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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와 김상경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소녀 연쇄 살인범을 쫓는다는 설정의 <조용한 세상> 이 품고 있는 메시지는 좋은 편이다. 위탁 아동(혹은 입양아)에 대한 가정내 학대의 문제는 (<예의없는 것들>도 다루었듯) 사회적 환기를 요하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의 만듦새는 그러한 발언을 담아내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최대 문제는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좀처럼 '스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시나리오 자체가 스릴러의 감각을 지니지 못해서, 뻔하고 지루하게 전개되다가 예상보다 일찍 등장한 반전 역시 그다지 약빨이 없다. 후반부엔 여러가지 감동의 요소를 덤으로 얹으려고 하지만, 이미 김이 빠진 상태에서 그 감동을 받아들일 관객은 없어 보인다. 시나리오 만큼이나 감독의 연출력도 짧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지닌 김상경의 캐릭터는 답답하고 모호하여, 어떤 환기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박용우 캐릭터는 그나마 무난하지만,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
[전문가 100자평] <조용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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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객을 자극하는 에로틱 판타지
“이상한 일이오. 오늘 저녁 내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소. (…)
자 당신에게 말하는 것, 이게 내 운명이오. 마치 처음인 것처럼 당신에게 말하는 것, 다시 또 그 말들, 늘 같은 말들(…)
당신이 적어도 단 한번만이라도 내 말을 들어주었으면… 거짓처럼 들리는 황홀한 말들, 전략적 말들을. 당신은 나의 금지된 꿈, 그게 거짓이어도 내 유일한 내 고통, 내 유일한 희망이오.”
-<Paroles, paroles>(달리다와 알랭 들롱이 함께 부르는 샹송) 중에서
차가운 달콤함, 내면의 절절한 고독이 스며나오는 크리스털 블루 시선, 어느 각도로 카메라를 들이대건 깔끔하게 선이 떨어지는 수려한 윤곽… 그래서 살아 있는 조각상처럼 보이는 알랭 들롱은 신화적 미모의 스타로 기억된다. 그는 당연히 압도적인 미모 덕에 배우로 발탁되었지만, 초기작 <태양은 가득히>(1960)에서 아웃사이더의 깊은 우울과 분열을 차가운 미소와 악마적
처연한 아름다움의 도취경, 배우 알랭 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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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퍼런 새벽 같은 허무한 운명의 표정
어린 시절, 영화를 보면서 항상 불만이었던 것이 있었다. 총이나 칼을 맞고 죽어가는 주인공들은 자신을 끌어안고 울부짖는 애인이나 친구에게, 앞뒤에서 악당들이 에워싸고 있거나 말거나, 총알이 날아다니고 폭탄이 터지거나 말거나, 사랑한다느니, 용서해달라느니, 여동생을 부탁한다느니, 한 말 또 하고 또 하다가 옆집 삼돌이네 강아지에게 안부는 안 전하나?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할 무렵에 가서야 겨우 죽었다. 그 순간 하얀 손수건을 눈물로 적시며 우는 이모나 고모가 너무나 철없어 보였고, 어린 나를 극장에 데려간 고마운 이모와 고모를 얕잡아보기까지 했었다. 그런 형편은 주말의 명화나 동네 극장에 간간이 들어오는 할리우드영화들도 마찬가지여서, 동네 극장에 들어오기 한달 전부터 어머니에게 조르고 졸라 겨우 돈을 타내서 보러 간 <바이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멋있는 커크 더글러스가 기생오라비 같은 배신자 토니 커티스에게 손가락만한 부러진 칼에
너무 멋지게 죽어버리는 사나이! 배우 알랭 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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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치 코트 깃을 올리고 걸어갈 때, 푸른 담배연기를 허공에 뿜을 때, 느닷없이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때 알랭 들롱보다 아름답고 알랭 들롱보다 고독하고 알랭 들롱보다 쓸쓸한 배우는 없다. 