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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없이 DVD로 직행한 놓치기 아까운 영화 14편
과거 비디오가 흥성하던 시절, 웬만한 영화는 단 하루라도 개봉관에 내걸렸다. 비디오 재킷에 ‘OO극장 개봉작’이란 문구가 붙으면 그렇지 않은 영화보다 1만원가량 비싸게 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룰이 적용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습이란 걸 생각해보면, 비디오 또는 DVD로 바로 출시할 영화를 단관에서라도 개봉하려는 수입업자들의 관행은 계속될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단관일지라도 극장 개봉에는 선제물, 포스터, 광고, 프린트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게 된다. 결국 뒤집어 말하면, 곧바로 비디오 대여점이나 DVD숍으로 직행하는 경우는 비디오와 DVD를 팔아도 개봉 비용을 뽑지 못할 만한 영화를 의미하게 된다.
여기 소개하는 14편의 DVD는 어떨까. 여러 가지 이유로 극장을 잡지 못한 채 곧바로 DVD로 출시된 이들 영화 중에는 한국에서 흥행 전망이 암담한 경우도, 시기 선정에 실패한 경우도, 그냥 어영부영하다가
개봉 못한 영화 DVD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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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은 <사무라이 픽션>(1997)을 3번 보았다고 했다. 2000년에 국내 개봉한 뒤 극장에서 한 번, DVD로 두 번. 이 영화를 만든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은 단편 옴니버스 <스테레오 퓨처>(2001)와 TV드라마 <가면의 닌자 적영>의 영화화 <레드 샤도우>(2001)를 연출하면서 그다지 큰 이슈 없이 조용히 일본 인디영화계에서 지냈다. 나카노 감독은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흑백 단편 <다리미>를 출품해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했다. 이 단편은 2006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 다시 초청되었고 이준익 감독은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압축적인 비주얼과 고도의 코미디가 결합된 촌철살인의 단편 <다리미>와 스타일리시한 사극(이자 코미디) <사무라이 픽션>의 감독 나카노 히로유키를 이준익이 만났다. 감독과 감독의 만남이자 감독과 팬의 만남. 통역을 거쳐야 하는 느린 대화였음에도 둘의 대화는 시종 유쾌
이준익 감독, <사무라이 픽션>의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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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담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소재는 삼각관계다. 연적의 등장은 관계의 편안함에 긴장감을 부여하고 그것은 다시 관객이 느끼는 어떤 정서, 슬픔이나 분노, 괴로움, 즐거움 등에 강렬하게 호소한다. <연애의 기술> 역시 삼각관계에서 출발한다. 하비에(에르네스토 알테리오)와 사랑에 빠진 파울라(나탈리아 베르베케)는 자신의 애인이자 하비에의 친구인 페드로(귈레르모 톨레도)에게 이별을 고하지만 둘의 관계를 모르는 페드로는 떠나려는 파울라를 붙잡는다. 노래와 춤을 삽입해 뮤지컬을 차용한 형식 외엔 그닥 색다를 것 없는 도입부를 넘어서면 <연애의 기술>은 한층 놀라운 경지로 나아간다. 상심한 페드로를 위로하려던 하비에의 여자친구 소냐(파즈 베가)가 페드로와 잠자리를 함께하면서 이들의 관계가 이중으로 꼬여가기 때문이다.
금기를 깬 연인들이 비극으로 치닫는 데 비해 <연애의 기술>의 결말은, 그 과정에서 질투로 인한 다소의 폭력 행위를 수반하긴 하지만 오히려 해
금기를 깬 연인들의 ‘체인징 파트너’ <연애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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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에 관해 재능과 열정을 지닌 두 청춘이 있다. 한명은 슬럼가에서 흑인들과 어울리며 사는 백인 비보이 타일러(채닝 테이텀)다. 알코올중독자 아버지, 새엄마와 함께 사는 집은 가난하고, 그는 취미로 춤을 출 뿐 그것을 미래로 정해보진 않았다. 또 한명은 예술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한 노라(제나 듀언)다.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은 없지만 춤을 반대하는 엄마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크나큰 절망의 요소다. 가난한 프리스타일 댄서 남자와 부유한 (이른바) FM댄서 여자가 만나서 한 무대를 준비하게 되었다.
