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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후 이틀 동안만 재생할 수 있는 DVD가 일본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일본 출판 업계의 메이저사인 ‘일본출판판매’를 통해 오는 9월 17일부터 선보이게 될 ‘48 DVD’는 이름 그대로 48시간 동안만 볼 수 있는 DVD. 미국 플렉스플레이사의 기술을 이용해 햄의 진공 포장처럼 DVD를 진공 팩에 넣어 판매하는데, 개봉과 동시에 디스크 표면에 화학반응이 시작되어 48시간 이후에는 재생할 수 없게 된다.
이 ‘48 DVD’의 제1탄으로 발매되는 영화 타이틀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에비에이터>, 이시이 타카시 감독의 감각적인 에로 영화 <꽃과 뱀>, 그리고 <소림축구>의 후속편으로 제작된 홍콩 TV 시리즈 <쿵푸 사커>로, 가격은 개당 600엔(한화로 약 5,500원)으로 책정됐다.
‘48 DVD’는 대도시 편의점을 중심으로 시판될 예정이며 대여용 DVD와 달리 반납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할 방침인 것으
日, 이틀 동안만 볼 수 있는 DVD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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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집의 CD플레이어에서 오랫동안 터줏대감 행세를 하던 ‘The Arcade Fire’가 얼마 전 물러났다. 그들을 쫓아낸 건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Art Brut’라는 녀석들이다. 짧은 펑크에 실린 가사가 꾸밈없고 소박하다. 노래를 듣다 궁금해졌다. 왜 영화는 이제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걸까? 음반 제작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선 영화보다 음반을 만드는 게 훨씬 자유로울 것이라고, 영화 제작이 번잡스러워지는 만큼 영화의 자유가 목을 맨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영화가 없어 심심하던 차에 올해 초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를 만났다.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가 ‘웃다 죽을 작품’이라고 평한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는 우선 웃긴다. 제대로 된 사건 하나 없는 이 영화는 대신 소소한 재미로 일관하는데, 그런 잔재미들은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아이다호의 시골 도시 프레스턴에 사는 등장인물들은 사실 영화 속 캐릭터라 하기도 쑥스러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배꼽빠지는 우리들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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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개봉 예정인 한국영화 <가문의 위기>와 <강력3반>이 지난 8월 4일 나란히 촬영을 끝냈다.
먼저, 가문의 혈통개선을 위해 ‘엘리트 검사 며느리’를 모시려다 가문최대의 위기를 맞는 백호파의 진퇴양난을 그린 영화 <가문의 위기>는 옛 데이트 장면을 끝으로 촬영을 마쳤다.
마지막에 촬영된 장면은 백호파의 첫째 아들 인재(신현준)의 10년 전 첫사랑 진숙(김원희)과의 옛 데이트 장면으로, 여수에서 막 올라온 인재와 진숙은 상경 기념으로 첫 데이트를 한다. 촌스러운 스타일의 머리를 한 김원희와 신현준의 모습이 너무 코믹해서 촬영이 힘들 정도였다고. <가문의 위기>는 지난 5월 20일 촬영을 시작해 서울,부산, 여수 등을 오가며 3개월 간 촬영을 진행했으며, 후반작업을 거쳐 9월 8일 개봉된다.
한편, 김민준의 영화 데뷔작인 액션영화 <강력3반> 역시 같은 날인 8월 4일 전주에서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지난 4월 14일
<가문의 위기><강력3반> 나란히 크랭크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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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6년만에 복귀하는 이명세 감독의 신작 <형사> 제작과정에 국내최초로 SPC가 도입됐다. SPC란 특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Company)의 약자로 원래는 금융기관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을 매각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설립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페니를 말한다. 채권매각, 원리금 상환이 주업무이며 부실채권 처리업무가 끝나면 회사도 자동으로 사라진다.
<형사> 제작진이 국내 최초로 SPC를 도입한 이유는 순제작비 78억원이라는 규모에 걸맞게 ‘제도적 장치를 통해 자금집행에 공정을 기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번에 <형사>를 위해 설립된 ‘유한회사 형사 듀얼리스트’는 영화 완성 직후부터 부가판권의 정산이 끝나는 시점까지 존재하고 수익정산이 완료되는 시점에 자동으로 해체된다.
