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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 영화미학의 상이한 측면들을 대변하는 세명의 감독이 모여 만든 <티켓>은 참여한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직접 작품에 대면하기에 앞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포스트 네오리얼리즘 미학의 진수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는 <우든 크로그>(1977) 정도를 제외하곤 안타깝게도 한국에 정식으로 소개된 바가 없었던 이탈리아 영화감독 에르마노 올미, <ABC 아프리카>(2001)에서 <키아로스타미의 길>(2005)에 이르는 실험적 디지털 작업 이후 오랜만에 35mm영화로 복귀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그리고 고집스레 영화를 통한 사회적 발언을 계속해온 켄 로치가 공동으로 참여한 <티켓>은 분명 각각의 이름에 합당한 주목과 정당한 평가를 요구하는 영화다.
키아로스타미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원래 3부작짜리 장편다큐멘터리로 기획되었다(참여할 감독으로 올미와 로치를 추천한 이도 바로 키아로
‘쳐다봄’과 ‘다가감’ 그리고 ‘지나침’,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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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전>은 늙은 호박처럼 오랜 세월을 곰살궂게 기다린 독립애니메이션이다. 2002년 문화콘텐츠진흥원에 의해 우수 파일럿으로 지정된 <호박전>은 3분짜리 파일럿으로 시작했다. 열악한 투자환경 탓에 3년을 기다린 <호박전>을 제작지원한 곳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EBS였다. 원래는 연작물로 계획된 <호박전>은 1년 반이라는 짧은 제작기간을 감안해 명절용 40분 특집애니메이션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유진희 감독을 비롯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11명, 프로덕션에는 20명의 애니메이터들이 심혈을 기울인 결과 1년 만에 제작을 거의 완료했고 유 감독이 리테이크(실패한 그림이나 촬영된 필름을 다시 고치는 작업)에 다시 6개월을 투자했다. 그 결과 서울애니시네마에서 단독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강이네 가족은 충청도 할머니댁으로 향한다. 그들이 도착한 호박마을의 할머니댁은 호박전으로 마을사람들에게 유명하다. 한창 호박전을 부치던 할머니
오랜 세월을 곰살궂게 기다린 독립애니메이션, <호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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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이렇게 불운할 수가 없다. 회사에서 실직하고, 위로받으러 여자친구에게 갔더니 어떤 놈팡이와 뒹굴고 있다. 뉴욕의 친구 집으로 탈출을 도모하는데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강도를 만나고 코가 부러진다. 여기까진 그나마 ‘일상적’이다. 사라진 친구 피셔를 대신하여 아파트를 지키고 있는데 뉴욕 양대 마피아 조직의 보스와 차례로 강제 면담하게 된다. 흑인 보스(모건 프리먼)와 라비 보스(벤 킹슬리)가 이 남자에게 살인청부를 하달한다.
이 남자, 이렇게 낙천적일 수가 없다. 슬레븐(조시 하트넷)은 폭풍처럼 들이닥친 불행의 연쇄에도 초조한 기색이 없다. 그 끝에 목숨까지 담보잡혔는데도 나사풀린 듯 미소까지 잃지 않는다. 지적 쾌감을 부르는 추리의 묘미가 스릴러의 기본이겠지만, 미소와 살인청부와 마피아 사이에 담긴 첫 번째 미스터리에 긴장의 에스컬레이터는 작동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역할은 ‘캔자스 시티 셔플’이란 옛날이야기에 떨어진다. 한적한 터미널 대합실의 한 청년 앞에 휠체어를 탄
반전을 위한 이야기, <럭키 넘버 슬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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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어조>는 단편 <장마> <어떤 여행의 기록>을 만들어 주목받았던 조범구의 첫 장편영화다. 영화는 여러 인물을 소개한다. 열아홉 먹은 주인공 익수(여민구)와 그의 친구들인 종태(김종태)와 떡팔(최석준), 돈을 갚지 못해 깡패에게 협박당하는 세탁소 중년 여주인, 또한 빚을 지고 도망치다 깡패에게 잡혀서 끌려다니는 젊은 여자 현진, 깡패가 낸 교통사고를 보고 무작정 막아서는 야구선수. 왜 이런 여러 인물들의 분산으로 시작하는지 처음에는 알기 힘들다. 필연이라는 망 안에 이들이 서로 얽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걸 알아채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과연 그 필연을 무엇이 연결하는지가 확실하지 않다. 익수의 어머니가 깡패의 차에 치어 세상을 뜨고, 그 보험금으로 익수가 강남에 집을 마련하고, 종태와 떡팔 역시 강남으로 넘어와 밑바닥에서 살기 위해 애쓰고, 깡패에게 끌려다니던 현진을 만나 익수가 사랑에 빠지고, 종태의 전셋집 주인이 세탁소 여주인이며
