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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어느 한 나라에서 정부에 항거하거나 지배체제를 전복하려던 꿈을 꾸다 체포를 피해 도망쳐야 했던 사람들이다. 망명, 여전히 전복의 꿈을 버리지 못해서, 혹은 전복을 꿈꾸던 삶을 등질 수 없어서 자신의 나라를 뒤로 한 채 이국 땅을 떠도는 행위다.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 자국 정부가 자신에게 할당한 지위에서 벗어나 떠도는 이탈자들이고, 새로운 체제나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고자 꿈꾸는 탈주자들이다. 그들은 최소한 자국 정부와 혹은 자신의 국가와 맞서는 위치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정부와 맞먹는 지위를 가진 자들이다.
망명자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살지만, 다른 나라는 드나들 수 있어도 자신의 나라에는 드나들 수 없다는 점에서 여행자와 다르다. 또 그들은 자신이 태어났고 자신이 살던 나라를 벗어나야 했지만, 대개는 여전히 그 나라 안에서의 전복이나 저항을, 새로운 관계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산다는 점에서 이민자와 다르다. 그들은 자신의 나라 외부에 산다는 점에서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난민이 필요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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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조선족을 만난 것은 아마 중·고등학교 시절 버스터미널일 것이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차를 기다리던 중 한 아주머니가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웬일인지 사람들은 그녀를 슬금슬금 피하며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내쪽을 힐끔 바라보던 그녀는 고개를 거두고, 곁에 있던 인상 좋은 남학생에게 다시 질문을 건넸다. 그녀의 음성이 들려오자 내 머리에는 단 하나의 단어가 스쳐갔다. 북한 사람. 그랬다. 그때는 오로지 북한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질 않았다.
처음으로 출장을 떠난 4월의 베이징에서 10일간 나를 인도했던 차량은 선양에서 만든 승합차 진베이였다. 진베이를 모는 베이징의 운전사는 하얼빈 출신 H 아저씨. 일과를 마치고 즐기는 양꼬치와 이과두주를 좋아하는 H는 먹고살기 위해 아들과 단둘이 베이징의 친척집에 기거한 지 반년째. 아내는 돈을 벌기 위해 홀로 인천으로 간 지 어언 4년째. 그는 나에게 “어떤 일도 잊지 않고 10년이 지나도 복수한다
[오픈칼럼] 조선족은 한국인일까 중국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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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안개의 집>을 보고 나니, 우울해졌다. 결말 자체가 음울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점점 늪으로 빠져드는 그들을 보는 것 자체가 더욱 힘들었다. <모래와 안개의 집>은 한채의 집을 둘러싼 분쟁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의 유일한 유산을 실수로 경매에 넘겨버린 여인과 모든 것을 잃고 미국에 와서 새 출발을 하려는 이란 출신의 남자. 여자는 집을 되찾으려 하고, 남자는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 서로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스릴러물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모래와 안개의 집>은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헤집어보는 것으로 일관한다. 그들은 자신의 것을 지켜야 할 이유가 있었고, 그것을 위한 선택을 한다. 그들은 각자의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그걸 신념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 신념과 선택 때문에, 그들은 파멸한다. 서로를 파멸시킨다. <모래와 안개의 집>을 보고 나서 우울했던 이유는, 그런 그들이 사악하다거나 이상한 사람들이 아
[숏컷]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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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미술관 옆 동물원>이 개봉된 직후, 이정향 감독이 이런 고충을 토로했던 기억이 난다. “(심)은하씨가 너무 예뻐서 영화를 찍는 데 애먹었어요.”
이 발언은 영화 개봉 직후 판촉모드로 전환된 감독의 영업부장적 발언쯤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그 말에 수긍했다. 사실 그렇다. 다 큰 처자가 혼자 사는 집에 어느 날 갑자기 낯선 남자가 불쑥 쳐들어와서 눌러앉아버렸는데, 그 남자가 이 처자를 전혀 여자로 생각지 않는다… 뭐 이런 설정에서 주연배우가 너무 예쁘면 대체 어쩌겠냔 말이지.