대작영화에 SPC를 도입한다면 이에 따른 이점도 여러가지다. 우선 해당 프로젝트의 수익이 투자자에게 배분될때까지 S
<형사: Duelist>, 한국영화 최초 SPC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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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에 <바틀 로켓>을 봤을 때의 서늘한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웨스 앤더슨이 미국영화를 구원할 존재로 보였다. 그런데 이후의 그는 1960년대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1990년대의 아이처럼 정체된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고, 전작에 이어 화려한 스타를 동원해 만든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도 언뜻 보기엔 마찬가지다. 동화와 팝이 뒹구는 뚱딴지같은 세상은 기발함을 더한 대신 영감이라곤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뒤로 가면서 앤더슨의 <노인과 바다>로 완성된다(앤더슨의 미니멀한 세계와 <노인과 바다>의 간결한 문체도 비슷하다). 죽음과 상실 그리고 허무의 끝에서 주인공 지소는 패배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삶에 대한 의지와 사람 사이의 우애를 얻는 인물로 거듭난다. 니코를 탐하던 그가 새로이 낭만적 색채를 입힌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도 이채롭다. 마지막 장면에서 <바틀 로켓>을 재연한 앤더슨은 초심을 잃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웨스 앤더슨의 '노인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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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호반에서 음악과 어우러진 영화제가 열린다. 올해 처음 열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6개 섹션 총 40여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제천 TTC 영화관과 청풍호반, 시민회관에서 8월10일부터 닷새 동안 열리는 이번 행사는 특화된 테마에 충실하면서도, 휴양지 휴가철에 걸맞은 대중적인 프로그램을 내세운, 흔치 않은 지역 영화제로서 차분한 첫발을 내딛게 된다.
<워터 보이즈>에 이은 야구치 시노부의 유쾌한 성장 드라마 <스윙 걸즈>로 막을 여는 영화제는 이탈리아의 애니메이션 거장인 브루노 보제토의 대표작 <알레그로 논 트로포>로 피날레를 장식하기까지 다양한 음악영화를 선보인다. 음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상영작들은 모두 네개의 섹션에 걸쳐 있다. 우선 음악 마니아를 자처하는 팬들은 ‘마니아를 위하여’ 섹션을 눈여겨봐야 한다. 펑크록의 태동부터 발전을 다룬 <펑크록 연대기>, 강산에가
음악이 있기에 영화는 더 아름답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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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저먼이 죽은 게 언제인데, <주빌리>가 나온 게 언제인데, 늦어도 한참 늦은 방문이다. 저먼의 첫 작품 <세바스찬>이 먼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게이 시네마였다면 두 번째 작품 <주빌리>는 영국의 과거, 현대, 미래를 관통하는 펑크무비다.
대영제국의 영화를 상징하는 엘리자베스 1세가 찾아온 현대의 영국. 그녀의 분신인 보드가 갱의 리더로 활약하며, 범죄와 폐허로 얼룩진 시대의 그림자가 드리운 그곳은 묵시록에 다름 아니다. 천사와 여왕과 무정부주의자가 조우하고, 시대극과 실험영화, 판타지가 뒤섞인 <주빌리>는 감독, 화가, 정원사를 넘나든 저먼의 정체처럼 혼란스럽다.
<주빌리>는 <대영제국의 몰락> 등에서 반복된 저먼식 영국 탐구의 시작이다. 그것은 현대에 대한 해석이었을까? 아니면 미래에 대한 근심이었을까? 대답은 영화의 후반에 나온다. 방화광 매드가 ‘미래가 없다’고 선언하자 여왕은 슬퍼한다. 그리고 신하와 함께
<주빌리> 데릭 저먼의 펑크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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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케이블 채널까지 생길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마술공연과 몰카라는 사회적 이슈거리를 접목시켜 화제를 모은 영화 <연애술사>. 탤런트 한가인과의 결혼으로 뭇 남성들의 부러움을 산 연정훈이 능글맞은 바람둥이 마술사 지훈 역을, 도발적인 미모의 여배우 박진희가 섹시한 여교사 희원 역을 맡았는데, 두 사람은 몰카 때문에 다시 만나 티격태격하면서 결국에는 진실한 사랑에 눈뜨게 되는 캐릭터를 무난히 소화해내고 있다.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너무 뻔한 공식대로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연인끼리 보기에 부담 없는 로맨틱 코미디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연출 의도는 연정훈을 비롯해 천세환 감독, 황철현 촬영 감독, 연명준 조명 감독이 참여한 음성해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몰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어디까지나 사랑의 매개체로 활용하려 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또한 이들의 음성해설을 통해 모텔이라는 흔치않은 배경과 영화
<연애술사> 마술과 함께하는 모텔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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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는 수많은 효녀·효자들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먹고 싶다”는 당신의 말 한마디면, 한국의 효자들은 한겨울에 딸기가 ‘있어선 안 된다’는 자연의 진리마저 아무 의심없이 뒤엎어버린다. 부모를 정성으로 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부모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불가능한 일이라도 일언반구하지 않고 따르는 그 모습들이 가끔은 무섭다. 효녀 심청의 이야기는 그런 설화의 최고봉이다.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물불 가리지 않고 책임지지도 못할 약속을 하는 아버지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꽃다운 몸을 던지는 딸. 아무리 효도가 아름답다지만 아버지가 눈뜨는 것이 딸의 목숨보다 더 중하다는 논리는 폭력이다.
