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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이 연출하는 <신라의 달밤>은 어떤 풍경일까. 알려지기로는, 박중훈과 이성재가 함께 그리는 그림이라고 한다. <신라의 달밤>은 중학교 동창인 두 남자가 재회하면서 공교롭게도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이야기의 기본 줄기다. 한 여자를 두고 라이벌 관계가 되는 깡패 보스와 선생님, 그 언저리에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들을 펼쳐놓을 이번 영화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위에 유쾌함을 얹어놓을 코믹극이다. 그동안 시네마서비스의 배급 라인 확장에 주력해왔던 강우석 감독을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2년 만에 현장으로 유혹한 건 정교한 시나리오. 과장된 캐릭터를 통해서 코믹한 현실을 부각시키는 강우석 감독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본 것. 박중훈은 영악한 한 여자 앞에서는 순진무구한 로맨티스트로 돌변하는 깡패 보스를 연기한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우 형사 역을 열연한 박중훈에게 이번 작품은 <투캅스> &
박중훈·이성재, 신라의 달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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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판타지면서 르포다. 충분한 사전 인터뷰 결과이기도 하지만, 소녀들의 나풀거리는 치마를 쫓아 재잘거림을 노출시킨 일등공신은 카메라였다. 날렵한 신인감독 둘의 보폭에 지치지 않을 정도라면 김윤수(38)촬영감독 역시 또래 신인이 아닐까 하지만 그는 이미 세편의 장편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다.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과 달리 정해진 콘티 없이 현장에서 세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힘들었다. 9시간짜리 버전을 포함해서 편집본이 19개니 엄살은 분명코 아니다. “감정선을 따라 계속 핸드헬드로 찍는다는 게 쉽지 않더군요. 나도 구세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신 그만큼 자유롭게 카메라를 돌려봤으니 좋은 경험 했지요.” 손이 많이 갈수록 애착의 지문은 많이 남는 법. ‘튀지 않으면서도 색감이 죽지 않게끔 애쓴’ 옥상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헐렁하지 않고 갑갑하지도 않은’ 타이트한 장면을 최상으로 꼽는 김윤수 촬영감독의 데뷔작은 97년 <미스터
헐렁하지 않게, 갑갑하지 않게, 촬영감독 김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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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박하사탕>을 선보인 후 제작사 이스트필름의 명계남 대표는 보는 사람마다 “<박하사탕>은 안보면 손해인 영화”라고 말하곤 했다. 또 “서울에서만 100만명이 볼 영화”라고 큰소리 치면서 “100만명이 들지 않으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하고 다녔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농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실없이 던지는 허풍은 아니었다. 지금도 ‘안보면 손해’라는 <박하사탕>에 대한 그의 신념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서울 100만’은 이룰 수 없는 꿈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박하사탕>은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으면서도 안정적인 상영극장을 확보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런 상황이 불합리한 배급구조와 지나치게 상업논리에 따르는 극장들의 횡포 탓이라고 판단한 관객들이 <박하사탕> 두번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들을 중심이 돼 <박하사탕>을 한번씩 더 보고 주변 사람에게
<박하사탕> 제작자, 이스트필름 대표 명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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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의 삶이라도 거대한 진실을 껴앉고 있기 마련이지만, 눈에 띄게 유별난 인생 유별난 인물이 있다. 아직 그의 ‘한삶’을 다 산 건 아니지만 조디 포스터(38)를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배우이자 감독이며 제작자이고 영화 한편의 출연료로 1500만달러를 거두는 할리우드의 일급 여성스타이다. 여기까지라면 그도 하고많은 재주꾼의 한 사람일 따름이지만, 그는 레즈비언의 우상이자 연인이고 공공연한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로부터 꺼내지는 이야깃거리도 유별나게 풍요롭다. 어느 사이엔가 조디 포스터는 결이 풍부한, ‘하나의 텍스트’가 돼버렸다.
지난해 서울여성영화제에 상영된 <조디 포스터 이야기>는 조디 포스터에게 꽂힌 레즈비언들의 달뜬 시선을 주메뉴로 한 다큐멘터리다. 영화에는 “이십대 후반의 레즈비언들은 조디를 보며 자랐어요. 여성들이 어릴 때 그의 스타 이미지에 자신을 투사했던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라든가, “부치(레즈비언 연인 사이에서 남성
그(녀), 주류 영화 최초의 여성영웅, 조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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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궁금한 거 있으세요? 저번에 여진이랑, 소리랑 같이 만나고, 또 이창동 감독님 때문에 통화하고 하면서 다 말한 것 같은데. 요즘 인터뷰 기사가 많이 나서 더 물어볼 것도 별로 없다구요? 하긴 오전에도 인터뷰 하고 왔어요. 일간지라 사진 많이 안 찍을 줄 알았는데, 10통 가까이 찍고는 마지막 컷 하나 건졌다고 하더라구요. 카메라에 많이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아직 멀었나봐요. 그래도 많이 발전했어요. 이제 카메라 앞에 서도 땀은 안 흘리거든요. 그러고 보니 저 1년 새 스타덤 코너 세 번째예요. 그런 배우 흔치 않죠? <박하사탕> 때문에 정말 컸나봐요. (웃음) 하긴, 전엔 시나리오 복사한 거 한 두장 받아서 오디션 하고 그랬는데, 이제 완전한 시나리오가 와요.
