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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중견 감독들의 영화는 임권택의 <천년학>, 이명세의 <M>, 김기덕의 <숨>, 재일교포 감독 최양일의 <수> 등이다. 남도의 판소리와 운명적인 로맨스가 교차하는 <천년학>은 국민영화로 불리었던 <서편제>를 반복한다. <M>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추격전을 구현하는 세 번째 시도이다. <숨>은 김기덕 특유의 밀폐된 공간에서 사계절 퍼포먼스(말 그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다.)를 벌인다. 한국에서 제작한 최양일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 <수>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표방해 온 그의 하드고어 영화다.
중견 감독의‘차이와 반복, 젊은 감독의 장르적 변주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중견 감독들은 자신이 이룩해 놓은 영토를 다시금 확인한다. 임권택은 임권택이고, 이명세는 이명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동일한 것의
한국영화, 새로운 전환기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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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은 시네필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몇몇 영화의 거장이 이 세상을 뜬 한 해로 기억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게 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에드워드 양의 죽음은 각별하다. 이것은 단지 한 재능있던 ‘변방’ 영화인의 죽음으로 여겨지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시대를 두고 장 뤽 고다르의 시대, 혹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시대에 비해 영화가 아주 급격히 퇴조하지만은 않은 때라고 간주하며 희망의 촛불을 끄지 않는 것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허우 샤오시엔, 그리고 에드워드 양 등이 영화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에드워드 양의 죽음은, 다소 과장하자면, 잉그리드 베르히만의 죽음과 달리 지금 이 시대의 영화적 풍경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사 안에서 에드워드 양은 우선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대만 뉴웨이브의 기수로 기록되어 있다. 문이 활짝 열린 그의 집에서 허우 샤오시엔이나 우 니엔쩐 같은 이들이 얘기하고 술
세 배의 삶을 가르쳐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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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Hero
스즈키 마사유키 | 2007 | 130분 | 35mm | 일본 | 아시아 영화의 창
‘검사의 존재 조건은 무엇일까.’ 11회 전회 시청률이 30%를 넘으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히어로>가 6년만에 돌아와 던진 질문이다. 일본의 국민적인 스타 기무라 타쿠야는 물론 마츠 다카코, 아베 히로시, 오오츠카 네네 등 드라마 출연진이 대부분 그대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지방으로 쫓겨났던 검사 쿠류 코헤이(기무라 타쿠야)가 6년만에 도쿄 죠사이 지부로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의 내용은 쿠류가 맡은 사건이 일본 정치계의 거물인 하나오카 렌자부로의 비리 사건과 연루되면서 쿠류가 겪는 고민들. 단순한 스토리를 죠사이 지부의 훈훈한 분위기와 인간적인 냄새가 짙은 캐릭터들로 넓혀간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연출을 스즈키 마사유키 감독은 이제 검사의 역할을 고민한다. 쿠류에 맞서는 변호사로 전직 검사 변호사가 등장하고 쿠류는 ‘죄를 구원하’지 않고 ‘죄를
검사의 존재 조건은 무엇?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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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랑가보 Munyurangabo
리 아이작 정 | 2007년 | 97분 | 35mm | 르완다, 미국, 홍콩 | 플래쉬 포워드
지난 1990년부터 99년까지 이어진 르완다 내전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학살극 중 하나였다. 후투족은 50만명의 투치족을 살해했고, 투치족은 100만명의 후투족을 살해했다. 이 무시무시한 살육의 현장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호텔 르완다>의 DVD를 빌리는 것이 편리하고도 감동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진행형의 역사가 궁금한 관객이라면 재미동포 2세 감독 리 아이작 정이 3만달러의 초저예산으로 완성한 아름다운 로드무비를 놓쳐서는 안 된다. 고아소년 문유랑가보는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친구 상그와와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상그와는 오랫동안 헤어졌던 부모와 살기 위해 고향집에 머물기로 결심하고, 배신감을 느끼는 문유랑가보는 홀로 복수의 길을 재촉한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결코 대학살의 비극을 노골적으로 이야기하거나 화면에 되살리지 않
최초의 100% 르완다어 영화 <문유랑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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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버스 Night Bus
키우마르스 푸라흐마드 | 2007년 | 90분 | 35mm | 이란 | 아시아영화의 창
전쟁터에서 적과 우정을 나누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야간버스>를 연출한 키우마르스 푸라흐마드 감독이라면 확신을 실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전장은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잔혹한 곳이지만 한 조각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증오가 사랑으로 변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16살 소년 병사 이사는 영국 유학 중 잠깐 고국에 들렀다가 징집된 청년 에마드와 함께 38명의 이라크군 포로를 버스에 태워 포로수용소로 수송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늙은 버스 운전사를 합해 고작 3명의 남자가 38명의 적을 제압하는 일이 어디 쉬울까. 눈을 가리고 입을 막고 총으로 위협하는 중에도 포로들은 어느 순간 그들과 부쩍 가까워진다.
