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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두일/ 이두일
두일은 마흔살의 낙오자다. <두근두근 체인지>의 주인공 모두의 남성판이다. 요즘엔 “곰 푸우의 환생”이라며 팬들의 귀여움을 받지만, 사실 냉정한 기준으로 보면 외모나 경제력이나 사람들이 꺼리는 조건들만 갖췄다. 두일은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다른 인물처럼 나서서 웃음을 주는 게 아니라 남들의 코미디를 받쳐주는 그는 극중 배역도 희생적이다. 시청자들에게 부각되기는 힘드나 사랑받아야만 하는 극의 심장이다. 그래서 집에서는 사랑스런 파자마를 주로 입는다. 이두일 형은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극중 인물과 가장 닮지 않은 배우다. 보고 있으면 대학 시절 열혈 운동권 복학생 선배가 생각난다. 실제로 옳고 그름에 대해서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과묵한 중에 힘이 느껴진다. 어디선가 상처받은 소년 같다. <앞집 여자>에서도 동네 아줌마와 수다 떠는 남자 역을 했지만 무서울 만큼 강인하고 따뜻한 분이다. 원
<안녕, 프란체스카> [3] - 캐릭터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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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시트콤? 불법체류 콩가루 극빈 가족 시트콤!
전 국민의 문제인 외모 지상주의를 다룬 <두근두근 체인지>(이하 <두두체>)가 10대들의 시트콤으로 수용된 것이 못내 아쉬웠던 노도철 PD는 그때부터 가족 이야기를 구상했다. “나와 신정구 작가도 가족을 떠나 혼자 오래 살아왔다. 오늘날의 가족은 한달에 1시간도 마주앉아 대화하기 힘들다. 눈뜨면 같이 밥 먹고 얘기하고 다투는 장면 자체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신정구 작가도 말한다. “우리 세대나 더 어린 세대는 가족을 불편해한다. 가족들이 가족임을 느끼려면 친구를 사귀듯 노력이 필요하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당연히 뭘 해줘야 한다고 생각할 뿐 한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가 인간적으로 흔들리고 약한 모습을 보일 때 오히려 미움의 핑계로 삼기도 한다.” 5번째 에피소드 ‘묘하게 미끌거리고 낯선 명절’의 도입부를 보자. 짐짓 늦게 들어간다고 전화를 걸고 깜짝 귀가로 가족을 기쁘게 하는 정
<안녕, 프란체스카> [2] - 어처구니없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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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가 신명나게 작두를 타며 월요일 밤을 귀곡성 같은 웃음소리로 물들이고 있다. 물론 4회 10.9%, 5회 9.4%로 집계된 시청률(전국 닐슨 미디어 리서치 집계)은 인기 드라마들에 견줄 바가 못 되고 동시간대에 포진한 <야심만만> <폭소클럽>의 벽은 강고하다. 그러나 이 우격다짐 뱀파이어 가족에게 일단 ‘물린’ 시청자들은 서슴없이 ‘피의 아들딸’을 자칭하며 방영 5회 만에 온라인 게시판에 6천여건의 글을 올리는 열정을 발휘하고 있다. 어둠의 경로로 불리는 불법 파일 받기 사이트에서도 <안녕, 프란체스카>의 인기는 만만찮다. 사태의 주범은 지난해 <두근두근 체인지>로 시트콤계에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는 평가를 받은 노도철 PD와 신정구 작가(본지 464호 참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최고의 코미디로 꼽는 PD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를 사랑하는 작가가 창조한 극악무도한
<안녕, 프란체스카> [1] - 노도철 PD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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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는 예뻤다… 그것뿐이었다
심영섭/ 영화평론가
