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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 걸> The Machine Girl
이구치 노보루/ 2008년/ 96분/ 일본/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반경 100미터 밖으로 물러나시라. 외팔이 여고생의 피칠갑 액션활극 <머신 걸>은 유감없이 몸서리를 치게 만드는 영화다. 야쿠자 조직의 후계자에게 동생을 잃은 아미는 복수를 위해 혈혈단신 조직에 맞서지만, 가혹한 고문 끝에 팔 하나를 잃는다. 하지만 동생과 함께 살해당했던 친구의 부모님이 죽기 직전의 그녀를 거두어 치료해주고 잃어버린 팔을 대체할 머신 건을 선물해주면서 아미는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머신 걸>은 거의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체를 난자한다. 목이 뎅겅 떨어지고 얼굴이 모자이크처럼 조각나며 사지가 찢기고 살점이 튀긴다. 하지만 영화의 진저리나는 잔혹함은 정색한 고어라기보다는 후안무치하게 막장으로 치닫는 장난기와 유머에 가깝다. 분홍빛 핏방울은 스프링클러의 물줄기처럼 세차게 뿜어나가고, 야쿠자 대모의 비
외팔이 여고생의 피칠갑 액션활극 <머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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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 Teeth
미셸 리히텐슈타인/ 미국/ 2007/ 87분/ 월드판타스틱시네마
올해 부천에서 이만큼 도발적인 호러 코미디를 보는 건 힘들지도 모르겠다. 제목이 티스다. 날카로운 이빨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살인마 이야기냐고? 그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주정뱅이 계부와 오빠를 견디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범생 던은 혼전 순결을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소녀다. 그러나 순결을 존중하겠노라던 남자친구 토비가 갑자기 섹스를 시도한다. 문제는 그녀의 성기에 무시무시한 이빨이 달려있다는 사실이다. 첫 섹스를 피바다로 끝내버린 던은 산부인과와 정신과에 가서 문제를 좀 고쳐보려하지만 시도때로 없이 달려드는 남정네들로 인해 던은 점점 무시무시한 살인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성기에 이빨을 단 소녀 괴물은 ‘버자이나 덴타타’(Vagina Dentata)라고 불려왔다. 그걸 거의 직설적으로 영화화한 <티스>의 의도는 아주 간단하다. 던을 남근주의적 마초사회를 응징하는
남근주의적 마초사회 응징 <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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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시베리아> Transsiberian
브래드 앤더슨 | 2007년 | 115분 | 스페인, 독일, 리투아니아, 영국 |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총길이 9288㎞, 지구 면적의 1/4에 버금가는 거리를 달리며, 운행 중 시간대가 7번이나 바뀌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트랜스 시베리아>는 중국을 출발, 러시아의 광활한 대륙을 잇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배경으로 한다. 중국 체류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열차에 오른 커플 로이와 제시. 그들은 기차에서 여행 중인 커플 카를로스와 애비를 만난다. 평범한 여행객처럼 보이지만, 둘의 행동은 수상쩍다. 특히 제시를 향한 카를로스의 추파는 문제를 야기한다. 그러던 중, 자신을 러시아 마약 수사관이라고 소개한 그린코가 등장하면서 평온했던 열차는 멈출 수 없는 폭력과 죽음의 공간으로 뒤바뀐다. <머니시스트>에서 인간의 근원적 불안을 스릴러라는 상업적인 형식으로 말끔히 완성했던 브래드 앤더슨 감독은 <