먼지 자욱한 비포장도로와 낡은 버스 안을 주로 비추는 <야간버스>는 비극을 애써 감추려 하지는 않지만 간혹 초라한
초라한 배경마저 사랑스러운 영화 <야간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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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Control
안톤 코빈 | 2007년 | 119분 | 35mm | 영국 | 월드 시네마
시애틀 그런지 씬에 커트 코베인이 있다면 영국 뉴웨이브 씬에는 이언 커티스가 있었다. 이언 커티스의 밴드 ‘조이 디비전’은 섹스 피스톨스의 펑크 운동이 금세 사그라진 70년대말 영국에서 뉴웨이브 록의 서막을 열어젖힌 선구자였다. 하지만 첫번째 미국 투어를 앞두고 있던 스물세살의 이언 커티스는 이기 팝의 음반을 턴테이블에 올려놓은 채 호텔방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 보컬을 잃어버린 멤버들은 밴드 ‘뉴 오더’를 결성해서 음악을 계속해나갔고, 그들의 음악은 새롭게 불어닥친 ‘뉴웨이브 운동’의 출발점이 됐다. 이언 커티스는 록의 불운한 전설로 남았지만 그의 짧은 생애가 남긴 음악적 유산은 80년대 내내 영국 밴드들의 영감으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이언 커티스의 오랜팬들이라면 조이 디비전의 무대가 잠시 재현된 마이클 윈터바텀의 걸작 <24시간 파티피플>을 반복적으로 되감아보며 독립적
영국엔 이언 커티스가 있다 <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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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天然コケッコ-
야마시타 노부히로 | 2007 | 121분 | 35mm | 일본 | 아시아 영화의 창
7명이 전교생인 학교, 초등부와 중등부가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이 마을에는 모든 게 조용하고 온화하다. <후나기를 기다리며> <린다 린다 린다>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신작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에서 작고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소요(카호)는 오줌 싼 막내를 챙기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기다리고, 급식 점심 메뉴는 학교 방송의 귀여운 멘트를 타고 공지된다. 방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항상 전교생이 함께다.
도쿄에서 전학생 오사와 히로키(오카다 마사키)가 등장하며 인물들의 관계가 새롭게 그려지지만 도시와 시골의 만남을 화해의 무드로 끌고가는 전형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야마시타 감독은 <후나기를 기다리며> <바보들의 배>가 그랬던 것처럼 작고 귀여운
작고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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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무럭무럭 커버린 <태왕사신기>, <왕과 나> 유승호의 스포트라이트 인터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유승호가 그동안 배우를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은?
학교와 촬영 현장, 어느 곳이 더 좋을까?
"감독님한테 혼날 땐 학교가 더 좋고요, 시험기간엔 현장이 더 좋아요."
정신연령은 아직 4학년이라던 매니저 '형아'의 말보단 내심 속이 깊은
'리틀 소지섭' 배우 유승호의 진솔한 인터뷰~!!
이 모든 인터뷰 내용을 생생한 동영상으로 만나보세요.
10월 15일까지 아래 댓글에 배우 유승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세요.추첨을 통해 배우 유승호의 친필 사인이 담긴
폴라로이드 사진을 드립니다.
당첨자는 커뮤니티 '씨네21 소식'에서 확인해 주세요.
<태왕사신기>의 리틀 소지섭으로 불리는 소년, 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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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부일체> 홍일점 서지혜와 함께 한 톡톡 튀는 인터뷰!
"아직은 스타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
"연기, 일단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보고 싶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에 대한 포부와 열정을 보여준 그녀!
또한, 씨네21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2원 생중계 인터뷰!
배우 임현식씨의 후배사랑을 엿볼 수 있는 따뜻한 덕담 한마디!!!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눌러 주세요.