돈에 휘둘리는 소년들에 관한 성장 통속극, <양아치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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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막달레나 숄(율리아 옌치)은, 신과 가족을 사랑하는 스물한살 대학생이다. 그러나 히스테리 단계에 도달한 나치즘이 인간됨 자체를 위협하는 1940년대 초 독일에서는 들꽃 한 송이도 단순한 삶을 누릴 수 없다. 모순 앞에서 소피의 선택은 단호하다. 그녀는 오빠 한스 숄(파비안 힌리히스)을 따라 뮌헨의 청년 저항 조직 백장미단원으로 활동한다. 그 결단은 이 맑고 곧은 젊은 여성에게 슈베르트의 피아노 선율에 기쁨을 느끼고, 라디오 유행가를 친구와 따라 부르는 일만큼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른바 ‘지배 민족’의 임박한 승리를 선전하며 전쟁을 독려하는 나치즘의 거짓과 야만을 폭로하고자 백장미단은 목숨을 걸고 팸플릿을 배포한다. 1943년 2월, 뮌헨 대학 강의실 복도에 여섯 번째 전단을 뿌리는 거사의 주역은 소피와 한스 남매. 그들의 전술은 무모하고 천진난만하다. 가장 치명적인 독은 로맨티시즘. 남매의 위태로운 모험이 마무리되는 순간 설명할 길 없는- 아마도 미학적인- 충동이 소피의 손을
역사가 영화에 줄 수 있는 수혜,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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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영화감독 만수(최덕문)는 이유도 없이 사채업자의 사무실로 끌려온다. 조폭 두목은 그에게 “치매기 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고향인 개마고원에 데려다달라”고 협박한다. 영화감독은 뭐든지 할 수 있지 않느냐, 영화 세트처럼 적당히 만들어낸 공간에 데려가 사진 한장 박고 데려와달라는 것이 그의 논지다. 억지 춘향이 된 만수는 배 영감(민정기)을 모시고 조폭 두목의 수하 성철(이성민)과 남한에 가상 개마고원을 만들어줄 스탭·배우과 함께 여정에 오른다.
<비단구두>는 여균동 감독의 데뷔작 <세상 밖으로>와 닿아 있는 로드무비다. <세상 밖으로>의 두 탈옥수는 딱히 잘난 놈도 딱히 나쁜 놈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종류의 인간이다. 뭔가 해보려 발버둥을 치지만 사는 건 늘 그저 그렇다. <비단구두>의 만수도 마찬가지다. 만수가 파타고니아에 가겠답시고 여행사에 들렀을 때 여행사 직원은 ‘별 거지 같은 게 다 와서 꼴값이야’ 하는 듯 꼬나본다.
<세상 밖으로>와 닿아 있는 로드무비,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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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불평등한 분배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억압받는 이들의 계급의식을 고취하고, 노동자 여성 인종을 넘어선 계급간 동맹을 맺은 뒤 사회 체제를 전복한다. 의도는 좋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단계들을 거치는 동안 굶주리고 있는 백성의 배는 누가 채워줄 것인가? 어쩌면 가난한 이들이 가장 바라는 혁명가는 이상적인 사상가나,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한 성인군자가 아니라 홍길동처럼 부자들의 곳간을 털어 가난한 이들의 식탁을 풍요롭게 해줄 의로운 도적일지도 모른다. 영화 <밴디다스>는 멕시코의 가난한 서민들의 재산을 강탈해간 해외 자본, 미국 은행을 털어서 민족과 국가의 번영을 도모한다는 단순하고, 명쾌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물론 시간적 배경은 복잡한 사법체계와 국제적인 협조 수사망이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서부 시대이다.
유럽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부잣집 딸 사라(샐마 헤이엑)와 가난한 농촌 처녀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는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한다. 하지만 철도 건설을
그저 즐겁게 보기만 하면 되는 서부극, <밴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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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의 <카>가 2주차 경기에서도 1위에 올랐다. 개봉 주말 3일과 지난 한 주를 합한 열흘동안 <카>가 벌어들인 수입은 1억1450만 달러이며, 개봉 둘째 주 주말수입은 전주보다 48% 하락한 3천110만 달러다. 이는 2위에 오른 잭 블랙의 코미디 <나쵸 리브레>와 근소한 차이로, <나쵸 리브레>는 주말 수입을 통산하여 2천7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시골 멕시코 수도원에서 일하는 ‘나쵸’라는 이름의 젊은 수도사가 아름다운 수녀님과 고아들을 위해 프로 레슬링 선수가 되려고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나쵸 리브레>는 6월 3주 총 3070개 극장에서 스크린당 8962달러를 벌어들여 순위권 내에서 스크린당 수입으로는 1위를 차지했다. 2003년 개봉했던 잭 블랙의 <스쿨 오브 락>은 스크린 당 평균 7507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개봉 수입은 1960만 달러로 개봉 첫 주 1위에 오른 바 있다.