저번보다 많이 밝아진 것 같다구요? 그때가 부산영화제 직전이었죠, 아마. 그땐 저 스스로도 이상했어요. 질문 하나 잘못 하면 터져버릴 것 같았다구요? 왜 외국 배우들은 너무 역할에 몰입해서 끝나고 나면
누가 했어도 칭찬받았을 거예요, <박하사탕>의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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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가 청춘 멜로 영화 <울어도 좋습니까?>(감독 최창환, 제작 튜브픽쳐스)의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었다.
영화 <울어도 좋습니까?>는 해맑은 18살 소녀 ‘영남’의 가슴 아픈 첫사랑 이야기이다. 윤진서가 연기하게 될 ‘영남’은 엉뚱하지만 구김살 없이 밝은 성격에 가족과 친구들을 잘 챙기는 고교 2학년 여학생으로 옛날 영화의 대사를 줄줄 꿰고 있는 영화 마니아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영남은 남자친구와의 갑작스런 이별에 아픔을 겪지만 씩씩한 모습으로 첫사랑이 떠난 그 빈자리를 밝게 채워나간다.
윤진서는 <올드보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슈퍼스타 감사용> 등의 영화를 통해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온 배우로 이번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울어도 좋습니까?>의 연출을 맡은 최창환 감독은 동국대와 영화아카데미를 나온 신인 감독이다.
영화 <울어도 좋습니까?>는 9월 초 크랭크인해서 2006년 봄 개봉 예정이다.
윤진서, <울어도 좋습니까?>의 주연으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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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스타벅스 매장을 모두 방문하겠다고 나선 괴짜에 관한 다큐가 만들어진다고 <MSNBC.com>가 8월9일 보도했다. 1997년부터 카페인에 이끌린 순례(caffeine-powered quest)를 시작한 존 윈터 스미스는 2005년 8월8일까지 북미 스타벅스 매장 4,775곳과 전세계 213곳을 방문했다. 그는 스타벅스 홍보직원이 아니다. 그저 스타벅스 커피에 중독된 텍사스 휴스턴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일 뿐이다. 그는 “이 여행을 통해 다양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스타벅스에 도착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낀다. 실상 아무것도 성취한게 없을지라도.”라고 말한다. 스타벅스는 시애틀에서 출발한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으로, 전세계에 5715개의 매장이 있다.
전직 저널리스트인 변호사 빌 탠지먼은 다큐멘터리의 소재를 몇 년동안 찾던 중 2004년 윈터에 관한 기사를 보고 무릎을 쳤다. 당장 연락을 해 만났고 며칠동안 윈터의 여정에 동행해 40시간 분량을 카메라에 담았다.
스타벅스 순례자에 관한 다큐<스타버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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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조합…머리를 써야한다
거대한 수사본부 세트 안에 넘실대는 캐릭터들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얘기한다.
“움직여요… 소릴내어 보시고… 이 실내 안에 감정을 공기처럼 뿌려주셔요.”
막막한 연출의 소리는 귀에서 겉도는 형이상학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콘크리트 포장과 철재의 막힘에 꼼짝할 수 없고 그들의 소리는 벽을 타고 유리를 타고 흐를 수 없다. 그들의 감정은 카메라가 찾아들어갈 때까지 그 안에 머물러만 있을 것이고 우린 그들의 미세한 신경의 움직임까지 텍스트화해야 한다.
촬영감독과 조명감독 그 밖의 화면 안의 모든 성질을 책임지는 테크니션들이 며칠을 모여 하늘이 안 보이며 우리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사본부 세트 안의 연출에 골머리를 썩인다.
‘지루하거나 답답하지 않을까, 동선의 한계는 없을까, 미술의 넘침에 캐릭터가 갇혀 죽는다, 가짜라는게 티나진 않을까….’
