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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처음 간 사나이 The First on the Moon
알렉세이 페도르첸코 | 러시아 | 2005 | 75분 | 인디비젼
과연 당신이 믿고 있는 진실은 진실이 맞는가? 러시아 최초의 모큐멘터리인 <달에 처음 간 사나이>는 발칙한 상상력으로 역사에 물음을 던지는 영화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러시아에는 비밀리에 우주 비행사들을 훈련시키는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다.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비행사로 선발된 이들은 매우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우주 공간에 적응하는 법을 익힌다.
세계 최초로 달에 착륙한 사람이 암스트롱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딴지를 거는 이 영화의 주장은 제법 설득력 있다. 수십년 전의 일들을 세세히 증명하는 ‘거짓된 자료’들은 꽤 정교하며, 이를 하나로 엮어 그럴듯한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감독의 연출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100% 조작된 허구를 사실인듯 연기해내는 배우들의 능청스러움은 매우 자연스럽다. 특히 영화의 초반부, 기록 필름들을 보관하고 있는
러시아 최초의 모큐멘터리, <달에 처음 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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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의 배급 구조 개선을 위한 오픈 토크가 열린다. 영화제 쪽은 “작은 영화의 관객 수가 점점 줄고있다. 영화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토의가 시급하다”며 이번 오픈 토크 개최의 의의를 밝혔다. 5월2일 오후 7시30분 메가박스 8관에서 진행되며,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 스폰지 조성규 대표, 필름2.0 김영진 편집위원이 패널로 참여한다.
작은 영화 살리기 오픈 토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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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게시판에 ‘전주-불면의 밤 3. 광기의 밤’ 영사상태에 대한 항의가 올라왔다. @_@라는 아이디를 쓴 게시자는 심야상영 당시 <지진 속의 피아노 조율사> <광기> <람포 지옥> 세 작품이 모두 영사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해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했으며, <광기>와 <람포 지옥>은 화면 상하가 잘린 채 상영됐다고 항의했다. 영화제 쪽은 <지진 속의 피아노 조율사> 상영시 스크린에 화면이 넘치는 것을 발견하고 2~3분간 조정이 있었으나, <람포 지옥>은 상영시 화면이 잘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광기> 역시 필름 편집 부위의 문제로 이층이 발생하긴 했지만 화면이 잘리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영화제 기술자막팀은 게시판에 사과글을 게시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게시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관객들 ‘전주-불면의 밤’ 영사상태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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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이 전주에 모여 스크린쿼터 투쟁을 중간점검한다. 영화배우 최민식,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정지영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 등을 비롯 영화제를 찾은 영화인들은 2일 전주의 한 식당에서 모여 ‘위기에 놓인 문화다양성’ 행사를 갖고,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 이후 지금까지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 보고 등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개막일에 '한-미 FTA 저지, 스크린쿼터 사수'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던 전북도민운동본부와 민족예술인총연합 등은 폐막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인들의 투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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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7시15분 메가박스 8관에서 ‘한국단편의 선택’ 중 ‘불안의 원리’ 섹션에 속한 네 편의 단편영화에 대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도움이 되는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이런 행사를 진행해왔다. ‘우리 시대, 불안을 들여다보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올해의 세미나에는 소상민, 권지영, 도내리, 한재웅 감독과 문학산, 맹수진, 이상용, 이선화 영화평론가, 30여명의 관객들이 참석했다. 행사 이후 이상용 영화평론가는 “이 시대 단편영화가 왜 이렇게 불안한 시선을 던지는지에 대한 큰 담론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영화를 만드는 것의 고민과 해결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시대, 불안을 들여다보다’, 단편영화 세미나가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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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영화의 중심에 선 펜엑 라타나루앙이 전주를 찾았다. 그는 비행기 옆자리에서 아름다운 여자와 12시간 20분을 함께 보내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선보였다.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던 남자는 착륙 직전 그녀의 가방에 몰래 향수를 넣는다. “영화가 끝났다는 건 ‘집에 갈 시간’이란 의미일 뿐이다. 수많은 이야기가 계속될 것이고, 나 역시 여러 뒷 이야기를 상상했다. 집에 온 여자가 서랍을 여니 (남자들이 전한) 향수가 2백개쯤 쌓여있을 수도 있고, 그녀가 비행기에서 영영 깨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그녀가 자살한 이유를 설명하는 장편영화의 도입부가 될 수도 있다.”
