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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개봉한 이후 소규모 상영관에서 알찬 객석 점유율을 기록해온 <선택>(제작 영필름ㆍ신씨네)이 롱런 가도에 접어들었다. 잔잔한 인기몰이의 진원지가 돼온 서울 신문로의 아트큐브는 13일 상영을 마치는 대신 14일부터는 강남구 논현동 뤼미에르극장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22∼23일 대구의 씨네아시아극장에서는 양심수후원회와 필름통이 특별상영을 마련하며 24일 부산대에서는 부산대신문사가 부산시민을 위한 특별상영회를 개최한다.
이처럼 자발적인 게릴라 상영회가 줄을 잇고 관객의 재개봉 요청이 잇따르자 프리머스 시네마 제주점도 21∼27일 재개봉을 결정했으며 청주 등 그동안 <선택>을 볼 수 없었던 지역의 극장에서도 뒤늦은 개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비전향장기수 김선명씨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선택'은 홍기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중기와 안석환 등이 출연했다. (서울=연합뉴스)
<선택> 잔잔한 인기속 재개봉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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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개봉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올드보이>(제작 쇼이스트ㆍ에그필름)가 한국영화 최고가 수출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의 홍보를 맡고 있는 올드보이 프로덕션은 지난 9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밀라노 필름 마켓(MIFED)에서 아뮤즈와 합병한 도시바와 220만 달러(한화 약 26억원)에 <올드보이>의 일본 판권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 나라에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린 영화는 2001년 5월 일본에 210만 달러에 수출한 <친구>였다.이밖에도 <올드보이>는 유럽 지역에 100만 달러 규모로 상담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의 콜럼비아 트라이스타와 미라맥스가 구매 제의를 해오는 등 모두 500만 달러(한화 약 59억원) 이상의 수출고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계약이 모두 성사되면 개봉 전에 수출만으로 제작비(마케팅비 포함 50억원)를 모두 회수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밀라노 필름 마켓에 참가
영화 <올드보이>, 최고가 수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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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사랑>을 본 아가씨, 연애사를 추억하다용기있는 자만이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고 했던가. 스물여섯살 이후로 결혼을 통한 인생역전을 지치지 않고 꿈꿔왔던 나에게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용기없음으로 인해서 좌절한 아픈 사연이 있다. 내 인생의 주접 레퍼토리가 대체로 그렇듯 이번 사단도 친구이자 동료인 모양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느 날 취재를 다녀온 그녀는 눈알을 초롱초롱 빛내며 이야기를 꺼냈다. “드디어 완벽한 너의 짝을 찾았어.”사연인즉 그가 만난 한 취재원이 수백억대의 재산가인 독신남이었던 것이다. 또한 나이도 많은데다 건강이 안 좋다는 통상적인 이상형 조건뿐 아니라, 가족과 절연하다시피해서 사후 재산분쟁이 일어날 확률이 지극히 희박하다, 성격이 너무 괴팍해서 주변에 다른 여자가 꼬일 가능성도 거의 없다 등등 플러스 옵션 정보를 친구는 선물처럼 내놓았다. 일이 성사되면 지분을 몇 대 몇으로 나누자는 둥 우리는 건설적인 대화를 한참 동안 나누
사랑은 선택, 그리고 신념,<참을 수 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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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위장이 텅 빈 듯, 섹스가 고플 때가 있다. 영국에 사는 두 남녀, 클레어와 제이가 그런 사람들이다. 슬픈 눈을 가진 남자와 지적인 열망을 숨긴 여자는 매주 수요일에 만나, 아무 말 없이 섹스를 나눈다. 이름도 대화도 필요없는 두 사람의 섹스는 발기된 성기와 체질하는 육신과 부스러기처럼 남아 있는 음모와 반쯤 말려올라간 콘돔을 맨살로 드러낸다. 라스 폰 트리에의 <백치들>과, 프랑수아 오종의 <시트콤>과 카트린 브레야의 <로망스> 등등 이제 유럽 아트무비 속의 섹스는 어쩌면 유행일지 모르지만, <정사>의 섹스야말로 건조하고 절절하다. 환상을 걷어낸 섹스는 물질화된 공허와 물질화될 수 없는 육신의 감촉을 동시에 전달해준다. 이 영화의 섹스는 그야말로 실제상황인 것이다.
