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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본주의 문명의 요람이자 부의 상징인 미국 한가운데에 불과 삼십년 전까지만 해도 하수도 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의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거짓말 같은 사실은 미국 켄터키주의 탄광지역 할란 카운티에서 실재했던 상황으로, 이는 근 1세기 이상 광산자원과 노동시장의 독점을 통해 일방적인 노동관계를 행사해온 거대 광산자본과 광부들간의 불균형적인 고용관계의 불가피한 결과였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할란 카운티의 광부들은 부당한 노동과 주거환경을 타파하고자 전미광업노조에 가입을 결정하게 되고 고용주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무자비한 방해공작을 펼치는데, 이 과정에서 벌어진 광부들의 파업은 현대 미국 노동운동의 이정표적인 사건이 되었다. 그리고 바버라 코플의 기념비적인 다큐멘터리 <할란 카운티 USA>를 통해 오늘날까지 생생한 연대기로 남았다. 바버라 코플은 이 작품을 통해 광부들의 파업이 노동과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해외 타이틀] 현대 미국 노동운동의 연대기, <할란 카운티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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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라이스의 소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독자를 사로잡았던 이유는 화자를 뱀파이어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덕택에 소설 속 뱀파이어들은 진지하고 섬세하며 감성이 풍부한, 유치하지 않은 초자연적 존재들로 그려졌다. 하지만 글자를 그대로 영상으로 옮길 수 없는 법. 영화판 연출을 맡은 닐 조던은 특수분장과 효과를 맡은 스탠 윈스턴과 함께 회의를 수없이 거듭하며 뱀파이어를 영상으로도 유치하지 않게 보여줄 방법을 찾았다. 그들은 ‘창백한 피부와 군데군데 비치는 푸른 혈관’을 뱀파이어 비주얼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 방법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배우들은 촬영 때마다 30분씩 거꾸로 매달려 얼굴의 혈관을 두드러지게 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드러난 혈관을 따라 그리는 분장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치하지 않게 보이려는 고민은 시각효과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8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뉴올리언스와 파리를 오가는 영화 속 배경은 실제 세트와 디지털 처리를 활용하였는데,
[코멘터리]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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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뮤지컬영화 팬들은 1950년대 중반 이전 작품만을 뮤지컬 장르의 진정한 얼굴로 생각한다. 그들은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의 RKO 시절 작품, 진 켈리가 춤을 추고 MGM의 아서 프리드가 진두지휘한 작품의 향수에서 쉬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러나 뮤지컬영화의 마지막 전성기를 장식한 사람은 분명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헤머스타인 2세이며, 요즘의 무대 뮤지컬에 반한 관객은 두 사람이 제작에까지 관여한 작품들에 더 익숙할 게다. 이들 콤비의 영화는 대규모 볼거리에 치중하고 이국적 풍광을 자랑하는 후기 뮤지컬 장르를 대표한다. 그중 <남태평양>은 걸작이 된 <왕과 나>나 <사운드 오브 뮤직> 정도의 위치에 오르진 못했고, 같은 해 발표된 MGM 뮤지컬 <지지>에 비해 봐도 영화적으로 뒤지는 작품이다. <남태평양>의 무대 연출을 지낸 조슈아 로건의 딱딱한 스타일은 그렇다 쳐도 매번 거론되는 과다한 컬러필터의 사용(무대의 조명과
[명예의 전당] <남태평양: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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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까지 죄수를 호송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경찰 내부의 음모와 그에 맞서는 노쇠한 경관 잭 모슬리의 활약을 그린 리얼타임 액션무비! 브루스 윌리스는 은퇴를 앞둔 맥빠진 경관을 연기하지만, 16블록을 향하는 과정에서 왕년의 존 맥클레인의 일부를 만날 수 있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DVD 타이틀은 극장에서와는 또 다른 엔딩 시퀀스(브루스 윌리스의 죽음으로 처리되는), 리처드 도너와 브루스 윌리스의 인터뷰, 메이킹 필름을 수록했다.