그의 영화에는 어딘가로 여행하는 주인공이 종종 등장한다. 그 여정이 전개되는 공간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보이지 않는 물결>의 쿄지는 연인을 살해하고 배를 탄다. 그가 탄 배에선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면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진다거나 하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12시간 20분>의 비행기 기
<보이지 않는 물결>의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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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뉴웨이브를 기대하고 있어요.” <연애의 기술>의 칸 루메 감독은 앞으로 10년,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영화의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60년대 프랑스의 누벨바그, 70년대 미국, 80년대 홍콩, 그리고 90년대엔 한국까지. 10년을 주기로 영화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어요. 건방지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다음 차례는 싱가폴이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고 있는 싱가포르 영화의 새로운 흐름이란 무엇일까. “저는 지금 싱가포르 영화는 유아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아마 한국은 청소년기, 할리우드 영화는 성년기겠죠? 그래서 저는 어린아이가 어른을 쫓아 한다는 건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연애의 기술>은 그런 의미에서 할리우드 스타일을 따라가지 않는다. 인터뷰 하는 두 남녀를 담아내는 카메라는 그들의 얼굴 뿐 아니라 배, 쏟아진 음료수, 바닥을 수시로 오가고 대화가 다 끝나기 전에 프레임은 이미 두 주인공을 벗어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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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술>의 칸 루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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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서>는 무속인 이해경씨와 그를 둘러싼 무속인들의 삶과 선택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던 다큐멘터리 <영매-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2003)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관객의 입장에서 <사이에서>의 과제는 명확하다. 인류학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삶과 죽음을 매개하는 이들을 통해 풍부한 감성을 이끌어냈던 <영매>와 자신이 어떻게 다른지를 증명함과 동시에, <영매>를 넘어서야만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주에서 처음 공개된 <사이에서>는 그 한계를 극복했다. <영매>와 달리 <사이에서>는 한명의 주인공을 통해 무속의 의미와 깊이를 보여주는 전략을 취하면서도, 과도한 감정이입과 격한 감정은 최대한 배제한다.
Q채널에서 7년간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이창재 감독이 해외배급용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고 시작한 영화의 제작과정은, 감독 자신이 무속을 이해하게 된 과정과
[포커스] 무속인의 삶 그린 다큐멘터리 <사이에서>가 탄생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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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한국단편의 선택: 비평가 주간’의 4번째 섹션 “환상의 결말”이 매진사례를 이루며 상영을 마쳤다. 5월 1일 오후 1시, 메가박스 6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는 작품을 선정한 비평가 위원회의 이상용 심사위원이 진행을 맡고 <아버지 어금니 꽉 깨무세요>의 최원석 감독, <온실>의 김아론 감독, <처용의 다도>의 정용주 감독이 참여했다. <아버지…>에서 거칠어 보이지만 속 깊은 아들 무배 역을 코믹하면서도 독특하게 연기한 배우 오대환씨도 객석에 앉아 있다가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한국사회에서 가족의 의미에 흥미를 느껴서 <아버지…>를 만들게 되었다는 최원석 감독은 “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척 연기함으로써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하려던 말을 하지 못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는 말로 이 영화가 갖는 소통과 화해
[포럼] ‘한국단편의 선택: 비평가 주간’의 감독들, 관객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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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역대 국왕이 풍농을 기원하며 몸소 쟁기로 밭을 간 후 소를 잡아 국말이 밥을 내놓았던 행사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렁탕은 원기회복에 그만인 음식이다. 겨울에도 좋지만 피로와 더위에 지쳐 있을 때 이열치열로 먹는 것도 색다르다. 원래 돌솥밥으로 유명했다는 ‘큰집 돌솥설렁탕’에서는 흑미가 섞여 맛과 향이 남다른 영양 돌솥밥과 설렁탕을 함께 맛볼 수 있다. 뜨거운 김이 나는 뽀얀 국물에서 건져 먹는 면과 부드러운 고기는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것도 잊게 하는데, 가게 한 쪽 어른 두엇은 들어갈 만큼 큰 솥에서 24시간 내내 끓여내는 육수가 맛의 비결. 입안에서 살살 녹는 손만두(3000원)도 일품이고, 밥을 퍼내고 난 뒤 돌솥에 물을 부어 먹는 누룽지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의 거리에서 걸어서 10분 가량. 객사에서 큰길 건너 전주우체국 방향 골목 입구. (063-283-0172)
