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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의 다니엘 고든, 첫 남한 방문매스게임을 준비하는 2명의 소녀와 그 가족을 통해 북한 사회의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준 다큐 <어떤 나라>의 다니엘 고든 감독(영국)이 부산을 찾았다. 북한에는 11번이나 방문했지만, 남한은 처음이라고. 그가 큰 제약 없이 평양 중산층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데는 1966년 월드컵 당시 8강에 진출했던 북한 축구팀을 다룬 <일생일대의 승부>의 영향이 컸다. 이 영화는 북한에서 10여 차례 방송됐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일성 광장에서 학생들이 춤 연습을 하는 장면을 찍는데 완장 두른 사람이 촬영할 수 없다고 하더라. 우리 가이드가 ‘이들이 <일생일대…>의 제작진’이라고 하자 그의 표정이 바뀌더니 마음대로 찍으라고 하더라.” 그의 다음 프로젝트는 60년대에 북한으로 넘어간 미군병사 4명에 관한 이야기 <선을 넘어서>라고 한다.<새벽 5시에 만난 강철체력녀10월10일 새벽
감독 다니엘 고든, 강철체력녀 관객 등 피플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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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04, 감독 최양일, 오후 7시30분, 메가 5관1923년, 제주도에서 오사카로 향하는 여객선의 갑판에 한 청년이 앉아 있다. 이름 김준평. 최양일의 <피와 뼈>는 재일 한국인 1세대에 속하는 그의 일생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재일 한국인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가 어떤 민족적 정체성에 관한 질문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조금 이른 판단이다. 영화는 재일 한국인의 삶이라는 역사적 조건에서 김준평을 조명하기보다는, 이 세상 어느 구석에도 없을 듯한 악마적인 면모를 갖춘 한 인간과 그의 평생에 걸친 악행에 대한 일지를 작성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그는 강간으로 가족을 이루고, 폭력으로 집안의 부를 쌓는 악의 화신같은 인물이다. 그런 김준평의 삶은 삼대를 이루기까지 일생동안 변함없이 반복된다. 일평생을 그렇게 일관한다는 것이 오히려 어떤 설명할 길 없는 의지를 동반해야만 가능한 것처럼 보이고, 그 의지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집요함으로 계
<피와 뼈> Blood and B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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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비평가들은 학교 가서 더 배워야한다"이 사람은 인터뷰를 잘 안해주는 걸로 알려져 있다. 영화제가 시작하고 나서야 우리는 그가 PPP 비공식 게스트로 부산에 와있음을 우연히 알게 됐다. 후 샤오시엔과 함께 대만 뉴웨이브의 발전을 이끌었던 ’에드워드 양’. 어떻게 그를 인터뷰 탁자로 모셔올 수 있을지 분분히 고민하다가 잠시 몇 시간쯤 잊었을 때, 사무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만남은 그렇게 급박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헐레벌떡 뛰어간 곳에 에드워드 양은 없었다. 무산되었다고 실망할 때 쯤 그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영화가 출품되서 온 것이 아니라, 그저 부산을 더 잘 알고 최근 영화의 동향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 온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에드워드 양의 차기작이 애니메이션이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는 이미 돌고 있던 바다. 그 점에 대해 그는 "맞다. 준비중이다. 어려서부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내가 결국 할 수 밖에 없는 일
깜짝 입국 에드워드 양 독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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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함의 연속? 그건 성장의 증거!"
이와이 슈운지 감독과의 대면을 앞둔 순간, 용이 감독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대담 자리에서 그는 “CF와 뮤직비디오를 거쳐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를 통해 영화 감독이 되기까지 당신의 영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고백했다. 결국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던 두 감독의 만남은 칭찬과 격려가 오고가는 것으로 마무리됐고, 마지막 순간 오랜 우상은 바의 피아노로 <하나와 앨리스>의 테마곡을 연주해 주었다. 그것은 영화의 바다에서 이루어진, 설레는 만남의 끝맺음으로는 더할 나위없이 완벽한 것이었다.
