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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물어간다. 어느새 또 일년이 지나가고 나도 이젠 스물을 훌쩍 뛰어넘는 나이가 됐다(참고로 스물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표현엔 아주 다양하고 폭넓은 나이들이 포함된다). 나이와 상관없이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변한다. 겨울이라 그런가? 아니지…. 더운 나라 사람들도 추운 나라 사람들도 추웠다 더웠다 하는 나라 사람들도 아마 다 그럴 거다. 평소와 다르게 독기가 없어지기도 하고 그토록 부지런했던 일상도 느슨하게 흐지부지해버리고도 싶고… 또 가끔은 놀라운 반전을 꿈꾸며 복권을 사기도 하겠지.
사람들이 실존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도 이때가 아닌가 싶다. 한살을 더 먹어가고 흔히 말하는 죽는 나이의 근방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으니…. 죽으면 어떻게 될까, 난 어디서 왔을까, 이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진 걸까까지…. 평소에 신경도 안 쓰던 철학적 물음들이 연말엔 자연스럽게 머릿속을 들락날락거린다.
난 아직까지 특별하게 기억나는 연말이 없다. 어느 해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했다느니
그냥 13월로 넘어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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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노력파’다. 본인의 학창 시절 별명이었던 탓이다. ‘노력파는 좋은 의미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리라. 그런 분은 한번도 제대로 노력해보지 않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문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의 ‘노력파’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의 ‘내 나이키’ 편을 보시라.
밤낮없이 예습복습을 하고 밥상머리에서도 책을 안 놓는, 그러면서 “형은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어떻게 34등을 하냐, 반에서”라는 이야기를 동생에게 듣는, 그리하여 부모로부터 야단칠 권리도 빼앗고(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어쩌란 말이냐) 다만 깊은 시름에 빠지게 만드는 임원희의 캐릭터가 노력파의 실체다. 기실 노력파는 미디어에서 호도하는 것과 달리 전혀 칭찬과는 거리가 먼, ‘해도 안 되는 불쌍한 인간’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기까지 나는 임원희 캐릭터를 완전히 까먹고 있었는데(난 노력파가 아니다.
이거 노력파를 두번 죽이는 거네, <인크레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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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이 불우한 분들을 위해 기부를 하는 캠페인을 하면 어떨까요?” 회사 사업팀에서 이런 말이 나왔을 때 솔직한 나의 첫 느낌은 “글쎄, 그게 잘될까”였다. 좋은 일 하자는 얘기건만 무조건 반색을 하지 못한 건 내 몸에 뿌리깊은 어떤 회의주의 때문이었으리라. 자선행사에 적극 나서 본 적 없는 나로선 어딘지 어색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영화하는 사람들은 영화만 잘 만들면 되고, 잡지 만드는 사람들은 잡지만 잘 만들면 된다는 귀차니스트의 신조에도 왠지 어울리지 않는 짓 같았다. 더군다나 이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한다는 건 괜한 생색내기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시절엔 누구나 그렇겠지만 “세상을 바꾸겠다”는 이상주의가 있었다. 나처럼 8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인 경우엔 그게 의식화의 핵심사항이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일 가운데 하나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둘러싼 토론이었다. 선배들은 정치투쟁을 역설했고 자선이나 봉사활동을
‘아름다운 영화인’ 캠페인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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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좀처럼’ 읽지 않는다. TV드라마, 영화, 하다못해(?) 신문 사회면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재미있는데 굳이 소설책 붙잡고 있기 싫은 것이다. 그래도 전혀 읽지 않는 건 아니어서 아는 사람이 강력 추천하는 소설을 마지 못해 하는 심정으로 읽을 때가 있다. 술자리에서 작가 김영하가 강력 추천하는 바람에 읽게 된 소설이 바로 오르한 파묵의 이 작품이다.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16세기 말 이스탄불 외곽의 한 우물 밑바닥에 살해돼 버려진 금박세공사 엘레강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엘레강스의 시체의 독백이다. 누가 왜 그를 죽였을까? 사건의 실마리는 책의 속표지를 꾸미거나 본문 내용을 부연하는 이슬람의 전통 장식 미술, 즉 세밀화다.