그애 이름은 은희였다. (가명입니다) 본드 불다 한번, 말 안 듣는 학교후배 손 좀 봐준다고 두들겨팼다 두번. 부모가 이렇게 가다가는 소년원이 제격일 것 같다며, 억지로 입원을 시킨 곳이 정신과. 그런데 내가 그녀를 지금도 기억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때문이다. 은희는 예뻤다. 처음엔 너무 소리를 질러서 독방에 있기도 했지만 곧 병실 한가운데 있는 탁구대에 나와 웃음을 흘릴 때면 탁구를 치던 남자 환자들이 그만 헛손사래를 치기 일쑤였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본인은 자기가 예쁘다는 걸 잘 모르는 듯이 행동했다는 것이다. 얼굴과는 정반대로 팔자걸음을 걷는가 하면, 면담 도중 어쩌다 ‘은희씨… 참 예뻐요’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펄쩍펄쩍 뛰며 ‘어휴 어휴 내가 뭐가 예뻐요. 내 눈에는 선생님이 더 예쁘다’라며 선머슴 같은 웃음을 씩 지었다. 하지만 커튼은커녕 작은 콤팩트에 있는 거울조차 다 회수한 병동에서도 (환자들이
<여자, 정혜> 3인3색 감상 [3] - 심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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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는 비밀을 지닌 여자들의 집합체
신경숙/ 소설가·<J이야기> <바이올렛>
무슨 맥락에서였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낀 첫 소감은 내 소설 <바이올렛>을 읽어준 독자들이 참 힘들었겠구나, 고맙구나, 뒤늦은 감사였다. 감독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우체국 여자 정혜 위에 나는 내 소설 <바이올렛>의 꽃집 여자 오산이를 떠올렸다. 정혜는 스물아홉 산이는 스물 셋이었으니 정혜가 언니일까? 아니 <바이올렛>이 쓰여진 때가 4년 전이니 산이도 이제 스물일곱이거나 여덟이 되었겠다. <바이올렛>을 쓸 때 내 마음과 견주어 짐작해본건대 <여자, 정혜>를 만드는 동안 감독은 아마 모든 여자들의 움직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앉아 있는 여자, 졸고 있는 여자, 거울을 보는 여자, 눈썹을 떼어내는 여자, 서 있는 여자, 음식을 먹는 여자, 응시하는 여자, 뒤돌아보는 여자, 귀기울이는 여
<여자, 정혜> 3인3색 감상 [2] -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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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정혜>가 남자 감독의 손에서 나왔다는 점은 아무래도 특별하다. 정혜의 아주 조그만 몸짓 하나, 눈빛 하나, 표정 하나가 쌓이고 쌓여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의 삶이 놀라운 생명력을 얻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숨결은 아프고, 슬프며, 저리다. 우리는 정혜의 처연한 보호본능이 실제로 어떤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정혜라는 캐릭터가 남다르지 않을 듯 보이는 소설가에게 도움을 청했다. 전경린, 신경숙 두 작가가 흔쾌히 글을 보내주었고, 임상심리를 겸하는 영화평론가 심영섭이 영화 밖의 ‘전공’을 살려 정혜를 바라봐주었다.
“우리의 일상이란, 꼭 다문 조개 같은 것”
전경린/ 소설가·<황진이>
영화를 보는 내내 바람에 먼 곳의 문이 흔들리는 듯 희미한 경첩 소리가 들려왔다. 삐걱삐걱…. 이 세상 어디선가 오래 닫혀 있던 문 하나가 열리려고 저리 앓는 것일까…. <여자, 정혜>는 특별함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여자, 정혜> 3인3색 감상 [1] - 전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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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엔터테인먼트 배급예정작
3월 <마파도>/ 추창민
4월 <달콤한 인생>/ 김지운
4월 <미트 페어런츠2>/ 제이 로치
6월 <링2>/ 나카타 히데오
6월 <연애의 목적>/ 한재림
7월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7월 <연애는, 미친 짓이다>/ 오석근
7월 <마다가스카>/ 에릭 다넬
8월 <가발>/ 원신연
하반기(미정) <안토니 지머>/ 제롬 살레
하반기(미정) <매치포인트>/ 우디 앨런
하반기(미정) <카미카제 걸스>/ 나카시마 데쓰야
미정 <세인트 앙쥬>/ 파스칼 로기에
미정 <레드아이>/ 웨스 크레이븐
미정 <저스트 라이크 헤븐>/ 마크 S. 워터스
미정 <마녀 김추자>/ 이현승
미정 <너는 내 운명>/ 박진표
미정 <태풍>/ 곽경택
미정 <월레스 & 그로밋>/ 닉 파크
2005 한국영화 투자·배급 지형도 [3] -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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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의 미드필더, 중견 투자·배급사의 행보는?
