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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따뜻한 이야기. 솔직한 남자 황정민이 CF 출연료 3천만원을 형편이 어려운 영화 스탭을 위해 써달라고 내놓았다. 그의 소속사는 관계자들과 협의한 후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임을 밝혔다. 황정민이 출연료를 받은 CF는, 그의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을 편집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당시 그는 함께 고생한 스탭이 있음에도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의 진심이 더욱 큰 의미로 전달되어 가슴 훈훈하다.
황정민, 형편 어려운 스탭 위해 CF 출연료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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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 이하 17명이 정부로부터 훈·포장을 받았다. 지난 1996년부터 부산영화제를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김동호 위원장은 은관문화훈장을, 이용관 부집행위원장, 박광수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전양준·김지석 프로그래머는 각각 문화포장을 받았다. 한편 김동호 위원장은 최근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는데 상금 전액을 부산지역 불우이웃을 돕는 데 기부한 바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10년간의 노고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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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의 포스가 2005년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했다. 흥행집계회사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가 2005년 한해 동안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영화가 됐다. 총 수입이 3억8030만달러로, 2005년에 개봉한 영화 중 유일하게 3억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영화 흥행 순위에서는 7위에 해당한다.
<스타워즈>의 뒤를 이은 영화는 2억7710만달러를 거둔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은 2억3430만달러로 2005년 흥행 3위에 올랐다.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과 <웨딩 크래셔><찰리와 초콜렛 공장>은 4~6위를 기록했다. <킹콩>은 가장 늦게 개봉한 탓인지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몇몇 영화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2005년은 심각한 박스오
2005년 미국 박스오피스 최후의 승자는 <스타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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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엘튼 존 경(58)께서 지난 12월21일 ‘남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의 평생 반려자가 된 주인공은 캐나다의 영화감독이자 올해 43살인 오랜 연인 데이비드 퍼니시. 엘튼 존은 게이로서 커밍아웃하기 전 음향 엔지니어 아내와 살았지만, 1987년 이혼 뒤 1993년에 데이비드 퍼니시를 만나 지금까지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왔다. 이번에 동성애 커플에게도 유산, 세금, 연금 등 이성애 기혼자들과 다를 바 없이 동등한 권리가 주어지는 법령이 통과되자 부리나케 식장으로 들어선 것. 결혼식은 윈저시에 있는 17세기풍의 시청에서 양가 부모와 아티스트 샘 테일러 우드 등이 참석한 가운데 45분간 진행됐다. 검은색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은 친절하게 팬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는 후문이다. 고향집에서 열릴 그의 결혼식 뒤풀이에는 조지 마이클(역시 6월에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오지 오스본 등 유명 연예인이 대거 초대를 받았다.
엘튼 존, ‘남자와’ 웨딩마치를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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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10명이 기대작 6편 골랐다
‘괴물’ 8표 압도적인 가운데 ‘한반도’ ‘오래된 정원’ 4표씩
‘다세포 소녀’ ‘사생결단’ ‘음란서생’ 도 3표씩
굴뚝에서 연기는 나지 않아도 충무로 ‘영화 공장’은 2006년 벽두의 한파를 녹이면서 힘차게 움직인다. 2006년 충무로는 한국영화계의 허리인 중견 감독들의 부지런한 창작열로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새 영화를 내놨던 강우석, 박찬욱, 임상수, 이준익 감독 등이 벌써부터 새 작품을 촬영 중이거나 촬영을 준비하고 있으며 장진, 김대승, 류승완 감독 등 젊은 감독들 역시 지난해의 성과를 뒤로 한 채 새 영화의 준비와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여되는 2006년의 대표적인 대작영화들로 현재 촬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반면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연출작 <천년학>이 봄부터 촬영에 들어가며 홍상수 감독과 이창동 감독 역시 올해
2006 충무로 너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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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임창정을 기억하는 건 <비트>(1997)부터이다. “13대 1로 쪼개서…”라며 큰소리 떵떵 치다 ‘뒤지게’ 두들겨 맞던 놈 말이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라면가게 차리고 환하게 짓던 미소, 가게 지켜야 된다며 조폭에게 돈을 주고 흘리던 눈물이 도무지 잊혀지지 않았다. <비트>엔 정우성, 고소영 같이 ‘존나~ 멋있는’ 인간들이 많이 나왔지만, 전부 만화 주인공들 같았고, 오직 임창정만이 ‘실사’ 같았다. 살려고 허풍도 치고 때로 비굴해지지만, 자기 욕망에 솔직한 ‘진짜 인간’ 말이다.