또 다른 결말의 비밀, <식스틴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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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 노래 등 다방면으로 자신의 끼를 펼쳐 보이는 정지훈. 그가 이번에는 사랑과 복수의 화신이 되어 돌아왔다. 내막을 모른 채 무작정 복수를 위해 달리는 남자 복구, 그리고 복수의 대상이자 애정의 주인공인 톱스타 차은석과의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그린 이경희 작가의 야심작. 격한 드라마 분위기와는 상반된 부가영상에서는 주요 배우들의 인터뷰, 감독이 꼽는 드라마의 명장면과 명대사, 촬영현장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2개의 뮤직비디오도 빠질 수 없다.
당신은 내 운명? <이 죽일 놈의 사랑 감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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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컴퓨터 보안전문가 잭 스탠필드의 가족을 위협해 거액의 돈을 빼내려는 빌 콕스 일당의 음모를 그린 하이테크스릴러물. 잭을 연기한 환갑이 넘은 해리슨 포드는 나이에 상관없이 영화 속에서 변치 않은 액션히어로임을 재확인시켜준다. DVD 타이틀에 수록된 부가영상으로는 해리슨 포드와 리처드 론크레인 감독이 나누는 영화에 대한 대담 형식의 인터뷰, 믿거나 말거나 대본을 쓰기 위해서 납치를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각본가와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시들지 않은 해리슨 포드의 액션, <파이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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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수퍼맨 리턴즈>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비행장면
[헌즈다이어리] <수퍼맨 리턴즈>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비행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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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과 배우 정유미가 제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트레일러를 제작중이다. 김 감독이 제작하고 정유미가 출연하는 이번 트레일러는 실사부분과 애니메이션 부분이 어우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후반작업 중인 이 홍보영상의 음악은 <가족의 탄생>의 음악을 맡기도 했던 조성우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맡았다고. 영화제 쪽은 대부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기존 트레일러들과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트레일러는 7월 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기자회견에서 첫 선을 보인 뒤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웹사이트와 언론 매체를 통해 공개된다. 8월9일부터 14일까지 6일 동안 수려한 청풍호를 배경으로 치러질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선 50여 편의 상영작과 20여 회의 음악 공연이 치러질 예정이다. www.jimff.or.kr 참조.
김태용 감독,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트레일러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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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부하러 부산 간다!” 지난해 처음 만들어져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던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가 올해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제 쪽에 따르면, 올해 AFA 참가자 선정을 위한 지원자 접수 결과 20개국에서 143명의 열혈 영화광들이 몰려들었다. 첫해 경쟁률 6대1를 뛰어넘는 반응이다. AFA는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비 영화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 2005년에는 거장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교장을 맡고 논지 니미부트르, 박기용, 유릭 와이, 황기석 등이 강사로 참여해 28명의 최종합격자들과 함께 3주 동안의 실전 교육과정을 마쳤다. 또한 참가자들이 교육기간 만든 2편의 단편영화는 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지난해처럼 이번에도 단편영화 제작, 워크숍, 특강, 연수 및 제작지원 등으로 프로그램이 꾸려질 예정. 영화제 쪽은 “지난해는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 지원자 수가 전체 지원자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20% 수준으로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올해도 경쟁률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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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아카데미가 중국 연길에서 ‘디지털 영화제작 워크숍’을 연다. 8월1일부터 5일까지 닷새동안 진행되는 이번 워크숍은 중국동포 및 한족 청년 40명을 대상으로 한다. 연변과학기술대학, 연변텔레비젼방송국과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파나소닉코리아, 코리아 어도브 등이 후원하는 이번 워크숍에선 영화제작의 이해, 촬영, 편집, 녹음교육 등이 실시될 예정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 박기용 원장은 “중국동포 젊은이 중에도 영화인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망종><당시> 등의 작품으로 주목을 받고있는 중국동포 출신 장률 감독이 이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영화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행사 배경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조별로 7분 이내의 단편영화를 제작하게 되며, 이 작품들은 연변텔레비전방송국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영진위는 이에 앞서 지난해 중국 동포 대상의 ‘한국영화아카데미 아시아 장학프로
