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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안의 인민’의 외로움을 노래하다
<삼협호인>은 그 외로움이 스산하리만치 쓸쓸하게 영화 안에서 배어나오고 있다. 그것은 꼭 현대 중국을 살아가는 인민만의 외로움이 아니다. 그 감정은 모든 것이 달러로 환원되는 세계화 안에 살아가고 있는 ‘세계 안의 인민’의 외로움이다. 대낮에 UFO를 보는 것 같은 마술적 현실. 한산밍은 거의 말이 없다. 그는 맞을 때조차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셴홍은 권태로운 동작을 반복한다. 그때 그들 곁의 도시는 쉴새없이 부서져내리고 있다. 사람들은 건물을 부수고, 그들은 부서져가는 도시를 떠돈다. 그때 이 부서져가는 건물들은 한산밍의 부서져가는 마음, 혹은 셴홍의 이미 부서져버린 기다림처럼 보인다. 그때 이 부서져가는 건물들은 로셀리니의 <독일 영년>을 떠올리게 만든다. 사람들은 건물을 부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부서져가는 건물 안에서 산다. 부수기 안에서 살아가기. 그때 같은 장면이 <동>과 <삼협호인>에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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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렴) 지금은 가을이니까, 라고 노래하면서 나는 지아장커의 <삼협호인>(三峽好人, Still Life)(과 함께 찍은 다큐멘터리 <동>(東, Dong))이 보고 싶다고 간절하게 하소연하면서 글을 맺었다(<씨네21> 제572호, ‘그래, 지금은 가을이니까’). 그리고 기적이 찾아왔다. 갑자기 소원이 이루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 글은 ‘소원 성취한’ 속편이다. 나는 서울에서 그 두편의 영화를 보았고, 그런 다음 지아장커와 만났다.
솔직히 말하면 <세계>를 본 다음 나는 불안했다. 이 영화는 어딘가 부서져 있었다. 베이징에 있는 테마 파크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배신하고, 호소하고, 떠나간 다음, 결국 죽음으로 끝나는 이 영화는 유릭와이가 HD카메라로 찍은 2.35 사이즈의 시네마스코프 디지털 화면 위에 (말 그대로)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야기는 산만하게 진행되고, 결말은 음울하고 비관적이다. 지아장커는 세 번째 영화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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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오지 마을에서 열리는 소박하지만 넉넉한 영화축제
아시아영화의 창 상영작 <아주 특별한 축제>
여기 한 영화감독이 있다. ‘영화는 창작자의 고통이 담긴 예술’이라고 굳게 믿는 그는 아직 자신의 영화를 대중 앞에 선보일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고향 마을에 머물고 있다. 그의 딱한 사정을 가엾게 여긴 친구는 “이곳에서 국제영화제를 열어 네 영화를 상영하자”고 제안한다. <아주 특별한 축제>는 보이는 건 사막과 산뿐인 인도의 오지 마을에서 영화제를 열면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사건들을 소박한 풍경과 넉넉한 웃음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감독인 미스는 후원자인 콜라회사 사장(그는 동성애자다)에게 말 그대로 몸을 바쳐가며 영화제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한다. 하지만 미스처럼 후원자를 찾을 수 없었던 <아주 특별한 축제>의 감독 비주 비스나와스는 제작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다. 그는 2001년 이 영화를 기획했지만, 발리우드 뮤지컬도 아니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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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 휩싸인 현대 중국에 대한 냉정한 풍자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
스물아홉살의 젊은 감독 닝하오는 <향> <몽골리안 핑퐁>으로 외국에 알려졌지만 중국 관객과 만나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담담하고 침착한 시선을 지니고 있던 그가 할리우드영화처럼 잰걸음으로 달려가는 <크레이지 스톤>을 만든 것은 그 때문이었다. “나의 전작 두편은 다소 난해해서 관객이 극장에서 머리를 싸맸다. 이번엔 오락성에 치중하여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하여 <크레이지 스톤>이 지금까지 닝하오의 흔적을 모두 지워버린, 오직 관객만을 추구하는 영화는 아닐 것이다. 값비싼 비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크레이지 스톤>은 가짜 비취와 진짜 비취가 쉴새없이 뒤바뀌며 보석 전시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가는 와중에도 변화와 혼돈에 휩싸인 현대 중국사회를 냉정하게 풍자하곤 한다. <크레이지 스톤>에서 한때 대의와 명분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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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숨결을 담은 세밀화
한국 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상영작 <사과>
20대 후반의 평범한 회사원 현정(문소리)은 오래된 남자친구 민석(이선균)과 여행길에 올랐다가 난데없이 이별 통보를 받는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고, 삶은 끝난 것 같다. 그즈음 상훈(김태우)이라는 같은 빌딩에서 근무하는 순박한 남자가 나타나 현정에게 구애를 하고, 현정은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열어 결혼에 이른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결혼하는 것을 꼭 영화 중간에 넣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남편 상훈과의 결혼생활은 다른 갈등을 위한 시작이다. 상훈이 일 때문에 한 본의 아닌 거짓말이 불씨를 만들고, 아이 낳고 지친 결혼생활을 뒤로하고 현정도 옛 애인 민석을 다시 만난다. 현정에게 세상은 다시 서럽고 미안한 사막이 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 삶은 그래도 계속될 태세다.