<상사부일체> 서지혜, “아직은 스타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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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가 본격적으로 가을을 탔다. 허진호 감독의 4번째 영화 <행복>이 당초 우세가 점쳐지던 <러시아워 3>를 누르고 예매순위 1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성룡의 영화가 추석시즌에 관객몰이를 했던 점과 허진호 감독이 만든 대부분의 영화들이 가을에 찾아온 것을 보면, 지금 현재 10월의 관객들은 가을정서에 맞는 영화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러시아워 3>의 박스오피스 선전도 기대해 볼 만하다. 현재로서는 약 5%에서 10%의 격차를 보이지만 주말 박스오피스 집계에서는 <러시아워 3>가 근소한 차이로 따라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성룡영화는 단지 추석뿐만 아니라 지방극장가에서 꾸준한 호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 편, 추석시즌과 지난 주에 걸쳐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사랑>은 3위권 이하로 내려왔다.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내니 다이어리>는 여성관객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사랑>과
가을에는 역시 멜로영화, <행복> 예매순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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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80. 월드시네마 섹션을 담당하고 있는 전양준 프로그래머를 읽는 두개의 숫자다. 30은 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국가들의 영화를 보기위해 인내해야만 하는 비행기 탑승시간, 80은 한해 영화관람수의 근사치다. 칸과 베를린, 베니스만이 그의 주요 목적지는 아니다. 요즘은 부산영화제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하듯 여러 나라들이 전양준 프로그래머를 위한 프라이빗 스크리닝을 준비하기도 한단다. 덕분에 비행기 탑승 시간은 늘어났고 관람숫자 역시 치솟았다. "이젠 전 지역을 혼자서 커버하는 건 불가능해서 각 언어권과 지역권 당 전문 프로그래머들을 늘여가고 있다"는 그의 말은 부산영화제의 자부심을 대변한다.
올해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영화들은 단연 동유럽권 작품들이다. 특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4개월, 3주 그리고 2일>과 유려한 역사극 <남은자는 침묵한다>를 출품한 루마니아의 강세가 눈에 띈다. 전양준 프로그래머는 루마니아 영화의 국제적인 부상이
더 멀리 더 많이, 비행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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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를 한 Piff족이라도 영화를 보기 전 공식 홈페이지를 반드시 확인해야겠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상영이 취소된 영화들을 공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영이 완전히 취소된 영화는 총 4편이다. <리버피플>과 <개같은 사랑>은 작품이 완성되지 않아 티켓 개시 전 상영이 취소됐다. <밴드의 방문>은 배급사의 사정으로 상영 취소됐으나 <울프하운드>를 야외에서 대체 상영하기로 했다. 한편 <크로우즈 제로>는 배급사의 요구로 11일 상영만 취소됐다. <불상은 수치심 때문에 붕괴되었다>는 배급사의 사정으로 인터넷 예매가 끝났음에도 상영이 모두 취소됐다. 발권 여부에 상관없이 이 영화를 예매한 관객은 결제내역이 1일 중으로 모두 취소될 예정이며, 부산은행에서 티켓을 구입한 관객은 부산은행 전 지점 또는 영화제 기간 임시매표소에서 환불 가능하다.
영화 보기 전 상영 취소목록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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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오는 6일 열리는 프랑스의 밤 행사에서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훈장 오피시에'를 수여받는다.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가 양국 간의 문화예술 교류에 대한 김 위원장의 공로를 높이 샀으며, 그가 받는 훈장은 2000년 받았던 문화예술훈장 기사장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상이라고. 이로써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도빌시와 파리시 훈장까지 모두 4개의 훈장을 프랑스로부터 받게 됐다.
김동호 집행위원장, 부산영화제서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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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불법 다운로드 근절에 나선다. 부산영화제 관계자는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부산광역시,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 등과 함께 영화제 기간 중 ‘그린마인드 캠페인’을 펼친다고 밝혔다. 영상 산업이 불법 파일의 다운로드로 인해 침체화되는 걸 막기 위해 정부 기관과 영상 산업 관련 단체들이 나선 것. 10월5일 ‘불법 다운로드 근절을 위한 그린마인드 선포식’을 시작으로 그린풍선 나눠주기 행사, 서명운동 등 다양한 이벤트와 퍼포먼스가 열릴 예정이다.
불법 다운로드는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