하지만 다행히도 영화 관객에게는 본전회수 심리라는 것이 있어서, 그런 정도는 알고도 속아주는 이른바 ‘짜고 치는 고스톱 모드’를 가동시킨 상태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덕분에, 딴 사람도 아닌 심은하를 ‘별로 예쁘지도 않고 털털하고 푼수기 범람하는’ 캐릭터로 끝까지 밀어붙인 <미술관…>쪽의 작전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집주인의
[투덜군 투덜양] 그녀는 너무 예뻤다, <댄서의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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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라는 말에는 사람을 흥분시키는 게 있다. 태고의 순수를 간직한 듯한 신비로움과 사람들의 출입을 거부하는 완고함은 순연한 의미의 ‘정복욕’을 자극한다. 우주선을 띄우고 위성으로 전세계의 풍경을 방 안에서 지켜보는 세상이 됐어도 탐험가들의 극지 정복기가 주는 감동은 바래지 않는다. 사람을 거부하는 자연의 힘에 맞서 싸워 승리하는 탐험기는 그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다. <남극일기>의 출발도 남극점이라는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사투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며 모습을 드러내야 할 ‘승리’의 고지는 오히려 점점 더 멀어진다. 영화 초반 순백으로 펼쳐졌던 광활한 설원은 뒤로 갈수록 좁은 병원 복도처럼 싸늘하게 푸른 기운을 드러내며 옥죄어 온다. <남극일기>는 이처럼 공간의 전형성을 뒤집으면서 기존의 탐험 드라마가 가는 길과 다른 고지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영화가 꽂는 깃발은 정복이나 승리가 아니라 엇나간 욕망, 또는 거대한 환상이다.
도달불능점. 남극대륙 해안에서
<남극일기> 남극, 그 차가운 밀실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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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5일, <씨네21> 창간 10주년 기념 영화제가 끝났다.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6천명 이상이 이번 영화제를 다녀갔다.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영화를 못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이었다. 극장에 못 들어간 사람들이 내 멱살을 잡는 꿈을 꾼 적도 있다.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번 영화제는 최근 몇년간 허리우드극장이 경험 못한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성황을 이뤘지만 매진은 딱 한번 나왔다. 지난 4월30일, 갑자기 한여름처럼 더웠던 날,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상영시간이었다.
당일 현장에 없었던 탓에 직접 목격하진 못했지만 이날 극장 환경은 끔찍했단다. 이른 더위에 무방비 상태였던 터라 에어컨은 작동이 안 됐고 때마침 매표시스템도 장애를 일으켰다. <안녕, 프란체스카>의 박희진 말투로 “아니, 이게 웬 당황스런 시추에이션”. 480석 좌석이 완전 매진된 상태에서 바닥에
[편집장이 독자에게] <씨네21> 영화제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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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2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세계 60여개국 175개 문화단체 대표들이 모여 국제문화전문가단체 제4차 총회를 열었다. 제3차 유네스코 정부간 회의에 부쳐질 두 가지 종류의 ‘문화콘텐츠와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 협약안’(문화다양성 협약)에 대한 문화전문가단체들의 입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였다.
총회 첫날 회의장인 마드리드 크라운 호텔에서는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흐르보야 흐르바르 크로아티아 영화감독협회 대표가 양기환 세계문화기구를위한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등 한국 대표단을 향해 왼쪽 손목을 열렬히 흔들어 보인 것이다. 흐르보야의 손목에는 ‘노무현’이라는 한글이 선명한 일명 ‘노무현 시계’가 반짝이고 있었다. 몇몇 다른 해외 문화전문가들도 한국 대표단에게 같은 시계를 내보이며 각별한 환영인사를 건넸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열렸던 국제문화전문가단체 제3차 총회 당시, 노 대통령이 세계 57개국 230여명의 문화전문가들을 영빈관 만찬에 초청해 선물한 시계였다.
[팝콘&콜라] ‘노무현 시계’ 와 문화다양성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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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문근영과 박건형은 빛났지만 배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도 나의 몫이 아니다. 이것은 ‘해석남녀’라는 칼럼이며, 나에게는 다만 영화 속 인물들의 성격과 욕망, 희망과 좌절, 혹은 희로애락의 순간들을 들여다보는 일이 주어졌을 뿐이다.
열아홉 살의 연변 소녀 채린은, 댄스트레이너 영세를 ‘아즈바이’라고 부른다. 아즈바이. 정겹고 순박한 발음이다. 위장결혼까지 해가며 이들이 함께 사는 이유는 3개월 남은 경연대회의 준비 때문이다. 기본스텝도 밟을 줄 모르던 채린은 영세의 혹독한 훈련을 받아 진정한 댄서로 거듭난다. 그리고 이들은 점점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껴간다. 누구나 짐작 가능한 수순이다. 이들의 사랑 앞에 위기가 놓여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결국 극복되리라는 것도, 누구나 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채린은 영세의 옥탑방을 찾아간다. 옥탑방 문 앞에서 채린의 손은 차마 문고리를 잡아당기지 못하고 허공에서 주춤댄다. 문을 열거나, 열지
[정이현의 해석남녀] <댄서의 순정> 채린과 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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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재담가 카메론 크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바닐라 스카이>는 스페인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과 비교할 때 역시 쟁쟁한 배우들과 때깔 나는 영상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영화 속 장면들 중 많은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은 아마도 도입부에서 톰 크루즈가 아무도 없는 텅 빈 타임스 스퀘어 거리를 질주하는 씬일 것이다. ‘세계의 교차로’로 불릴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오고 가는 그곳을 배경으로 했다는 사실이 신기한데, 카메론 감독은 음성해설에서 경찰들의 협조로 일요일 아침에 세 시간 동안 거리를 통제한 뒤 실제로 찍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또한 이 장면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톰 크루즈가 달리는 동안 그의 주위에 지나가는 풍경들이다. 잠에서 깨어난 그가 거울을 보며 흰 머리칼을 뽑는 것이 영생을 바라는 마음에 대한 암시라고 하는 카메론 감독은 타임스 스퀘어의 실제 배경들 사이에 관객들의 잠재의식을 자극
<바닐라 스카이> 톰 크루즈가 욕망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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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기획을 맡아,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블러드 +>의 제작 발표회가 지난 9일 도쿄 대학 야스다 강당에서 열렸다. 오시이 감독 등 제작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재패니메이션의 현재에 관한 토크쇼도 진행되었다.