<스텝 업>은 춤을 소재로 한 하이틴물이 갖춰야 할 필요한 것들은 다 갖췄다. 선남선녀, 강렬한 비트의 트렌디 뮤직, 젊음과 생명력이 넘치는 육체의 움직임, 로맨스,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무대, 꿈 그리고 그것의 성취.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스텝 업>은 그것들을 다 보여줄 것이며 또 그 이상으로 무리하게 나아가지도 않을 것이다. 하나 <스텝 업>은 센스없
웬만한 무대가 아쉽지 않다 <스텝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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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애완쥐 로디(휴 잭맨)는 아쉬운 게 없다. 주인이 휴가를 떠난 뒤, 대형 평면TV를 독차지하고, 온갖 장난감들에 둘러싸여 호화로운 생활을 만끽하던 그에게 시궁창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궁창쥐의 계략으로 변기에 빠지고 하수구를 통해 쥐들만의 지하세계 래트로폴리스에 도착한 로디는 우아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터프한 암컷쥐 리타(케이트 윈슬럿)를 만나고, 리타와 두꺼비 토드(이안 매켈런) 일당의 대결에 휘말리고,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더욱 큰 음모를 막으면서 로디는 자신이 미처 깨닫지도 못했던 결핍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일련의 소동극 끝에 그는 함께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플러쉬>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성장극으로 정리될 수 있는 영화지만, 3D애니메이션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은 볼거리. 관객은 리타의 배 ‘제미 도저’호를 따라 하수구 곳곳을 누비며 수상액션의 주인공이 된다. <월래스와 그로밋> 등을 제작
지나치게 무난한 소동극 <플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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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라이트 레드베터 www.ewrightledbetter.com
“쿠바의 사회주의는 새로운 세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쿠바 사람들은 그것을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피델 카스트로 이후에 쿠바와 쿠바 사람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쿠바에 대한 애정으로 치면 E. 라이트 레드베터만한 사진가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의 홈페이지는 쿠바에 대한 애정의 작은 증거물이다.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소년, 대포 위에서 천진난만하게 카메라를 내려다보는 아이, 무거운 짐을 한 가득 머리 위에 올려놓은 노파 등 레드베터의 카메라는 쿠바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표정을 통해 쿠바사회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견한다. 언젠가 쿠바를 가겠다고 공언한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추천하고픈 홈페이지.
아라키 노부요시 www.arakinobuyoshi.com
두말할 필요 없는 아라키 노부요시의 홈페이지. 국내 포털에도 따로 그의 홈페이지 주소가 나와 있을 정도로 인기 작가다. 도마뱀을
온라인에서 만나는 포토 갤러리 21곳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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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된 한 남자가 고향으로 향한다. 그는 술을 마시면 칼도 피도 두려워하지 않는 주먹을 지닌 태식(김래원). 태식이 괴롭혔던 민석은 경찰이 되었고, 태식의 부하였던 양기(김정태)와 창무(한정수)는 시의원이자 지하조직을 움직이는 조판수 회장(김병옥)의 심복이 되었다. 양기와 창무는 태식의 귀향 소식에 긴장하지만 태식은 해바라기 식당 아줌마 덕자(김해숙)를 찾아가 조용하게 살려고 한다. 태식은 술도 마시지 않고 싸움도 하지 않고, 카센터에 일자리를 구한다. 덕자는 태식과 피가 섞이지 않은 사이지만 태식을 친아들처럼 맞아들인다. 하지만 덕자와 덕자의 딸 희주(허이재)와 함께 평범한 행복을 찾던 태식에게 폭력조직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해바라기>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투사부일체>의 각본을 쓴 강석범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가족애를 발견하는 드라마와
드라마보다는 액션에 치우쳐진 영화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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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 그 안에 연루된 여자, 그녀의 관능적인 육체, 그리고 비극적인 죽음. <로사리오>는 이러한 도식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영화다. 게다가 그녀의 이름은 ‘로사리오’(플로라 마르티네즈)다. 그녀는 성녀와 창녀의 이미지가 노골적으로 공존하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강간당한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로사리오는 오빠를 따라 범죄조직에 가담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범죄조직의 남자들에게 기꺼이 성적 대상이 되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에밀리오(마놀로 카르도나)와 안토니오(유나 유가데)라는 평범한 남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 둘 모두에게서 사랑을 받는다. 결국 그녀는 안토니오라는 착한 남자에게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가는 자신의 인생을 맡기고 싶어하지만, 애초 행복은 그녀의 편이 아니다.