남자의 아름다움에 대한 환유이기도 하며,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남성적인 것에 대한 은유이기도 한 제일 유명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의 회고전이 12월15일부터 2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영화제 시간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길). <태양은 가득히> <로코와 그의 형제들> <지하실의 멜로디> <수영장> <암흑가의 세 사람> <형사> <고독한 추적> <암흑가의 두 사람> 등 대표작 10편이다. ‘그보다 더 멋지게 쓰러져 죽은 남자는 없었고 죽을 때 마지막 입김을 극장에서 코로 맡기까지 했다’는 오승욱 감독의 간증, ‘제임스 딘이나 객기를 부리는 장 폴 벨몽도의 반영웅적 이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을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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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휘는 좀처럼 바깥나들이를 하지 않는다. 어둑컴컴한 방 안에만 머문다. 식사도 방 안에서 혼자 해결한다. 그의 유일한 대화 상대는 인터넷이다. 그런 제휘에게 장희가 다가온다. 제빵부터 용접까지 모든 자격증을 손에 넣은 독특한 그녀는 제휘에게 관심을 보인다. 처음엔 마다하지만 제휘 또한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제휘가 조금씩 변화를 보이기 시작할 무렵 고등학교 동창인 표와 그의 연인 로미가 나타난다. 표는 과거 제휘를 괴롭히던 덩치. 제휘는 졸업 뒤 만난 표에게 또다시 구타와 모욕을 당한다. 표를 피해다니던 제휘는 장희가 보는 앞에서 체면을 구기게 되고, 결국 인터넷 너머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제목만 보면 동물영화 같다. 사실 그 치타가 아니라 타잔의 곁에 따라다니는 치타라는 뜻인데.” 양해훈 감독의 익살스러운 소개와 달리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는 살벌한 성장영화다. 죽을병이 걸렸다면서 병원을 들락거리는 병철은 초라한 치타 꼴이 된 제휘의 사연을 듣고서 표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양해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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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는 아이의 아빠는 남아도는 빵을 훔칠 권리가 있다.” 빈민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베 피에르 신부의 말이다. 눈물겨운 부정(父情) 앞에서 도덕률은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하다고? 신부의 말을 오해해선 안 된다. 도둑질을 권리라고까지 못박지 않는가. 이때의 도둑질은 용서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성직자가 하늘이 내린 계율을 어기고 땅의 악행을 부추기는 건 다른 이유에서다. 한쪽은 굶고, 한쪽은 남아돌다니. 잉여에 대한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회, 배고픈 자는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 그게 마땅하다고 일갈하는 것이다. “빈곤층의 주거문제에 대한 사회와 정부의 무관심을 환기시키고 빈민 스스가 해결책을 찾는” 이른바 스쾃(squat: 점거) 운동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남미와 유럽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스쾃운동은 한국에도 있다. 이현정 감독의 <192-339: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는 한국의 ‘빈민’들이 벌인 ‘최초의’ 스쾃운동
<192-399: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의 이현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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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선글라스를 안 벗나요?”라는 질문에 “내 얼굴이 노출되면 지구가 멸망한다”고 답하는 이 사람은 누군가.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가 늑대이기 때문에 나는 4분의 1이 늑대다”라고 말하는 이 자는 도대체 누구냔 말이다. 정병길 감독의 <락큰롤에 있어 중요한 세 가지>는 이처럼 해괴한 발언을 상습적으로 일삼는 세이지가 속한 일본 인디밴드 ‘기타 울프’의 한국 체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여기서 잠깐. 방금 ‘다큐멘터리다’라고 말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락큰롤에…>는 다큐멘터리와 농담의 중간 정도에 서 있는 영화다.
