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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4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간의 축제의 서막을 올린다. 지난 12월 결혼한 문소리와 장준환 감독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에는 개막작 <집결호>를 연출한 펑 샤오강 감독,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인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과 이창동 감독, 오스카 특별 공로상을 수상한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감독 등 다양한 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축하 공연의 일부로 전제덕밴드가 엔니오 모리꼬네 앞에서 그의 음악을 하모니카로 연주하는 이색적인 풍경도 펼쳐진다.
이번 부산영화제는 모두 64개국 275편의 영화를 초청했다. 이 중 월드 프리미어는 작년보다 1편이 늘어난 66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6편이 늘어난 26편이다. 올해는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작과 거장들의 화제작을 공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가능성 있는 신인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플래시 포워드’가 신설됐다. 지난 6월 타계한 에드워드 양 감독의 전작 8편
출발! 영화의 바다로 닻을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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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보다 하루 앞선 10월3일 부산을 방문한 펑 샤오강 감독을 만났다. 12월20일 중국서 개봉하는 <집결호>는 ‘중국판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소문과 함께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 관객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사건이라 해외에서의 반응이 무척 궁금하다는 그는, 첫번째 해외 공개인 이번 상영을 기다리며 영화 완성 이후 가장 긴장된 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이 어떤가?
=이미 개막작 <집결호>가 16분만에 매진됐다는 소식을 중국에서 들었다. 사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하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집결호>가 중국 관객들에게는 꽤 익숙한 이야기인데 해외에서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서 벌써 개막식이 기다려진다. 많은 사람들이 본다는 사실이 좋긴 하지만, 영화가 안 좋으면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욕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무척 긴장된다.
-앞서 <야연>이라는 무협 대작을 연출한 경험이
[펑 샤오강]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집결호>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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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이틀 전인 10월2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개막식 무대와 야외 상영관이 마련된 것은 물론 레드 카펫까지 벌써 깔려 있다. 철골 구조물을 올리고 조명을 설치하는 스탭들의 움직임이 부산했다. “리허설이 당장 내일”이라니 이들이 이리도 조용하게, 또 바쁘게 뛰어다니는 것도 이해할 만했다. 하지만 야외무대가 비교적 담담한 분위기였다면 영화제 사무실은 전장이었다. “잠깐만요. 나중에 전화할게요!” “그 건은 어떻게 처리하죠?” 개막이 코앞인데다 각종 행사의 실무를 담당하는 이들이니 복잡한 일에 머리가 아픈 것은 당연지사. 열기로 이글거리는 것은 근처 상가에 사무실을 꾸린 자막팀도 마찬가지였다. “베니스, 뱅쿠버 영화제에서 틀었던 영상 자료를 늦게 보냈어요. 빈자리요? 밤샘 작업을 하고 팀원들이 잠깐 씻으러 가서요.” 조소라 팀장의 설명이었다. 부천영화제, 충무로영화제 스탭까지 내려와 도와주고 있었지만 여전히 정신없는 모양이었다.
개막을 하루 앞둔 10월3일, 전날 발대식을 올린
부산은 이미 축제의 열기로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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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원산면옥'의 함흥냉면
진짜 함흥의 맛을 보고 싶다면 이곳을 놓치면 안 된다. 부산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냉면집. 245-2310
'서울 깍두기'의 설렁탕
고랭지 무로 담근 서울 깍두기와 구수한 설렁탕 맛이 일품이다. 245-3950
'부산 명물 횟집'의 회백밥
60년 전통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최고수준의 맛을 자랑한다. 싱싱한 회와 알찬 밑반찬, 맑고 시원한 국 모두 만족스럽다. 245-4995
'신창 돼지국밥'의 돼지국밥
맑은 국물맛이 이 집의 인기비결이다. 순대 특유의 역한 냄새도 나지 않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245-5074
'18번 완당집'의 완당면
속이 꽉 찬 완당과 다시마를 우려낸 국물의 조화가 아름답다. 245-0018
'한양원조족발'의 냉채족발
해파리냉채와 오이에 겨자양념을 버무려 족발과 함께 먹는 '별미'다. 246-3039
