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로스앤젤레스, 천사들의 도시, 할리우드 입간판이 내려다보고 있는 영화산업의 도시, 디즈니랜드와 스튜디오, 영화 스타들, 범죄와 지진의 도시, 사람보다 자동차가 주인공인, 사시사철 푸른 하늘과 매연이 공존하는 도시, 미주 최대의 코리안타운이 있는 도시. 그러나 정작 LA를 방문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듯 LA는 이 모든 이미지의 총합이기도 하며, 사실 아니기도 하다. 올해 토론로영화제의 화제작이자 11월5일, 로스앤젤로들에게 첫선을 보인 톰 앤더슨의 다큐멘터리 <LA 즐기기>는 어떤 도시보다도 많이 ‘보여졌지만’, 동시에 그 어떤 도시보다도 ‘알려지지 않은’ 도시, LA에 대한 영화사적 보고서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영화학자 노엘 벌흐와 함께 매카시즘의 광풍에 희생된 영화인들을 재조명한 전작 <레드 할리우드>(1995)에서 볼 수 있듯, 톰 앤더슨은 영화사의 기억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실험영화의 산실, 칼아츠의 교수이자 60년대부터 아방가르드영화를
[LA] LA에 대한 영화사적 보고서
-
지금 런던 시내 피카딜리 서커스 주변에서는 성격이 다른 두개의 영화제가 나란히 진행 중이다. 런던국제영화제와 레인댄스영화제가 그것. 런던국제영화제가 영국, 프랑스영화들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세계 전역에서 나온 다양하고 흥미로운 영화들을 소개하는 게 주목적인 영화제라면, 레인댄스영화제는 그 이름에서 짐작하듯 미국의 선댄스영화제와 겨루려는 야심(?)을 지닌 인디영화 중심의 영화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는 레인댄스영화제가, 그뒤를 이어 런던국제영화제가 열렸었다. 그런데 올해 런던영화제가 2주 정도 앞당겨 시작하면서 두 영화제의 시기가 겹치게 된 것. 올해 런던국제영화제의 스폰서는 타임스 신문사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올해는 좀더 적극적으로 대중매체를 활용하면서, 대중적인 이미지로 런던 시민들에게 바짝 다가서려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영화제의 라디오 광고에서부터 시작해서, TV 뉴스나 영화 관련 오락프로그램 등에서도 영화제 이야기가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영국에서
[런던] 레인댄스를 아시나요?
-
모터쇼 다음달 19일부터 코엑스서 열려총알을 피하며 질주하는 제임스 본드의 '애스턴 마틴 뱅퀴시', <델마와 루이스>의 도주를 돕는 '1956년 포드 썬더버드', 말썽쟁이 미스터 빈이 타고 다니는 소형차 '미니', 그리고 손목시계로 부르면 달려오는 '전격 Z 작전'의 키트까지. 영화와 TV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이 몰고 다니던 '잘 빠진' 자동차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다음달 19일부터 17일 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도양관에서 열리는 '할리우드 모터쇼'가 그것.볼트 엔터테이먼트(대표 최한승)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와 산업자원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는 당대 최고의 60여대가 전시된다. '007' 시리즈에 등장하는 9대의 본드카와 제규어 XR 220를 포함한 '60 세컨즈'의 차량 5대 등 전시되는 차량의 가치만 1억달러(약 1천200억원)에 이를 정도.주최측은 영화와 함께 하는 모터쇼인 만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플린스톤>(고인돌 가족), <
할리우드 자동차들, 서울로 달려온다
-
전 세계 109개국에서 동시 개봉된 <매트릭스3 레볼루션>(The Matrix Revolutions)이 북미 영화시장에서도 단연 1위에 올랐다. 지난 4일(현지시간) 할리우드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선보인 공상과학 블록버스터 <매트릭스> 제3탄은 9일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 등 영화흥행 전문업체들의 잠정 집계 결과 5천16만달러의 입장 수입을 거둬 뉴욕에 온 인간요정을 다룬 <엘프>(Elf)를 크게 앞섰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시즌을 겨냥한 가족 코미디로 2위를 차지한 <엘프>는 3천210만달러였다.대형 물방울을 이용한 폭우속 인간과 기계의 대결, 워너 브러더스사(社)의 요란한 마케팅으로 전 세계가 주목했지만 그리 훌륭한 평가를 받지 못한 <매트릭스3 레볼루션>은 전편 매트릭스2 리로디드>가 미국 영화시장 개봉 첫 주 9천18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는 등 나흘간 1억3천42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린 과 비교할 때 기대에 미치지
<매트릭스3 레볼루션> 북미영화 흥행 1위
-
-