<행복한 장의사>(1999)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다. 특히 임창정이 조등(弔燈)을 들고 새벽 논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장면은 가장 행복하게 꼽는 장면이다. 마치 그의 자전거를 같이 타고 새벽 논두렁길을 달리는 듯 상쾌한 바람이 코끝에 스치는 듯하다. 그는 망나니처럼 굴 때도 극악함이 도를 넘지 않는다. 근본은 착한 사람 같다는 믿음이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임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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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를 보고 나서 2년 전 <알포인트> 개봉을 앞두고 배우 감우성을 인터뷰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딱 한번 만났지만 그는 기자가 이야기를 나눠본 배우 가운데 가장 ‘특이한’ 배우였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고 특히나 상당기간 ‘몰입’의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는 예술가들은 어쩔 수 없이 결과물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기가 어려울 텐데 그는 칭찬받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는 마치 작품과 특수관계가 없는 관객처럼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아쉬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개봉 전 인터뷰라는 게 기실 홍보활동의 일환인데 그는 홍보에 별 뜻이 없어보였다. 낯설었지만 신선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많은 부연설명을 하지 않는 그는 해외 촬영 도중 빈사상태로 한국에 실려왔던 일이 기사화될 정도로 모질었던 고생에 대해서도 “고생이야 제작진 모두가 한 건데”라고 짧게 끊었다. 이 지점에서는 약간 감동까지 받았다. “만약 당신의 누이가
[팝콘&콜라] ‘냉정한’ 우성씨, 눈멀지 않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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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100m 전부터 가이드가 왼편을 주시하라고 했건만, 남과 북을 가르는 자그마한 비석을 맨눈으로 포착하기란 불가능했다. ‘드디어 북이구나!’라는 실감은 외려 2km의 비무장지대를 지나 금강산 북쪽 출입국사무소를 눈앞에 두고 뒤늦게 왔다. “껌은 잠시 입천장에 붙여두세요!” 가이드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 입국조사 때 껌을 질겅거리고 있다가는 “북쪽 검사원 동무들의 눈총을 받기 쉽다”며 신신당부한다. 책과 휴대폰은 그렇다치고 껌 씹을 자유도 없나, 싶었는데 가이드는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덧붙인다.
내려서 보니, 간이 출입국사무소 옆 도로엔 흔한 바리케이드 하나 없다. 붉은 깃발을 든 한명의 초병만이 도로 중앙을 막고 서서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입국하려고 서두르는 남쪽 관광객들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초병의 눈빛이 가끔 흔들리는데, 형형색색의 남쪽 관광객들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기보다는 혹한을 견뎌야
[현지보고] 2박3일간의 영화인 금강산 참관행사 동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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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 감독이 9/11 이후 미국의 모습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담은 영화 <랜드 오브 플렌티>(스폰지 출시)가 12일 DVD로 선보인다.
과대망상에 빠진 애국주의자 폴이 이상주의자인 그의 조카 라나와 여행하면서 겪는 일화를 통해 정신적 공황상태에 처한 미국인들의 현재와 희망 섞인 미래를 이야기하는 작품. 레너드 코헨, 데이빗 보위 등 빔 벤더스 감독 특유의 탁월한 음악선곡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본편은 1.8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과 돌비 디지털 5.1 음향을 지원. 부록으로는 메이킹 필름과 뮤직 비디오, 예고편, 그리고 제작진 소개를 제공한다.
빔 벤더스 감독작 <랜드 오브 플렌티> 국내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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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은 DVD 제작에 관심이 많은 감독이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간 그의 영화를 DVD로는 보지 못했는데, 결국 만나게 된 <친절한 금자씨>의 DVD는 듣던 소문과는 사뭇 다르다. <친절한 금자씨> DVD는 기름기를 쏙 뺀 담백한 외양을 보여준다. 특히 전작인 <올드보이>가 여러 버전의 다양한 DVD로 선보였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더 그렇다.
그런데 부록 사이로 스쳐 지나가는 자료영상을 보면 그 양이 결코 적지 않았을 걸로 짐작되는 바, 자료영상의 지루한 나열에 불과한 몇몇 한국영화의 DVD 구성과는 뜻을 달리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조감독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메이킹 필름(11분), 배우 인터뷰(26분), 베니스영화제 현장(8분, 사진), 5개 섹션으로 구성된 스타일 분석(36분), 롱테이크 촬영본(14분)은 시간을 잰 듯 날렵한 진행과 깔끔한 편집, 적당한 정보로 인해 부담 없이 보기에 즐거운 것들이다.