김효신 미술감독은 분명 내가 원하는 모던하고 차가운 골격과 디테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박수칠 때 떠나라> 제작일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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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는 코미디가 아니라 미스터리 수사극이다. 그가 스스로 써보낸 바에 따르면 호러의 느낌이 나는 반전도 숨어 있다고 한다. 호텔에서 살해된 광고회사 여사장, 그녀를 죽이고 싶었지만 죽이지 못했다는 용의자, 심문과정을 생중계하는 TV 카메라, 이 사건의 끝을 보고 싶은 검사. 장진 감독은 이틀 남짓한 시간 동안 벌어지는 <박수칠 때 떠나라> 안에 이토록 많은 인물과 섬세하게 가지치는 사건을 배열해야 했고, 낯선 장르에 적응하기도 해야 했다. 무대에서 영화로 옮겨오기까지, 처음 일해보는 배우 차승원을 초대하고 세트 안에 갇혀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장진 감독의 안과 밖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가 사진 몇장을 직접 찍어 덧붙이기도 한 제작기는 언제나처럼 반짝거리는 재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체념과 성찰이 뒤섞인 제목처럼, 조금은 쓸쓸하기도 하다. 그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마음 한 조각
<박수칠 때 떠나라> 제작일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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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벗어야 섹시한가요? 피터 정 원작의 <이온 플럭스>를 촬영하고 있는 샤를리즈 테론이 노출이 심한 의상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애초에 특수요원 이온 플럭스를 위해 준비되었던 의상은 어깨에 패드가 달린 비키니. 물론 원작과 마찬가지로 바지 없는 하이레그 비키니였다. 그러나 샤를리즈 테론은 여기에 바지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평소 “섹시하게 보이려면 적절히 가려야 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어머님. 저 사무치는 뭇 남성의 원망이 들리시나요.
샤를리즈 테론, <이온 플럭스>의 노출 심한 의상에 이의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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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Cho)! 고(Go)! 시트콤 <올 아메리칸 걸>과 영화 <페이스 오프>로 잘 알려진 한국계 미국 코미디언 마거릿 조가 각본을 쓰고 출연한 영화가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출품된다. <뱀 뱀과 셀레스트>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는 중미의 두 친구가 겪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마거릿 조는 (‘뱀 뱀’이 아니라) ‘셀레스트’ 역할을 맡았다. 지난 3월 마거릿 조는 <혁명>이라는 제목으로 전미 순회 스탠드업-코미디 공연에 나서기도 했다.
마거릿 조의 <뱀 뱀과 셀레스트>, 토론토 영화제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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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밀러가 바람난 주드 로를 완전히 걷어차고 파혼을 선언했다. 톱스타를 차는 척하면서 전화기 앞에서 울고 있을 신인 여배우가 떠오른다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시에나는 ‘충분히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빼앗겼던 <팩토리 걸>의 역할을 다시 쟁취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스캔들 덕분에 이제는 충분히 유명해져서일까? 게다가 그는 <모두 왕의 남자들>에서 주드 로와 공연하는 숀 펜을 자신의 연극무대에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나. 뜰려나?
시에나 밀러, 주드 로와 파혼 후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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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연발의 못 미더운 사윗감(<미트 페어런츠>)과 미워할 수 없는 충직한 정원사(<반지의 제왕>), 벤 스틸러와 션 애스틴. 좀처럼 함께 엮일 것 같지 않은 두 사람 사이엔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 첫째, 재능을 인정받은 감독이자 배우다. 둘째, 크리스틴이라는 이름의 부인과 살고 있다. 그리고 셋째, 최근 새로운 식구를 맞이했다. 지난 7월10일, 자신이 연출하고 출연했던 <주랜더>에서 만난 크리스틴과의 사이에 세살배기 딸을 둔 스틸러는, 퀸린 뎀시(Quinlin Dempsey) 스틸러라는 이름의 남자아이를 얻었다. 그로부터 2주 뒤. 10여년 전 단편영화를 연출하면서 부인을 만난 애스틴이 셋째딸 이자벨라를 낳았다고. 그나저나 <주랜더>와 <The Long and Short of It>(<반지의 제왕> 촬영장에서 찍은 단편영화. DVD에서 확인할 수 있다)을 마지막으로 연출 소식이 뜸한 두 사람, 이제 슬슬 감독의 꿈을
벤 스틸러와 션 애스틴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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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도 사랑에 빠질 나이가 된 게지.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의 출간으로 전세계가 ‘해리 포터’ 열풍에 다시 휩싸인 지금, 네 번째 극장판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서 해리의 첫사랑 ‘초 챙’을 연기할 여배우 ‘케이트 렁’의 공식사진이 공개되었다. 올해 16살의 중국계 스코틀랜드 소녀 케이티 렁은 4천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초 챙 역을 낙점받은 행운의 주인공. 영화출연 경험이 전무한 그는 오디션에 참가한 조앤 롤링이 “완벽한 초 챙”이라고 찬사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수천만명의 팬이 조앤 롤링의 선택을 한결같이 지지했던 것은 아니다. 감히 헤르미온느를 두고 해리와 사랑에 빠지다니! 케이트 렁에 대한 팬의 궁금증은 온갖 소문을 불러일으켰고,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이 인터넷 사이트와 타블로이드를 통해 다수 알려진 상태. 특히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팬이 케이티 렁의 외모를 트집잡아 인신공격을 가하면서 ‘인종차별’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이는 보아가 물
해리 포터의 첫사랑 ‘초 챙’ 역 케이트 렁… 외모 놓고 팬들 인신공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