고전적 추리물을 현대적인 스릴러로 재포장 <트랜스 시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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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끼리끼리…” 수수께끼같은 소리를 내며 긴 바늘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 목에 꽂아버리던 여자.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영화 <오디션>의 시이나 에이히가 이번엔 경찰이 되어 부천을 찾았다. 그녀의 출연작 <도쿄잔혹경찰>은 생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미래의 도쿄를 무대로 한 여자 경찰이 신체가 변형되고 훼손된 ‘엔지니어’와 싸우는 이야기. 시이나는 짧은 스커트와 버버리 코트,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일본검을 휘두른다. 음침한 팜므파탈에서 강렬한 여전사로의 변화다. 모델 경력을 살린 전형적인 동양여자 캐릭터같지만 <도쿄잔혹경찰>은 사실 시이나 에이히의 2막을 여는 작품으로 의미가 더 깊다.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느낌”에 2005년 사부 감독과 <홀드 업 다운>을 마친 뒤 3년 가깝게 휴식에 들어갔고, 고향인 후쿠오카에서 “각본이나 책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잠시 마음을 돌렸다. “모델을 했을 때도 처음부터 파리에서 쇼를 하는 등 굉장히 바쁜
음침한 팜므파탈의 강렬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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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는 좀비다. 베를린 외곽의 한 묘지에서 튀어나온 오토는 도시를 떠돌아다니다가 정치적인 좀비 포르노를 찍던 페미니스트 영화감독 메데아를 만난다. 마침 좀비역이 필요했던 메데아는 오토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하고, 오토는 무의식속에서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을 찾기 위해 예전 남자친구를 찾아간다. 그러니까 이게 대체 무슨 영화냐고? 한마디로 말하자면 <엽기좀비 오토>는 정치적-좀비 스플래터-게이 포르노그래피-언더그라운드-로드무비다. "왜 주인공이 좀비냐고? 지금 서구의 10대와 20대들은 자신들이 죽은 것 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종종한다. 테크놀로지의 진화와 정치적인 희망의 결여 등 정신적으로 황폐해지는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일거다. 게다가 좀비는 원래 정치적인 메타포로 종종 받아들여졌지 않나. 오랜 좀비 장르에서 좀비는 소비자들이자 순응자이기도 하다". 심상치않은 외모에서도 금새 드러나지만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브루스 라부르스는 음험하게 판타스틱한 경력의 소유자다. 퀴어 펑크 잡지
"좀비 오토는 젊은 시절의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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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태권브이가 32번째 생일을 맞아 UNCHR(유엔난민기구)의 친선사절로 임명됐다. 24일 부천 고려호텔에서 열린 '태권V 셀레브레이션 2008' 행사에서는 태권브이 친선사절 임명 협약식이 진행됐다. 2010년 완성될 로봇 태권브이의 실사영화를 제작하는 (주)로보트 태권브이의 신철 대표는 “오늘은 태권브이의 32번째 생일이자 제2의 삶을 사는 첫 날이다”며 실사영화로 탄생할 ‘태권브이 2.0’의 캐릭터를 예고했고 이어서 휴머노이드 로봇 태권브이의 발차기 시범과 태권브이의 역사를 알려주는 동영상 상영 등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주)로보트태권브이, 신씨네, UNHCR 한국대표부와 부천판타스틱영화제가 공동주최한 행사로 <로보트태권브이>의 김청기 감독과 실사 영화를 연출할 원신연 감독, 프로듀서 윌리엄 타이틀러 등이 함께했다.
Robot Taekwon V, The famous korean animated character, was announced as a goodwi
로보트 태권V UNHCR 친선 사절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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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영화제가 <장강 7호>에 이은 세 편의 깜짝상영 공지를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7월26일 오전 11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상영되는 첫번째 작품은 제12회 부천영화제의 수상작. 어떤 상을 받은 어떤 작품이 상영될지는 추후 공지한다. 27일 오전 11시 부천시청에서는 일곱 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된다. 상영작은 <리사> <위시> <여고생이다> <전설의 케이> <친구> <슈퍼 거시기> <소프트>다. 세 번째 상영작 <러브러브 익스프레스>는 오후5시 부천시청에서 상영된다. 부천영화제 수상작을 제외한 두 편의 깜짝상영은 7월24일 오전11시부터 예매 가능하다.
