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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수행을 위해 출몰하는 곳마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킬러, 지독하게 운이 없기로 유명한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는 휴가를 반납한 채 갑작스러운 미션에 투입된다. 원래 일을 맡기로 한 다른 킬러 카버(라이언 레이놀즈)가 갑작스럽게 아프다며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일본 신칸센에 올라 손잡이에 기차 스티커가 붙어 있는 서류 가방을 탈취해 열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된다는 간단한 미션인 데다 오랜만에 변화를 주고 싶어 코인 로커에서 총도 챙기지 않았건만, 기차에는 각국에서 온 정체불명의 킬러들이 각자의 미션을 위해 서로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불릿 트레인>은 <존 윅>(공동 연출), <아토믹 블론드> <데드풀2> <분노의 질주: 홉스&쇼>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리치의 신작이다. 그는 10년 동안 스턴트 업계에 몸담으며 <파이트 클럽>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트로이> 등에서 브래드
[리뷰] '스내치'와 '킬 빌'이 되기에는... '불릿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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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이다. 남북 최초의 비공식 공조 수사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 <공조>(2017)가 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로 관객 앞에 나선다. 김성훈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석훈 감독은 <공조2: 인터내셔날>을 통해 더 치밀하고 확장된 세계관을 구현했다. 림철령(현빈)과 강진태(유해진) 앞에 나타난 FBI 형사 잭(다니엘 헤니). 서로를 쉽게 믿을 수 없지만 서로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미묘한 상황 속에서 강력한 빌런 장명준(진선규)을 잡기 위해 공동의 목표를 세운다. 능청스러운 철령과 전투적인 진태, 사뭇 진지해진 민영(임윤아)까지, 전작에서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수식어를 달고 이들이 돌아왔다. 5년의 시간 동안 <공조>의 세계관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9월7일 개봉을 앞두고 변화의 지점을 둘러보았다.
01 쉬지 않는 액션- 카 체이싱, 총격, 격투⋯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의 공조 수사가 시작된다.’ <
‘공조2: 인터내셔날’ 미리 보기- 세밀하고 거침없이 확장된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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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백만장자의 첫사랑> 당시 촬영한 사진이다. 20대의 현빈은 나에게 있어 잘생긴 배우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잘생긴 건 변함없지만 군 제대 이후 출연한 <역린>에선 그저 잘생긴 배우가 아니라 깊은 물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이후 정조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현빈이 생각난다.
[ARCHIVE] 현빈의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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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다움’이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에 SF만큼 적합한 장르가 또 있을까 싶다. 그렉 이건의 소설집 <내가 행복한 이유>를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표제작인 <내가 행복한 이유>는 이 한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 이 책을 읽는다 해도 아깝지 않을 작품. 일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12살 소년이 악성 뇌종양을 앓으면서 시작한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상상하는 이들의 예측에 어긋나는 이 이야기는 소년이 우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이유로, 루엔케팔린이라는 물질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탓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지속적인 행복감에 젖어 있다는 전개로 이어진다. 그리고 뇌종양의 치료를 마치자 행복감은 말끔하게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모든 종류의 기분장애와 강박증을 비롯한 감정 상태만이 남게 된다.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조차 종양과 함께 사라진 까닭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나’와 같
<내가 행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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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탑건: 매버릭>
연기는 내가 그나마 살아가면서 제일 잘한다고 얘기할 수 있는 분야. 다행히 나에게 잘 맞는 직업인 듯하다. 늘 ‘나는 프로다’라는 생각으로 삶의 중심에 연기를 두려 노력하고 있다. 요즘 꽂혀 있는 영화는 <탑건: 매버릭>이다.
브루노 메이저
요즘 브루노 메이저의 곡을 즐겨 듣는다. 힐링이 필요할 때 이 가수의 앨범 리스트를 듣고 있으면 단전호흡을 하는 듯이 깊은 호흡이 가능하다.