DVD 제작에
<친절한 금자씨> 흑백영상으로 다시 보는 색다른 금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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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신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입식사열전(立食師列傳)>의 완성된 영상이 지난 3일 일본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공각기동대>의 속편 <이노센스>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디지털로 촬영한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합친 ‘슈퍼 라이브메이션’ 기법으로 제작한 코미디물. 먹을 것에 집착하는 ‘입식사’라는 사람들과 음식점 주인의 기상천외한 대결을 통해 일본의 전후 60년사를 되짚어 보는 이색작이다.
오시이 감독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껏 누구도 보지 못했던 영화가 될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패트레이버> 이전에 <시끌별 녀석들> 같은 코믹 작품에 매료된 오시이 감독 팬들이라면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편 영화 속에서는 <이노센스>를 제작하면서 오시이 감독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지브리 스튜디오의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 그래픽 아티스트로 유명한 테라다 카츠야, &
오시이 감독 신작 <입식사열전>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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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가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잘것없는 영화를 보며 보낸다. 그럼에도 언제나 낙관주의자인 비평가는 한없이 보잘것없는 작품에서도 끌어낼 것이 있다고 믿는다. 토니 스콧 감독이 졸작 <도미노>(Domino)에서 미키 루크를 선택한 것이 한 예이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나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작품들에서 신인 시절의 그는 잘생긴 반항아 제임스 딘의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얇은 나이트 가운을 걸친 킴 베이싱어에게 딸기와 그 밖의 것을 먹여주는 <나인 하프 위크>로 유명해졌다. 그리곤 늙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작품성 없는 이 영화에서 그럼에도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애쓰는 그를 마주한다. 미키 루크 얼굴이 영화 속의 또 다른 영화나 마찬가지다. 잔뜩 부은 얼굴이 그 자체로 한편의 소설과 같다. 얼굴은 비루한 권투시합 따위의 마약으로 과도하게 빠른 삶을 살아오며 스스로를 망가뜨린 지난 세월을 이야기해준다. 그의 운명은 자연스럽게 영화 속 맡은 배역과 겹쳐진다. 현상금을
[외신기자클럽] 나는 미키 루크가 늙어가는 걸 보았노라 (+불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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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마이클, 오빠가 돌아왔다. 자의 반 타의 반 긴 칩거를 마치고, 동성 커플간의 합법적 혼례를 허하는 시기에 맞추어 자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손에 들고서 말이다. 그가 제작을 맡고 서던 모리스가 감독한 <조지 마이클: 다른 이야기>는 80년대 그룹 왬(WHAM)으로 활동하던 시기부터 90년대의 좌충우돌, 그리고 정치적 깃발을 들어올린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지 마이클의 이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러나 잘나가던 왕년의 위상과는 큰 대비를 이루며 12월12일 런던 모처에서 단발 상영하는 것으로 그쳐야 했다. 올 가을을 한껏 들었다 놨던 밥 딜런 다큐멘터리의 부흥대성회와는 전혀 딴판이었고, 혹은 지난 여름날 Live 8에서 성령강림 아이콘으로 등극했던 마돈나의 예전작 <마돈나: 진실 혹은 대담>에도 비견되지 못하는 지극히 소박한 귀환인 셈이다.
세간의 평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엘튼 존, 스팅, 사이먼 코웰 등을 작품 속에 내세웠을 뿐 대부분은 무관심으로 지나
[런던] 조지 마이클의 다큐멘터리 개봉, 세간의 반응은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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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참 전 얘기가 되었지만, 지난 12월3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8회 유럽영화상 시상식은 여러 가지로 썰렁한 행사였다. 첫째, 가뜩이나 썰렁한 한겨울, 베를린에서도 더욱 썰렁한 트렙토우라는 지역에 있는, 엄청 썰렁한 경기장에서 행사를 개최한 데다 영화 관련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스타’들의 광채라곤 찾을 수 없었다. 국제급 스타라면 숀 코너리가 유일했는데, 이날 평생공로상을 수상하기 위해 베를린을 찾은 코너리는(다니엘 오테이유, 조지 클루니 등 다른 수상자들은 불참) 시종일관 마지못해 이곳에 앉아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코너리의 표정을 십분 이해가고도 남는 것이, 올해로 18회를 맞는 행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는 진행 사고와 김빠진 개그, 그런 분위기로 3시간 이상을 버티다가 17개 부문 시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날의 스타, 아니 영웅은 탄생했다. 오스트리아 감독 미카엘 하네케. 하네케는 올해 칸 감독상 수상작인 심리극 <히든>으로 한때 ‘펠
[베를린] 유럽영화상, 진행 미숙·빈약한 게스트로 썰렁한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