'우리보리밥'의 보리비빔밥
비빔밥 재료가 풍부하고 담백하다. 자갈치 시장 안에서도 인기만
남포동 주변 맛집, 볼거리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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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해운대소문난삼계탕'의 삼계탕
13종류의 약재로 끓여 만든 삼계탕의 정수. 741-4545
'원조 할매국밥'의 국밥
원래 맛있는 집이 메뉴는 적다. 쇠고기국밥, 선짓국밥, 따로국밥 세 가지 종류에 가격은 저렴하다. 24시간 영업하는 몇 안 되는 음식점. 746-4053
'새아침 식당'의 한정식
계란말이, 생선구이가 이 집의 자랑거리. 밑반찬도 푸짐하다. 742-4053
'해운대 소문난 갈비집'의 갈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하면 반드시 들렀다는 그곳. 한옥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멋스럽고, 갈비는 칼집을 내 부드럽고 맛있다. 746-0003
'금수복국'의 복매운탕
탕을 뚝배기에 담아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742-3600
'마산게낙찜'의 게낙찜
꽃게, 낙지, 새우에 콩나물과 양념을 넣고 찐 요리다. 시원하고 담백한 맛. 주당들이 자주 찾는단다. 747-7773
'윤가네 신토불이 보쌈'의 보쌈
뭉툭한 육질에 새콤달콤한 김치가 일품이다. 공
해운대 주변 맛집, 볼거리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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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샤오강 감독의 신작 <집결호>는 중국의 화이브라더스와 한국의 MK픽처스가 공동제작한 블록버스터 전쟁영화다. 1948년 겨울, 중국 인민해방군과 국민당이 회해와 방부에서 치열하게 맞서 싸운다. 해방군 9연대의 중대장 구이찌디(장한위)와 46명에 달하는 그의 부하들은 문하에서 적의 행군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맡는다. 10만명에 달하는 국민당에 대항하던 중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부하들이 하나씩 죽어나가지만 연대장에게 퇴각 명령을 듣지 못한 구이찌디는 그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다. 이미 발령된 집결호(퇴각 나팔)를 자신이 실수로 듣지 못한 게 아닐까 의심하던 구이찌디는 우연찮게 목숨을 부지한 반면 46명의 부하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다시금 해방군 포병대에 들어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구이찌디는 두 눈을 거의 실명하기에 이르지만 부하들과의 기억을 잊지 않고, 마침내 그들이 최후를 맞이했던 탄광을 찾아간다. 희생과 용기를 상징하는 ‘집결호’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
거대한 스케일의 전쟁영화 <집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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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의 아시아 영화를 담당하고 있는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아시아 영화의 뉴스통이란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대만, 중국, 일본, 인도, 필리핀, 싱가폴 등 거의 아시아 전 국가에 자신과 “한 몸이 되어 움직이는 팀”을 갖고 있는 그는 가장 새로운 아시아 영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아시아 감독들을 찾아 1년을 산다. 올해 그가 부산에 가져온 영화는 11개국에서 고른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의 38편과 6개국을 돌며 고른 ‘뉴 커런츠’ 부문의 8편 등. “뉴 이란 시네마의 선두주자” 다리우스 메흐르지 감독의 작품은 ‘아시아 작가 영화의 새 지도 그리기’ 시리즈 세번째로, 새롭게 떠오르는 말레이시아의 영화들은 ‘뉴 말레이시안 시네마의 세가지 색깔’로 꾸몄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뿌듯함을 느낀 섹션은 지난 6월 타계한 에드워드 양 감독의 회고전이다. 대만과 미국에 걸쳐 영화의 판권도 복잡하게 얽힌 에드워드 양 감독의 작품은 프린트를 수급하는 것 자체가
아시아 마당발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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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언제나 변함없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환한 얼굴이다. 그와 함께 성장한 영화제는 어느덧 12살을 맞아 아시아 영상산업의 허브가 되리라는 큰 포부를 품고 있다. 30분 단위로 빼곡히 들어차있는 스케줄 보드를 배경으로 그가 올해 영화제에 대해 즐거이 입을 열었다.
-작년을 회고한다면?
=아시안필름마켓을 처음 열면서 걱정도 많이 했고 실제 운영에 시행착오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 가장 의미 있는 행사 중 하나였다는 자부심이 있다. 더불어 해운대 해변에 피프 파빌리온을 지으면서 잘만 운영하면 오히려 칸이나 그 어떤 영화제보다 더 경관이 멋진 영화제가 될 수 있겠다는 뿌듯함도 생겼다. 그것이 올해 조금 더 개선한 결과로 반영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작년이 술을 안 먹고 치른 첫 번째 영화제였다.(웃음) 그래서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몸을 혹사시키지 않으면서 치른 영화제였다.
-제12회 부산영화제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나?
