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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SICAF)에서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5월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무역전시장(SETEC)과 CGV 용산에서 열리는 SICAF에서 준비한 프랑스 프로그램으로는 먼저 ‘프랑스 만화 속 쥘 베른의 상상여행전’이 있다. <해저 2만리> <80일간의 세계일주> 등의 작가 쥘 베른의 19세기 소설 삽화, 책 표지 등과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랑스 만화 등이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전시된다. 한국에서 출판된 쥘 베른 관련 서적과 세계 각국의 만화 작품들도 같이 전시될 예정. 또 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는 프랑스의 대표적 만화 시리즈 ‘아스테릭스’를 원작으로 한 <아스테릭스와 바이킹>이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이 밖에도 공식경쟁부문과 초청부문에서 프랑스 애니메이션들이 대거 상영될 예정이다. 한편, 프랑스 게스트도 화려하다. <아스테릭스와 바이킹>의 프로듀서인 나탈리 알트만, <아스테릭스와 바이킹&
SICAF, 다양한 프랑스 관련 프로그램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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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549호 이종도 기자의 반론 덕분에 지면관계상 충분히 설명치 못한 내용을, 재반론의 기회를 통해 설명할 수 있게 된 데 감사한다. 아울러 도스토예프스키와 니체의 이름을 신성시하는 지식인 남성의 반론으로 말미암아, <달콤, 살벌한 연인>과 나의 ‘읽기’가 얼마나 남성 중심주의와 지식인의 자의식을 건드리는지 저절로 입증된 듯하여 기쁘다.
1.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어린 그녀는 “남성 중심 성관계를 역이용하는 영리한 여자”가 아니다. 남자친구는 그녀를 놓고, “한번 하게 해주겠다”며, 가방모찌와 동생을 싸움 붙이고, 동생이 우세하자 “1학년한테도 지냐?”라 한다. 남자친구는 그녀의 포주 역할을 하면서, 남자들을 줄세우기한다. 그녀도 그것을 알면서 은근히 즐긴다. “네가 이겼다며?”란 말은, 슬쩍 상대의 우위를 승인해주며 ‘사실 난 너랑 하고 싶다’는 말을 건네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관계 속에서 꼬리를 치든 말든, 그
줄없는 줄넘기? 운동효과는 같다! <달콤, 살벌한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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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8일 밤, 독도 해역을 탐사할 일본 측량선이 도쿄를 출발했다는 속보가 굵은 글씨로 모든 인터넷 뉴스의 첫머리에 올랐다. 측량과 탐사라는 담담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것이 한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의 한 과정이며, 어쩌면 무력 대립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제 ‘조용한 외교’를 중단해야 할 시점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소식도 함께 떴다. 그 소식을 들으며 한국 배우 배두나가 주연을 맡고 야마시타 노부히로가 연출한 일본영화 <린다 린다 린다>에 대해 쓰고 있다. 편치 않은 일이다.
영토 다툼은 인류사에서 멈춘 적이 없다. 갈등의 이유가 국가의 신체인 영토일 때, 그 싸움의 양상이 본능적이고 원시적으로 흐르지 않기란 불가능하며 대화와 연대는 정신 나간 소리가 된다. 이 싸움은 수컷의 싸움이며 그것이 시작되면 모든 것을 삼킨다. 어떤 진보적 대통령도 영토 싸움에서 진보적일 수는 없다. 노동자의 국제적 연대를 표방하며 25개국 45개 조직
공동의 노래, 공동의 언어, <린다 린다 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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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체인인 CGV와 롯데시네마가 한국영화 한글자막 및 화면해설 상영사업의 올해 파트너로 참여한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농아인협회가 공동진행하는 이 사업은 시·청각 장애인들에게 각각 한글자막과 화면해설(FM보청기를 통해 성우가 영화장면을 설명해주는 것)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CGV 구로, 부산, 대전과 롯데시네마 일산, 대구 등 다섯개 지점이 참여한다. 롯데시네마는 곧 상영관 한 곳을 추가할 예정. 따라서 전국적으로 6개관에서 이같은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한글자막 및 화면해설 서비스는 오는 5월3일 <맨발의 기봉이>를 시작으로 올해 10편의 한국영화에 대해 실시되며 각 영화마다 상영기간 중 주3회 실시된다. 지난해에는 CGV와 메가박스가 참여했다.
