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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퍼드(사진), 마틴 스코시즈 등 유명 영화감독 140여명은 연예 전문잡지 `버라이어티(Variety)'에 연명의 편지를 게재, 저예산 및 독립영화를 차별하는 내용의 새 오스카상 규제 조치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과학아카데미(AMPAS)가 심사위원 앞으로 비디오카세트 또는 DVD를 보내 영화를 홍보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것은 저예산 및 독립영화를 고사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AMPAS는 심사위원에게 보내진 비디오테이프, DVD가 인터넷상에서 용이하게 복제, 유통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달 대형 영화스튜디오들과 이를 금지하는 규제를 시행한다는데 합의했다.그러나 AMPAS와 대형 스튜디오들이 새 규제 조치에 합의한 진짜 이유는 최근 수년간 경쟁력있는 저예산, 독립영화가 대형 스튜디오를 제치고 오스카상을 잇따라 수상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대형 극장에서 상영되기 힘든 저예산, 독립영화의 경우 그만큼 오스카상 심사위원이 접할 기회가 적기
영화감독들, 새 오스카상 규제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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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Kill Bill:Vol.1)이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미라맥스 영화사가 배급한 이 영화는 우마 서먼이 복수심에 불타는 여검객이자 폭력 조직의 보스역을 맡았다. <재키 브라운> 이후 6년만에 홍콩 무협영화에 일본판 사무라이, 야쿠자 폭력장면을 혼합해 잔혹한 폭력영화가 된 <킬 빌>은 12일 미국 영화전문업체들의 잠정 집계 결과 지난 10일 이후 주말 사흘 동안 2천22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려 <스쿨 오브 록>(The School of Rock)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1위 <스쿨 오브 록>은 약 1천540만 달러로 2위로 내려섰다.트란티노 감독은 지난 1994년 <펄프 픽션>, 1997년 <재키 브라운> 두 편의 영화를 제작했는데 두 작품의 개봉 흥행실적은 각각 930만달러에 불과해 <킬 빌>이 가장 성공한 셈이다.유니버설영화사가 배급
<킬 빌>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1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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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백두대간은 24일부터 서울 광화문에 있는 씨네큐브에서 마흐말바프 가족이 연출한 이란 영화 3편을 2주 간격으로 잇따라 개봉한다.아버지 모흐센 마흐말바프(사진)는 <칸다하르>, <가베>, <침묵> 등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거장. '칸다하르'로 2001년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했으며 10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모흐센 마흐말바프는 자신의 집을 개조해 영화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들 메이삼, 딸 사미라와 하나, 부인 마르지예 매쉬키니까지 서로의 영화에 스태프로 참여하며 각자 연출활동을 하고 있다.31일에는 부인 마르지예 매쉬키니의 감독 데뷔작으로 2000년 부산영화제 아시아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내가 여자가 된 날>이 상영되며 다음달 14일에는 2001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칠판>이 뒤이어 개봉한다.마지막으로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1990년 작품으로
씨네큐브서 마흐말바프家 영화 3편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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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작 <아카시아> 상영제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9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10일 막을 내렸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는 이날 오후 7시 부산 해운대 수영만요트경기장 야외무대에서 국내외 영화인과 관객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을 갖고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김호정과 황정민의 사회로 열린 폐막식은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경과보고와 영화제 경쟁부문인 새로운 물결(뉴커런츠)에서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을 공동으로 차지한 <불견>의 리캉생과 <광산에 내리는 진눈깨비>의 알리레자 아미니 등에 대한 시상식이 이어졌다.