2005년 콜롬비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는 <로사리오>는 언제나 예상 가능한 장면들과 그에 걸맞은 단조로운 이야기로 구성된다. 범죄조직의 냉혈함, 혹은
관능적인 몸을 끊임없이 대상화 <로사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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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찍어라.’ 좋은 사진을 위한 첫 번째 조언이다. 사진가들은 많이 찍는 것만큼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무엇이 좋은 사진인지 알지 못하면 아무리 찍어도 별반 실력이 늘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주말에 시간을 내 사진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것도 습관이 되어 있지 않으면 미루게 마련이다. 또 고가의 사진책 한권을 구비하려면 넉넉지 못한 주머니 사정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온라인 갤러리는 그럴 때 필요하다. 외국 작가들 중심으로 볼 만한 홈페이지를 몇개 골라 소개한다. 덧붙여 아래 갤러리들은 이미지프레스가 내놓은 <여행하는 나무>, <월간사진> <포토넷> 등의 사진잡지, 네이버 카페 포토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소개한 홈페이지 중에서 골랐다. 한국 사진작가들의 홈페이지를 소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사진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일지라도 눈요기 하나만큼은 충분할 것이다.
매그넘 www.magnumphotos.com
보도사진그룹 매그넘은
온라인에서 만나는 포토 갤러리 21곳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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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거침없는 걸음으로 식료품점에 들어선다. 꼬마 콜린에게 이것저것 사주며 용돈 벌고 싶으면 찾아오라 말하는 사내는 프랭크 코스텔로(잭 니콜슨), 아일랜드계 갱단 영토의 지배자다. 그를 아버지처럼 여기며 자라난 콜린 설리번(맷 데이먼)은 매사추세츠주 경찰청의 사복형사가 되어 경찰 내부 정보를 코스텔로에게 전해준다. 콜린과 비슷한 시기에 경찰이 된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그와 대척점에 서게 된다. 아버지를 제외한 친가쪽 핏줄 거의 전부가 범죄자였던 빌리는 그런 배경을 이용해 코스텔로 조직에 잠입해 신임을 받는 조직원이 된다. 빌리와 콜린을 통해 정보가 흘러나가기 시작하자 경찰과 코스텔로 조직은 첩자의 존재를 감지하고, 두 남자에게 서로의 정체를 폭로하도록 종용한다.
