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동훈 감독은 “김우빈씨 때문에 나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김우빈은 미래의 성공도 중요하겠지만 현재의 삶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부담감이 있겠지만 일을 즐기자는 태도를 주변에도 전파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외계+인>보다 뒤에 촬영했다.-편집자)에서도 감지할 수 있듯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한 김우빈은 전보다 편한 분위기로, 내밀한 지점까지 건드리는 배우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공개되는 <외계+인>에서 김우빈은 외계인 죄수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를 연기한다. 한국 전통 판타지와 SF의 과감한 장르 믹스로 화제가 되는 이 시리즈에서 김우빈만의 단단한 이미지는 영화의 장르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동시에 안정적인 무게감을 준다.
-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감상은 어땠나. 제작발표회에서는 “응? 이게 여기서 이렇게 나온다고? 물음표를 던지며 읽었다”고 했는데.
=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해야
'외계+인' 배우 김우빈 "동료들과 든든하게"
-
“무릇 도술이란, 마른하늘에 비가 내리고~.”
운을 띄우며 무륵(류준열)이 멋들어지게 부채를 휘두르는데 야속하게도 하늘에선 아무 소식이 없다. 자칭 ‘마검신묘’ 무륵에게 떨어지는 칭호는 결국 “고양이나 부리는 얼치기 도사”다.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도사 무륵은 <전우치>의 전우치처럼 <외계+인>을 견인하는 주인공이다. 배우 류준열은 <택시운전사> <봉오동 전투>와 같은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엔 참여한 적이 있으나 고려 시대 배경의, 도술을 부리는 판타지 SF 장르에 출연한 것은 <외계+인>이 처음이다. 하지만 청록색 도포를 갖춰 입고 거리를 누비는 그의 걸음걸이에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다. 초기 단계부터 무륵 캐릭터를 함께 구축하고, 홍콩 무협 고전을 두루 섭렵하며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해온 그에게 무륵은 이미 자신이나 다름없었다.
- <외계+인>은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
'외계+인' 배우 류준열 "무륵과 나의 다양한 얼굴"
-
캐스팅 단계부터 모든 정보가 베일에 싸여 있던 <외계+인>이 드디어 공개된다. 1부와 2부를 동시 촬영했기 때문에 총 프로덕션 기간만 13개월이 소요됐고, 제작비는 400억원 이상이다. 2022년 현재에서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김우빈), 1390년 고려 말 신검을 차지하기 위한 두뇌전을 펼치는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과 천둥 쏘는 이안(김태리)은 서로 독립적인 관계가 아니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설정, 한국 전통 판타지와 SF의 장르 혼합은 일견 생뚱맞아 보이지만, 최동훈 감독은 늘 새로운 소재의 대중영화에 도전하며 흥행까지 거머쥐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의심은 기대감으로 바뀐다. 여기에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는 서로 겹치지 않는 재능과 매력으로 한국영화의 미개척 영역에 뛰어들어 추상적으로 그려졌던 세계관에 생동감을 더한다. 최동훈 감독을 향한 신뢰와 또래 배우들의 끈끈한 관계는 웃음소리가 내내 떠나질 않던 커버 촬영 현장의 분위기만으로도 충분
드디어 비밀이 벗겨진다: '외계+인' 최동훈 감독, 배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공식 영문 이름이 현재의 BIFAN이 아닌 PiFan이었던 2003년 7월, 자원봉사자 발대식 모습. 3년 만에 심야상영도 부활하는 부천에서 더위를 식혀보는 것은 어떨지.
[ARCHIVE] 부천의 여름
-
-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워들
시작한 지 100일이 좀 넘은 것 같다. 이게 별것 아닌데 12시 알람같이 내 삶에 들어와버렸다. 하루에 한번 할 수 있다는 게 큰 메리트인 듯하다. 트위터에 나처럼 중독된 사람들이 많이 보여 행복하다.
e북
어느 순간 책이 집에 쌓이는 게 싫어 반을 팔고 e북으로 갈아탔다. 읽고 싶은 게 많은데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앱도 많이 사용할 수 있어 좋다. 엊그제 <한낮의 어둠>을 읽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밥 먹으면서 항상 틀어놓는 영상이다. 경제, 시사, 세계 뉴스를 너무 쉽게 설명하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고 있다.
유튜브 이연
그림 그리면서 말하는 친구인데, 그림도 말도 보통 실력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내용인데도 많이 배운다. 정리가 잘되어 있어 보기도 좋고 듣기
[LIST] 배우 정려원의 리스트
-
“아무도 청소부는 의심하지 않아요.” 증권사 용역 미화원들이 내부자거래 통화를 엿듣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에 뛰어든다. 어용미(염정아)는 투명인간 취급이 무기가 되더라며 배짱을 부리지만 앞서 동료 미화원 안인경(전소민)은 담당 구역에서 명품 시계를 훔쳤다는 의심을 받았고, 인경의 무고함을 밝히고 사과를 받아낸 맹수자(김재화)는 평소 책상을 치우다 동전이 보이면 자기 호주머니에 넣던 인물이다. 내부자거래 적발 뉴스에 간을 졸이면서 우리가 무슨 내부자냐며 자조하고, 도둑 취급에 발끈해도 완전히 무고하지 않으니 JTBC <클리닝 업>의 세 여성이 걸친 아슬아슬한 아이러니에 종종 심경이 복잡해진다.