<락큰롤에…>의 도입부, 내레이터는 무덤덤하게 말한다. “드러머 도루는 미야모토 무사시처럼 도장을 하나하나 깨려고 시도했으나 깨지는 도장이 없었다. 두드려다 두들겨 맞은 그는 자신이 두드릴 게 드럼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드러머의 길을 선택했다…. 기타리스트 세이지의 우상은 이소룡이었고 초등학교 시절 도루와 합동공연할 때 부른 노래
<락큰롤에 있어 중요한 세 가지>의 정병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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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06이 12월7일(목)부터 15일(금)까지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다. 상영 기회를 얻지 못해 관객과의 만남이 좌절되는 외부적 환경을 돌파하고, 독립영화의 정체성을 다시 되물어야 할 내부적 상황을 공유하는 자리라는 뜻에서 올해는 ‘파고들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8월부터 한달 넘게 진행된 공모를 통해 접수된 602편의 작품 중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은 모두 47편. 영화제가 열리는 9일 동안 초청작까지 포함해 76편이 상영된다. “지난해에 비해 출품작 수가 87편이나 늘었으며 2004년에 비해서는 곱절이다”라는 게 영화제쪽 얘기다.
경쟁부문 47편 포함, 총 76편 상영
최근 몇년 동안의 추세처럼 올해도 프리미어 상영작이 대거 포진됐다. 단편 27편, 중편 10편, 장편 10편 등 경쟁부문 상영작 47편 중 프리미어 상영작은 30%에 달한다. 인디포럼, 미쟝센단편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등에서 상영됐던 작품들 외에 처음으로 관객과 마주하는 작품
12월7일 개막하는 서울독립영화제2006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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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시즈>의 영어제목은 <Takeshis’>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제목이다. 한편으론, ‘다케시들의’, 라고 말해놓고 나머지는 열어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다음에 놓일 것은 공백 내지는 괄호다. 그냥 무수한 가능성들이다. 기타노 다케시는 12번째 장편영화의 제목을 상상적 빈칸을 남겨두는 것으로 지었다. ‘다케시의’라고 지었다면 덜 이상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이 영화는 ‘기타노 다케시 되기’에 관한 영화로 추측되었을 것이다. <존 말코비치 되기>에서 말코비치가 자기의 뇌 속으로 들어가 수많은 나르시시즘적 욕망의 얼굴들과 마주할 수 있었던 것처럼 다케시 역시 그 무표정한 얼굴 뒤에 어떤 불완전한 욕망들이 있는지 스스로 궁금하여 탐색하는 영화일 것이라고 우리는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완성된 <다케시즈>는 자기애는 고사하고 다케시 특유의 야심찬 내용과 형식의 자멸성으로 가득 차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다케시즈>
기타노 다케시의 야심찬 시도 <다케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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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청춘의 후일담”인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로 김중기는 처음 얼굴을 알렸다. 그러고 나서 독립영화의 주연을 지나 충무로의 조연계 진입을 시도하는 것 같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는 겉돌았다. 배우로서의 매력으로 평가되기보다는 학생운동의 기수로 활동했던 경력이 더 많이 알려지는 이상한 장애가 뒤따랐다. 그러나 2002년 <선택>에서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 역을 해낸 뒤로 그의 연기가 짐을 좀 덜었다는 느낌이다. 김중기가 올해 들어 맡은 역은 악한 자이거나 나사 풀린 자다. 그게 꽤 잘 어울린다. 갑자기 그가 스타급 배우가 된 것은 아니지만, 배우의 기초적인 살림이 의미가 아니라 본능이라고 가정할 때 요즘 들어 생생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강적>에서 이미 악역을 한번 했고, 11월 말 같은 날 개봉한 두편의 영화에도 굳이 선하다고 말하기는 힘든 조연으로 출연한다. <그 해 여름>에서는 취조실의 형사로 잠깐 나와 극의 정서가 뒤바뀌는
<아주 특별한 손님> <그 해 여름> 배우 김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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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쟁취’하는 거라는 얘기는 이제 촌스럽다. 그 쟁취를 위한 ‘작업’이야말로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과정이 아니던가. 바람둥이 수칙 제1장 제1절, 사랑에 빠지지 않는 자만이 타인의 사랑을 쉽게 가질 수 있다. 남의 마음을 뺏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냐마는 이러한 작업적 마인드를 머릿속에 넣어둔다면, 당신의 연애사가 좀더 화려해지지 않을까. 물론 실행에 옮기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쿨럭. 그래서 여기 개성 넘치는 작업남녀들을 모아봤다. 워낙에 ‘괴’성적인 작업들을 펼치신 탓에 현실 적용 면에서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각각의 사례연구를 통해 응용 가능한 범위에서 적극 도입해 활용해보자.
