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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을 좋아하세요?
스티그 비에르크만의 <우디가 말하는 앨런>
<모두 주고 싶다>란 책을 발견하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 때문이다. 재수 시절, <수학의 정석I>을 누군가 훔쳐 가버린 어느 무더운 여름날, 난 아주 기분이 더러워졌다. 수학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한 나로서는 <수학의 정석1>을 다시 사야 된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분명 정석의 제일 앞부분 1장 집합만을 볼 것이 뻔한 책을 다시 사야 된다는 것이 기분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아예 사지 않기에는 한편으로 마음이 불안했다. 그 책을 베개로 삼을지언정 수학의 정석 정도는 갖고 있어야 되는 것이 재수생의 도리로 여겨져 남영동 어느 헌책방을 가게 되었고, 산처럼 싸여 있던 책더미 사이에서 <모두 주고 싶다>라는 이장호 감독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스무살 시절에 이장호 감독이 쓴 일기장을 태멘이라는 곳에서 출판한 책이었다. 나는 너무나 기뻐 수학의
내게 영화를 가르쳐준 책 [4] - <우디가 말하는 앨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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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비평에 관한 ABC
수잔 헤이워드의 <영화 사전 이론과 비평>
다행인지 불행인지, 영화를 강의를 통해 배운 적은 없었다. 학부에선 생물학을 공부했고, 대학다닐 때 유일한 홍일점 야구선수로 뽀얀 흙먼지 뒤집어쓰고 놀기에 바빴으니, 영화에 관한한 무슨 교양강좌나 무슨 아카데미, 무슨 무슨 학교에조차 얼굴을 들이민 적이 없는 셈이다. 가끔 영화 강의를 하러 가는 곳에 이력서 제출이나 영화에 관한 경력을 물어보면, 그냥 ‘<씨네 21> 평론상을 수상했어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오히려 그쪽에서 머쓱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긴 자기가 무슨 쿠엔틴 타란티노라고.
실제로 인생의 많은 것들은 환자한테서 배웠다. 무엇이 정말 잔인한 것인지 무엇이 진짜 슬픈 것인지에 관해서 말이다. 영혼이 부서진 정신과 환자의 그림은 놀랍도록 영화의 한 장면과 닮아 있다. 까만 크레파스로 사람들이 둥글게 손을 맞잡고 있는 말기 정신분열증 환자의 그림에서 프에블로 인디언족의 벽화
내게 영화를 가르쳐준 책 [3] - <영화 사전 이론과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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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무엇을 하는가
앙드레 바쟁의 <영화란 무엇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영화 책은 별로 기억이 없다. 대학 초년생 시절, 그 당시로는 영화 책이 가장 많았던 서강대 도서관에 여름방학 동안에 죽치고 앉아서 잉마르 베리만의 비평서나 피터 울른의 <영화의 기호와 의미>를 뜻도 모르면서 붙잡고 있기도 했지만 결국 다 읽는 데는 실패했다. 그보다는 옛 영화진흥공사에서 발간한 월간지 <영화>의 번역 글을 읽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다. 행간에 새마을운동 구호가 적혀 있고 박정희 대통령 어록도 심심치 않게 실려 있던 70년대 유신시대의 그 월간지는 영화가 한국에서 얼마나 구박받던 매체인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거물이지만 매 호마다 꼭 실리는 번역 글은 재미있었다. 하길종 감독이 번역했던 ‘영화는 메타포가 아니다’라는 잉마르 베리만의 에세이, 배창호 감독이 번역한, ‘70년대 미국영화의 자식들 세대’ 감독의 스타일에 관한 리처드 제임슨의 ‘스타일 대 스타일
내게 영화를 가르쳐준 책 [2] - <영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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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전>에서 <낮은 목소리2 제작노트>까지
8명의 영화인이 말하는 내 인생의 영화책
“관객의 지성과 감성을 바탕으로 작품이 주는 충격을 최대한 연장시키는 것(앙드레 바쟁)”이 비평가의 지고한 임무라면, 영화감독은 보들레르가 말한 대로,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믿으면서도 사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해주는 사람”을 꿈꾸는 자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이런 염원을 품도록 한 영감의 태반은 무엇이었을까?
여기에 실린 8명의 필자들은 한결같이 영화에 대한 애정을 첫 번째로 꼽는다. 현재 감독과 비평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의 시작은 영화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들은 상이한 사유의 궤적을 거쳐 지금 이곳에 이르렀으며, 그 여정에서 평생 가슴에 품을 만한 책 한권씩을 발견했다. 그 중에는 <영화사전>처럼 영화를 ‘넓게’ 보도록 안내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히치콕과의 대화> <낮은 목소리2 제작노트>처
내게 영화를 가르쳐준 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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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허버트의 유명 SF 소설 을 원작으로 한 3부작 미니 시리즈. 찬반양론에 휩싸였던 데이빗 린치의 영화와는 달리 미국 방영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얻었던 작품이다. 우주 최고의 자원 스파이스의 생산지인 모래 혹성 아라키스를 둘러싸고, 여러 종족들과 세력들간의 정치적 암투와 전쟁을 그리고 있다. 저예산 TV 영화답게 빈약한 특수효과가 종종 눈에 걸리지만 영화판보다 디테일한 내용과 풍성한 볼거리를 담고 있다.
