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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똥이 자원이다>라는 인류학 책이 있었다. 장편애니메이션 <아치와 씨팍>의 배경은 그야말로 똥이 자원인 시대다. 자원이 고갈된 미래의 언젠가, 인간의 대변만이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국가는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모든 시민들의 항문 안에 ‘아이디 칩’을 삽입해 철저히 통제하면서, ‘우수 배변자’에겐 ‘하드’라는 마약성분을 지급한다. 그 결과 마약중독자가 양산됐고, 돌연변이가 속출했으며, 하드를 둘러싼 강탈전이 횡행하게 된다. 돌연변이가 주축이 된 대규모 하드 강탈조직 ‘보자기 갱단’과 정부가 만들어낸 강화인간 게코가 살벌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는 와중, 뒷골목 양아치 아치(류승범)와 씨팍(임창정)도 화장실에서 애써 힘쓰고 있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후려쳐 사람들로부터 하드를 빼앗는다. 이 좀스러운 듀오에게 찬란한 빛이 다가오니, 그건 똥 한방에 수백개의 하드를 얻어낼 수 있는 이쁜이(현영)가 나타난 것이다. 이제 ‘걸어다니는 하드 공장’ 이
액션과 폭력의 향연, <아치와 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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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싱어가 슈퍼히어로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슈퍼맨 때문이었다. 태생부터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 완전한 절대 선의 현현. 그리고 그의 대척점에 서 있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악의 심연.
<수퍼맨 리턴즈>는 <슈퍼맨2>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슈퍼맨의 정체를 알게 된 로이스는 그와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냈지만, 슈퍼맨은 초능력을 사용해 그녀가 클라크와 슈퍼맨이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했다. <수퍼맨 리턴즈>는 슈퍼맨(브랜든 라우스)이 고향 크립톤 행성에 다녀왔다고 설명한다. 크립톤 행성은 황폐해졌고,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다. 슈퍼맨은 클라크가 되어 신문사에 복귀하지만 사랑했던 여인 로이스(케이트 보스워스)가 다른 남자와 함께 살고 있으며 아이까지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악당 렉스 루더(케빈 스페이시)마저 감옥에서 나와 활개를 치고 있다.
<수퍼맨 리턴즈>는 영리한 블록버스터다.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능숙하
영리한 블록버스터, <수퍼맨 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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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멈추면 어떻게 해야 할까. 놀라거나 두려워 하는 대신, 춤을 추고 발을 구르고 주문을 외우면 된다. 문제가 해결되어 함께 있는 사람들이 기뻐하면, 차를 대접하거나 명함을 건네 친구로 사귀라고 도리스 되리 감독은 <파니 핑크>(1994)에서 말한다. 흔한 상황을 예외적으로 바라보는 그답게 <내 남자의 유통기한>도 예사롭지는 않다.
‘연애의 유통기한은 잘해봐야 3년’이라는 이제는 뻔해진 얘기도 되리 감독의 손에 잡히면 놀라운 주술과 리듬 속에서 탈바꿈한다. 낡고 칙칙한 연애담이 선도 높은 이야기로 요리되는 비결엔 <파니 핑크>식 점성술, 판타지, 엉뚱한 등장인물과 대사들이 있다. 무엇보다 남녀의 만남을 풍요롭게 하는 건 ‘말하는 잉어 부부’의 플롯이다. 한때 인간이었던 잉어 부부는, 3년 동안 변치 않고 사랑할 연인을 만나면 다시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게 된다. 과연 잉어 부부는 환생하고, 연인은 3년 넘게 사랑할 수 있을까. 이
사랑과 현실의 관계맺기, <내 남자의 유통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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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루이즈는 ‘가설의 명수’다. 그의 가설은 근거라 할 만한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 또한 출구만 있지, 출구 안과 바깥의 구분이 없는 경우가 다수다. 때문에 그 출구는 또 다른 출구와 붙어 있는 사이의 연장일 뿐이지 말 그대로 나가는 곳이 아니다. 한마디로 거대하게 연장되는 문짝 또는 문턱들의 세계일 뿐이다. 그 문짝과 문턱 위에 현실과 환상이, 실재하는 것과 조작된 것이 서로 뒤엉켜 환영의 재로 쌓인다. 루이즈가 상상의 미로를 짓는 영화의 주술사라면 그 미로는 바로 거대한 그 문짝과 문턱의 연쇄로 지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구불구불하게 접힌 루이즈식의 바로크적 꿈꾸기다. 비록 과거의 작품들에 비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라울 루이즈가 이 영화를 만들면서 염두에 둔 것 역시 그런 점일 것이다. <클림트>는 클림트에 관한 전기라기보다 클림트에 관한 루이즈의 독단적 가설이다.