“상황이 비루하다는 핑계로 나쁜 짓 하지 말자.” 파트장 천덕규(김인권)의 소신대로 사는 것이 가장 깔끔한 삶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이 무결하고 갸륵하기를 원한다면 금융 사기에 동참하는 미화원 삼인조가 가당찮고, 문제를 지적당하면 회피
[유선주의 드라마톡] '클리닝 업'
-
씽2게더
넷플릭스, 웨이브 외
춤과 노래라면 할리우드도 질 수 없다. <씽2게더>는 전작 <씽>의 주인공들이 쇼 비즈니스계의 메카인 레드 쇼어에서 업계 최대 규모의 뮤지컬 공연을 성공시키는 애니메이션이다. “우리에겐 올라갈 길뿐이다. 위로 쭉!”이라는 주인공 일행의 구호처럼 이들은 <씽>에서 성공했던 지역 공연에 만족하지 않고 더 화려하고, 더 큰 무대를 꿈꾼다. 할시, U2의 보노, 스칼렛 요한슨, 퍼렐 윌리엄스, 태런 에저턴, 매튜 맥커너히가 목소리 출연하는 것에 모자라 빌리 아일리시, 숀 멘데스, 카밀라 카베요, 더 위켄드, 비욘세, 콜드플레이, BTS까지 내로라할 스타들의 곡이 끊임없이 흐른다. 요컨대 <씽2게더>는 가공할 문화적 영향력과 자본력을 뽐내면서도 아직 배고프다는, 더 올라가고 싶다는 할리우드의 야망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이야기다.
레드 로켓
웨이브, Apple TV+ 외
할리우드에 <씽2게더> 같은 성공담
[리뷰 스트리밍] '씽2게더' 외
-
넷플릭스 / 감독 S. S. 라자몰리 / 출연 N. T. 라마 라오 주니어, 램 차란, 알리아 바트, 레이 스티븐슨 / 플레이지수 ▶▶▶▶
때는 1920년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이전의 인도 제국. 인도 청년 빔(N. T. 라마 라오 주니어)과 라주(램 차란)가강가에 빠진 소년을 구하면서 막역지우로 거듭난다. 하지만 둘은 각자의 진짜 정체를 모른다. 사실 빔은 총독 일가가납치해간 여동생 말리를 구하려고 델리에 잠입한 곤드족(인도의 원주민 부족)의 전사다. 그리고 라주는 총독 스콧(레이 스티븐슨)으로부터 베일에 싸인 곤드족 전사의 체포를 명령받은 경찰이다. 마침내 빔은 말리를 구하려고 총독의저택을 급습하지만, 빔의 정체를 알게 된 라주가 그를 막아서면서 두 청년의 우정엔 균열이 인다. 하지만 인도 독립을 위해 힘쓰고 있던 라주의 비밀이 밝혀짐에 따라 빔과 라주는 합심하여 영국군을 상대하게 된다.
시원하다. 장장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의 활력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리뷰 스트리밍] 'RRR'
-
<탑건: 매버릭> <더 배트맨> 등 슈퍼히어로 영화나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북미 박스오피스를 석권하며 작은 영화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상반기에 스티븐 소더버그의 <키미>, 코고나다의 <애프터 양>, 도미 시의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 등이 각각 HBO Max와 쇼타임, 디즈니+를 통해 소개됐다. 최근에는 앤드류 안 감독의 <파이어 아일랜드>(훌루), 소피 하이드 감독의 <굿 럭 투 유, 레오 그란데>(훌루), 게리 아라즈라키 감독의 <신부의 아버지>(HBO Max) 등이 극장 개봉 없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공개됐다.
<파이어 아일랜드>와 <굿 럭 투 유, 레오 그란데>가 아트하우스 극장 개봉도 하지 못한 것은 평론가들조차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어워드 시즌에 거론될 정도의 작품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파이어 아일랜드>는 한인 코미디언 조
[뉴욕] 극장에서는 왜 안 틀지?
-
“이상하고 비상한 상상이 모두 허락되는 유일한 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박병은, 한선화 배우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의 시작을 알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포토월 앞에 선 게스트들은 각자 준비한 포즈를 뽐내며 한껏 미소지었다. <하얀 차를 탄 여자>의 고혜진 감독이 레드 카펫에 들어서는 순간 빗줄기가 굵어졌는데도 감독은 크게 웃으며 두팔 벌려 축제의 열기를 만끽했다. 7월7일 부천시청에서 26번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 설경구와 BIFAN 환상영화학교 학장인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 <곡비>의 롭 자바즈 감독과 오지호, 손수현, 윤균상, 류경수, 최민호, 정동원 배우 등 곧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얼굴들이 참석해 돌아온 축제를 반갑게 맞았다.