수직계열화의 깃발 아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메이저, 자본으로 정글을 이룬 메이저의 반대편에는 충무로에서 발로 뛰며 오랫동안 쌓은 인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중견 투자·배급사들이 있다. 그곳의 대표와 헤드급 책임자들은 하루종일 본업인 영화 투자와 제작에 대한 고민보다는 10시간 중 8시간을 투자자들을 설득하느라 정신이 없다. 초조하게 당일 개별 프로젝트의 제작비를 보내고, 로열티를 외국으로 송금하는 긴장된 일상이 계속된다. 한국 영화산업의 미드필더, 중견 투자·배급사들(이하 마이너)은 2005년 한국영화 투자·배급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대다수는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CJ의 움직임을 근거로 CJ 중심의 양강 체제가 정착될 것으로 본다. 다만, 이 추세가 계속되면 중견 투자·배급사의 입지가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자연히 마이너도 생존전략을 모색할 것이고, 그것이 투자·배
2005 한국영화 투자·배급 지형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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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으로 치면 2005년은 한국영화 투자배급의 반환점이다. 결승점을 향해 숨막히는 레이스를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는 휴식을 취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한국영화는 서 있다. 중견 투자배급사 쇼이스트 김동주 대표의 “2005년이야말로 쇼이스트가 도약할지 물러날지 확연히 결정될 시기”라는 출사표는 충무로 전체로 소급해도 큰 무리없는 전망이다. 2000년을 기점으로 벤처캐피털 및 코스닥 시장의 활황과 <쉬리>를 필두로 한 한국영화 흥행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펀드들이 대거 만료되는 2005년은 새로운 자본의 안정적인 수급이 관건이 될 한 해일 것이다. 2000년 12월부터 2001년 말까지 1년 동안 조성된 펀드 규모는 1978억원에 달한다. 영화산업에서 역사와 구조는 반복되기 쉽다. 특히 그 무대가 충무로라면. 새로운 자본의 조달 양상과 경로에 따라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인과론은 충무로 자본, 비디오 판권으로 시작한 대기업의 충무로 러시,
2005 한국영화 투자·배급 지형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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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건 뭐든 훔칠 수 있기 때문에 ‘왕도둑’이라 불리는 소년 징과 말하는 까마귀 키르의 모험담을 그린 작품 이 오는 3월 20일 DVD 박스로 출시된다.
동명의 인기 만화를 바탕으로 시리즈로 유명한 와타나베 히로시가 감독한 TV 애니메이션이다. 국내에서는 투니버스로 방영되어 인기를 모았다. 4장의 디스크에 총 13화를 수록했으며, 4:3 화면비에 PCM 2.0 사운드를 지원한다.
TV 애니메이션 <왕도둑 징> 3월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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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포드, 메릴 스트립 주연, 시드니 폴락 감독의 영화로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 가 20주년을 기념한 SE 버전 DVD로 새롭게 출시된다.
기존 출시작의 음향이 돌비 디지털 4.1 채널이었던데 비해, 이번 는 DTS 및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 시드니 폴락 감독의 음성해설과 메릴 스트립의 인터뷰가 담긴 스페셜 피처 ‘Song of Africa’에 한글자막이 추가됨으로써,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두 장의 디스크로 구성되며 출시 예정일은 오는 3월 31일이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 20주년 기념판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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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TV 시리즈의 DVD 출시가 봇물터지듯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에서, 슈퍼 히어로는 가장 대중적인 장르 가운데 하나다. 오래된 구작부터 최근작까지 다양하게 선보이는 라인업은 아직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에서는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일. 특히 현재 새롭게 영화화 작업중인 과 제작 물망에 올라 있는 은 꾸준히 팬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오는 6월 7일 워너 브라더스에서 동시에 선보일 두 작품은 과 로, 각각 시리즈의 마지막과 시작을 장식하는 타이틀이다. 39.98달러에 발매되는 은 7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린다 카터 주연의 실사판을 담은 것으로 이번이 마지막 시즌이 된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4:3 풀스크린 영상에 돌비 디지털 모노 사운드가 제공되며, 스페셜 피처로는 에피소드 한 편에 할애된 린다 카터의 오디오 코멘터리와 메이킹 필름이 들어갈 예정이다.한편, 은 과 마찬가지로 슈퍼맨을 소재로 한 시리즈. 슈퍼맨의 초인적인 활약은 물론 클라크 켄트와 로이스 레인의 알콩달콩 로맨스에
주목의 슈퍼 히어로 DVD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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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들의 원조교제를 다루어 화제를 모았던 김기덕 감독의 가 미국에서 DVD로 발매된다. 서구권에 아시아 영화를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타탄 비디오에서 출시하며, 미국판의 제목은 로 결정되었다.사양은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에 한국어 돌비 디지털 5.1 및 DTS 트랙이 지원되며, 제작진 인터뷰, 메이킹 필름, 포토 갤러리, 예고편 등이 스페셜 피처로 수록된다. 는 미국에 나온 김기덕 감독 작품의 DVD로는 과 에 이어 세번째가 된다. 5월 10일 출시되며, 정가는 24.99달러.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 미국에서 DVD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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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확장판 DVD로 선보일 예정이었던 와 의 발매일이 연기되었다. 일본 공포영화 을 할리우드판으로 리메이크한 는 극장판보다 7분이 긴 확장판을 5월 3일 발매할 예정이었는데, 2주가 밀려 5월 17일에나 나올 예정이다.한편, 5월 10일로 발매가 취소된 데이비드 린치의 SF 은 아직 새로운 발매일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DVD는 보강된 스페셜 피처와 함께 극장판과 확장판을 모두 수록하여 팬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루지>와 <듄> 확장판 발매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