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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004, 감독 페르난도 솔라나스, 오후 5시, 부산 3관<불타는 시간의 연대기>(1968)로 세계 다큐멘터리사에 한 획을 그었던 페르난도 솔라나스. <사회적 학살>은 꽤 오랫동안 <남쪽>, <구름>과 같은 극영화에 치중했던 그가 아르헨티나의 현실을 담기 위해 오랫만에 다시 한 번 만들어낸 다큐멘터리다. <구름>에서처럼 아름다운 이미지의 매혹을 뿌릴줄도 아는 이 미적 감각의 실력자는 왜 다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왜 우회적인 표현보다는 직접적인 기록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을까? 아마도 아르헨티나의 위급한 현실이 이 노장 다큐멘터리 감독의 허리를 일으켜 세웠을 것이다. 페르난도 솔라나스는 경제공황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몰린 아르헨티나의 현실을 차근차근 되짚는다. 2001년 10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있었던, 그리고 연이어 이어졌던 아르헨티나 시민들의 시위장면을 보여주면서 영화를 시작한 페르난도 솔
<사회적 학살> A Social Geno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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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붉은 'S'자를 달고 붉은 망토를 입은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가 10일 하늘에 졌다. 52세의 일기로 이날 뉴욕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리브는 1970~80년 영화 <슈퍼맨>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4차례 출연,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정의의 사도'로서 인기를 한몸에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1995년 5월 승마대회에서 치명적인 낙마를 한 뒤 인생의 참담한 새 전환점을 맞기 시작한다. 낙마사고 이후 어깨이하 전신마비가 된 그는 피나는 각고의 노력으로 휠체어에 탄 채 영화 <황혼속에서>를 감독하고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불굴의 삶을 살았다. 장애인은 물론 일반인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 아울러 척추연구 확대를 호소하는 운동을 펼치고 미의회에 치명적 부상 환자들에 대한 의료보호 확대를 촉구하는 등 재활과 사회운동에도 힘써왔다.
희망의 끈을 놓치 않은 리브는 마비된지 8년만에 손의 감각을 되찾고 약간의 운동까지 하게 됐다. 2002년에는 의외의
심장마비로 숨진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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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인가, 아닌가. 최근 인터넷 매체 <브레이크 뉴스>의 문제제기를 통해 불거진 <어린 신부> 표절논란이 ‘원작’으로 주장되는 <아저씨 우리 결혼할까요?>의 개봉을 앞두고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논란의 쟁점은 2002년 홍콩에서 개봉됐던 <아저씨…>와 올해 선보인 <어린 신부>가 너무 비슷하다는 것.
10월6일 열린 <아저씨…>의 기자시사회 때 확인한 결과, 실제로 두 영화의 기본 설정과 상당수 에피소드는 비슷하다. 두 영화 모두 외국에서 돌아온 성인 남성과 여고생의 원치 않는 결혼으로 시작되며, 남자가 여고생 학교의 교사로 채용되면서 상황이 꼬인다. 또 그 학교의 여교사가 남자를 짝사랑하며, 여고생은 다른 남자 학생을 좋아하고, 여교사의 급작스런 방문으로 ‘부부’가 혼비백산한다는 점도 거의 동일하다.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서 두 사람이 부부라는 사실이 공개되는 장면도 비슷하다. 기본적인 설정에서 놀라운 유사성을 보이는
[충무로는 통화중] <어린 신부> 표절논란, ‘원작’주장되는 영화 개봉 앞두고 한층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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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봉 산자락 아래 성산항에서 15분을 달리면 닿는 곳 우도. 산호초 해변인 하고수동 해수욕장에는 파도가 일렁이고 풀밭에는 소와 말들이 평화롭게 노닌다. 영화 <깃>의 촬영장은 ‘섬 속의 섬’ 비양도. “예전에는 배를 타고 다녔다”는 송일곤 감독의 귀띔대로 지금도 밀물 때면 비양도와 우도가 물길로 갈린다. 그 물길 사이에서 저녁놀을 배경으로 파도치는 등대 앞에서 여주인공 소연(이소연)의 아름다운 솔로 탱고신이 펼쳐졌다.