-나는 옛날부터 당신이 만든 영화는 모조리 찾아봤고, 소설이나 글들도 모두 봤다. 시나리오 작업 전부터 소설로 써놓고 영화화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럼 당신의 소설 <월리스의 인어>도 영화화되는 건가?
=모든 작업을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니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소설이 먼저였지만, <하나
이와이 순지와 용이 감독과의 대화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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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04, 감독 티엔 주앙주앙, 오전 11시, 부산3그곳에는 여섯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열다섯 가족이 유지되는 나름의 질서가 있고, 지나간 사랑을 애써 부인하는 젊은 라마승의 쓸쓸함이 있다. 이들이 터잡고 살아가는 곳은 사람 한 명, 혹은 노새 한마리가 겨우 지나갈만한 계곡, 언제 산사태를 만날지 모르는 길을 따라가면 나타나는 중국과 티베트의 접경지역. 이곳에서 부지런한 사람은 잘 살고 게으른 사람이 가난해지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을 회상하는 104살 노파는 삶이 준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종교의 자유가 없던 시절 감옥에 들어간 자신을 기다려준 부인을 회상하는 늙은 목사는 이제는 편하게 죽을 수 있다고 담담하게 읊조린다.촬영감독 출신 제5세대 감독 티엔주앙주앙이 구성한 인터뷰들은 얼핏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프레임 안에서 정교하게 통제된 빛과 세심하게 계산된 편집에서는 그냥 넘겨버릴 수 없는 내공이 느껴진다. 인터뷰 사이사이를 잇는 것은 이 정적인 다큐멘터리를 흥미진진하
<더라무> Del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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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2004, 감독 파트리스 르콩트, 오후 5시, 부산2<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걸 온 더 브릿지>로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로맨스를 들려준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의 신작이다. 윌리엄은 한번도 넥타이를 매지 않고 출근해본적이 없는 고지식한 세무사다. 어느날 안나라는 여자가 그를 찾아와 내밀한 속사정을 털어놓고 가버린다. 그녀는 문을 잘못 찾아서 같은 층에 있는 정신병원 대신 윌리엄의 사무실에 들어온 것이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윌리엄은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만, 그때마다 정도를 더해가는 안나의 고백에, 말문이 막히곤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안나를 만나던 윌리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상담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르콩트는 은밀한 감정이 숨어있는 이 영화를 “센티멘털한 스릴러”라고 불렀다. 단 몇걸음 차이를 착각해서 서로의 삶을 흔들게 된 남자와 여자. 그들은 말을 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하면서 타인으로 남고자 노력하지만, 한번 맺은 관계를, 섞이기 시작한 운명을
<친밀한 타인들> Intimate Stran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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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03, 감독 아오야마 신지, 오후 8시, 부산1니키마는 명문 사립중학교 입학시험을 보려고 하는 딸을 위해 호숫가에 있는 사교육 시설에 들어간다. 그곳에는 두 남자아이와 그들의 부모 또한 머물고 있다. 부모까지 면접을 거쳐야하는 까다로운 조건. 그때문에 니키마는 이미 이혼한 아내와 원만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위장한다. 그러나 호숫가 오두막에서 보낸 첫날밤, 니키마를 찾아온 그의 애인이 말다툼을 하다가 니키마의 아내에게 살해당한다. 세 쌍의 부모는 아이들이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시체를 호수에 수장하고 증거를 없애기로 한다.<호숫가 살인사건>은 한 남자와 두 아이의 고통스러운 치유 여행을 쫓는 <유레카>로 명성을 얻은 아오야마 신지의 스릴러 영화다. 겉으로 보이는 사건 밑에 본질을 이루는 또다른 사건이 있고, 경악할 만한 반전에 도달하는 이 영화는, 잘 만든 스릴러답게 재미있고 섬뜩하다. 그러나 그 이상의 파장도 있다. 니키마의 애
<호숫가 살인사건> Lakeside Murder 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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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3, 감독 켄 로치, 오후 7시30분, 야외켄 로치가 작가 폴 래버티와 함께 <내 이름은 조> <스위트 식스틴>에 이어 만든 ‘글래스고 3부작’ 마지막 영화다. “글래스고는 오랜 투쟁의 역사가 있고 강한 문화를 소유한 도시이기 때문에 런던보다도 드라마틱하다”고 말한 켄 로치는 이 퇴락한 공업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싸움 뿐만 젊은이들의 사랑도 발견했다. 파키스탄 이민 2세와 백인 가톨릭 교도의 만남. 정치적인 투쟁의 전선이 희미해진 <다정한 입맞춤>은 영국에서도 변방인 도시 글래스고와 마이너 종교인 가톨릭, 차별받는 아시아 이민 등 다층적으로 겹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끌어들이고 있다.카심은 글래스고에 살고 있는 파키스탄 가족의 맏아들이다. 부모의 기대를 짊어지고 있는 그는 집안에서 정해준 약혼녀가 있지만,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의 음악교사인 르와진과 사랑에 빠진다. 르와진은 어린 시절 철모르고 결혼한 남편과 별거 중인 가톨릭 교도다.