옛날에도 이랬을까. 우리 시대는 빠르고 복잡하다. 생각해야 할 것은 늘 너무 많고 몸의 에너지도 종종 바닥을 친다. 신경줄과 근육이 마침내 늘어져버렸을 때, 무언가가 시작되는 것은 바로 그런 순간이다.사무실 근처 골목 귀퉁이에 자리잡은 구두 센터 아저씨를 생각하고 있다. 아저씨네 가게를 멋지게 말하기 위해 센터라고 이름 붙여보지만, 실은 한 사람이 들어가 앉기에도 여의치 않은 공간이다. 그곳에서 아저씨는 구두를 닦으신다.그 분은 <씨네21>이 창간될 때에도 거기 계셨다. 그러니까 적어도 9년째 한자리에서 같은 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아저씨는 하루에 몇 마디쯤 말을 하실까. 실은 그분의 목소리 자체가 궁금하다. 아저씨는 매일 이곳 한겨레신문사 건물에 규칙적으로 들러서 닦여야 할 만한 구두를 걷어가고 되돌려주는 일을 거르지 않지만, 무어라 소리내어 말씀하시는 경우는 없다. 종종 함께 나타나는 부인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은 오늘날 모든 영업의 기본일진대, 이들 내외는 “신발
구두 아저씨
-
“외모부터 따지는 사회 나도 그 차별의 피해자”<그녀의 무게>는 취업을 앞둔 상고 여학생의 좌절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차별의 문제를 꼬집는 작품이다. 취업시즌 상고 교실은 쌍커플 수술을 하고 온 학생, 단식원에서 살을 빼고오는 학생들로 매일매일의 풍경이 변한다. 쌍커플은 없고 살만 많은 선경은 엄마에게 쌍커플 수술을 졸라보지만 씨도 안먹히고, 직접 돈을 벌려고 해도 외모 때문에 시답지 않은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하기가 힘들다. 이 작품을 감독한 임순례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외모차별의 피해자()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프로젝트의 참가 계기 지난 여름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미소>촬영이 겹쳐 고사했는데 운좋게 가을에 여균동 감독에게 다시 제안이 와서 참여하게 됐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해서 평소 관심도 많았고. 시간이 워낙 촉박해 원래의 구상에서 많은 부분을 줄여 급하게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촬영도 여섯 작품 중 가장 늦게 들어갔
[인터뷰] <여섯개의 시선:그녀의 무게>만든 임순례 감독
-
“외국인에 무관심·홀대 모든 한국인이 주인공”
박찬욱 감독의 <믿거나 말거나,찬드라의 경우>는 92년 36살의 나이로 한국에 왔던 네팔 여인 찬드라 꾸마리 구릉의 실제 사건을 다룬 실화다. 단기비자로 한국에 와 섬유회사에서 일하던 찬드라는 어느날 분식집에서 식사를 한 뒤 지갑을 두고 온 사실을 알게 되지만 한국 말을 잘 못한다. 그러나 찬드라가 한국인처럼 생긴 탓에 다른 사람들은 그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 식당 주인은 찬드라를 경찰에 넘기고, 경찰은 ‘심신미약자’로 분류해 정신병원에 넘긴다. 정신병원에선 ‘정신분열증’ 환자로 분류해 그를 가둔다. 공장에서 행방불명 신고를 했지만 끈이 닿지 않은 채 찬드라는 낯선 땅, 말도 안 통하는 정신병원에 수년동안 감금된다.
-영화의 형식이 무척 신선하다. 대부분이 찬드라의 시점 숏이면서, 카메라가 찬드라의 시점을 떠나면 찬드라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다큐멘타리가 되는데 그 연결도 자연스럽다.
=9
[인터뷰] <여섯개의 시선>의 박찬욱 감독
-
9일 폐막된 제16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비경쟁부문인 `아시아영화상(Asian Film Award)'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미결의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대상은 첫 사랑에 대한 동경과 운명의 아이러니를 그린 단편 소설을 각색한 중국 후오 지안키 감독의 <뉴안>(Nuan)이 차지했고, 이 영화에 출연한 일본배우 카가와 테루유키가 최우수 남우상을 수상했다.
최우수 여우상은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바이브레이터>(Vibrator)에 출연한 테라지마 시노부와 크리스 밸런티엔.틸 테러 아카 슈더 감독의 <산타 스모크스>(Santa Smokes)에 출연한 크리스티 진 허슬랜더가 공동 수상했다.
최우수감독상은 <산타 스모크스>를 공동 제작한 크리스 밸런티엔 등 2명의 감독에게 돌아갔다. (도쿄=연합뉴스)
<살인의 추억>, 도쿄영화제 아시아영화상 수상
-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다음달 6일 시상식이 열리는 2003 유럽영화상(European Film Awards)의 비(非) 유럽영화상(스크린 인터내셔널 상)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베를린에서 시상식이 열리는 2003 유럽영화상의 이 부문 후보작으로는 이밖에도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드니 아르깡의 캐나다 영화 <야만족의 침입>, 기타노 다케시의 <자토이치> 등이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김기덕 <봄 여름…> 유럽영화상 후보
-
워너홈비디오 코리아는 다음달 중 <프렌즈 시즌 5>, <E.R 시즌 1>, <웨스트 윙 시즌 1> 등 미국의 인기 TV 시리즈 세 편을 DVD로 출시한다. 각 넉 장으로 디스크로 구성돼 있으며 코멘터리와 제작 후담 등 스페셜 피쳐도 담고 있다.