CGV·롯데시네마, 시청각 장애인용 영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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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을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피판)가 특별전을 중심으로 윤곽을 드러냈다. 5월 2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마련한 피판의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영화인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여 근본적인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피판은 조직위원회가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과 스탭들을 일방적으로 해촉하는 행위로 인해 영화인들의 집단적인 보이콧과 영화제의 파행 운영을 감수해야 했다. 초대 집행위원장인 이장호 감독의 복귀와 한상준 수석프로그래머, 권용민 프로그래머를 중심으로 영화제 운영인력을 재편한 피판은 전년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200여편을 상영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피판은 정관 개정을 통해 집행위원회의 독자적인 영화제 운영과 인사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현재도 피판은 “영화계와 지속적인 교섭을 진행중이며 이를 통해 개막작을 고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피판은 올해부터 “일본 유바리 판타스틱영화제와 공동기획한 키즈판타 섹션과 어린이 특별상이 신설됐고, 1억 예산으로 디지털
부천영화제, 10주년 기념 특별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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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조립과 공간의 은유와 소리의 불일치
<엘리펀트>에서 인물들은 여러 번 같은 순간을 다시 지나친 뒤에야 최종에 도달한다. <라스트 데이즈>에서 주인공 블레이크의 시간은 더 현란한 방식으로 재조립된다. 시간적으로 어떤 한 장면이 앞에 있는 것인지 혹은 뒤에 오는 것인지는 반드시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고 나서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그것도 분명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 시간은 왜 뒤섞여 있어야만 하는 것인가. 구스 반 산트는 그걸 통해 블레이크의 몸에 관객의 감각을 입히려고 한다. 뒤죽박죽으로 시간을 느끼도록 하는 이 장치는 관객이 망가진 블레이크의 몸의 상태로 들어가 그 시간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과도 같다. 혼몽의 어지럼증은 그렇게 생긴다. 시간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순간을 어떻게 연장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엘리펀트>와 <라스트 데이즈>는 <게리>와 비교하여 더 정교하게 진전된 미학적 차원을 갖고 있
구스 반 산트의 걸작 <라스트 데이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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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코베인이 죽은 지 12년이 지났다. 그의 죽음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시대의 상처로 남아 있다. 94년 같은 해에 절친한 친구이자 배우인 리버 피닉스를 이미 죽음의 신에게 빼앗긴 적이 있던 구스 반 산트는 <게리> <엘리펀트>에 이어지는 삼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커트 코베인을 다룬 <라스트 데이즈>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실존했던 커트 코베인에 관한 전기가 아니다. 구스 반 산트는 지금 누구도 하지 않은 방식으로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을 기억하고 포착하려 한다. <라스트 데이즈>는 놀라운 영화다.
이렇게 시작해보자. 만약 누군가 김광석의 죽음과 그 직전의 며칠간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결심한다면, 그는 무엇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일견 제기되었던 타살 의혹에 기대어 김광석이 죽음에 이른 과정을 치밀하게 재구성할 것인가 아니면 그의 서른세해 동안의 일생을 숭고하게 기억할 것인가 또는 다른 무엇을 담을 것인가. 구스 반 산트가 커트
구스 반 산트의 걸작 <라스트 데이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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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 관한 한 한국은 별달리 자애로운 국가가 아니다. 인간의 권리에 대한 요구는 종종 공동체적 관습법에 의해 묵살되고, 대신 인간의 의무에 대한 규율만이 꼬리를 문다. 국가적 인권의식의 결여는 종종 이웃 아시아 국가에서 온 인간에 대한 무심한 폭력으로 치환되곤 한다. 이는 다른 아시아 민중의 삶을 우리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소극적인 무지가 숨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10회를 맞은 인권영화제가 아시아라는 대륙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반가운 일이다. 오는 5월6일부터 1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의 스크린은 아시아 민중의 삶을 통해 우리를 되비추는 거울로 화할 참이다.