모든 영화적 요소를 충돌시키다
정사에서 에릭 고티에의 촬영으로 이루어진 케리 폭스와 마크 라일런스의 육체에 대한 익스트림 클로즈업은 오히려 그들의 육체를 롱숏으로
섹스로 말의 불완전성을 그리는 영화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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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어느 시사잡지에 실린 스와핑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외국의 관련 사이트를 소개하고 있기에 웹 브라우저의 주소창에 주소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니 그 사이트로 가는 듯하다 난데없이 ‘두루넷 유해정보 차단 서비스’라는 화면이 뜬다. 어라, 이상하다 싶어 다시 해봐도 마찬가지다. 유해정보를 아예 서버에서 원천적으로 막아주는, 내가 신경써서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으니 간편하고도 유익한 서비스임에 틀림없지만 안내문을 읽어본 뒤 고객센터로 전화해서 해지 신청을 했다. 고객 상담원이 그런 정책을 결정해서 시행한 건 아니겠으나 끝으로 한마디 했다. ”제가 알아서 차단할 테니 신경쓰지 말아주세요.”곰곰이 생각해봤다. 왜 내가 이 딴 짓을 했을까? 유해정보를 차단당하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닌 듯하다. 세상에 널린 게 유해정보인데 뭐 그걸 꼭 인터넷에서만 찾을 게 뭐란 말인가. 이건 어쩌면 ‘자존심’ 문제인지도 모르겠다.아이건 어른이건 스스로가 다 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이 제대로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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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날씨가 화창한 날. 대학로의 한 극장 앞에 한 무리의 외국 여자들이 내 앞에서 표를 사고 있었다. 매표소 앞에서 가만히 들어보니 자기들끼리 독일 말을 하는 것 같다. 우연치 않게도 그들과 나란히 앉아 <굿바이 레닌>을 보게 되었다. 캭…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입은 웃는데 눈엔 눈물이 나는 시간을 다 보내니 극장 안에 불이 켜졌는데 내 얼굴은 시뻘개져서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눈물과 콧물과 웃음과 부끄럼이 범벅된 얼굴을 수습하려고 화장실 거울을 보는데 옆에 그 독일 여자들이 웃으며 나에게 휴지를 건네준다. 가만히 보니 그네들 눈두덩이도 빨갛다.아주 가끔씩 극장에서 동시대 감독들의 독일영화가 개봉될 때면 우리가 독일영화는 어쩐지 관념적이고 아주 지루하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던 게 고루한 편견인가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영화들을 만날 때가 꽤 있다. 94년에 개봉됐던 브리짓 존스의 독일식 판타지 <파니 핑크>, 붉은 머리 내달리던 99년의 <롤라런>
아름다운 거짓말,<굿바이 레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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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부르듯 남자가 손짓을 했다. 영화관에서 나오던 사람들이 킬킬거렸다. 나를 ‘미저리’라고 부르는 남자를 사랑할 자신이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캐시 베이츠의 연기와 집착에 대해 생각하며 발걸음을 내디디던 나는 남자의 철딱서니없는 장난에 황량한 바람이 일었다.
당시 ‘가로왕창뚱땡이’인 나를 보고 ‘미저리’라고 단세포적으로 부른 것 같지만 그 영화의 끔찍한 장면이 얼굴에 확, 쏟아져내렸다. 폭력, 피, 고함소리를 유난히 싫어하는 나를 ‘미저리’라 부르며 좋아하니 잔혹의 모서리에 찔린 기분이었다. 남자는 남의 기분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미에 걸신들린 듯 ‘미저리, 미저리’ 하며 신이 났다. 아, 이 ‘머저리’ 남자를 어쩌지요?
‘내 인생의 영화’ 하면 유별났던 남자들이 떠오른다. 그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장면만 줄줄이 고드름이다. 남자 복이 없든지 영화 복이 없든지 둘 중 하나다. 아니, 두 가지 다 그 모양 그 꼴인지도 모른다. 영화관에서 나온 뒤 헤어진 경우도 있고 그 잔상의
이 `머저리` 같은 남자들, <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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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포승줄에 묶여 조사를 받는다. 남의 물건을 훔치지도, 남의 등을 치지도, 남을 때리지도 않았다. 탈세를 한 것도, 밀수를 한 것도 아니고, 마약을 판 것도 아니다. 하다 못해 이웃집 여자랑 바람피우다가 들통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포승줄에 묶여 있다. 왜 그럴까? 난 모르겠다. 그를 잡아다가 조사하는 자들도 그 이유를 모른다. 그래서 그 이유를 그들은 그에게 묻기로 했다. “당신이 왜 조사를 받아야 하는가?” 얼마나 초현실주의적인 상황인가. 근데 이건 부조리극의 한 장면이 아니다. 이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송두율 교수가 구속됐다. 참으로 너절하게도 그 사유가 국보법 위반이라고 한다. 북한에 다녀오고, 노동당에 가입을 하고, 여행 및 학회 운영 경비 받아쓰고, 북한의 학자들과 몇번 학술회의 열고, 수령님 초상집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는 것뿐이다. 개성에 출장을 가고, 평양에 쇼핑을 가고, 금강산에 소풍을 가는 시대에, 겨우 이 정도로 인신을 구속할 사
어떤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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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채널 신설 코앞방송위원회가 내년 1월1일부터 케이블텔레비전과 위성방송 등 유로채널을 통해 일본 드라마(12살 이상 시청가)와 영화(국제영화제 수상작·영등위 인정 전체가·12살·15살 관람가), 생활정보 등 교양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한 일본방송 2차 개방안을 11일 발표함에 따라 국내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일본콘텐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홈시지브이, 엠비시드라마넷, 오시엔 등 영화 및 드라마 전문채널에서는 내년 1월부터 일본영화와 드라마를 당장 방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일본전문채널도 생겨날 전망이다.시제이미디어 계열의 영화채널 홈시지브이의 김철현 피디는 “2000년 이후 제작된 일본 인기 드라마와 국내 팬이 두터운 드라마를 방영한다는 계획 아래 일본 후지티브이와 티비에스쪽과 협상중”이라며 “2000년 티비에스를 통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칩 러브> 등 5편을 가계약했다”고 밝혔다. 또 <환생>(사진) 등 일본영화 20여편도 내보낸다는 계획
일본방송 개방 윤곽…PP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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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얼마 전 문화방송에서 방영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다모〉를 스카이에이치디(채널 300)를 통해 19일부터 다시 내보낸다. 매주 수요일 밤 9시에 본방송을 하고 목요일 낮 12시에 재방송을 할 예정이며, 완벽한 고화질에다 돌비 5.1채널 기능까지 제공하게 된다고 스카이라이프 쪽은 밝혔다. 이에 따라 위성에이치디셋톱박스를 보유한 가정은 〈다모〉를 지상파에서보다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종휘 기자
<다모> 19일부터 위성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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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 이은주가 나란히 주연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소금인형>(제작 힘픽 쳐스 감독 이순안)이 지난 11일 촬영을 시작 했다.