7년째 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개막 선언에 앞서 강수연 배우를 추모했다. “거기 잘 있는 거지. 걱정 마, 우리 모두 영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
-
※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씨네21>은 2022년부터 트위터 코리아와 함께 영화와 시리즈를 주제로 대화를 나눕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https://twitter.com/cine21_editor/status/1542161727655186432)
twitter @cine21_editor
일시 2022년 6월30일 밤 11시
참여자 남선우 기자, 모어 배우
영화로 꿈을 이룬 기분
아주 오래된 사이에서도 첫 순간은 끊임없이 발명된다. 시간을 얼마큼 쌓아왔든, 새 경험은 관계를 다른 무대로 데려간다. 발레를 지나 드래그로, 뮤지컬에서 에세이까지 횡단하며 자기표현의 지평을 넓혀온 모지민에게 활동명과 같은 제목의 다큐 <모어>는 그 기회였다. “전남 무안의 작은 마을에서 나고 자라 한번도 부모님과 극장에 가는 문화적 혜택을 누려본 적 없는” 그는 자기가 주인공인 영화가 개봉하고서야 비로소
[트위터 스페이스] '모어' 주인공 모어와의 대화
-
<씨네21>의 연례행사인 영화평론상 심사를 마쳤다. 올해 총 72편의 원고가 접수됐으니 적어도 72명의 지원자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1364호를 펼쳐보지 않을까. 최종심에 올라온 14명의 원고를 <씨네21> 김혜리 편집위원, 송형국 평론가, 김소희 평론가와 함께 검토했다. 최종심 회의날. 각자가 추린 명단을 공유해보니 4명이 만장일치로 거론한 이름은 없었다. 3명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이름은 2명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2명이 모두 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아니다. 영화평론상 심사평(63쪽)에도 썼듯이 심사위원들은 김예솔비, 소은성, 임장혁, 서정 4명의 글을 놓고 긴 시간 고심했다. 여기선 그외의 이름들도 언급하고 싶다.
최종심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1번이라도 언급된 이름은 8명이다. 위의 4명을 제외하고 김신, 최연우, 이선인, 김주은이 그들이다. <씨네21> 영화평론상 본심에서 자주 눈에 띈 이름인 김신은 ‘뷰어의 이미지에서 유저의 이미지로: 방역의
[이주현 편집장] 영화평론상에 응모한 모든 이들에게
-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의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박병은을 누군가는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민치록이나 영화 <암살>의 카와구치 슌스케, 혹은 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의 윤재영으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2000년대 초반의 박병은은 독립영화로도 부지런히 얼굴을 알리던 신인배우였다. 그 시절 자주 찾았던 영화제는 그에게 청춘이고, 친구이고,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영화제로 시작한 대화는 연거푸 우정의 이야기로 끝났다. 올해 부천영화제와 새로운 우정을 쌓게 된 배우 박병은을 개막식 직전에 만났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괜찮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사회자 박병은 인터뷰
- 부천영화제의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소감은?
= 영화제뿐 아니라 사회를 보는 것 자체가 거의 처음이다. 친구 결혼식 사회를 한번 본 정도? (웃음) 그때도 너무 떨리고 힘들었다. 왜 그렇게 떨렸나 생각해보니 잘 알지 못하는 분야라 겁을 먹은 것 같다.
BIFAN #2호 [인터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사회자 한선화, 박병은 인터뷰
-
남편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도시 여성 하퍼(제시 버클리)는 안정을 위해 한적한 시골로 떠난다. 그림 같은 집과 평화로운 자연 풍경에 마음을 놓은 것도 잠시, 누군가가 따라다닌다는 듯한 불안감이 그녀가 도시에 두고 왔던 불행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미드소마>의 쾌청함과 <티탄>의 끈적함이 깃든 <멘>은 여성을 향한 가부장 권력의 계속된 공격을 독창적인 비주얼로 옮겨낸다. 세공된 미장센이 돋보이는 SF 스릴러를 만들어왔던 알렉스 가랜드 감독을 화상으로 만나 <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멘>은 7월 13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 그린맨이라는 유럽의 유명 상징물에서 영감을 받아 <멘>을 구상했다. 그린맨의 어떤 점에 매혹돼 시나리오까지 쓰게 됐나.
= 사실 그린맨은 유럽에서 그렇게 유명하지 않다.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디에서 온 건지 알려진 것도 없다. 그런데도 그린맨
BIFAN #2호 [인터뷰] 알렉스 가랜드 감독 “대화는 생략하고 비주얼로 내러티브를 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