복싱
요즘 빠져 있는 취미다. 이토록 완벽한 운동을 왜이제야 알고 시작했을까 하는 후회가 많이 된다. 온종일 복싱만 생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하와이
코로나19 이후로 여행 가기가 힘들어져서 늘 아쉬웠다. 언젠가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는 날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
[LIST] 배우 임시완의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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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얼굴로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 100개를 세는 남자. 승률 10%의 삼류 변호사였던 박창호(이종석)는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라는 혐의로 구천 교도소에 수감된 신세다. 창호의 교도소 생활은 절박하고 또 코믹한데, 아내 고미호(임윤아)에게 사망 보험금을 남기려 흉악범들에게 ‘나 좀 죽여달라’고 달려들면 상대가 어이없이 나가떨어지는 식이다. “한번도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어서 내 주먹이 이렇게 센 줄 몰랐다”는 황당한 내레이션에 교통사고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창호의 꿈속인가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의심은 MBC 드라마 <빅마우스>의 중요한 동력이다. 빅마우스가 아니라는 것을 소명할 수도 없고, 빅마우스라 주장해도 모두를 믿게 하기는 불가능한 상황. 박창호의 생존 전략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빅마우스일지도 모른다고 의심케 하는 것이다. 극 안에선 무능한 변호사 박창호를 깔보던 이들이 ‘혹시’와 ‘설마’로 판단력을 흐리는 블랙코미디를 펼치고, 극 바깥의 시청자는 진짜 빅
[유선주의 드라마톡] '빅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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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톨>
디즈니+
“난 반기독교주의자야, 난 무정부주의자야.” 밴드 섹스 피스톨스의 자극적이고 반동적인 노랫말과 펑크 음악은 기성세대의 권위와 정치 체제, 종교적 압제, 영국 왕실의 전통 등 모든 옛것을 깨부수는 70년대의 망치였다. 이 섹스 피스톨스의 일대기를 대니 보일 감독의 6부작 시리즈 <피스톨>이 재구성한다. 밴드의 외적 행보 못지않게 혼돈스러웠기에 겨우 하나의 정규 앨범만 남길 수밖에 없던 밴드의 결성, 부흥, 해체 과정이 기타리스트 스티브 존스의 관점으로 쉴 틈 없이 몰아친다. 자연스레 감독의 전작 <트레인스포팅>을 떠올리게 하는 급박한 속도감의 컷 편집과 한껏 비틀린 앵글, 헐레이션과 포그 필터가 잔뜩 낀 빈티지 감성의 질감, 실제 배우들이 연주하는 공연 장면은 접해본 적 없는 영국의 70년대에 대한 불가항력의 향수를 유발한다.
<1971: 음악이 모든 것을 바꾼 해>
Apple TV+
섹스 피스톨스가 세상
[리뷰 스트리밍] '피스톨'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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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TV+ / 감독 칼튼 큐즈, 존 리들리, 웬디 스탠즐러 / 출연 베라 파미가, 체리 존스, 로버트 파인 / 플레이지수 ▶▶▶▷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 일대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닥치자 시민들은 지역 재난대피소인 메모리얼 병원에 모인다. 허리케인이 동부 해안으로 방향을 틀면서 재난이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홍수로 외곽의 제방이 붕괴하면서 도시 전체가 침수될 위기에 빠진 것이다. 이윽고 메모리얼 병원에도 침수가 발생하면서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고 병원 건물은 완전히 고립된다. 병원 비대위원장인 수전은 병원 본사측에 공중 지원 등을 요청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반려되고, 의사 애나를 비롯한 의료진은 환자들을 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하지만 고립 상황이 악화하면서 병원 안의 사람들은 환자 대피 우선순위, 피난민 추가 수용 등의 윤리적 문제에 부딪히며 갈등을 빚는다.