넬슨 신은 이 낡은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그런 지점에 약간의 각색을 가했다. 심청의 아버지 심학구는 조정의 강직한 충신으로 설정되었는데, 역적의 위해로 모든 것을 잃고 딸 청이만을 구해 은둔한다. 그 와중에 그는 눈이 멀었지만 늘 품위있고 다정하다. 딸에게 무조건 의지하지 않
남북이 합작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왕후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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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가 입었던 물방울 원피스가 경매에 나온다면 얼마에 팔릴까? 복수할 때 입었던 멋드러진 검정색 가죽코트는? 개봉2주차에 전국관객 287만여명을 동원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친절한 금자씨>가 유통업계에서도 화제다. 인터넷 쇼핑몰 CJ몰(www.cjmall.com)에서 진행된 <친절한 금자씨> 의상과 소품을 경매한 결과, 500여명이 경매에 참여했으며 낙찰가 총액이 350만원에 달한것.
경매에 나온 13가지 물품중 최고가 낙찰품목은 ‘금자씨’가 교도소 수감과 출소때 입고 나온 물방울 원피스. 철지난 옷처럼 보였지만 이영애가 입어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이 원피스는 낙찰가 5만원에서 시작해 최종 80만 9천원에 팔렸다. 이 원피스를 놓고 경쟁한 인원만도 무려 60여명에 달한다. 그밖에 금자씨가 복수할 때 입은 검정색 가죽코트는 54만9천9백원에, 감방 동기를 만날때 입었던 푸른색 코트는 42만300원에 낙찰됐다.
그동안 영화
<친절한 금자씨> 물방울 원피스 경매 낙찰가는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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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과학자 리드(이안 그루퍼드)는 유전자의 비밀에 다가갔지만 연구를 계속할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파산 위기에 몰린 리드와 그의 단짝 벤은 사업가로 성공한 대학동창 빅터를 찾아가고, 그의 후원으로 DNA 연구를 위해 우주여행을 떠난다. 동행한 사람은 리드의 옛 애인이자 빅터의 약혼녀인 과학자 수(제시카 알바), 수의 남동생인 파일럿 자니, 그리고 빅터. 방사능 폭풍에 휘말려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 이들은 서로 다른 초능력을 얻어 ‘판타스틱4’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남은 한 사람 빅터는 당연하게도, 악당이다.
<판타스틱4>는 마블 코믹스가 1950년대부터 발행한 만화책 시리즈가 원작인 영화다. 원작자 스탠 리는 “슈퍼히어로라고 팀을 이루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라는 제안을 받고 <판타스틱4>를 구상했고, 주인공들에게 몸을 자유자재로 늘일 수 있는 탄성이나 불꽃을 뿜는 능력, 바위처럼 단단한 피부 등과 같은 초능력을 고루 배분해주었다. 이렇게 태어난 ‘판
특수효과의 힘, <판타스틱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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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은, 대사는 시나리오를 다 쓰고 맨 나중에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 감독의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대사는 시나리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묵직한 비중이다. 그것은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구상된, 아니 시나리오 구상의 씨앗이자 열매가 아닐까 싶다. 그 많은 대사 가운데 절반은 재치와 웃음을 자아내는 데 쓰인다. 장진의 코미디는 아주 난처한 상황 속에서 웃음을 건져내려는 시도임을 확인하게 된다.
<박수칠 때…>는 히치콕식의 서스펜스물이다. 9군데를 난자당한 채 호텔방에서 발견된 미모의 여인 정유정이 있다. 그리고 히치콕식의 살인자 누명을 쓴 남자 김영훈(신하균)이 있다. 김영훈은 사건 발생 뒤 한 시간 만에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 유력한 용의자다. 김영훈은 정말 범인인가? 또는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사람인가? 이 질문은 장진 감독 작품 가운데 가장 강렬한 극적 긴장감을 자아낸다.
장진 감독은 기이하게도, 누명을 쓰고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살인사건에 관한 가장 수다스러운 수사, <박수칠 때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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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보기 드문 하드보일드 드라마 <변호사들>
[올드독의 TV감상실] 보기 드문 하드보일드 드라마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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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에서 어른거리는 하얀 소복과 함께,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린 검은 머리는 처녀귀신의 강력한 무기라 불릴 만하다. 선혈이 낭자하고 내장이 튀어나오는 끔찍한 사지절단도, 귀를 찢는 살벌한 비명도 대신할 수 없는 머리카락의 어두운 공포는 여성적이고 동양적인 한의 정서를 담는다. 밖으로 내보이지 않고, 자꾸만 안으로 삼키게 되는 한, 혹은 어떤 과거는 슬플 수밖에 없다. 안이 보이지 않는 구멍처럼, 머리카락 속에 감춰진 귀신의 얼굴은 상상력을 자극하여 더없이 무섭기만 하다. 은근함과 익숙함에서 유발되는 낯선 공포를 호러장르의 신종 규칙으로 자리잡게 만든 J호러와 함께, 기분 나쁘게 휘감기는 길고도 검은 머리카락은 일찍이 이 장르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한올한올이 살아움직이는 듯한 누군가의 머리카락에서 시작하는 영화, <가발>의 주인공은 그 머리카락이 품고 있는 기억 그 자체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지난한 투병 때문에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린 동생 수현(채민서)에게
여성적이고 동양적인 한의 정서, <가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