우도는 <거미숲> 후반작업을 마치고 극도의 피로에 시달리던 송 감독에게 안식을 선사했던 휴식처. 그러나 지금 섬은 다시 촬영을 위한 전쟁터로 변해 있다. 발 근처에는 메뚜기와 여치들이 꼬물거리고 어깨 위로는 잠자리들이 쉴새없이 날아다닌다. 가장 힘든 건 “제주도 사람들도 알 수 없다는” 천변만화하는 우도의 날씨. 팔뚝과 얼굴을 단숨에 그은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다가 순식간에 소나기가 몰아친다. 소나기와 작열하는 태양이 겹쳐져 여우비도 얼굴을 내민
<1.3.6> 프로젝트, 환경영화 <깃>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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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썸> 22일 개봉 앞둔 고수 인터뷰
영화 <접속> <텔미썸딩>으로 잇따라 장윤현 감독의 성공적인 '페르소나'였던 한석규(40). 장윤현 감독은 전작 두 편에서 모두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였고, 1990년대의 톱스타 한석규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런 장감독이 이번에 세번째 영화 <썸>을 들고 나왔다. 5년 만이다. 역시 데자부 현상을 소재로 한 독특한 느낌의 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고수(26)다. 영화에서는 '초짜'인 그가 한석규(40)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게다가 덩치도 크다. 총제작비가 65억원 규모다. 고수는 안 그래도 지금 무척 떨린다. 개봉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고수를 만났다.
7개월을 하루같이 살았다
<썸>은 달랑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다. 형사인 고수에게 사건 해결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고작 24시간. 그런데 이의 촬영에는 무려 7개월이 걸렸다. 배우들은 7개월을 하루같이
배우 고수, 한석규의 바통 이어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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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샤크>(Shark Tale)가 또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드림웍스사(社) <샤크>는 10일 캘리포니아주 엔시노에 본사를 둔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의 잠정집계 결과 지난 8일이후 주말 사흘 3천17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려 텍사스주 오데사의 한 고교 풋볼 팀의 일화를 다룬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트>(Friday Night Light, 2천50만 달러)를 따돌렸다. <샤크>는 개봉 2주 동안 모두 8천770만달러의 입장수입을 거뒀다. 그러나 이 영화는 '컬럼버스데이'로 상당수 학교들이 11일 하루를 쉬게 돼 주말 흥행실적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H.G. 싱어의 소설을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어 스크린에 옮겨놓은 <프라이데이...>는 지난 1988년 전국선수권대회 결승 마지막 3,4쿼터를 앞두고 주문한 코치의 충고에 따라 '완벽한 경기'를 펼치는 내용. 소방관들의 영웅적 활약상을 그려 지난 주 2위에 올랐던 <
<샤크> 美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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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TV에서 활약하던 중견 탤런트들의 영화 진출이 눈부시다. 이 기세라면 언젠가 영화제 주연상까지 노려볼 만하다. 최근 <가족>의 돌풍에는 주현(사진)이 온몸을 내던진 연기가 단단히 한몫 했다. 그가 중심을 잡아줬기에 영화는 진한 부성애를 표현할 수 있었다. 8일 개봉한 <우리형>에서 김해숙도 마찬가지. 원빈과 신하균이라는 젊은 배우들을 '어머니'라는 근원에 묶는데 성공한 연기를 보여줬다.올초 <범죄의 재구성>에 출연한 백윤식은 작년 <지구를 지켜라>에 이어 뛰어난 연기 실력을 발휘했다. 이미 영화계에서 백윤식은 모시고 싶은 주연급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영화에서 재평가받은 덕분에 그는 CF에서 맹활약하는 등 신세대 스타 못지 않은 대중적 인기까지 누리고 있다.전도연 주연의 <인어공주> 역시 고두심이라는 걸출한 연기력의 중견 배우가 있었기에 나이든 어머니의 비중이 결코 기울지 않았다. 목욕관리사로 등장해 속옷 차림의 몸매까지 공