원초적인 정치 드라마다. 정치란 근본적으로 한정된 자원을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리뷰 스트리밍] '재난,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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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의 한 작은 마을, 실종된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이들을 찾는 벽보만 늘어간다. 그래버(에단 호크)가 용의자로 지목된 가운데 피니(메이슨 테임즈)는 동생 그웬(매를린 맥그로)에게 그래버의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일러둔다. 귀가하던 도중 얼굴에 하얀 분칠을 한 남자와 마주친 피니는 이후 검은 전화기가 놓인 어두운 지하실에서 눈을 뜬다. 고장난 줄만 알았던 전화기가 울리고, 수화기를 들자 앞서 실종된 아이들이 탈출에 필요한 정보를 피니에게 알려주기 시작한다. <블랙폰>은 피니가 사이코패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영화다. 스티븐 킹의 아들 조 힐이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며 <닥터 스트레인지> <살인소설>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등의 호러물을 연출한 스콧 데릭슨이 메가폰을 잡았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 <겟 아웃> <인비저블맨>을 배출한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의 신작이라는 점
[Coming soon]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의 신작 '블랙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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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미국 스트리밍 시청률 케이블TV 시청률 처음으로 추월⋯
소셜 미디어 광고 시장 수입도 TV 넘어설 것으로 예상
미국에서 코드 커팅(유료방송 해지 및 OTT 신규 가입)은 현상이 아닌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지난 8월16일 정보분석기업 닐슨미디어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22년 7월 미국의 스트리밍 시청률이 케이블TV 시청률을 넘어섰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미국의 스트리밍 시청률은 지상파TV 시청률을 이미 넘어섰고 케이블TV까지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청률 점유율 변동을 제외하면 조사기간인 2022년 7월의 전체 시청률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거의 동일해 미국인들의 스트리밍 콘텐츠 소비가 전년과 비교해 늘어났으며, 스트리밍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구독하거나 사용하는 플랫폼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트렌드라고 닐슨은 분석했다. 스트리밍 시청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조사기간을 비교해도 2020년 7월은 주당 평균 스트리밍 시청시간이 16
[L.A.] 스트리밍과 SNS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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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셋째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에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탑건: 매버릭> <놉> <불릿 트레인>이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가 그 주인공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못 미치지만 주말 3일 동안 2천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여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를 정면 돌파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하 <무한열차편>)의 오프닝 스코어와 거의 흡사했다. 일본에서 엄청난 입소문을 탄 후 북미 시장에서 개봉했던 <무한열차편>과 달리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의 성적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는 북미 시장에서 5일 만에 일본 흥행 수익을 뛰어넘었다. 올봄 미국에서 개봉해서 큰 인기를 끌었던 <극장판 주술회전 0>이 기록한 2900만달러를 넷째 주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 되면 미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를 성공시킨 OTT 크런치롤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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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문을 연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이하 평창영화제)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평창영화제측에 내년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8월23일 통보했다. 이어 보조금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도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6월 열린 평창영화제의 경우 강원도로부터 18억원, 평창군으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아 개최했던 만큼 강원도의 지원 중단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지자체가 폐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사단법인을 유지할지는 내부적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의논할 예정이다.
현 상황에 대해 김형석 평창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정선여성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강릉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가 중단된 상황이다. 국가 전반에 경제적 타격이 생기면서 문화 관련 예산을 가장 먼저 줄이는 듯하다. 한국영화가 세계적으로 선두에 서기 위해서는 영화제를 통해 새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이대로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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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편집권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측에서 “8월19일 쿠팡플레이와의 비공개 회동을 통해 총괄책임자로부터 정중한 사과를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다음날 쿠팡플레이는 허위 사실이 일방적으로 배포됐다며 반박에 나섰다. “편집 과정에서의 논란에 대해 일괄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재편집하지 않았음을 시인하고 이주영 감독이 오해를 풀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또다시 이주영 감독측에서 반박문을 통해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의 재편집에 동의하거나 일방적이지 않았음을 인정한 적이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요 쟁점인 편집권을 두고 양측이 완전히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이주영 감독측에 19일 저녁 한국영화감독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회동이 보도자료로 공개된 점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관해 시우의 송영훈 변호사는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동 중 사과가 비공개 사항이라는 언
“사과받았다” vs “사실 아니다” 이주영 감독과 쿠팡플레이, ‘안나’ 재편집 두고 여전히 상반된 주장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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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얼굴 뵙고 인사드리네요.” “저희 구면이에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사드렸었는데… 괜찮습니다. 많이들 절 못 알아보더라고요.” A평론가에게 실례를 했다. 그는 이번주 <놉>의 크리틱에서 “인간의 눈은 기계의 눈보다 신뢰성이 낮다”고 썼는데, 나의 눈도 그리고 기억도 멋대로의 생략에 신뢰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A평론가 옆에 앉은 B평론가와는 연락만 주고받았지 정말로 초면이었다. 타 지역에서 일하다 올해 서울로 근무지를 옮긴 B평론가는 직장인임에도 불구하고 의욕적으로 영화관과 OTT를 누비고 있었다. <헤어질 결심>을 5~6번쯤 보았고 각본집까지 반복해 읽었다는 그는 정작 <헤어질 결심>으로는 비평을 쓰지 않았다. B평론가의 노트북에는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미완의 글들이 상당수 저장되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올해 군대를 가게 되면 평론 활동을 잠정 은퇴해야 할 것 같다는 C평론가, 요즘 글이 잘 안 써진다는 D평론가, 20자평 쓰는 게 참
[이주현 편집장] 영화가 있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