PiFan has announced three surprise screenings following the screening of <CJ 7>. On July 26, the first surprise film to be scre
PiFan 수상작 등 깜짝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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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5일 저녁 6시 부천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폐막식이 열린다. 최익환 감독과 배우 서지혜의 사회로 진행될 이 행사는 버블드래곤의 비눗방울 퍼포먼스로 문을 열며, 부천 초이스 부문의 작품상과 감독상, 남녀주연상과 심사위원 특별상, 프루지오 관객상 등의 시상이 이어진다. 식이 끝난 뒤에는 곽재용 감독의 신작 <싸이보그, 그녀>가 폐막작으로 상영되며, 9시30분부터는 고려호텔 메인 볼륨에서 폐막 리셉션도 마련된다. 영화제 홍보팀은 "곽재용 감독, 영화제 홍보대사인 유진 등 많은 국내외 게스트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On July 25, the 12th 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will have a closing ceremony at 6 p.m. at Assembly Hall of Bucheon City Hall. The ceremony, hosted by director Ch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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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7월 23일 수요일 오후 2시
장소 CGV 용산 아이맥스관
이 영화
브루스 웨인/배트맨(크리스천 베일)은 밤마다 고담시의 불의를 처단하러 다니느라 여전히 바쁘다. 그러나 고담의 영웅은 배트맨이 아니라 고담시 지방검사 하비 덴트. 정의를 위해 신념을 굽히지 않는 그는 브루스 웨인 곁을 떠난 레이첼 도즈(메기 질렌할)의 새 연인이기도 하다. 하비 덴트는 홍콩 기업과 연계된 거대 지하 범죄조직 일당을 일제히 검거하면서 다시 한 번 정의의 사도로서 이름을 높인다. 한편 조커(히스 레저)라는 이름의 새로운 무법자가 나타나 고담시는 혼란에 빠진다. 배트맨과 하비 덴트, 고담시의 경찰 제임스 고든(게리 올드먼) 등은 조커를 잡아들이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하지만 조커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조커는 "배트맨이 나타나서 가면을 벗고 자신의 정체를 밝혀주기만 하면 이 모든 혼돈을 끝내겠다"며 시민과 경찰들의 목숨을 담보로 살인 놀이를 계속하고, 불안에 빠진 시민들은 모든 원망의 화살을
<다크 나이트> 언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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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7월18일 오후 2시
장소 용산 CGV
개봉 7월31일
이 영화
1835년 왕정복고기 파리. 잘난 신사와 귀부인들이 남몰래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를 읽고 있을 무렵이다. 바람둥이 귀족 리노 마리니(후아드 에이트 아투)는 10년 동안 관계를 이어온 애인 벨리니(아시아 아르젠토)를 인생에서 잘라내고, 어리고 부유하고 정숙한 귀족 처녀 에르망갸드(록산느 메스키다)와 결혼하려 한다. 그러나 벨리니는 중얼거린다. “날 떠날 순 없을걸.” <미스트리스>의 제2장은 아주 긴 플래시백이다. 손녀사위를 둘러싼 추문을 익히 들은 플레르 후작부인이 마리니를 불러 사랑의 역사를 낱낱이 말해달라고 청하기 때문이다. 10년 전 스페인 투우사와 이탈리아 공주의 사생아라는 소문의 여인 벨리니에게 도도한 마리니는 초면에 경멸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 밤 파티에서 악마로 분장한 벨리니에게 사로잡힌 마리니는 무모한 구애를 시작하고 급기야 벨리니의 남편과 결투해 중상을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진한 사랑 이야기 <미스트리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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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7월 21일 월요일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2관
이 영화
강남경찰서 특수수사과 백성찬 반장(한석규)은 사직서를 내던 날, 18억원이 들어있는 현금수송차량 도난사건을 접한다. 또 백 반장은 도난사건의 주인공이 대담하게도 자신의 이름을 사칭하여 범죄 현장에 나타났단 사실을 알게 된다. 범인은 얼마 후 제주항을 통해 밀수 반입된 600kg의 금괴도 경찰이 보는 앞에서 강탈해간다. 경찰은 두 개 사건을 저지른 일당의 우두머리가 교도관 출신의 안현민(차승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백 반장은 자신이 그의 계획 속에서 놀아나고 있음을 느끼며 점점 히스테릭해져간다. 7월31일 개봉.