[전주 맛집] 뽀오~얀 육수가 지친 몸 달래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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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하나에 올라탄 두 선수가 경사로를 내려온다. 점프대에서 공중으로 뛰어오른 선수들, 좌우로 손을 잡고 거대한 V자를 그린다. “출발했습니다. 짬프. 슈파, 슈파브이 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괴상한 묘기. 한 선수가 다른 선수 목에 매달리기도 하고, 파트너를 천길 아래로 떨어뜨리기도 하고, 스키복 속에서 어린 조카를 끄집어 내기도 한다. 황당한 경기를 정색하고 중계해주는 이 5분짜리 애니메이션에 사람들은 배꼽을 잡았다. 이것이 마시마 리치로의 <스키 점핑 페어>(2002)다. 제품 디자인 일을 하던 리치로는 본인이 갖고 있는 잡생각들을 활용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디지털 할리우드 대학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만든 <스키 점핑…>는 작은 영화제와 인터넷, DVD를 통해 유명해졌다. 그는 시리즈 애니메이션 2편을 더 만든 다음, 2005년에는 스키 점핑 페어스가 창안되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가짜 다큐멘터리 <스키 점핑 페어: 200
<스키 점핑 페어: 2006 토리노로 가는 길>의 마시마 리치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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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공짜로 영화제에 보내주고 재워주고 밥까지 먹여주는 곳이 있다. 게다가 이 꿈 같은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데. 2005년 개관한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영화제 속의 영화제’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화제에 참석하고 싶어하는 이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선발한 후 국내 다양한 영화제 체험을 지원해주는 ‘영화제 나들이’라는 행사를 시작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그 첫번째 행운을 잡은 주인공들은 6명.
“지원자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불안했어요.”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인 김상준씨는 방송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개막 이튿날 오후에 도착한 이들은 <스키 점핑 페어: 2006 토리노로 가는 길>을 시작으로 <나인 라이브즈>, <장례식>등 다양한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도 좋지만 새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는 김예원씨의 말대로 대부분 전주가 처음이라는 이들은 2박 3일의 일정 동안 영화를 보고,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맛집까
‘영화제 속의 영화제’의 주인공 6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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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집 House of Bugs
구로사와 기요시 | 일본 | 2005년 | 50분 | 시네마스케이프
여기 한 부부가 있다. 폭력적인 남편과 벌레로 변해가는 아내. <곤충의 집>은 이 부부의 이야기를 남편과 아내의 시점에서 동시에 진행시킨다. 바람을 피고 있는 남편은 자신의 정부에게 아내가 점점 곤충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아내는 동생에게 남편이 폭력적으로 돌변한다고 얘기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라쇼몽>에서 그랬던 것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시점에서 전개시킨다. 병렬로 나란히 이어지는 두 이야기는 끝까지 하나의 접점도 갖지 않고 진행되며, 그 다름이 가져오는 차이는 이야기의 혼란을 유도한다.
하지만 기요시 감독이 <곤충의 집>에서 의도하는 바는 <라쇼몽>과는 다르다. 그가 보여주는 ‘시점의 이중성’이란 진실과 거짓의 문제, 혹은 인간성에 대한 탐구의 영역이 아니
효과적인 공포 조성, <곤충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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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프로그램을 보면서 ‘마음이 설렌다’는 말처럼 진부한 표현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주 영화제의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 단편을 출품한 감독들의 이름을 되새기면 마음이 설렌다는 표현 외에는 달리 할말이 없다. 현존하는 가장 고령의 감독인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데뷔작인 <두오로 강의 노동자들>이나 브라질과 페루의 유망주인 <키메라>와 <황금니>같은 에릭 로샤 (그는 브라질 시네노보의 아버지인 글라우버 로샤의 아들이다)와 다니엘 로드리게즈의 단편도 있다. 특히 가이 매딘과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이름을 지나 루마니아의 거장인 루시안 핀틸리에의 2006년도 단편(<배중률: 중간 배척의 원리>)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마음이 설레인다’를 넘어서 ‘심장이 들뛰는’ 단계에 이른다. 이들을 어찌 다 소화시킬 것인가. 이들을 어찌 다 놓칠 수 있을 것인가.
가이 매딘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늘 무의식으로 점점 침몰하는
놓치지 말자! 거장들의 단편 모듬 세트 ‘시네마스케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