<블러드 +>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자신의 영화 <킬 빌>에 참고할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줬던 디지털 애니메이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후속 TV 시리즈. 특히 교복 차림으로 일본도를 휘두르는 주인공 사야는 <킬 빌>에 등장하는 여고생 킬러 고고 유바리의 모델이기도 한데, 이날 행사장에는 고고 역을 맡았던 여배우 구리야마 치아키가 사회를 맡아 <킬 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오는 10월부터 일본 MBS, TBS 계열 방송국에서 방영될 <블러드 +>는 시대적 배경을 전작의 1966년에서 현대로 옮겨와 사야의 새로
화제의 신작 애니 <블러드 +> 제작 발표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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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칸 국제영화제가 닻을 올렸다. 5월 11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칸 영화제는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들로 상영작 목록을 채워 다시 예술성의 세계로 귀환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다양한 국적의 심사위원들도 눈길을 끄는 대목. 심사위원장 에밀 쿠스트리차를 필두로 배우 셀마 헤이엑, 오우삼 감독, 누벨바그의 어머니 아녜스 바르다 등 심사위원들의 국적과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막바지에 경쟁부문에 합류한 <극장전>이 이들로부터 호명되기를 기대해본다.
씨네21에서는 정한석, 박혜명 두명의 취재기자와 손홍주 사진팀장이 칸 현지에서 생생한 소식들을 전달할 예정이다. 칸에서 지금 막 도착한 손홍주 사진팀장의 개막식 현지 분위기 포토를 아래에 싣는다.
편집자 주
[칸 2005] 제58회 칸 영화제 개막식 화보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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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가 무려 28년이 지난 200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3>(5월 26일 개봉)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마지막 시리즈에서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중심이 되는 중요 인물인 청년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다스 베이더의 검은 옷에 갇히게 되는 비밀의 열쇠가 풀리며, 포스의 균형을 회복할 레아 공주와 루크 남매가 탄생하지요.
무슨 얘기인지 복잡하다구요?
이런 분들을 위해 그동안 씨네21이 쌓아왔던 막강한 <스타워즈> 특집기사와 관련 최신 뉴스를 총정리했습니다. 국내 최고의 스타워즈 전문가가 들려주는 뒷얘기부터 연대기, 캐릭터, 공간, 기획기사까지 재미있고 수준 높은 스타워즈 관련 글을 만나보세요.
스타워즈 시리즈 전체 백과사전
연대기 사전 - <스타워즈> 6부작과 그 전후의 연대기
스타워즈 시리즈 사전 – 주요 캐릭터편
스타워즈 시리즈 사전 – 그밖의 캐릭터편
스타워즈
[특집] 스타워즈 궁극의 총정리 - 스타워즈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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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멀홀랜드 드라이브> 이후로 소식이 뜸했던 ‘컬트 거장’ 데이비드 린치의 신작이 윤곽을 드러냈다.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 대문자임. 이유는 밝히지 않았음)라는 제목의 이번 작품은 2년전부터 비밀리에 촬영됐다고 한다. 배우는 로라 던과 저스틴 테로(<멀홀랜드 드라이브>), 제레미 아이언스 등이 출연한다.
아직까지 이 영화의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늘 수수께끼같은 영화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후 혼란에 빠뜨리는 감독 린치는 “이 영화는 곤경에 처한 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이며, 미스터리물이다. 이게 내가 영화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전부다”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고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또 한가지 덧붙인다면,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 중이라는 사실. “내 홈페이지를 위해 처음 디지털 비디오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는데 점차 이 기계를 사랑하게 됐다. 촬영과 후반작업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자
데이비드 린치 신작< 인랜드 엠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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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혈의 누> 아니 뭘, 이렇게 넘치게 주세요?
[헌즈다이어리] <혈의 누> 아니 뭘, 이렇게 넘치게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