술탄의 밀서 제작 책임자 에니시테는 베네치아 궁정에서 봤던 초상화에
16세기 이슬람 미술계의 문명충돌 다룬 그림 소설, <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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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문화가 사실상 전면 개방된 원년인 올해, 한국시장을 두드린 일본 뮤지션 중 시이나 링고(椎名林檎)는 주목할 만하다. 고교 중퇴 뒤 여러 인디 밴드 활동을 거쳐 1998년 솔로 데뷔한 시이나 링고는 총 800여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일본 열도의 스타 가수다. 폭발적인 가창력, 센스있는 송라이팅, 강렬한 이미지 연출 등으로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인물. ‘링고사마’라든가 ‘링고공주’처럼 ‘존경의 염(念)’을 표하는 호칭은 한국 웹사이트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동경사변(東京事變)은 시이나 링고가 솔로 활동을 접고 멤버들을 규합하여 결성한 밴드로, 은 이들의 데뷔작이다. 밴드 이름이나 붉은색 종이학 도안의 커버 그림처럼, 이 음반에 담긴 음악은 통렬하고 단도직입적이다. 휘몰아치는 훵키한 리듬과 일그러진 보컬 및 음향이 압도적으로 직진하는 첫곡 (A Song of Apples)는 지난해 시이나 링고가 솔로로 발표했던 곡으로 한층 파워 넘치는 편곡과 연주를 통해 ‘동경사변 사
시이나 링고의 동경사변(東京事變)이 내놓은 데뷔작, <敎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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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월9일(일) 밤 11시50분
최인훈이 1966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를 원작으로 한 김수용의 1978년 영화 는 원작의 특이함을 담아내려는 노력이 영화 전체에 흐르는 작품이다.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남정임의 말기 출연작에 속하는 이 영화는 주인공 오학자(남정임)의 끊임없는 회상으로 이어지며 그녀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간다. 원작소설처럼 영화는 회상(혹은 상상)과 현실을 무시로 오가며, 주인공들의 시선도 그 의식의 흐름에 따라 마구 옮겨다닌다. 당시 한국영화들에선 보기 어려웠던 형식적 실험을 시도한 작품이라 하겠다. 그래서인지 관객을 상당히 혼란스럽게 한다.
사랑했던 남자에게 배신당한 ‘빠걸’ 오학자는 가진 돈을 모두 모아 수면제를 잔뜩 사서 남자와의 추억이 서린 온천호텔로 향한다. 그리고 그와 뛰놀았던 숲속을 헤매다 껴안은 채 누워 있는 한쌍의 남녀를 본다. 거기서 여자의 웃음소리를 듣고, 또 다음날도 그곳에서 여전히 누워 있는 그들을 보고 배신한 애인을 떠올
[한국영화걸작선] 형식 파괴, 모더니즘영화의 실험,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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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 밤 9시55분
방영 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여느 인기드라마 못지않게 벌써 시청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가 1월5일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고현정이 10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 이효리가 주인공을 맡으면서 관심을 모은 등 2005년 초반을 화려하게 장식할 기대작들이 줄지어 있는 가운데 가 첫 번째 타자로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
사실 는 김희선, 권상우, 송승헌 등 한류 스타들을 나란히 출연시키면서 호화 캐스팅만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등 동남아 각국에서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의 가장 큰 화젯거리는 병역 비리로 인한 송승헌의 도중하차였다. ‘송승헌 카드’를 놓칠 수 없었던 제작사는 드라마 출연 뒤 입대한다는 조건으로 비난여론을 잠재우려 했고, 문광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된 드라마이기 때문에 한류 열풍을 위
세 젊은이의 사랑과 야망, <슬픈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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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채널 1월6일(목) 오후 2시45분
결혼생활에 위기를 맞는 세 부부가 있다. 남편의 외도를 이해하지 못한 한 부부는 헤어지기로 한다. 다른 한 커플은 심약한 남편을 대신할 ‘물건’에 심취한 아내 때문에 결혼생활이 위태롭게 된다. 또 다른 남편은 아내와의 관계가 지겹기만 하다. 최근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부부와 섹스트러블 등 부부간의 문제를 그려 큰 인기를 얻고 있는 SBS 금요드라마 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은 미드나잇채널이 2005년을 맞아 특별 편성한 영화 (More Married People Single Sex) 속 주인공이다. 이 영화만큼은 긴긴 밤이 외로운 싱글이 아닌, 함께 있어 더욱 외로운 밤을 보내는 커플에게 ‘강추’하는 프로그램이다.