<다정한 입맞춤> Ae Fond 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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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 감독 허우 샤오시엔, 오후 4시, 메가 9관<카페 뤼미에르>는 허우 샤오시엔이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맞아 쇼치쿠에서 만든 헌정영화이다. 무엇보다 허우 샤오시엔은 오즈의 영화에 등장하는 ’생활’을 심사숙고했음이 틀림없다."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시작하면, 오즈의 영화가 늘상 그러했듯이 ’전철은 지나간다’. 그리고는 전화를 걸며 여주인공 요코는 ’빨래를 넌다’. 여전히 이 집에는 ’이웃이 찾아오고’, ’날씨는 더운 편이고’, 집에 들어온 아버지는 ’옷을 갈아 입고’, 식구들은 ’탁자에 앉아 음식을 나눠먹고’, ’내일은 장례식에 가야 한다’. ’가족 중 한명은 이미 이 세상에 없고’(여주인공 요코의 어머니는 새어머니다), 부모와 사는 집에서는 ’윗층이 딸의 방’이고, ’바’만큼 ’까페’는 중요한 장소이다. 허우 샤오시엔은 오즈의 인물들이 살았던 그 장소와 행동들을 대부분 가져와 지킨다. 오즈의 영화를 한 편이라
<카페 뤼미에르> Cafe Lum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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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 감독·배우 무대인사주말을 맞아 남포동과 해운대에서 야외무대 인사와 팬미팅을 비롯한 다양한 영화 관련 이벤트가 있었다. 9일 오후 오후 4시, 남포동 극장가에 설치된 PIFF 스테이지에서는 <역도산>팀의 송해성 감독과 주연배우 설경구, 나카타니 미키가 참석한 야외무대가 있었다. 관중이 몰려들어 송해성 감독이 무대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 지체될 정도였다. 야외 무대가 끝난 뒤 설경구는 작년 <실미도> 때도 관중이 많았지만 이번이 최고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랜드 호텔에서는 밤 11시부터 ‘<역도산>의 밤’ 행사가 열렸는데, 사이더스 노종윤 이사가 진행을 맡은 이 자리에서는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가 한일합작 프로젝트의 배경 설명을, 일본 제작자인 가와이 신야가 일본 쪽 배급 일정을 설명한 것을 비롯, <역도산> 메이킹 필름 상영과 레슬링 시범 경기가 있었다. 이 외에도 오후 1시30분 남포동 PIFF 광장에서는 <
<역도산> 감독·배우 무대인사 등 단신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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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제법 고민을 했다. 가면 가고 밀면 마는거지, 그런 하찮은 고민을 하느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이 '소심하고 째째한' 고민은 열흘 남짓 내 뒷꼭지에 붙어 있었다. 막상 가려고 마음을 먹고보니 꼴에 명색이 영화사 대표랍시고 혼자 휭하니 가서 영화나 보고 올 처지가 아니었다. 교통편은? 숙소 예약은? 영화제에 가고 싶어하는 직원들은 물론 일과 관련 있는 몇몇 지인들 편의를 챙겨야 했다. 게다가 영화제에 가면 연락해서 밥이라도 한번 사야할 사람들이 불쑥불쑥 생각나고 그 명단은 점점 늘어났다. 움직이면 다 돈인데...슬슬 짜증이 나서 안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또한 아직 무늬만 제작자인지라 내가 부산에 가야할 마땅한 이유가 없었다."부산에서 뵈야죠...? " 추석 즈음부터 전화 통화하는 사람들의 인삿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 전화를 받으면 '예? 아...예...그러지요'하고 얼버무리면서 속으로는 중얼거렸다. "쳇! 누가 부산 간댔나...?"그런데 나는