한국영화아카데미, 해외에서 디지털 워크숍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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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익숙한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 송윤아는 자기가 받게 될 질문들을 몇개 짐작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는 2004년 <페이스>에 이어 ‘두 번째 공포영화에 출연한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기자의 질문이 두 번째 공포물에 방점이 찍혔든, 단순히 신작의 출연 계기에 방점이 찍혔든 송윤아는 인터뷰의 서두를 조금 불편해했다. “공포물을 다시 해봐야겠다는 것 때문에 선택한 건 아니에요. 연기자로서 저는 그냥 또 한 작품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는데 장르물이다보니 주변에서 공포영화를 강조하는 거 같아요.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아랑>이 스토리에 중점을 둔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한번에 읽히는 시나리오였고, 억지스럽지 않고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와 같은 평범한 대답, 본인의 말로는 “가식적인 인터뷰”가 얼마간 흐른 뒤 그는 돌연 태도를 바꾸어 솔직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편집본을 봤는데, 내 연기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고요.”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
현실에서 길을 찾다, <아랑>의 송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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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아파트>가 ‘논란에 대한 논란’에 휘말렸다. 이른바 ‘논란 마케팅’ 논란이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22일 <아파트>의 촬영지였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제작사와 안병기 감독을 상대로 영화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사전 양해없이 촬영이 진행돼 사유재산권을 침해당했고, <아파트>가 공포영화라 주민들이 생활에서 많은 공포감을 겪고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논란은 해당 영화 관계자들과 아파트 주민들 선에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들이 ‘영화 홍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논란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제작사는 물론 한국영화제작가협회까지 나서서 “어느 제작자가 영화상영을 볼모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며 발끈한 것이다.
<아파트>의 경우, ‘논란 마케팅 음모설’이 억울할 법도 하다. 실제로 아파트 주민들이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낸 데다, 영화계에서도 이례적인 송사에 휘말렸으니 제
[팝콘&콜라] ‘논란 마케팅’은 논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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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정부의 발표에 따라 7월1일부터 한국 영화 의무상영일수(스크린쿼터)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스크린쿼터 축소는 한국 영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당장 큰 변화를 낳을 가능성은 적지만, 2~3년 뒤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스크린쿼터 얼마만큼 줄어드나=지금까지 스크린쿼터는 1년의 5분의 2로 146일이었다. 이게 7월부터 1년의 5분의 1인 73일로 줄어든다. 그럼 올해 2006년에는 며칠이 적용되느냐에 대해 문화관광부는 1~6월의 5분의 2, 7~12월의 5분의 1을 더해 109일로 확정했다. 쿼터 준수 여부에 따라 지금까지는 의무상영일수에서 최고 40일을 감경해 주었는데, 올해는 최고 23일까지 감경이 가능하다.
한국 영화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선 최근 3년 동안 쿼터를 지키지 못해 고발된 극장은 거의 없었다. 여기서 쿼터가 더 줄어든 만큼 당분간 쿼터는 극장에 부담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모든 극장의 관객점유율이 같다고,
‘쿼터축소 괴물’과 사투 2~3년 뒤 코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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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이 지난 2월4일 혹한의 날씨에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의 첫 주자로 나선 뒤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그는 그동안 영화 〈한반도〉와 〈라디오 스타〉를 찍으면서도 영화인들의 투쟁에서 맏형 노릇을 충실히 해왔다.
※7월이면 1인 시위도 끝나고 영화인들의 투쟁이 한 매듭을 짓게 된다. 중간평가를 한다면?
=보통 싸움은 결론의 향방을 움직이려고 하는 건데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은 이미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절박함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작게는 영화인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영화의 미래를 위해 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결속하게 됐으며 크게는 스크린쿼터의 필요성을 알리고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 신중론이 고개를 드는 데 불쏘시개 구실을 했다.
※초기에는 밥그릇 싸움론, 외제차 논란 등으로 영화배우들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았다.
=영화인들이 다른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가
[인터뷰]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