영화제쪽이 준비한 작품은 모두 42편으로, 국내작품, 해외작품, 다시 보는 인권영화, 비디오로 행동하라, 평택미군기지 반대 투쟁,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등 총 6개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 올해의 인권영화상 후보들이기도 한 국내작품들은 최근 불거진 몇몇 이슈들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에 사는 우리는 행복한가요? 제10회 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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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계절 오월에 환경영화 축제가 펼쳐진다. 세 번째 서울환경영화제는 어린이날부터 본격적인 상영을 시작하며 가족영화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화를 대거 준비했다. ‘지구의 아이들’ 섹션을 통해 어린이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스물다섯편의 전체 관람가 영화를 별도로 편성한 것이 이채롭다. 이번 환경영화제는 5월4일 개막해서 10일까지 일주일간 28개국, 109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50편의 장·단편이 포함된 ‘널리 보는 세상’ 섹션에는 고도성장에 의한 무절제한 개발과 환경 파괴, 그로 인한 자연재해의 발생,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 다양한 영화가 존재한다. 급격한 경제성장을 경험 중인 중국사회를 개인이 겪는 박탈감이나 빈부의 격차에 포커스를 맞춘 <메이드 인 차이나>와 <상하이, 상하이>가 눈에 띈다. 푸저우에서 소녀들에 의해 만들어진 액세서리가 미국에서 소비되는 과정을 따라잡는 데이비드 레드먼의 <메이드 인 차이나>는
오염과 소비의 세계에서 희망을 꿈꾼다, 제3회 서울환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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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맨발의 기봉이> 고무신 오래 신는 방법
[정훈이 만화] <맨발의 기봉이> 고무신 오래 신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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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일부 정품 DVD 가격이 크게 내릴 전망이다. 워너홈비디오의 중국 합작사 CAV, 중국 내 최대 DVD 제작사 조크컬처그룹 등은 최근 자사의 정품 DVD 타이틀을 일부에 한해 초저가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워너홈비디오는 4월부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에비에이터>를 12위안(약 1407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DVD는 일반 플라스틱 케이스가 아닌 카드보드지 박스에 포장돼 있다. 조크컬처그룹에서는 장동건 주연의 <무극>을 10위안(약 1170원)에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할리우드영화 DVD는 20∼30달러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국 DVD 제작사들이 정품 가격을 이같이 파격 인하하는 이유는 불법복제 DVD와의 경쟁 때문이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불법복제 DVD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6위안(700원) 선. 조크사의 구오 질롱 사장은 “중국에서 DVD 생산원가는 2위안(233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불법 DVD 천국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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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비극을 스크린에 옮긴 할리우드의 첫 번째 영화 <유나이티드93>이 실체를 드러냈다. <블러디 선데이> <본 슈프리머시>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연출하고 유니버설 산하 워킹 타이틀이 제작한 <유나이티드 93>은, 4월25일 제5회 트라이베카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됐다. 이날 상영에는 유나이티드93 항공편에 탑승한 희생자들의 유족 100명이 초대받았다. 트라이베카영화제의 둥지는 9·11 여파에 직접적 상처를 입은 로워 맨해튼 지역이지만 <유나이티드 93>의 시사는 유족들의 감정을 고려해 세계무역센터에서 떨어진 미드타운에서 열렸다. 그러나 초대에 응하지 못한 손님도 있었다. 영화에 출연한 이라크 배우 루이스 알사마리는 비자 발급을 거절당해 이날 시사에 불참했다.
<유나이티드93>은 승객의 저항으로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한 채 펜실베이니아에 추락한 유나이티드93편 기내에서 일어난 일을 실시간으로 재현한 영화. 폴 그
9·11 테러 소재 <유나이티드93> 트라이베카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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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공포영화 <어느날 갑자기- 4주간의 공포>의 세번째 에피소드 <네번째 층>이 5월1일 촬영을 시작했다. <네번째 층>은 미혼모 민주(김서형)과 딸 주희(김유정)가 4층이 없는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벌어지는 공포스런 사건을 그리는 작품.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권일순 감독은 단국대 영화과를 졸업했고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된 단편영화 <숨바꼭질>을 만들었다. <네번째 층>은 5월30일 촬영을 끝마칠 계획이다. 한편 여학생 기숙 대입학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공포를 그리는 는 4월30일 촬영을 모두 끝냈다. HD로 제작되는 <어느날 갑자기- 4주간의 공포>는 <네번째 층> 외에 <2월29일> <죽음의 숲> 등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으며 7월부터 SBS TV와 극장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네번째 층> 촬영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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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한 기세가 대단했지”
4월14일 금요일, 빈소 셋쨋날
원로영화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빈소에서, 현재 활동 중인 영화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신세대 배우 중 이병헌이 유일하게 조문하여 잠시 술렁였고, 배우 안성기, 박중훈을 비롯하여 이창동 감독 등이 다녀갔다고 누군가가 귀띔한다. 납북 이후 충무로에서 활동하지 못했던 공백기 때문일 것이다. 제아무리 명실상부한 한국 영화계의 큰형이라도, 젊은이들에게 그는 아득한 전설일 뿐이다.
김수용 감독은 자신의 회고록에 “신상옥은 현장에서 자신을 연출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썼다. 60, 70년대 그와 함께 충무로를 지켰던 후배며 동료 영화인들의 증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경태 감독은 그의 조감독들이 저마다 자신도 모르게 선배의 독특한 스타일의 일부를 따라하곤 했다며 희미하게 웃는다. 언제나 와이셔츠를 팔꿈치까지 걷어붙이고, 멋진 필체와 품새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휘갈기는 그의 버릇, 머리를 뒤로 넘기는
거장의 떠나는 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