그 가설은 어떻게 시작하는가? 이미 몸의 기동성을 잃고 정신을 놓
클림트에 관한 루이즈의 독단적 가설, <클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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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기 감독의 공포영화 <아파트>가 분쟁에 휘말렸다. <아파트>의 배경이 된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 입주민 423명이 지난 6월22일 제작사인 토일렛픽쳐스와 영화세상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입주민들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아파트는 명백한 사유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제작사는 입주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연쇄살인사건이 등장하는 공포영화를 불법으로 제작, 주민들의 ‘평온할 권리’와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아파트 시설을 촬영한 필름을 활용해 영화를 상영하거나 인터넷 영상물을 제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신청서를 제출한 입주민 대표는 “영화가 가공의 상황이라 해도 입주민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공포심을 느끼고 있으며, 영화 속에서 아파트의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산적인 가치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일렛픽쳐스에 따르면 <아파트>의 제작진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기 20일 전인 지난
[충무로는 통화중] 개봉하지마라, 집값 떨어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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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홈비디오 코리아와 iMBC가 지난 6월23일 워너브러더스 컨텐츠의 온라인 유통을 위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의 목적은 워너브러더스가 소유한 영화 및 TV시리즈를 iMBC의 홈페이지(www.imbc.com)를 통해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화해 유통하는 것. 이는 지난 4월24일 워너브라더스가 MBC와 체결한 디지털 컨텐츠 유통 사업 협력을 위한 상호업무협약(MOU)의 일부로 이루어진 것이다. 기존의 컨텐츠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제공된 것과 달리, 이번 계약을 통해 유통될 컨텐츠들은 네티즌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동영상 형태로 제작되는 것이 특징. 본격적인 서비스는 8월경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워너브러더스의 컨텐츠 중 특히 유명한 것은 시트콤 <프렌즈> <E.R>과 조앤 K.롤링의 소설을 토대로 영화화된 <해리포터> 시리즈 등. TV·드라마는 에피소드당 2천원, 극장용 영화는 편당 6천원에서 1
인터넷으로 즐기는 <프렌즈>와 <해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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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영금지 가처분이라는 법적분쟁에 휘말린 <아파트>의 안병기 감독과 제작사 토일렛 픽쳐스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 감독은 6월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아파트>는 촬영 전에 해당 아파트의 시공사와 장소를 대여해 준 입주예정자의 사전 허락 하에 촬영이 진행됐다”며 이러한 법적 공방이 영화 홍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문제제기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공포영화 <아파트>의 배경이자 촬영이 이뤄진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 입주민 423명은 “아파트는 명백한 사유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제작사는 입주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연쇄살인사건이 등장하는 공포영화를 불법으로 제작해 입주민들의 평온할 권리와 사유재산권을 침해했다”면서 6월22일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아파트>는 강풀의 인터넷 만화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로 7월6일 개봉 예정이다.
“상영금지가처분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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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시행에 항의하는 영화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열린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는 7월1일 대학로와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공동결의대회 등을 열 예정이다. 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축소 적용하는 첫번째 날인 7월1일. 영화계는 스크린쿼터 원상복구와 한미 FTA 저지 투쟁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이날 1일 제작 중단을 결정한 상황이다. 영화인 대책위는 오후 4시30분 대학로에서 공동결의대회를 가진 뒤, 6시부터 광화문 시민열린마당까지 가두 행진을 벌일 계획. 8시부터서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참여정부엔 국민이 없다”는 이름의 문화제도 갖는다. 안성기, 최민식, 정진영, 이준기 등 영화인들 외에도 이날 행사에는 한미FTA에 반대하는 미디어, 금융, 농업 분야 종사자들도 참가한다.
스크린쿼터 원상회복과 한미 FTA 저지 위한 대규모 문화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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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팀의 16강 탈락으로 영화계가 월드컵 쇼크에서 간신히 벗어난 지난 주말, 어떤 영화가 박스 오피스 선두를 차지했을까.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돌연변이 군단이 지난주에 이어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비열한 거리>의 조폭들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개봉 이후 159만7천700명의 관객(배급사 집계)을 불러들인 <엑스맨…>은 6월23일부터 3일간 39만4천5백명의 관객을 동원(배급사 집계)하며 주말 박스 오피스 1위 자리를 고수했다. 2위를 차지한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는 누적관객수 121만명(배급사 집계)에 달하는 가운데 주말 동안 36만5백명의 관객(배급사 집계)을 끌어들였다. 지난 주말 관객수가 각각 59만1천152명(<엑스맨…>), 28만6천710명(<비열한 거리>)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든 셈. 한편 지난 6월22일 개봉한 <강적> &l
<엑스맨> 2주연속 박스오피스 선두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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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창민으로 불리는 게 희망이다”
3년 만이다. MBC 드라마 <황금마차> 이후 모습을 감췄던 최창민이 영화 <강적>으로 돌아왔다. 탈옥수 이수현(천정명)의 의리파 친구 재필 역. <황금마차>도 3집 앨범을 낸 이후 3년 만의 출연이었으니 이번 영화가 더 반갑게 느껴진다. “원조 꽃미남의 컴백”, “아이돌 스타의 변신”, <강적>의 시사가 끝난 뒤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그를 만났다.
-너무 오랜만이다. 그동안 뭐하고 지냈나.