<프렌즈>는 뉴욕의 한 아파트에 사는 6명의 남녀 친구을 주인공으로 한 시트콤. 제니퍼 애니스턴과 커트니 콕스 등 출연 배우들을 최고 게런트의 톱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으며 미국이나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E.R>은 시카고의 종합병원 응급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로, 현재 미국에서 `시즌 10'이 방송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 보는 것으로 알려진 <웨스트 윙>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백악관 참모진들의 이야기를 그려내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프렌즈 시즌5> 외, TV 외화시리즈 3편 다음달 DVD 출시
-
조선조 화가 단원 김홍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제작된다. 영화사 런치박스 픽처스는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이달 중 크랭크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문의 영광>의 김영찬 작가가 시나리오를 손중이며 <예스터데이>의 정윤수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스토리의 기본이 되는 가정은 일본 에도(江戶)시대에 활약했던 풍속화가 도슈사이 샤라쿠(東洲齋寫樂)가 김홍도와 같은 인물이라는 것. 그는 1794년 5월 갑자기 나타나 10여개월 만에 140여점의 그림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신비의 인물이다.이같은 주장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한국일보 문화부장 출신으로 만요슈(萬葉集ㆍ7세기 후반의 일본 고위 관료와 일본 왕족들이 읊은 노래 모음) 연구로 이름을 알린 이영희 포항제철 인재개발원 교수. 이 교수의 주장은 96년에는 아사히 TV를 통해 '또 하나의 사라쿠'라는 제목으로 전파를 타기도 했다.이 교수에 따르면 단원은 정
단원 김홍도의 예술 그린 영화 제작
-
작년 상반기 국내 최고 흥행작 <집으로…> (이정향 감독, 튜브픽쳐스 제작, 튜브엔터테인먼트 배급)가 한국 영화 최초로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10월 30일 개봉되었다. 아르헨티나에서의 <집으로…>제목은 ‘카미노 아 카사 (Camino A Casa / 할머니의 집이라는 뜻)’.영화를 배급한 회사는 Eurocine SA로 거장 감독들의 작품을 특히 많이 배급해온 예술 영화 전문 배급사이다. 이 배급사는 과거에 난니 모레티, 우디 알렌, 스티븐 소더버그, 데이빗 린치 감독의 작품들을 아르헨티나에 소개했고, 최근에는 다렌 아노프스키의 <레퀴엠>과 조엘 지윅의 <나의 그리스식 웨딩>을 배급하였다.Eurocine SA에서는 <집으로…>가 최초로 개봉하는 한국 영화라는 점을 내세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전략을 전개하였다. 특히 한국 대사관의 협조 하에 열린 VIP시사회에는 많은 정치인과 유명한 사람들의 참여로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다. 또한
<집으로...> 아르헨티나 개봉 흥행 열풍
-
그들이 돌아왔다. 우거지 맨숀에서 엽기 행각을 일삼던 우비소년 일당이 이번에는 TV시리즈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26부작 <내 친구 우비소년>은 국내 최초의 HD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러닝타임 5분의 26부작 모두 더빙을 마치고, 지난 10월26일에는 기술 시사까지 끝냈다.서른명의 소수 정예 스탭이 기획부터 제작까지 들인 시간은 고작 1년. 기획 기간을 빼면 실제 제작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제작비는 기존의 반이라고 할 수 있는 5억원이 들었다. 로이 비쥬얼이 퀄리티를 놓치지 않고 제작 기간과 제작비를 절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내실있는 제작시스템과 플래시 제작방식 덕이었다. 비트맵 방식과 달리 플래시의 벡터작업은 이미지를 확대해도 손상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 그래서 플래시 기법으로 고해상도의 영상을 작은 사이즈로 작업해 HD 방식으로 출력하는 방법을 택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내 친구 우비소년>은 언뜻 플래시 시리즈와 같아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웃겨줘,웃겨줘,웃겨줘!<내 친구 우비소년>
-
만화는 아이들과 친하다. 상상력이 고갈되고 사고의 체계가 굳어버린 어른들에게 만화는 읽히지 않는 난독의 텍스트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어떤 만화라도(설령 그 만화의 수준이 조악하다 해도) 놀라운 상상력의 바다다. 어린이들의 상상력, 특히 이미지 언어에 대한 열려 있는 독해력은 만화의 칸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유영한다. 자유롭게 열려 있는 그래픽, 특정한 이야기를 분할된 화면에 나누는 연출, 말풍선이라는 매우 독특한 대화표현방법, 효과선이나 효과음처럼 기호의 힘을 활용한 표현방식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왼쪽부터) <석기시대 천재소년 우가> 와 <곰>레이먼드 브릭스의 <석기시대 천재소년 우가>와 <곰>은 오랜만에 만난 어린이 만화다. <곰>은 곰돌이와 함께 잠이 든 틸리에게 거대한 곰이 찾아오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효율적으로 나뉜 칸 속의 세밀한 파스텔 작화는 매우 인상적이다. 거대한 곰이 창문으로 들어오
`그림책`이 아니라 만화다,<석기시대 천재소년 우가>와 <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