<무간도>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는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우위를 논하고자 함이 아니라, 산수(山水)가 달라지면 그 열매
자신을 근심하기에 바쁜 남자들의 초상 <디파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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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도시 평양의 비정치적인 가족사
“창밖의 경치를 보면서도 3명의 오빠들과 조카들을 생각한다. 동시에 나는, 내가 결코 조국의 품에 안긴 것도 아니며 혁명의 수도를 향하고 있는 것도 아닌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곳, 보고 싶은 사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디어 평양> 중 양영희 감독의 내레이션)
새롭게 다가온 것은 아버지만이 아니었다. 학창 시절 ‘지상낙원’으로 주입됐던 평양 역시 그러했다. “맨 처음 평양을 방문한 것은 중학교 때였다. 11년 만에 오빠들을 처음 만났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계속해서 울기만 했다.” 면회 시간은 짧았고, 하루 일정은 각종 ‘혁명 박물관’ 방문들로 꽉 짜여져 있었다. 조국과 혁명과 충성의 완고한 벽이 그를 가로막았고, 오빠들과 거의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못했다는 후회는 이후에도 앙금처럼 마음속에 남아 그를 괴롭혔다. 10여년 뒤 다시 평양을 찾게 되었을 때 양영희 감독
어느 조총련계 재일동포 가족 이야기, <디어 평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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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버지가 있다. 사회주의를 열렬히 신봉하는 그는 이국땅 일본에서 평생을 혁명을 위해 살았다. 사춘기도 지나지 않은 세 아들을 북으로 보낸 아버지는 자신이 믿는 바를 단 한번도 의심하지 않는 듯 보였다. 회의없는 신념을 부정하는 그의 딸은 철이 들면서부터 아버지를 증오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딸은 우연히 카메라를 들게 됐고, 특별한 가족, 그중에서도 아버지를 프레임 안에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법이 시작된다. 카메라 뒤의 딸은 투사인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눈을 뜨고, 카메라 앞의 아버지는 점차 자신의 진심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은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이 십년에 걸쳐 홈비디오처럼 기록하고 완성한 결과물이다.
시종일관 감독의 시선과 일치하는 <디어 평양>의 카메라는 펜이나 눈이 아니라 손이고 마음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두 존재가 카메라를 통해 손을 내밀고 진심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거북한 질문을 끝까지 미루는 망설
진심으로 그들의 안부를 묻게 만든다 <디어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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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교외에서 살고 있는 하루노 가족의 일상은 저마다 분주한 편이다. 아들 하지메(사토 다카히로)는 짝사랑하던 소녀가 전학갈 때까지 고백을 하지 못했는데 새로운 전학생과 또다시 사랑에 빠지고 만다. 딸 사치코(바노 마야)는 언제나 따라다니는 커다란 자기 자신의 환영이 언제쯤 눈앞에서 사라져줄까 궁금하다. 엄마 요시코(데즈카 사토미)는 살림을 하는 틈틈이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고, 비밀스러운 골방에 틀어박힌 할아버지는 소리굽쇠의 소리를 즐기거나 이상한 쿵후 동작을 해보이곤 한다. 삼촌 아야노(아사노 다다노부)는 자신을 찼던 여자가 결혼했다는 사실에 쓸쓸해한다.
<녹차의 맛>은 사치코가 철봉 거꾸로 오르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정도를 제외하면 궁금한 사건이 거의 없는 영화다. 그 대신 <녹차의 맛>은 길게 호흡하면서 순간을 바라볼 수 있는 여백을 주곤 한다.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우산을 줄 수 있었던 남자아이가 비를 맞으며 달리는 길이 어떻게 물리적인 법칙을
문득 녹차를 마시고 싶어지는 영화 <녹차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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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조잡한 욕망을 세련된 형태로 만드는 게 교양의 힘이다. 그건 학교는 물론 학원에서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스스로 감수성을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 흑인 친구를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놀리거나 외국인 노동자를 열등한 존재로 여기고 차별하는 한심한 태도는 누가 바꿔주지 못하는 것이다. 메마른 감성의 눈을 뜨는 길 말고 다른 길이 없다. 그런데 그 둔감한 감수성은 누가 일깨워주나. 영화는 좋은 교양의 학교가 될 수 있는가. 문제는 이 까다롭고 거추장스러운 인권이라는 주제를 건드리면서 영화적 깊이도 훼손하지 않고 영화적 즐거움까지도 포획할 수 있느냐는 거다. 박찬욱 감독이 <여섯개의 시선> 중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에서 보여준 것처럼.
<여섯개의 시선>의 박찬욱, 박진표, 임순례 그리고 <다섯개의 시선>의 류승완, 정지우에 이어 정윤철, 노동석, 김곡·김선 등이 <시선> 세 번째 작품을 만들었다. 영화 경력을 따진다면
야만스런 사회를 꼬집는 감성교육, <세번째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