=학교생활에 충실했다. (웃음) 그동안 힘든 일도 있었고, 모든 걸 학교생활을 하면서 털어내고 싶었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기 때문에 그 나이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못하고 지내온 느낌이 있었다. 학교 친구들과 같이 소주를 마시거나 공연을 준비하는 일 등.
-힘든 일이라면 전 매니저의 사기사건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3집 앨범을 막 발매했을 때 그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빚을 지게 됐다. 물론 법적으로
<강적>으로 3년 만에 돌아온 최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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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배우다.” 윤제문(36)을 두고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은 그렇게 잘라 말한다. <열혈남아>의 이정범 감독 또한 다르지 않다. “평소에는 무표정 심드렁인데 카메라 앞에 서면 달라진다. 마지막 장면 촬영 때는 (설)경구 형이랑 붙어서 기를 뿜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대단하더라.” 자신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라고 치켜세우는 건 아니다. <비열한 거리>의 중간보스 상철은 그동안 눈에 쉽사리 띄지 않았던 배우 윤제문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남극일기>의 죽음의 크레바스를 향해 걷는 부대원을, <너는 내 운명>에서 외국인 아내와 함께 사는 재호를, <로망스>에서 권력에 빌붙은 악질 형사반장을, 굳이 떠올릴 필요는 없다. 눈빛 하나로 ‘진짜’를 만드는 배우 윤제문을 뒤늦게 대학로에서 만났다.
-6월18일까지 연극한다고 들었다.
=오늘도 한다. 오후 7시30분에.
-한국이랑 토고랑 축구하는 날인데.
=끝나면 바로 축
<비열한 거리>의 윤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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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강철 손톱과 얼굴선을 따라 뒤덮인 구레나룻의 히어로 울버린. 과거의 기억을 찾아 헤매던 외로운 전사가 최후의 전쟁에 뛰어들기까지 6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건 대타로 울버린의 역할을 낚아챘던 호주 사나이 휴 잭맨이 ‘남반구의 가장 섹시한 수출품’이라는 별명을 지닌 할리우드 스타가 되기까지의 세월이기도 하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휴 잭맨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도착한 날은 공교롭게도 토고와 한국의 월드컵 경기가 있었던 지난 6월13일. 조심스레 “호주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더니 “한국팀의 승리를 축하한다. 어젯밤에 경기를 보느라 한숨도 못 잤다”는 답례가 돌아온다. “안녕… 안녕하세요.” 장신의 할리우드 스타가 간밤에 급히 외운 듯한 인사를 정확하게 발음하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울버린의 거친 숨소리를 떠올리기란 쉽지가 않다. 휴 잭맨은 인터뷰를 마친 뒤 수천명의 팬들이 운집한 레드 카펫 행사를 남반구의 태양 같은 미소로 끝내고 돌아갔다
<액스맨: 최후의 전쟁> 홍보차 내한한 휴 잭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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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착신아리 파이널>에서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온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들은 하나둘 누군가에게서 의문의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그리고는 죽어간다. 평소 반 친구들의 따돌림을 참다못해 목을 매 자살하려다 실패한 뒤 혼수상태에 빠져 나쁜 망령이 깃들어버린 여학생 아스카가 그들에게 죽음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 아스카 역을 맡은 것이 호리키타 마키다. 이렇게 말하고 보면 꽤나 귀기서린 눈빛의 여학생이어야 맞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기에 호리키타 마키는 마냥 순진하고 예쁘장하게 생겼다. 영화의 설정에 정말 어울렸던 건지 의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수줍음과는 달리 영화 속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이 확고하다. “차라리 괴롭히는 것보다는 당하는 쪽이 낫다”는 게 호리키타 마키의 생각이다. 배우를 하기 전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농구를 하는 것이 취미였다고 말하는 걸 보면, “<착신아리 파이널>에 같이 나온 또 다른 여주인공 구로키 메이사와도 같은 회사에 있고, 항상
<착신아리 파이널> 홍보차 방한한 호리키타 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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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더니 선물이 도착했다. <비열한 거리>가 관객에게 준 깜짝선물은 무엇보다 진구였다. 포털사이트에서 진구의 이병헌 흉내가 검색어 1위로 오른 건 사소한 덤이었다. <올인>에서 이병헌의 아역을 연기한 뒤로 줄기차게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그였다. ‘해병대 머리로 자르고 오라’던 TV PD가 ‘자른 머리가 마음에 안 든다’며 캐스팅에서 빼는 일화는 그의 일상이었다. 어제의 오디션 낙방 전문 배우가 무수한 스타들의 별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의리의 화신처럼 ‘형님이 가면 가것습니다’ 하고 병두(조인성)를 따라가는 종수(진구)의 굳은 눈매와 신의를 지킬 것 같은 앙다문 입술은, 비열하고 비루한 조폭들의 거리에서 그나마 별처럼 반짝거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 그건 겉모습일 뿐이다. 영화 속 주인공인 병두와 민호(남궁민) 못지않게 종수는 몇겹으로 둘러싸인 캐릭터다. 그리고 진구는 그 몇겹의 알 수 없는 속내로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 병두가 민호
한겹 벗길 때마다 반짝인다, <비열한 거리> 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