이 날의 첫 촬영에서 한석규, 이은주는 병원에 입원 한 아내를 걱정하는 자상한 남편과 남편으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 사랑스런 아내로 분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 춘 커플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다정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평소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알려진 한석규, 이은주지만 이날 촬영장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서로의 연기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등, 연신 진지하고 열 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크랭크 인 날, 비가 오면 대박”이라며 쾌활한 웃음으로 첫 촬영 소감에 대해 운을 뗀 한석규는 영화 <소금인형>이 벌써 자신의 열 번째 작품이 된다며 어떤 작품보 다 새롭고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기 위하여 “매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에 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은주는 한석규 선배님과의 첫 호흡이라 가슴
한석규, 이은주 주연의 영화 <소금인형>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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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 <록키>가 자신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었다며 전직 헤비급 복서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제작자인 실베스터 스탤론을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에게 도전했으나 무참하게얻어맞은 끝에 패배했던 처크 웨프너는 12일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스탤론은 <록키>가 자신과 알리의 대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수없이 이야기했는데도 수익금은 나눌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웨프너의 변호사 앤서시 맹고는 "스탤론은 전혀 허락을 받거나 보상하는 일 없이 <록키>의 홍보를 위해 처크의 이름을 사용해왔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고 변호사는 5편까지 나온 <록키> 시리즈가 1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을 것이라면서 웨프너는 이 가운데 일부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맹고 변호사는 "어느 인물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판매와 홍보
전직 복서 “록키는 내 이야기” -보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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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애니메이션 <소녀에 관하여>가 12일 오후 폐막한 제5회 부천국제대학애니메이션페스티벌(PISAF2003)의 대상을 차지했다. '레코멘데이션 상(Recommendation Prize)'에는 이대희 감독의 <페이퍼 보이>가, '트렌드 상'(Trend Prize)에는 프랑스의 <양배추>(감독 안느 라리끄)가 선정됐으며 '노티스 상'(Notice Prize)은 장형윤 감독의 <편지>가 차지했다. 또 '비전 상'(Vision Prize)과 '메모리 상'(Memory Prize)는 각각 <개떼들>(감독 스테판 리카르트)과 (그리고리스 레온티아데스)에 돌아갔다.PISAF는 대학생 전문 국제 애니메이션 축제로 올해는 경쟁부문 45편을 비롯해 276편의 작품이 관객을 만났다.경쟁부문 특별상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유광선 상 = 베낭을 맨 노인(박현경), 큰일났다(권미정)▲공주영상정보대학장 상 = 위험한 산책(오야티에나 엘레나)▲청강문화산업
PISAF 대상에 러시아 <소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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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너도 나도 연기를 너무 잘해서 탈이다. 다들 어찌나 연기를 잘하는지. 좀 지겨울 지경이다. 넘쳐나는 능숙한 연기 속에서 약간 어설픈 연기는 오히려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지루한 일상 속에서 약간 ‘깨는’ 뉴페이스를 만난 듯 호기심이 발동한다.문화방송 주말연속극 <회전목마>에서 김남진(극중 강우석)은 ‘간만에’ 보는 신선한 연기를 펼친다. 어떤 사람은 풋풋하다고도 하더라. 약간 씹히는 발음, 어색한 표정, 뻣뻣한 자세. 신인 연기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김남진표 연기다. 우석의 과거, 현재, 미래는 이렇다.대학생 우석은 부잣집 무녀독남이었다. 우석은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한 체인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위장취업을 했다가 진짜 아르바이트생 은교(장서희)를 만난다. 둘은 적당히 밀고 당기다 가까워진다. 동반 유학을 앞두고, ‘수순대로’ 사건이 터진다. 우석의 집이 근거없이 몰락하는 것이다. 우석은 군대에 가고, 홧김에 탈영까지 한다. 아니나 다를까
명배우의 싹이로다,서툴러서 풋풋한 신인 연기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