영화 는 1993년 마이크 셰던 감독이 연출한 (Married People Single Sex)의 세 번째 이야기로, 원작은 ‘누드와 섹스가 푸짐한 30대의 성 보고서’라는 평가를 얻었던 작품이다. 마이크 셰던이
[TV 성인관] 사실적이어서 더 에로틱하군! <싱글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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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월8일(토) 밤 11시50분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1940년대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유럽이나 할리우드영화에서 볼 수 있었듯 무수한 영웅들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은 이렇듯 흥미진진한 시대를 카메라로 들여다보면서 어느 위선적 인물의 삶을 고찰하고 있다. 이같은 작업은 거짓말에 능통한 한 인물을 보는 것이자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의 어느 지점을 다시금 방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전쟁의 막바지에 이르러, 시골 남자 알베르 데우스는 갑작스럽게 영웅이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는 전쟁의 고통과 혼란을 견뎌낼 자신조차 없다. 게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사실은 알코올 중독으로 지극히 평범하게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알베르는 어머니가 타고난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후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을 깨닫는다. 그 역시 최고의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다. 에서 우리가 주목할 사람은 주인공 알베르다. 그는
어느 거짓말쟁이의 일대기, <위선적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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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1월7일(금) 밤 12시55분
2005년 1월부터 아시아영화들이 5주간 특별 방송된다. 제작진은 부산국제영화제와 CJ아시아인디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들을 보면서, 나름의 저력과 다양함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현재 극장과 TV에서 볼 수 있는 영화들은 할리우드영화와 주류 한국영화들뿐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이번 특별전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처음 방영되는 이란 아흐마드 레자 다비쉬 감독의 은 1980년 초반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전에 가까운 이 전쟁은 우리가 신문으로만 접했던 잊혀진 역사를 환기시킨다. 전쟁의 상흔을 주로 기록했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나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영화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이 작품은 이란의 주류영화로서, 그들의 영화적 전통과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아시아특별전을 통해 변방 영화들의 가치를 확인하고, 동시대 한국영화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독립영화관] 아흐마드 레자 다비쉬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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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28일 오전(현지시각). 소설가, 수필가, 예술평론가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수전 손택(71)이 뉴욕 맨해튼에서 백혈병으로 숨졌다. 오랜 기간 유방암, 자궁암과 싸워왔던 그는 질병을 둘러싼 각종 상상력과 이미지를 고찰한 을 저술하기도 했다. 대중문화와 예술, 그리고 민감한 사회문제까지 동시대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개입한 그가 주로 취했던 실천은 글쓰기. 그는 60년대 중반부터 을 비롯한 네편의 소설과 에세이, 평론집을 발간했다. 이를 통해 손택은, 이미지와 현실의 민감한 경계에서 동시대와 윤리의 문제를 끊임없이 거론해왔다. ‘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누구보다도 철저하고 사려 깊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고민해왔던 것. (1966)에서는 “예술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예술 자체로 경험해야 한다”는 논쟁적인 의견을 제시했고, (1977)에서는 사진을 찍는 행위와 사진 이미지가 현실과 맺는 관계를 윤리적으로 고찰했다. 이라크전 직전에 출간된 유작 은 타인의 고통을 스펙터
미국의 소설가·문화평론가·영화감독 수전 손택 백혈병으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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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경보! 무어가 온다! 마이클 무어가 제약업계의 치부를 건드릴 새 영화 (Sicko)의 제작에 돌입하자, 미국 제약업계 대기업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에는 몰래카메라에 담긴 제약업체 외판원들의 장삿속 등 제약업계의 비도덕적인 행위들을 폭로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 무어의 이같은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미국의 제약업계는 부서마다 ‘야구모자를 쓰고 있는 꾀죄죄한 남자가 보이면 주의를 기울이라’는 공문을 긴급히 내리며 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마이클 무어, 새 영화 제작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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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이 올해 최고의 에로 여배우로 선정됐다. 케이블 채널 캐치온 플러스가 선정한 ‘2004 에로틱 아일랜드 영화대상’에서 하소연은 2523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70%의 지지를 받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팬클럽 회원 수가 6만명에 육박하는 ‘청순 에로스타’ 하소연이 압도적인 지지로 1위 자리를 차지하리라는 것은 예상됐던 일. 출연작 수가 줄어들자 팬들 사이에서는 은퇴설도 나돌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에로 여배우 2위는 은빛, 3위는 이메일이 선정되었다.
최고의 에로 여배우는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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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정의 오묘함은 계속된다. 지난 7월1일 사망한 대배우 말론 브랜도가 성희롱으로 고소당했다. 그의 전 매니저인 조앤 코랄레스는 말론 브랜도가 그의 생전에 성희롱을 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350만달러의 재산분배를 요구했다. 말론 브랜도가 사망한 지 6개월이 지나서야 코랄레스가 제기한 소송장에 따르자면, 죽기 전 브랜도가 작성한 공동 유언집행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이 지워진 것은 계약위반이라는 사항도 있다고. 증인은 천국에서 모셔와야 할 듯.
성희롱으로 고소당한 故 말론 브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