부산영화제는 차마 못 떨칠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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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 부산>이름/ 직위/ 도착/ 체류이충직/ 영흥위원회 위워장/ 10.7/ 그랜드홍기선/ 감독/ 10.7/ 그랜드허우 샤오시엔/ 감독/ 10.10/ 파라다이스모건 스펄록/ 감독/ 10.9/ 웨스틴조선클라라 로/ 감독/ 10.9/ 웨스틴조선이바나 노보트냐/ 카를로비바리영화제 프로그래머/ 10.8/ 웨스틴조선도로테 베너/ 베를린영화제 프로그래머/ 10.7/ 웨스틴조선노동석/ 감독/ 10.9/ 그랜드공수창/ 감독/ 10.8/ 메리어트<행사>오늘의 행사(10일)11:30 유럽감독 기자회견/ 파라다이스 호텔 16층 파노라마룸16:00 유럽감독 야외무대인사/ PIFF광장16:00 한국영화 회고전 세미나/ 메가박스 1017:00 홍금보 야외무대 인사/ PIFF광장19:30 노영심 오픈콘서트/ 수영만 요트경기장20:00 호주영화의 밤/ 아쿠아리움22:00 에르메스와 함께 하는 한국영화회고전의 밤/ 파라다이스 호텔 그랜드 볼룸23:00 LJ 파티/ ILO내일의 행사(11일
홍금보 야외무대 인사 등 부산 각종 행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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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에 귀기울여라 " - 영화 투자·배급 컨설팅 전문가 롭 애프트LA의 ‘컴플라이언스 컨설팅’에서 영화 재정과 투자, 배급 문제를 폭넓게 컨설팅하는 롭 애프트(40) 씨는 PPP에서 아시아의 신인 영화감독들을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그는 인디 영화의 제작, 배급과 관련된 회사와 단체를 비롯한 일곱 곳에서 팀장, 부사장, 위원장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강사직을, 미술관에서는 분과 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크래시> 해외 배급과 아벨 페라라 감독 작품들의 미국 개봉에 관련된 일 등을 해 왔다. 로이드 카우프만의 트로마 스튜디오에서 인디 영화 관련 일을 처음 시작한 애프트 씨는 한국의 인디 영화인들에게 “충고에 귀기울여라. 자신만이 영화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버리라”면서, “대본에 없다면 영화에도 없는 것이다. 대본에 충실하라”고 충고했다.<"가장 흥미로운 건 인간관계" - 다큐멘터리 <최고의 부르스트>
<올드 보이> 좋아요! 부산찾은 외국 관객 등 오늘의 피플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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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인 성장영화 만들고 싶었다"<돼지들의 혁명>의 감독 르네 레이누마기(30)는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팔방미인은 아니라고 본인은 겸손해하지만, 그의 다양한 관심은 변죽만 울리다 그친 것 같지 않다. 그의 전공은 연기. 에스토니아 음악아카데미 고등연극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배우수업’의 교범으로 불리는 스타니슬라브스키의 후예들이 만든 학교다. 대학시절 그는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는 등 프리랜서 기자로도 활동했다. 졸업후에는 정부 산하 극단인 우갈라에서 2년 동안 전문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광고계로 뛰어들었고 지금까지 1백여편의 광고를 찍었다.이번 영화는 그의 첫 장편이다. 여름캠프에 모여든 수백명의 십대들이 기성세대인 캠프 담당자들과 충돌하게 되고, 결국 캠프를 난장(亂場)으로 만든다는 줄거리. “성적 관심이나 정체성 혼란이라는 단골 주제를 다루되 좀 특별한, 내 경우엔 사회적인 맥락을 놓치지 않는 성장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
<돼지들의 혁명> 감독 르네 레이누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