안상영 영화제 조직위원장의 폐막사와 폐막작 <아카시아>에 대한 소개에 이은 영화상영으로 은막에서 펼쳐진 가을밤의 잔치는 끝을 맺었다.특별 상영된 북한영화를 포함해 62개국에서 250편의 영화가 초청된 올해 영화제에는 모두 16만5천103명의 유료 관객을 기록, 83%의 좌석 점유율로 지난해보다 2.3%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5
[PIFF2003]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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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용 감독의 ‘아리랑’ 평양 시사회 동행취재기지난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이두용 감독의 영화 <아리랑>의 평양 시사회 참가 및 남북영화 합작사업 추진을 위해 남한의 영화 관계자 6명이 북한을 방문했다. 주코그룹 주수도 회장을 단장으로 하고, <아리랑>을 제작한 시오리 엔터테인먼트의 이철민 대표와 조성인 이사, 주코그룹 산하 제이유프로덕션 호수정 사장, 영화인협회 신우철 회장, 영화진흥위원회 남북영화교류소위원회 위원인 이민용 감독 등으로 이뤄진 이 방문단의 평양일정을 <한겨레>가 단독으로 동행 취재했다. 편집자[사진설명]<아리랑> 시사회가 열린 평양국제영화회관 앞에 선 북한방문단과 북한배우들. 오른쪽에서 네번째 한복을 입은 배우가 리금순./<아리랑> 시사회가 끝난 직후의 상여장. 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인민배우 김윤홍(왼쪽)과 김춘송 감독(가운데)/조선예술영화촬영소의 일본마을 세트.평양 순안비행장 입국심사대.
웃다가 울다가 “역시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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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땐 월급 깎여 세번은 기회 오죠”〈살아 있는 령혼들〉의 김춘송 감독은 평양영화대학을 나와 군대 갔다 온 뒤 체코 프라하영화대학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40대 후반인 그는 1992년 단편영화부터 연출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7편의 장편 극영화를 감독했다.“어떤 관객은 〈살아 있는 령혼들〉이 화가 나고 기분 나빠서 못 보겠다고 합니다. 나는 기분 나쁘라고 만든 영화입니다. 역사의 진실을 얘기하고 잊지 말라고 하는 영화죠.” 우키시마 마루호가 침몰해 숱한 한국 동포들이 숨지는(일본 쪽 공식발표로 사망자는 500여명이지만,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처참한 결말로 끝나는 이 영화는, 침몰 순간에 서로 사랑하는 두 남녀 주인공까지도 떼어놓고 만다. 이 영화에 대한 김 감독의 말은 단호했지만, 말할 때의 표정은 순하게 생긴 얼굴만큼 부드러웠다. 〈살아 있는 령혼들〉에 출연한 김윤홍은 그를 두고 ‘감성이 섬세한 사람’이라고 말했다.“우키시마 마루호 사건을 영화로 만들자는 말은 전
[인터뷰]<살아 있는 령혼들>의 김춘송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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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즈>에 동반 출연했던 엄정화와 김주혁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제작 제니스엔터테인먼트, 투자ㆍ배급 시네마서비스)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다. <…홍반장>은 결벽증에 완벽주의자인 여자 치과의사가 변두리에 치과를 개업하면서 동네 반장을 만나 함께 만들어가는 코믹하고 따뜻한 연애담을 그린 코믹 멜로 영화.
엄정화는 똑똑하고 정의로운 치과의사 혜진으로, 김주혁은 못하는 것이 없고 모르는 것이 없는 동네 반장 두식으로 각각 출연한다. 신인감독 강석범의 데뷔작 <…홍반장>은 25일 크랭크인해 내년 봄 개봉할 예정이다.
엄정화·김주혁, <…홍반장>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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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회고전의 주인공으로 초대된 정창화(75)(사진) 감독이 9일 오후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뒤뜰에서 임권택(69) 감독과 함께 `오픈 토크' 자리에 나섰다.임권택 감독은 1956년부터 61년까지 정창화 감독의 연출부에서 스태프로 참여하며 연출 수업을 받았다. 정창화 감독은 60년대 충무로에서 액션영화로 최고봉으로 군림하다가 홍콩의 쇼브라더스에 스카우트돼 미국과 유럽까지 널리 이름을 알렸다.
