoot to Her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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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작/ 한국/ 2003년/ 104분감독 박기형/ 10월10일 오후 7시 야외상영관<여고괴담><비밀>에 이어 세 번째 영화 <아카시아>에서도 박기형 감독은 기성세대의 위선과 허영을 공격한다. <여고괴담>이 학교와 입시제도에 질식되는 아이들을, <비밀>이 원조교제와 이율배반적 윤리의식에 상처받는 아이들을 그렸다면 <아카시아>에서 아이는 혈연에 대한 집착으로 궁지에 몰린다.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어른들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결국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고 마는 것이다. 박기형 감독의 영화들이 공포영화의 자장권에 들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아카시아>는 지극히 평온해 보이는 상류층 가정이 한 아이를 입양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다. 그림 같은 전원주택이 모여 있는 빌라촌,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과 직물공예가인 아내는 시아버지와 함께 겉보기에 아무 문제없는 생활을 누리고 있다. 아이가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완벽한
[CineChoice 1] <아카시아(Aca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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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자라나고 이곳의 기억을 퍼올린 영화를 만들어 왔던 나에게 부산과 부산영화제는 당연히 특별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제가 처음 옹알이를 시작했던 1회 때, 나 역시 단편 <영창이야기>를 안고 부산을 찾았고, 다음해인 97년 첫 장편 <억수탕>을 부산영화제에 상영했으니 영화제의 역사와 나의 감독으로의 역사가 비슷한 이력을 가진 셈이다.뉴욕대에서 유학을 끝내고 처음 한국에서 데뷔를 준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이럭저럭 영화가 제작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이 판에 아는 사람도 없었다. 결국 충무로 스탭이 아닌 미경험의 ‘초짜’ 스탭들을 모아놓고 초저예산으로 힘들게 영화를 만들게 되었을 때의 어려움이란 지금 돌이켜보아도 감히 실감할 수 없을 정도다. 본 촬영은 겨우 18일이었고, 열기가 퍽퍽 오르는 더운 목욕탕에서 배우고 스탭이고 할 것 없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런 땀의 소산물을 완성해서 내 고향에서, 그것도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상공에 쏜다고 생각하니
[Talk] 찰나의 행복,곽경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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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가정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아카시아>는 박기형 감독이 2000년 <비밀> 이후 3년만에 완성한 영화다. <비밀> 이후 2년간 준비하던 <초인지대>가 난항에 부딪치면서 연출의뢰를 받은 작품으로 시나리오 작가 성기영씨가 쓴 시나리오 <오렌지>를 박기형 감독이 직접 각색해 연출했다. 그는 데뷔작 <여고괴담>에도 <아카시아>라는 제목을 달았던 적이 있다. <아카시아>라는 제목에 집착하는 듯한 인상이 있다고 묻자 아카시아 나무의 이중적 이미지에 대해 설명한다.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그런 노래처럼 아련하고 예쁘고 추억같은 느낌이 있는데 묘하게도 아카시아 나무는 괴담에도 등장한다. 아카시아 나무 뿌리가 관을 뚫고 시체를 옭아매고 있어서 집안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겼다더라는. 그런 이중적인 모습이 호러영화의 기본개념같은 느낌이 들었다.”실제로 <아카시아>는 평온
[Interview 1] <아카시아> 박기형 감독(+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