중견 탤런트들, 영화 주연상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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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봉 640만원. 하루 노동시간 13시간 이상. 4대 사회보험은 절반 이상이 모름.’ 중흥기를 맞고 있다는 한국 영화산업의 그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영주 의원(열린우리당)은 조감독, 촬영조수, 조명조수 등 영화제작 종사자 154명에게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영화산업 현장 스태프의 근로조건 실태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국내 영화 스태프는 81%가 작품당 용역 또는 도급계약을 맺어 일하고 있으며, 한해 평균 수입은 640만원으로 지난해 비정규직 전체 평균수입 1236만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근로시간은 13∼16시간 39.4%, 16시간 이상인 경우도 34.8%나 되어 열명에 일곱명 이상이 법정근로시간(하루 12시간)을 초과하는 살인적 노동강도를 감수하고 있다.
또 4대 보험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54.8%가 어떠한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고, 건강보험과 산재보험 가입률도 각각 24.8
영화 스태프 열악한 근로조건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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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과 손예진이 주연한 멜로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감독 이재한)가 270만 달러(약 31억원)를 받고 일본으로 수출된다. 제작사인 싸이더스는 9일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일본 가가(GAGA)에 270만 달러를 받고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올초 일본에서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전 칸영화제에서 일본의 유니버설 재팬에 20억원에 팔린 바 있다.<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이처럼 고액에 수출된 것은 '한류열풍'으로 한국 톱스타들의 출연작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일본측이 정우성과 손예진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우성은 2001년작 영화 <무사>가 지난 8월 일본에서 뒤늦게 DVD로 제작되며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워너 재팬에서 아시아권 최초로 제작한 DVD <무사>의 제작부수는 무려 10만장. 숀펜, 케빈 베이컨, 팀 로빈스 주연의 <미스틱 리버>가 5만장이 제작
<내 머리속의 지우개> 31억에 일본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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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조선을 사랑하고 조선 민예품 연구에 선구적 업적을 남긴 한 일본인의 발자취가 영화화된다. 정병모 경주대(문화재학부) 교수에 따르면 조선 도자(陶磁)의 아름다움을 일본에 처음 알린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1891~1931)를 소재로 한 소설 <백자의 사람(白磁の人)을 영화화하기 위해 일본측 관계자들이 10일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12일 서울 망우리를 방문해 아사카와의 무덤에 참배하고 그에 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김해공항을 입국한 이들은 첫 날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는 경북 경주 사적지를 관광했으며 11일에는 임진왜란때 조선에 귀화한 일본 장수 사야가(沙也可.한국명 김충선)를 기리는 대구 달성군 우록동 녹동서원 등을 둘러본 뒤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단은 일본 마쓰모토(松本)시 영화제작후원회 회장 요코우치(槿內)씨와 소설가 에미야 다카우기(江宮隆之), 영화제작위원회 관계자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백자의 사람>은 에미야씨가 쓴 소설로 아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발자취 영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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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재용, 촬영감독 홍경표, 프로듀서 오정완. 크레딧만 보면 제작비 60억∼70억원 규모의 대작영화가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러나 <사랑의 기쁨>은 다음 인터넷 옴니버스영화에 참여한 감독 5인 릴레이의 마지막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용 감독의 멜로 소품이다. 디지털과 단편이라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도에 대해 묻자, 홍경표 촬영감독은 “그저 간편하고 움직이기 편해서다. 좀 겸연쩍다”라고 싱겁게 반응했지만, <순애보> 이후 근 4년 만에 재회한 이 감독과 그의 호흡이 빚어내는 꼼꼼한 촬영 세팅과 군살없는 카메라워크는 장편영화 작업의 긴장감을 그대로 담아낸다. 테이크마다 ‘스피드, 롤링, 레디, 액션’을 돌림노래를 부르듯이 외치며 자로 잰 듯 현장을 뛰어다니는 촬영팀. <챔피언> 이후 한솥밥을 먹어온 팀워크의 위력이 그대로 발휘된다.