강이관 감독은 영화아카데미 출신이며, <나의 일기> <소년의 시> 등의 단편 작업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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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랑을 향한 평화의 메시지
아시아 영화의 창 상영작 <하나>
9·11 테러는 3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 사건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전세계적 증오심과 복수심에 불을 붙인 결정적 도화선이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곳곳에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던 적의를 향해 발언하고자 하는 충동을 느꼈다. 옴진리교 사건을 모티브로 한 <디스턴스>, 영아 유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무도 모른다> 등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의 화두가 그를 자극한 것이지만, 그의 고민은 18세기 도쿠가와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하나>로 그 물꼬를 틀었다. “다큐멘터리가 나의 출발점이어서 그런지, 사실적인 느낌의 영화를 선호했다. 하지만 그런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완벽한 픽션을 가볍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만들고자 했다.”
고레에다 감독의 첫 번째 시대극 <하나>는 사무라이극인 동시에 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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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20일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항해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영화제에는 개막작 <가을로>와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을 포함해 63개국에서 총 264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초청작 중 월드프리미어가 역대 최다인 64편을 이루며 한층 높아진 부산영화제의 위상을 증명했고,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부산영상산업박람회(BIFCOM)를 통합해 첫발을 내디딘 아시안필름마켓(AFM)은 40개국 3500명의 참가자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기도 했다.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여는 올해의 영화제를 결산하며, 남다른 작품으로 부산을 찾은 작가 9명을 꼽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플랑드르>의 감독이자 뉴커런츠 심사위원 자격으로 내한한 브루노 뒤몽과 시대극 <하나>로 스타일의 변화를 선언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각각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로 현대 중국사회의 이면을 조명한 닝하오와 두하이빈, 여배우에서 감독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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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 상을 수상한 홍콩의 제작자 겸 배우 유덕화의 기자회견 및 무대 인사 동영상입니다.
cine club 은 씨네21이 만난 저명인사, 또는 영향력 있는 인물과의 만남을 동영상을 통해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cine club는 오직 씨네21에서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cine club] 유덕화, 부산영화제 기자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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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미디어센터 설립을 위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10월25일 오후 3시 대구 프린스호텔 갤럭시홀에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가 주관한다. 경북북부의 미디어센터 설립추진계확과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이 자리에선 부산, 전주, 춘천-마산 등지의 시청자미디어센터어와 영상미디어센터의 사례도 발표될 계획이다. 미디액트 이주훈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고 시민방송 Rtv 이정훈 편성국장, 진주독립미디어센터 박기식 소장,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남태우 사무국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선다. 더 자세한 사항은 대구경북독협 홈페이지 참조
대구에서 미디어센터 심포지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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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밖에서 독립영화들을 만나는 금요단편극장의 11월 상영작이 결정됐다. 인디스토리와 서울아트시네마와 공동기획한 ‘금요단편극장 - 인디스토리 쇼케이스’의 11월3일 오후 8시 30분,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될 영화는 전선영 감독의 <난년이>, 김태희 감독의 <붉은 나비>, 이도윤 감독의 <우리, 여행자들> 세 편이다. 11월24일에는 새로운 단편영화들이 상영될 계획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인디스토리 홈페이지, 금요단편극장 블로그참조.