5위는 <작업의 정석>의 한지원(손예진)과 서민준(송일국). 영화 제목 때문일까. 두 주인공의 상대방 꾀기 작전은 특별하다기보다 일반적인 꾀기 비법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탓에 사뭇 ‘정석’스럽다. 러닝타임 내내 두 사람은 치밀한 작전과 임기응변식 잔머리를 다
[Rank by Me] 최고의 작업남녀가 몸소 보여주는 그(녀) 꾀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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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남동생과 서점에 갔다. 모 공과대 기계항공우주어쩌구과 복학생인 남동생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야 하는 교양수업 때문에 평소에 잘 안 사는 소설을 제 돈 주고 샀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나도 안 읽은 책이다. 우리는 근처 햄버거가게에 들렀다. 음식을 기다리며 책을 뒤적이다 내가 중얼거렸다. “역시 소설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닌 거 같아.” 동생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렇지.” “나도 몇번 써봤지만….” “그렇지.” “뭐? 네가 어떻게 알아?” 놀라서 되묻자 동생은 역시 시큰둥하게 말했다. “햇살만큼이나 우리.”
이 말을 듣자마자 나는 미친 듯이 웃어젖혔다. 와하하하하하하!!!!!!!!!!! 정말 미친 듯이 웃었다. 웃지 않곤 그 자리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햇살만큼이나 우리’는 내가 고1 때 쓴 순정학원물의 제목이다. 중학교 때 감명깊게 본 만화 <점프 트리 에이플러스>를 모방한 소설이다. 내용은 가끔씩 떠올려
[칼럼있수다] 햇살만큼이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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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영군(임수정)은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생각하는 귀여운 정신병자. 사이보그는 건전지로 에너지를 충전한다며 식사를 거부해 같은 정신병원 환자인 남자친구 일순(정지훈)의 걱정을 산다. ‘cybernetic’과 ‘organism’의 합성어인 사이보그는 생물에 기계장치를 결합한 형태를 뜻하는 말. 뇌 이외의 다른 신체 부위를 기계로 교체한 생명체를 주로 가리키는데, 인간과 닮은 모습에 인간처럼 사고하는 로봇에 속하는 인조인간, 인간과 비슷한 형태의 기계장치인 로봇, 복제기술을 통해 인간과 유전자적으로 동일하게 만든 복제인간 등 다른 유사 생명체와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한데 묶여 다루어지기도 한다.
영화 속 기계인간들은 타고난 운명 탓에 대대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고민해왔다. 가장 유명한 예는 <블레이드 러너>의 리플리컨트 로이 베티(룻거 하우어). 사이보그의 일종이자 복제인간인 그를 비롯해 레이첼(숀 영),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 등은 인간과
[배워봅시다] 기계인간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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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식이 동생 광태>의 경재
바람둥이 광태(봉태규)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경재(김아중). 땅딸막한 마라토너들 사이에서 유난히 돋보이던 그녀의 S라인은 광태를 골인 지점을 향해 죽도록 질주하게 만들었지만 마라톤이 어디 그리 만만한 운동이더냐.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태의 흑심에서 유유히 달아난 경재는,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그와 다시 조우해 마음도 몸도 모두 빼앗기고 만다. 찰랑이는 검은 머리칼에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의 그녀는 광태를 야멸차게 무시하는 듯해도 사실 겉모습만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의 제니 혹은 한나
169cm, 48kg. 경재에 버금갈 만한 섹시한 몸매를 지닌 제니(김아중). 어여쁜 목소리는 꾀꼬리가 질투할 정도지만 팔방미인답지 않은 묘한 습성이 있었으니 떨이로 파는 생선을 무진장 좋아하고, 넘어진 자장면 배달부를 위해 손수 빈 그릇을 주워주며 남이 먹다 남긴 음식도 마다하지 않는 행동들이 그것. 아미가 감쪽같이
[VS] S라인, 아름다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