`한국 액션영화의 전설'로 꼽히는 정창화 감독과 `한국의 국민감독'으로 추앙받는 임권택 감독의 만남은 스승을 향한 존경과 제자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중앙대 영화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사제간 대화를 정리한다.
먼저 소감을 말씀해주시지요.
▲정창화 = 고국에서 제 영화 회고전을 연다는 소식을 미국에서 처음 듣고는 믿기지 않아 묻고 또 물었지요. 잊혀졌던 영화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
정창화. 임권택 감독의 ‘오픈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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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네트>로 잘 알려진 프랑스 감독 자크 드와이옹(59)이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가 부산 관객에게 선보이는 영화는 모로코의 젊은 여인과 프랑스의 나이 많은 부호의 사랑을 그린 <라자>(Raja)(사진). 지난 8월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해 아마추어 배우 나자 베살렘에게 신인배우상(지난해에는 문소리가 <오아시스>로 수상)을 안겨주었다.8일 저녁 부산에 도착한 드와이옹 감독은 9일 오후 8시 공식 상영에 이어 관객과의 대화를 갖고 10일 서울로 떠나 이틀간 머문 뒤 뉴욕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8일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2001년 부산에 초대를 받았지만 촬영에 매달리느라 오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말문을 열었다.다음은 기자와의 일문일답.처음 한국을 찾았는데 소감이 어떤가.▲전세계에서 영화제가 너무 많이 열리기 때문에 모든 초대에 응할 수가 없다. 나도 영화제에 가는 걸 좋아하
[인터뷰] 프랑스감독 자크 드와이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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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의 취미가 스포츠에 국한돼 있던 게 아니었다. 누구한테 배우지도 않고 혼자서 사진책에 밑줄 그어가며 자습을 하던 그가 드디어 ‘작품’ 수준의 영상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스캔들-남녀조선상열지사>의 제작현장에 사진책과 더불어 라이카M6, 니콘F5 등을 들고 다니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주로 스탭들을 주인공 삼아 찍었지만 아름다운 풍경도 잊지 않았다. 그 순간들이 자연스레 <스캔들…>의 제작일지가 되었다. 고맙게도 배용준은 <씨네21>을 위해 사진 인화를 직접하고, 베스트라고 생각되는 컷들을 직접 골라(본인이 직접 고르지 않은 사진은 제작사에도 절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코멘터리를 달아주었다. 여기에 모처럼 새로운 사극을 만들어내기까지 어떤 험난한 여정을 거쳐왔는지 이유진 프로듀서가 따로 제작일지를 만들어주었다. 흑백사진은 모두 배용준의 작품이며, 컬러사진은 스틸기사의 손에서 나온 것이다.
배용준의 <스캔들> 포토코멘터리
“앞
<스캔들> 제작기 [1] - 배용준의 포토코멘터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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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느니 담배요! 빠지느니 살이구나”
하지만, 역시 세상에 만만한 일은 하나도 없다. ‘하였더이다’, ‘아니겠소’ 등 대사들은 거의 외국어처럼 느껴질 정도이고 그 분량도 만만치 않다. 거기다가 이 조원이란 캐릭터의 느물거림은 상상초월. 달콤한 대사야 수도 없이 해봤고 눈물도 많이 흘려보았지만 입으로는 순정을 고백하며 돌아서서 야비한 미소를 날리는 이자의 경지는 쉽지가 않다. 말수 적은 이재용 감독님도 속으로는 걱정이 많은 눈치다. 아아∼ 끊었던 담배에 자동으로 손이 간다. 따로 다이어트를 안 해도 살이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일부러 살빼지 않아도 될 것을 그랬다. 양수리 종합촬영소 세트장에서 부용정 장면을 한참 찍던 두달 중 언제 찍힌 사진인지는 모르지만 표정이 자못 심각하다. 부담감과 중압감을 담배 연기에 실어 날려보내고 싶었을까….