100자평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히트>와 <오션스 일레븐>을 적당히 섞어놓은 작품이다. 물론 완전한 화합적 결합을 이뤄내는데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영화 엔딩까지 밀어붙이는 힘있고 스피드한 사건 전개가 장점이라면 장점이랄 수 있겠다. 사실, 이
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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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키모토 타츠히코의 노벨라이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 <네거티브 해피 체인 소우>는 부정적인(Negative) 상황에서 긍정적인(Happy) 순간을 발견하는 일종의 성장영화다. 100% 행복한 미래를 제시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는 현실을 반영한 지혜로운 내일을 제시한다. 톱날이 손을 대신하고 심장이 체외에 있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등장해 하드 고어물을 연상시키지만 이 역시 주인공 10대 소년 소녀가 통과하는 일종의 성장통. CF 감독 출신 키타무라 타쿠지 감독은 “나라 위해 목숨을 거는 건 바보라 생각하고, 종교도 없고, 도덕도 없는 오늘날 일본 청춘”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를 담아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이는 기타무라 감독을 “어두운 세계”에서 구해준 영화에 대한 답례다. “혼자 있으면 어두운 것만 매일 쓴다. (웃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는 그런 세계에서 나를 구해준 작품이다.” <네거티브 해피 체인 소우>도 주인공은 고교생이지만 기타무라 감독은 “
일본 청춘에 보내는 응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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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파파티카> Opapatika
사나콘 퐁수완/ 타이/ 2007/ 110분/ 부천 초이스
공포는 타이영화의 중요한 테마지만, 그동안 좀비가 등장하는 타이 공포영화는 드물었다. <오파파티카>는 5명의 좀비들이 인간 사냥꾼에 맞서 화끈한 전투를 선보이는 보기 드문 액션 호러물이다. 다섯 전사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뒤 ‘오파파티카’란 가공의 힘을 지닌 채 다시 태어난다. 이들은 어떠한 공격에도 굴하지 않는 불멸의 존재이며, 밤이 되면 그 힘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직관력, 피부 재생력 등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좀비들이 온갖 장비로 무장한 인간을 처치하는 장면이 이 영화의 관건이다. <오파파티카>에는 피가 낭자하고, 신체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훼손되며 전쟁으로 말미암은 파편이 사방에 흩날리는 혼돈의 미학이 존재한다. 하지만 혼돈 속에도 타이 특유의 ‘업보’ 정서가 어렴풋이 남아 있다. 100% 짓궂은 좀비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생각보다 착한 좀비의 모
보기 드문 ‘타이산’ 액션 호러물 <오파파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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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맡은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말대로 너무나 소중한 자리였다. 아시아 액션영화의 큰 축을 맡고 있는 한국, 홍콩, 일본의 액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건 분명 아무때나 볼 수 없는 흔치 않은 광경이다. 7월23일 오후 2시 경기아트홀 2층 공연장에서 진행된 <액션 전문가 네트워크> 포럼은 아시아 액션영화의 현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의 정두홍 무술감독, <매트릭스> 시리즈의 액션배우 추조룡, 정통 가라테 영화 <검은 띠>를 들고 부천을 찾은 <소림소녀>의 제작자 니시 후유히코 감독은 두 시간 동안 각국의 액션영화 제작 환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가감없는 대화를 나눴다. 아시아 액션영화의 미래를 선도할 이들의 대화를 지상중계한다.
주성철(이하 주): 추조룡에게 묻는다. 이미 할리우드에서 상당한 경험을 쌓았는데, 할리우드에서의 작업은 본국에서의 작업과 어떻게 다른가.
추조룡(이하 추): 할리우드
아시아 액션영화의 기대주가 한자리에 모이다