3위는 스릴 만점의 자동
디즈니- 픽사 <카> 2주 연속 1위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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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주연의 <각설탕>이 본 포스터를 공개했다. <각설탕>은 최고의 기수가 되고 싶은 소녀(임수정)가 분신과도 같은 천둥이라는 이름의 말과 함께 꿈을 향해 달리는 이야기. 포스터 촬영을 위해 별도로 제작된 기수복을 입고 천둥 앞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는 임수정의 미소는 “세상을 함께 달려줘서 고.마.워…”라는 메인 카피와 함께 <각설탕>이 따뜻한 감동을 주는 드라마임을 보여준다. <각설탕>은 3월20일 크랭크업 뒤 오랜 후반 작업을 거쳐 8월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포스터 코멘트] <각설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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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감사용> 끝나고 나서도 신민경 기사님을 자주 뵙지 못해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좋은 릴레이에 추천해주셔서 고맙다. 또 지금껏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전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 관심을 많이 갖지 못해서 특별히 어딘가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아름다운 재단쪽에서 쓰임이 필요한 곳에 잘 전달해줄 것이라 믿는다. 바통은 학교 동기이자 현재 <미녀는 괴로워> 촬영에 몰두하고 있는 김용화 감독에게 넘긴다. 바쁘겠지만 좋은 일이고 힘나는 일이니 기꺼이 받아줄 것이다.”
[만원 릴레이] <슈퍼스타 감사용> 감독 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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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와인사업부는 2005년부터 영화를 코드로 문화 마케팅을 시작해왔다. 시네마테크와는 2006년 1월에 열린 서울아트시네마의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후원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한국 영화산업이 10년 동안 10배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커진 덩치에 비해 영양 상태는 그리 좋지 않은 것 같다. 냉엄한 시장논리만이 존재하는 상업영화들의 홍수 속에서 시네마테크가 하고 있는 활동은 다양한 영화를 접하게 하는 한줄기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철학을 가진 문화적 후원을 계속 진행하고 싶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물론 개인 후원도 중요하지만, 기업 후원이 절실한 때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후원이 시네마테크에 1%의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 지금까지는 현물이나 현금을 통해 비정기적으로 지원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송동현/ (주)두산 와인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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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천국제영화제가 조직 개편을 단행 중이다. 영화제는 6월13일 이사회를 없애고 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부천시 관계자는 “과거엔 이사회와 조직위원회 총회로 의결 기구가 나뉘어져 있었는데 이를 단일화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에 따라 집행위원회의 기능이 훨씬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원회는 영화제 예·결산 심의 등에만 주력하고 집행위원회에 영화제 운영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사회 총사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영화제 정상화 방안을 부천시쪽에 제시해온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새로 구성될 임원회는 몇몇 지방 인사들이 권력을 갖고서 장난을 칠 수 없는 구조”라면서 이번 결정을 반겼다. 한 집행위원 또한 “김 전 집행위원장을 해촉함으로써 영화계의 집단 보이콧을 불러왔고 결국 지난해 영화제를 파행으로 내몰았던 이사회가 없어지게 됐다”면서 “영화제 개혁과 회생을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받아들였다.
반면, 영화계는 이번 결정에 대해
“부천영화제, 더 두고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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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최후의 전쟁> 휴 잭맨의 방한 현장과 기자 회견 중인 모습을 담은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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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의 울버린, 휴 잭맨 방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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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이 6월15일부터 6월29일까지 신임 원장을 모집한다. 그동안 한국영상자료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던 이효인 현 원장의 임기가 오는 7월로 끝남에 따라 이번 공모가 이뤄지게 됐다. 영상자료의 관리, 보존, 운용, 국제교류 등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고, 경영 및 영상예술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기관의 비전과 장기발전 전략을 수행할 의지와 역량을 갖춘 이들이면 지원할 수 있다. 단,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서 정하는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원장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적격성 평가 및 추천을 거친 뒤 문화관광부 장관이 임명하게 된다. 임기는 3년. 임용 절차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02-521~3147(내선번호125, 108)이나 www.koreafilm.or.kr(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영상자료원장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