가을, 단편영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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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중장기 발전방안이 발표됐다. 5년 동안 6403억원을 투입해 영화 5대 강국으로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문화관광부와 열린우리당 한국영화발전특위(이하 특위)가 10월23일 발표한 계획은 다양성 영화 제작지원 예술영화관 확보, 영화발전기금 조성과 모태펀드 활용, 문화산업전문회사 활성화, 불법 다운로드 근절, 영화인 복지와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력 제고, 디지털 시네마 기반 구축, 해외진출전략센터 설립을 통한 한국영화의 해외진출 강화, 해외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외국과의 제작협정, 지역 미디어센터 및 국제영화제 지원 등이다. 이를 위해 국고 지원 2천억 원, 영화관 입장료 모금 2천억원, 기존 영화진흥금고 1천55억 원 등으로 5천억원 규모의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고 기반 시설 건립을 위해 국고 810억 원, 지방비 410억원, 기타 1천218억 원을 포함시켜 총 6403억 원의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영화관람요금의 3~5% 선에서 영화관 입장료를 모금한다는 계획
문화관광부, 한국영화 중장기 발전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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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락인가. 5년 동안 6403억원을 투입하는 한국영화 중장기 발전계획이 발표된 지 하루만에 한미FTA협상 테이블에서 스크린쿼터 원상복구 불가론을 미국이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은 현재 73일로 축소된 스크린쿼터를 이전 수준으로 복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영화에 대해서도 스크린쿼터 적용불가론을 요구해 영화계의 반발이 격렬해지고 있다.
한겨레가 10월24일 단독보도한 바에 따르면, 제주에서 4차 본협상을 시작한 한미FTA 테이블에서 미국은 “영화를 디지털 제품으로 인정하고 디지털 전송을 통한 영화상영은 아예 유보 대상에서 제외해 전면개방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관계자는 “FTA협상에 앞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선결과제로 내걸고 성공한 미국의 시청각분야 대한 장기적인 전략은 디지털영화 전면 개방, 정기간행물을 비롯한 신문, 방송, 통신 서비스 개방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익히 짐작됐다. 이번 발언은 그것을 점차 현실화되는 단계일 것”라고 예상했다. 문화관광부는
미국, FTA협상 중 디지털영화 전면 개방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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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럽쇼. 놀람도 잠시다.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나온다. 1950년 2월6일. 서울 시내 을지로 국도극장. 600여명의 수험생들이 예상외의 시험문제를 받아들고 고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한 현 국제정세에 대해 논하시오.” 10여분쯤 버텼을까. 강남춘씨는 감독관의 눈을 피해 슬쩍 옆눈질을 해보는데 저편도 끙끙거리는 건 마찬가지다. 짐짓 태연한 얼굴로 연필을 깎아도 보지만 막막함이 가시진 않는다. 목구멍이 걸린 시험인데 배짱 좋게 백지를 낼 순 없는 일. 지린내가 진동하는 극장에서 시험 종료까지 엉덩이 붙이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 아나. 하늘이 도울지.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 치러졌던 한 자격시험장 풍경이다. 도대체 무슨 시험이기에 응시자들이 저토록 당황했던 것일까. 국제정세에 대한 거창한 질문만 놓고 보면 필시 법관 아니면 외교관, 그것도 아니라면 교사 자격시험 정도였을 것이다. 아니, 그런데 저 수험생들의 수군거림은 뭐란 말인가. 이른바 국가고시였다면 답
50년대엔 ‘배우고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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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먼 영화란 무엇인가? 여기서 내가 알트먼 영화라고 부르는 것은 모든 알트먼 영화를 가리키는 건 아니다. 장르로서 알트먼 영화는 수많은 배우들이 나와 종종 중첩되는 복잡한 대사와 애드리브를 통해 자연스럽고 소란스러운 소우주를 만들어내는 앙상블영화를 뜻한다. 그렇다면 이 장르에서는 알트먼이 직접 만든 <진저브레드 맨>이나 <세 여자> <이미지> 같은 영화들이 떨어져나가고 폴 토머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 같은 영화들이 그 빈자리에 삽입된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알트먼이 종종 아주 전형적인 알트먼 영화를 만들면서도 ‘고용감독’처럼 행세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2003년작인 <더 컴퍼니>다. 이 영화를 기획한 사람은 알트먼이 아니라 주연 배우 니브 캠벨이다. 캠벨은 무용계를 무대로 한 알트먼 영화를 상상했고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 장르의 시조인 알트먼을 찾아가 그를 설득했다. 그전까지 알트먼은 무용계에 대한 알트먼 영화를
<더 컴퍼니> <프레리 홈 컴패니언> 등의 알트먼 영화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