=영화제 자체는 10년 넘게 치르면서 정상
아시아영상산업 허브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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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에 개봉되는 영화를 엄선하여 관객들에게 질문하는 [개봉작 출구조사]
이번 주에는 10월 3일에 개봉한 <행복>과 <내니 다이어리>를 보신 관객분들에게 솔직담백한 영화평을 들어 봤습니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출구조사] <행복>, <내니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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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유행가 한 소절을 아무거나 읊조려보라. 열에 일곱은 <행복>과 공명하는 대목이 있을 것이다. <행복>은 스스럼없이 통속적인 이야기다. 무책임한 남자가 헌신적인 여인과 사랑을 나누다 배반한다. 게다가 그녀는 치명적 병마의 포로다. 허진호 감독은 이번에도 흔한 연애담의 그릇에 울림을 담으려 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그리고 ‘4월의 눈’이라는 해외 개봉 제목을 가진 <외출>에서, 계절은 줄곧 중요한 요소였다. 네 번째 영화 <행복>은 여기 덧붙여 허진호 영화의 사계(四季)를 헤아려 보게 만든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미처 시작도 못하고 접은 사랑의 꿈을 그렸고, <봄날은 간다>는 한여름 녹음처럼 영원할 것만 같던 젊은 날의 연애담이다. <외출>의 사랑은 배우자에게 배신당한 기혼 남녀에게 쓸쓸한 얼굴로 찾아왔다. 새 영화 <행복>에서, 사랑의 시제는 과거완
사랑의 균열과 실패에 관한 이야기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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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워>(1998) 1편으로부터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 성룡은 <나이스 가이>(1997)와 <성룡의 CIA>(1998) 등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이른바 ‘쇠퇴기’라는 팬들의 아쉬움에 직면하기 시작한 때였다. 그로부터도 무려 10년이 지났으니 <러시아워3>에서 사실상 그의 ‘본격’ 액션이라 할 만한 장면은 별로 없다. 아니, 어쩌면 그는 이제 더이상 각박한 도심에서 그런 싱싱한 액션을 영영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룡은 ‘착한 경찰’이라는 자기 고유의 캐릭터로 안간힘을 쓴다. 한 대사에 대한 충성심과 어렸을 적 헤어진 옛 고아원 동생을 다소 맥락없이 등장시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국제적인 범죄조직 삼합회의 중심인물 ‘샤이 셴’의 정체를 이야기하려던 ‘한’ 대사가 세계범죄재판위원회 회의 도중 살해당한다. 그를 경호하던 리(성룡)와 단짝 경찰 제임스 카터(크리스 터커)는 곧이어 암살 위험에 빠진
성룡의 액션보다 귀여움 <러시아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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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마천루 안에서 양복차림은 모두 백인이고, 청소하는 이들은 대부분 히스패닉이나 흑인이며, 그 사이를 질주하는 택시기사 열에 아홉은 인도며 러시아에서 넘어온 이민자다. 패션과 개성과 자유의 도시 뉴욕은 인종과 계급의 차이를 가장 도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뉴저지 출신 애니(스칼렛 요한슨)가 얼떨결에 뉴욕 상류층 ‘X 가족들’ 외아들의 유모로 ‘발탁’된 이후의 고군분투를 그린 <내니 다이어리>는 그런 뉴욕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바라본다. 영화의 오프닝은 뉴욕 자연사박물관. 아마존과 사모아 원주민의 양육행태를 보여주는 밀랍인형 옆으로 뉴요커가 전시돼 있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인류학도를 꿈꾸는 애니에게 있어, 기를 쓰고 가정을 꾸린 뒤 온갖 명품으로 치장하고도 쇼핑에 피부관리, 자선사업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 X부인(로라 리니)과 불륜이 일상인 X씨(폴 지아매티)의 모습은 인류학적 고찰의 대상이란 뜻이다.
2002년 첫 출간 이후 스테디
교훈극의 판타지 <내니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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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는 오로지 남자만이 설 수 있다는 법령이 지켜지던 영국의 한 시대에 키니스톤(빌리 크루덥)은 당대에 가장 아름다운 연극 속 여성으로 사랑받는 남자배우다. <오델로>에서 여자주인공 데스데모나를 연기하는 그의 마지막 대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미모와 여성스러움에 언제나처럼 매혹된 관객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의 이름을 외치며 막이 내리기 전 이 연극이 사실상 끝난 것임을 인정해버린다. 그런 그를 늘 무대 뒤편에서 지켜보는 키니스톤의 보조 메리(클레어 데인즈)는 배우가 되고 싶어도 길을 발견할 수 없어 애태우는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이다. 그러던 그녀가 하층민들이 찾는 허름한 주점에서 불법으로 무대에 올라 <오델로>의 데스데모나를 연기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된다. 연극에 관심이 많은 왕의 애인이 그리고 언젠가 키니스톤에게 망신을 당한 적이 있는 권세 높은 귀족 하나가 우연히 그녀의 재능을 밀어주고 메리는 마침내 “무대 위의 여자 역은 여자만이 할 수 있다
식상한 성공기 혹은 러브스토리 <스테이지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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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시 칙스는 여성 뮤지션으로서 최고의 음반 판매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컨트리 뮤직의 언니들이다. 이들이 거침없이 인기가도를 달리던 2003년, 미국은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우기며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때마침 런던에서 공연 중이던 딕시 칙스. 메인 보컬인 나탈리가 관중을 향해 외쳤다.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게 부끄럽군요.” 이 한마디,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 말이 이들의 인기에 제동을 걸었다. 대부분이 공화당 지지자들인 컨트리 뮤직 팬들은 딕시 칙스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고, 이들이 장악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국은 딕시 칙스의 노래를 틀지 않았다. 이들의 논지는 단 하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자는 국가를 모독한 자라는 것이다. 부시의 지지율이 사상 최대로 높았던 시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비난과 위협은 ‘다양성’을 노래하는 미국의 끔찍한 이면을 엿보게 한다.
영화는 2003년 문제의 발언 이후,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친
미국의 끔찍한 이면 <딕시칙스: 셧업 앤 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