“요씬에서 감독님은 참으로 야릇하더이다”
요씬… 사극의 베드신을 부르기에는 참 재치있는 작명이다. 조원이 잠자리를 함께하
<스캔들> 제작기 [2] - 배용준의 포토코멘터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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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은 돈 그리고 관리아저씨들과의 투쟁이라오
1998년 겨울 “지금, 사극이라고 하셨소이까?”
추석시즌에 <정사> 개봉을 하고 딩가딩가 놀고 있을 때였다. 이재용 감독님과 다음 영화 아이템을 이야기하다가 감독님이 ‘사극’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허걱, 웬 사극? 그러나 우리만의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한 사극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감독님의 설명에 재미있는 도전일 것 같은 호기심이 들었다. 그러나 그 당시의 제작환경에서 제작비가 많이 드는 시대극은 구체적으로 진행되기가 어려웠다. 이재용 감독님은 <순애보>를 준비하고, 가끔씩 만나 “우리 그 사극은 언제 하는 거야?” 농담 삼아 이야기하면서 내러티브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주 보편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 18세기 프랑스 쇼데를로스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를 각색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 지구반대편 조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안 일어났으리란 법은 없지 않을까?
<스캔들> 제작기 [3] - 이유진 프로듀서의 제작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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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돈이 둥둥 떠 있지요?”
이재용 감독, 정구호 미술감독, 임재영 기사님…. <정사>를 같이 할 때도 익히 겪었던 그들의 안목과 디테일을 누가 따라가랴. 게다가 김병일 촬영기사님도 ‘원칙’을 중요시하는 철저한 완벽주의자였다. 의상과 소품, 세트. 조명… . 무엇 하나 쉽게 되는 법이 없었다. 주·조연배우들의 의상을 일일이 손염색해서 평생 한복만 만들어오신 분이 손바느질로 하나씩 만들었다. 꽂이와 노리개 등 장신구도 박물관에서 거의 훔쳐오다시피 빌려오니 흠집 하나라도 나면 안 되고, 화각장, 자개장, 자수장을 비롯한 소품가구들은 ‘장인’들이 몇달에 걸쳐 만든 고가의 작품들이었다. 협찬은커녕 분위기는 거의 “너희들이 나의 장인정신과 예술세계를 알기나 해?”였다고나 할까….
1세트 500여평에 꽉 차도록 조씨 부인의 안채 ‘부용정’을 지었다. 연꽃이 떠 있는 연못에 누다리와 마당까지 있는 양반집을 짓고 나니 그럴듯했지만 그 넓은 규모의 세트를 조명하려니 어마어마
<스캔들> 제작기 [4] - 이유진 프로듀서의 제작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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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영화는 매년 60∼70편의 영화를 생산해왔다. 영화계에 돈이 넘치는 시기든 금융자본이 대거 철수하던 시기이든 제작편수의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투자가 많을 때 제작편수가 늘고 투자가 줄 때 제작편수가 주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영화는 자동차 찍어내듯 공장만 늘린다고 양산되는 것이 아닌 탓이다. 투입되는 자본과 생산되는 제품 사이에 존재하는 복잡한 공정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배우를 캐스팅하고 스탭을 구성하는 매우 수공업적인 공정이 끼어 있다. 골방에 틀어박혀 한 장면 한 장면을 써가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의기투합하는 과정은 돈이 많아진다고 획기적으로 달라지기 힘든 일이다. 어떤 영화든 일정한 시간이 축적되지 않으면 완성될 수 없는 것이다.
10월의 문턱을 넘어선 지금, 제작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새 영화들의 면면은 그 같은 시간의 결과물이다. 대부분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이들 영화는 적게는 1∼2년, 많으면 5∼6년의 기다림 끝에 카
12명 감독의 야심만만 뉴프로젝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