TV물임에도 1.78: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화면비와 돌비 디지털 5.1 채널 음향을 지원하고 있어, 시청각적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제작과정과 인터뷰를 담은 부록이 있으나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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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 데 페스티벌 건물에서는 날마다 갈라 스크리닝(드레스코드가 적용되는 상영)과 레드 카펫 행사가 있다. 보통 하루에 두건씩 열리고 경쟁부문 영화들은 필수적이다. 비경쟁 부문과 주목할 만한 시선 등의 상영작들 중에서도 (작품이 어떤가에 상관없이!) 스타가 있는 영화는 갈라 스크리닝을 갖는다. 오전에는 기자회견 전 포토콜 따라가랴, 저녁엔 턱시도 입고 레드 카펫 촬영하랴, 각국의 사진기자들은 온종일 땀을 흘린다. 올해 칸은 <신 시티>와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가 있어 일단 수적으로 화려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이클 매드슨, 소피 마르소, 맷 딜런, 발 킬머, 다이앤 크루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등이 경쟁부문 외 상영작으로 칸 카펫 위에 섰지만 지면 관계로 싣지 못했다. 영화를 잘 만든 감독은 빛이 나고, 드레스를 입은 배우들은 눈이 부시다.
제58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6] -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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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사상 최다 진출…
김기덕의 <활>부터 장률의 <망종>까지 현지 반응
올해 58회 칸영화제에는 장편 6작품, 단편 1작품 등 총 7작품의 한국영화가 진출했다. 한국영화 사상 초유의 일이다.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경쟁부문, 김기덕 감독의 <활>이 주목할 만한 시선,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비경쟁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과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가 각각 비공식 감독 주간, 조선족 장률 감독의 <망종>이 비공식 비평가주간에 포진됐다.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는 심민영 감독의 단편 <조금만 더>도 포함됐다. 각 부문에 고루 초청받은 것이 특기할 만하다.
김기덕의 <활>, 호응도 좋은 편
5월18일 현재, <극장전>을 제외한 모든 감독들의 영화가 이미 상영을 마쳤고 호평과 관심 속에 기자회견 등을 열었다
제58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5] -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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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의 신성 발견 - <상그레> <천국에서의 전쟁>
<불타버린 극장의 예술가들> <그림 그리기 또는 사랑 나누기>
작은 변명을 먼저 덧붙이면, 여기서 ‘신성의 발견’이란 이름으로 간추린 네명의 감독 중 아마트 에스칼란테를 제외한 세 사람은 순수하게 신성도, 순수하게 발견도 아니다. 캄보디아 출신의 리티 판은 1985년 <사이트2>를 시작으로 20년간 활동해온 다큐멘터리스트이자 극영화 감독이고 8편의 작품 가운데 2편이 칸에 초청된 적이 있으며 지난해 EBS와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각각 그의 영화 <앙코르의 사람들>과 <방황하는 영혼의 땅>을 국내에 소개했다. 몇년 전 미국에서는 리티 판의 회고전도 열렸다. 멕시코 감독 카를로스 레이가다스는 데뷔작 <하퐁>(2002)으로 2002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다. 프랑스의 아르노 라리유와 장 마리 라리유 형제는 지금까지 1편의 단편, 1편
제58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4] - 4인의 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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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인터넷 연재만화 ‘다세포소녀’(www.dasepo.com)가
영화화된다. ‘다세포소녀’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된 후 네티즌들의 퍼나르기로 유명해진 만화로 만화의 원작자는 단행본을 낸 경력이 있는 프로 만화가 B급달궁이다. 원작자는 잡지에 담기 힘든 얘기를 자유롭게 풀어내기 위해 인터넷에 이 만화의 연재를 시작했다.
만화는 ‘무쓸모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남녀 학생과 선생님들이 등장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다세포 소녀’는 순정 만화풍의 등장 인물들이 수위 높은 성적인 코드를 기본으로 한 엽기적인 일을 벌이는 기발한 설정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주류 매체에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수위로 성과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는 이 만화는 내용과 표현의 수위가 높은 만큼 이러한 핵심 설정을 영화에 어떻게 담느냐가 관건이다.
‘다세포소녀’의 제작은 영화세상이 맡았다.