단편이라도 이재용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감각은 작품 곳곳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블랙과 메탈릭 실버로 구성되는 차갑고 묘한
이재용 감독의 인터넷 멜로 단편 <사랑의 기쁨>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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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다큐멘터리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2004'가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이 영화제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국내 독립다큐멘터리의 흐름과 경향을 살펴보는 '국내신작전'에는 17편이, '해외신작전'에는 6편이 각각 상영된다. 이밖에 네덜란드 다큐멘터리 감독 요한 반 데르 코이켄의 대표작 5편을 상영하며, '특별상영'에서는 옴니버스 형식의 <독립영화의 국가보안법철폐 프로젝트>와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이주노동자 인터뷰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다.개막작은 국내 김희철 감독의 <진실의 문>. 1998년 2월 판문점에서 발생한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폐막작은 팔레스타인 아자 엘 하산 감독의 <왕과 엑스트라: 팔레스타인의 이미지를 찾아서>. 20여년전 이스라엘 군의 공세를 받는 와중에 통째로 잃어버린 팔레스타인 영화 아카이브의 종적을 찾는 감독의 여정을 담았다. 입장료 5천원
인디다큐페스티발 2004, 28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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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캐스팅이 내 인생을 바꿨다<미치고 싶을 때>의 주연 시벨 케킬리는 매우 들뜬 모습이었다. 인터뷰 직전 무대인사를 마친 그녀는 영화티켓을 내밀면서 사인을 요청하는 관객들에게 둘러싸였고, “아마도 생애 단 한번 뿐일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미치고 싶을 때>는 젊은 터키계 여인 시벨이 같은 혈통을 가진 중년 남자와 계약결혼을 하면서 시작되는 독특하고 쓸쓸한 사랑이야기다. 시벨 케킬리는 시청에서 일하다가 터키계 여자를 찾아 길거리에 나온 캐스팅 디렉터를 만나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뒤늦게 포르노 영화 출연 경력이 폭로되기는 했지만 연기 경험이 없던 그녀는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내가 내 인생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가 자문했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배우가 됐고, 심하게 굴곡 많은 연기를 진정한 공감을 가지고 해냈다.터키계 부모 밑에서 태어난 시벨 케킬리는 보수적인 가족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하는 영화 속 시벨과 비
<미치고 싶을 때>의 주연 시벨 케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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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초대의장 선출한 AFCNet 창립총회 현장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를 통해 국내 최초로 아시아 국가들의 영화 네트워크가 출범했다. 부산과 일본 마쯔모토에서 두 차례 준비회의를 거친 AFCNet(Asian Film Commissions Network)이 10일 오후 2시 메리어트 호텔 5층에서 창립총회를 가졌다. 일본영상위연락협의회 마에자와 테츠지 회장이 임시의장역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마에자와 임시의장은 AFCNet의 필요성에 대해 “3년간 10여편의 한국영화가 일본에서 촬영했다. <역도산>은 일본에서의 촬영분량이 전체의 80%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러 일이 일어난다. 그것을 공식적인 채널에서 해결하자는 것이 취지”라고 밝혔다.주요 안건은 인선과 사업계획 승인이었다. 참석 회원간에 미리 안건 전달과 의견 교환이 이루어져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인선 결과 박광수 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이 2년 임기의 AFCNet 초대 의장이 되었다. 또한 일본 고베영상위 대
아시아의 영화 연대, 본격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