화제의 인터넷 연재만화, ‘다세포소녀’ 영화화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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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의 미국 연작 두번째 <만달레이>
다르덴 형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제 연작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라면, 라스 폰 트리에는 말 그대로 미국 삼부작 중 두 번째 연작을 완성해서 이번 칸에 왔다. 이미 그 첫 번째 작품 <도그빌>로 미학적 급진성을 인정받았고, 황금종려상도 탄 뒤이기 때문에 그의 두 번째 작품 <만달레이>가 또 어떤 영화가 될 것이냐는 예측이 난무했다. 결과적으로는 라스 폰 트리에 자신이 말한 바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는다. “내가 구상한 인물과 사건이 미국이라는 공간을 빌리고 있는 것뿐이다. 내가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한 느낌 그리고 지식에 대한 영화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전편보다 훨씬 더 정치적인 색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이 3부로 넘어가는 어떤 매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영화적인 모든 미장센들은 배제되어 있다. 또는 ‘벌거벗은 미장센’만이 있다. <도그빌>처럼 연극 무대와 같은 한정된
제58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3] - 거장들의 신작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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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반 산트부터 짐 자무쉬까지 - 거장들의 복귀작들
<라스트 데이즈> <히든> <아이> <만달레이> <어떤 폭력의 역사> <망가진 꽃들>
우선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답보상태를 보인 감독은 <진실이 있는 곳>의 아톰 에고이얀이다. 그는 자신의 캐나다-아르메니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따라 역사의 퀼트를 짰던 전작 <아라라트>에서 한 발짝 후퇴한 결과를 내놨다. 한편, 해상 밀입국자들의 인권을 이탈리아 소년의 눈으로 본 <한번 태어난 이상 숨을 곳은 없다>의 마르코 툴리오 조르다나는 안이한 휴머니즘으로 일관할 뿐 아니라, 형식적으로도 갈팡질팡한다. 말할 것도 없이 범작이거나 실패작이다. 조용하게 자신만의 영화를 건설해온 두기봉과 고바야시 마사히로가 있지만, 작품의 힘으로 나머지 거장들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반면, 구스 반 산트, 미카엘 하네케, 다르덴 형제, 라스 폰 트리에, 데이비드 크
제58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2] - 거장들의 신작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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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시·미카엘 하네케·구스 반 산트 등 칸 출신 거장들의 신작 호평
발가벗고 열광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극장 안의 어둠을 칸 비치의 햇빛과 맞바꾸는 것이 올해 칸에서는 아깝지 않다. 기대를 품고 만난 거장들의 현재가 여전히 놀라움을 안겨준다는 것은 가슴 벅찬 경험이다. 지난 5월15일 일요일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가 오전에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으로, 오후에는 오케스트라와 다스 베이더까지 동원한 레드카펫 행사로 팔레 데 페스티벌을 하루종일 장악했던 것을 제외하고 올해의 칸은 매 과목 상위권 성적을 내는 단정한 우등생 같다. 거장들이 보내온 편지를 뜯을 때마다 지독한 실망의 한숨을 쉬어야 했던 2003년에 비한다면, 그리고 ‘새로운 발견’에 치중한 선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다소 난감했던 지난해에 비한다면 더욱 신뢰할 만하다.
현지 언론과 평론가들도 올해 칸의 선택이 크게 실패하지 않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
제58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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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제다이 가운데 가장 강한 자는 누구일까. 많은 팬들은 아나킨 스카이워커라고 답할 지도 모르겠다.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에 나오는 포드 레이싱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어린 시절부터 기계와 조종에 비범한 재능을 보였고, 요다에 필적하는, 아니 거의 능가하는 포스의 잠재력을 갖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나 강한 힘을 가져버려 포스의 암흑면으로부터의 유혹에 사로잡히게 되고, 전 우주를 폭정으로 지배한 은하 제국의 일원이 되고 말았다.
반면, 오리지널 3부작의 주인공이자 아나킨의 아들인 루크 스카이워커는 어떨까. 그는 평범한 농부로 자라나 거의 성인이 되어서야 제다이 수업을 시작했고, 아버지와의 광선검 대결에서도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포스의 잠재력과 실력만으로만 본다면 루크보다는 아나킨이 확실히 우위일 것이다.
하지만, 루크가 아버지보다 우위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순수한
<스타워즈 Ep6> 루크, 아나킨을 구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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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감독, 콜린 파렐,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대하 서사극 의 메뉴화면과 주요 부록을 소개한다. 오는 5월 27일, 시네마서비스에서 출시 예정이며, 본편과 부록 디스크로 이루어진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다.
반젤리스의 테마곡이 흐르는 메뉴화면은 영화의 분위기에 맞춰 고대문자로 디자인되었는데, 해당 문자에 커서를 이동하면 알아보기 쉽도록 영어로 바뀌게 해놓았다. 부록으로는 올리버 스톤 감독과 영화의 자문을 맡은 역사학자 로빈 레인 폭스 교수가 참여한 음성해설, 메이킹 다큐와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또한 알렉산더 대왕의 생애를 정리한 텍스트 자료도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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